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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하지 않고 나에게만 집중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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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3-02-10 12:15:28

비교에 대한 이야기를 쓰고자 했는데, 마땅한 제목이 떠오르지 않네요.

컨디션이 나쁠 때의 느낌을 문장으로 써 보자면 아래와 같습니다.

별 문제 없이 착착 돌아가는 주변 세상 속에 홀로 결점투성이인 작은 나.

이런 생각에 사로잡힐 때면 정말 끝도 없이 추락하는 기분입니다.

 

최근에는 컨디션도 많이 좋아졌고, 큰 문제 없이 지내고 있습니다.

약도 꾸준히 먹고, 적성에 맞지 않는 이 일을 적성에 맞게 만들어보자는 각오로

업무 관련 교육도 받고, 공부도 하고 있습니다. 뭐라도 하니까 훨씬 낫습니다.

 

이렇게 나에게만 집중하고 있을 때는 마음에 평화가 찾아옵니다.

하지만 사람은 혼자 살 수 없기에, 이 평화를 위협하는 강력한 적이 때때로 쳐들어옵니다.

제목에도 썼듯이 다른 사람과 나를 비교하는 마음입니다.

아래는 외부의 자극에 의해 비교와 자책의 악순환에 갇혔을 때 스마트폰 메모장에 적어두었던 내용입니다.

 

제가 마음이 약해서 그런 거겠지만, 마음의 평안을 위해 비교하지 않으려면 비교대상이 될 만한

다른 사람들과의 접촉이 없어야 하더군요. 그래야 생각이 안 나니까요. 어쩌다 이렇게까지 됐는지 모르겠지만

이게 저의 현 주소입니다. 그래서 예전에는 가족모임에도 잘 안 나갔습니다. 나갔다 오면 괴로우니까요.

지금으로선 비슷한 처지의 비슷한 동료들과만 소통하며 지내는 것이 마음의 평안을 지키는 길입니다.

 

한데 사람이 언제까지나 폐쇄적으로 고립되어 살 수는 없는 법이고, 어떻게든 접촉이 발생하기 마련입니다.

가족만 예로 들어도, 나이가 사십이 넘었는데 언제까지나 가족들과 소원하게 지낼 수도 없고...

생활수준의 차이가 나면 받는 게 크니까 주는 것도 커야 하니 얼마나 해야하나..라는 고민을 시작할 수 밖에 없죠.

물론 상대편에서는 그런 걸 원하지 않지만, 내 마음이 안 그러니까요.

그러다 보면 또 비교와 자책의 악순환에 갇히고..물론 가족모임에도 안 나가던 예전보다야 금방 벗어나지만요.

위에도 썼듯 상대는 그런 걸 원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니, 이것은 전적으로 내 마음 속의 지옥일 뿐이죠.

 

나를 지키기 위해 좁고 폐쇄적인 링 안에서만 살아가는 현실이 참 씁쓸하지만

외적인 요소로 스스로를 평가절하하는 인격 장애와 나약한 정신을 극복하지 않고서는

자유로운 삶은 아직 먼 곳에 있나 봅니다.

그래도 느리지만 확실하게 한 발짝씩 전진하려 합니다.

 

아직 어깨가 낫지 않아 운동까지는 못하고 있지만, 운동까지 빡세게 할 수 있게 되면 더 좋아지겠죠.

WWE의 황금기, 선수들의 타이탄트론(입장음악인가요?)을 틀어놓고 운동하기를 즐기며

마초맨을 지향하던 제 모습이 오늘따라 굉장히 그립네요. 올해 하반기쯤에는 되찾을 수 있을 겁니다.

모든 분들 좋은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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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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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3-02-10 14:28:35

비교를 하지 않으려 하지 마시고, 그냥 비교하시면 어떨까요?

전에 글에도 썼지만, 비교를 계속 이어가면 결국 모든 사람을 부족한 사람이 되거든요.

 

내 옆의 저 사람(A)은 나보다 돈이 많다.

하지만 그래봤자 재벌가 3세보다는 적다.

재벌가 3세가 돈이 많지만, 일론 머스크보다 는 적다

 

내 옆에 있는 사람(A)과 나의 자산 차이....

일론 머스크랑 비교하면

10000000:1 과 10000000:1.2 쯤으로 별 차이 없을 껄요.

 

기준을 본인에 두고 비교하지 마시고, 더 큰 기준에 비교를 하세요.

나와 비교되는 저 사람도 다른 이와 비교하면 먼지같은 존재니까요.

크기가 1짜리 먼지냐... 1.2짜리 먼지냐...

일론 머스크가 보기엔 그냥 둘다 먼지에요. 

WR
2023-02-10 15:08:21

지름 1짜리 먼지가 1.2짜리 먼지를
어찌 대해야 할지 몰라 전전긍긍하고
나는 왜 지름이 1밖에 안 되는 걸까에
우울해 한다고 생각하니 재미있네요.
써주신 내용을 주기적으로 되새겨야 겠습니다.
큰 도움이 됐습니다. 감사합니다.

1
Updated at 2023-02-10 16:22:37

안녕하세요. :)
저는 운동도 1주일에 3-4일 정도 다니면서 지내고 있습니다.

예전의 터미네이터 같은 몸을 만들기는 쉽지 않지만 순간 순간의 재미를 느끼는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나쁘지 않은 외모인데 그간 신경을 안썼더니 확 늙어버리네요. ㅎㅎ

어제는 기본적인 화장품을 좀 샀네요. 제가 조 말론 향수 10년 넘게 쓰다가 1년 정도는 홀애비 냄새만 풍겼거든요.
담주에 English pear랑 Blackberry 두 가지 사러 가려구요.
섞어서 쓰면 가장 사람들 반응이 좋았던거 같아요.


1주일에 2-3번 이상은 보이스톡으로 엄마나 큰형 작은형과 자주 안부 묻고 사는 얘기하고 있습니다.
가족은 제게 전부거든요.

비교에 관해 말씀하셨는데요...
저는 이런 생각들을 많이 했습니다.
그 비교를 하는 '기준'이 과연 합당한 것인가에 대해서요.
매출이나 판매실적 같은 숫자로 주어지는 지표의 비교는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사람과 사람 사이의 비교나 그 어떤 자신만의 도덕적인 잣대 같은 걸로 얘기하면...
전 그걸 못 받아들이겠더라구요.

그래서 말도 더 조심스레 하게 되고 혹시나 실언 하지는 않았는지 잠자리이 들기전 생각하곤 합니다.

제가 뱉는 말이 적어지니 신경쓸게 확 줄게 되어서 좋습니다.
내면을 단단히 다지기 위해 나름 애쓰고 있습니다.
가족에게 돌아갔을땐 그 어떤 단단한 바위 같은 사람이 되고 싶어서 입니다.
참 두서없이 얘길했네요...


Polken님도 늘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

WR
1
2023-02-10 16:59:36

운동하고, 가꾸고, 가족과 소통하고.
너무 좋네요. 가장 소중한 것들이겠지요.

다들 다양한 모습으로 살아가지만
나만큼은 큰 육각형 인간이 아니면 안된다..
저를 지독하게도 괴롭혀온 생각입니다.
열심히 한다고 했어도 인간이기에 한계가 있는데
오만이기도 하죠. 결코 충족될 수 없는.
그 괴리에서 생겨나는 울화,병 같은 겁니다.
비뚤어져도 크게 비뚤어진 생각이지요.

스펙이 부족하니 로열티로 어필한다.
매력이 부족하니 일편단심으로 어필한다.
이러면서 아등바등 살아온 게 다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애시당초 그렇게 해서라도 총점이 어떤 기준선에
도달해야만 한다는 강박이..웃기는 거죠.
이리 쓰며 툴툴 웃고 있노라니 한결 편해지네요.
결국은 별 의미 없는 것들인데 말입니다.

진정 중한 것들은 나를 돌보고 가족을 사랑하고
하고 싶은 일들을 하며 즐겁게 지내는 것일 텐데요.

저도 두서없이 생각의 흐름대로 썼네요.
저도 싱크탱크님도 더 단단해지고 행복해집시다.
즐거운 저녁 좋은 주말 되세요.

1
2023-02-10 16:54:08

확실히 인간관계를 줄이면 비교할 대상이 없어 행복하긴합니다. 

 

WR
2023-02-10 17:02:03

연약한 자신을 지키는 방법으로는 솔직히
은둔만한 게 없더군요.
다만 도망쳐 도착한 곳에 낙원은 없다 했듯
아예 파묻혀버리면 안되겠지요.
단단해지는 시간으로 삼고, 더 나아져서
나중엔 다시 활동적으로 살아야겠습니다.

2023-02-11 03:29:32

어느 태국 스님이 벽돌로 벽을 쌓고 멀리서보니 비뚤게 놓은 벽돌이 눈에 띄어 벽을 잘못 쌓았다고 생각했는데 어느 순간 그것을 제외하고 바르게 쌓여 있는 나머지 벽돌들을 보게 되었다는 얘기를 본 기억이 나네요.
그 얘기를 본 후로 가끔 저 자신의 부족한 점을 생각하면서 속상해하다가도 어느순간 나의 나머지 부분들은 나름대로 괜찮지 않나, 그런대로 잘 해오지 않았나, 그렇게 생각하게 되기도 합니다 ㅎ
하루하루 출퇴근하고(너무 하기 싫은데 출근한 나 자신을 칭찬…;) 건강하게 먹으려고 노력하고, 주위 사람들과 얘기하고(저는 내향적인 성격이라 노력하지 않으면 대화 없는 하루가 됩니다;) 그런 사소하고 당연한 순간들 모두가 우리에게 바르게 쌓인 돌들이 아닐까 생각하면 마음이 조금 나아지는 것 같아요.
편안한 밤 되시길 바래요.

WR
1
2023-02-11 08:41:35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네요.

저도 어제 이 글을 적고 나서 너무너무 출근하기 싫은데 자신을 다잡고 출근했던 게 생각나네요.

하루 한자라도 꾸준히 공부하고 있는 요즘, 그래도 전보다 나은 내가 되어가고 있다는 생각도 들구요.

댓글 달아주시는 분들이 좋은 이야기들을 많이 해주셔서 큰 도움이 됩니다.

덕분인지 편안한 밤 보내고, 상쾌하게 일어나서 답글을 답니다.

즐거운 주말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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