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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이 가고 강박이 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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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06 12:32:58

오랜만에 글을 써 봅니다.
스스로를 사랑해보자고 외치며 글을 쓰기
시작한 이래, 이런저런 노력들을 해 왔고
얼마나 효과가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제 불안과 자괴감은 좀 나아졌습니다.

불안과 자괴감을 어느 정도 ‘다룰’ 수 있다고
한다면 오만이겠지만 그래도 이제는 약 없이
노력으로 가라앉힐 수 있게 됐습니다.
어느 정도 시간은 걸리지만요.

다만 예전부터 있었던 강박이 점점 심해지네요.
직업이 개발이라 그런건지, 소심해서 그런건지
방금 전 내가 한 행동에 확신을 갖지 못하고
손가락을 접거나 사진을 찍어가며 반복합니다.

이게 일상까지 확장된 건지,
일어날 일이 거의 없는 시나리오에 대해
걱정하느라고 꽤나 시간을 보내기도 하죠.

매일 퇴근 전에 일부러 케이블을 복잡하게
걸쳐 놓고 사진을 찍고 퇴근하거나
(혹시 누가 건드리는지 알기 위해)

핸드폰을 놓고 어딜 다녀왔을 때 잠금이
되어 있음에도 불구, 누군가 어떤 방법으로든
열어서 내 사적인 내용을 봤으면 어떡하지?
등의 거의 일어날 일 없는 상황에 대한
어처구니 없는 걱정이 생활 전반을
차지하고 있어서 종종 피곤하네요.

적성에 안 맞는 듯한 개발 일을 하면서 이렇게
된 건 맞습니다. 버그가 있을 때 스스로를
용납하지 못하기도 하고, 실제 끼치는 폐도
크니까 스트레스 받다 보니 여기까지 왔네요.

그래서 직종을 바꿔야 하나도 고민 중입니다.
그러기엔 뭐같이 구르며 쌓아온 게 조금
아깝긴 하지만요.

그래도 불안과 자책이 덜해지니 이리 좋네요.
이 강박도 개선해 가 봐야지요.
단약을 앞두고 있었는데, 어찌 될지 모르겠지만
앞으로도 기운 내서 힘차게 살아가려 합니다.

좋은 하늘이네요.
모두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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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1
2024-03-06 12:48:38

 

난 내가 여전히 애뜻하고 잘되길 바래요. 여전히...

                                                           - 드라마 또 오해영 中에서 -.



 

 


우리 모두가 같은 마음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들 불안하고 힘들지만 그래도 살아가고 싶습니다.

힘 내시길 바랍니다.


WR
2024-03-06 12:55:25

따뜻한 글귀 감사합니다.
함께 화이팅입니다!

1
2024-03-06 16:08:04

비슷한 어려움을 겪었고, 또 겪고 있는 입장이지만 개인의 고통은 또 잴 수 없는 성격이기도 합니다.
결국 의도적으로 덜어내는 게 필요하다.. 고 생각은 하지만 저도 참 쉽지 않습니다. 혹시 취미가 있으실까요? 굳이 신경을 안 기울여도 되는 무엇인가를 하고, 그거에 대해선 ‘어찌되었건 상관없다.’는 마인드를 가져보려고 적어도 저는 노력하고 있거든요.

불안과 자책을 놓으신 건 좋지만, 그게 강박으로 변해 숨어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니 계속, 괜찮다고, 그냥 괜찮다고 말해주세요.

우리 힘내자구요.

WR
2024-03-06 17:50:57

감사합니다. 크게 몰두하는 취미는 없는데,
한 번 만들어 봐야겠네요.
괜찮다고, 괜찮다고..가 가슴을 울립니다.
마침 정신없이 쫓기던 중이었는데,
큰 리프레쉬가 되네요.
함께 힘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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