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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에게도 봄이 오나요? 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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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3-28 12:53:52

https://mania.kr/g2/bbs/board.php?bo_table=freetalk&wr_id=5360783

혹시 기다리시는 분들... 계셨나요?

 

아쉽게도, 완결은 다시 한 번 밀렸습니다 

상황이 잘 안 맞아서 고백을 못했기 때문이죠

점점 늘어지는 감이 없지 않아 있지만, 다음엔 진짜 끝나길 기대하겠습니다


 만나기 이틀 전(금요일)

일요일에 벚꽃 명소인 공원에서 만나기로 했었습니다. 커플들이 많이 가는 장소라고 해서 제가 기억해 두었고, 상대방에게 "너랑 가고 싶다"고 말했었죠. 그런데...

 

(금요일 밤에 전화하는 중)

상: 근데 일요일에도 비 온다는데 우리 공원 갈 수 있을까...?

젤: 그러게... 다른 곳으로 알아봐야 하나...

상: 그게 좋을 것 같아 ㅠㅠ 그쪽 호수에서 오리배 타고 싶었는데

젤: 다음에 타러 가자! (인터넷으로 검색 중) 여기 어때? 엄청 큰 백화점 있는데?

상: 아 거기 알아! 그럼 거기 가자 ㅎㅎ

 

(계속 통화)

상: 혹시 다른 데 가고 싶은 곳 더 있어? ㅎㅎ

젤: 음~ USJ(유니버설 스튜디오 재팬) 꼭 가보고 싶어!

상: 그럼 나중에 거기도 가보자! 그리고 난 지브리 파크 가고 싶어...! 나 지브리 엄청 좋아한단 말이야 ㅠㅠ

젤: 아 그래? 지브리 파크도 같이 가면 되지 ㅎㅎ

상: 진짜?? 근데 지브리 잘 모르면 재미 없을텐데...

젤: 나도 몇개는 봐서 괜찮아!

 

이렇게 대충 4시간이나 되는 시간동안 통화하면서 같이 가고 싶은 곳들 리스트를 만들었습니다. 스카잔으로 유명한 요코스카랑 슬램덩크의 배경인 가마쿠라랑 에노시마도 포함되어있고요 ㅎㅎ


일요일

일요일 당일, 백화점에서 만났습니다. 비는 꽤 많이 오고 있었고요. 원래 가려고 했던 레스토랑이 줄이 너무 길어서 포기하고 다른 곳에서 점심을 먹었습니다.

 

상: 나 취준이 아마 5월이나 6월 쯤에 끝날텐데, 다 끝나면 한국 여행 가려고!

젤: 맞다 한국 계속 가고 싶다고 했었지~

상: 인스타 감성 카페들 다 들어가보고~ 홍대도 가보고~ 길거리에서 어묵 파는 것도 먹고 아! 그리고 피부과도 갈거야!

젤: 피부과...? 굳이 왜...?

상: 지금 여자들 사이에서 한국 피부과가 유행한다고! 나도 해보고 싶어 ㅎㅎ

젤: ㅋㅋㅋㅋ 그렇구나 근데 여행 가려면 취업부터 다 끝내야겠네~

상: 엑... 몰라 어떻게든 되겠지!

젤: ㅋㅋㅋ 밥 다 먹었으면 밖에 나갈까?

상: 그랭


(백화점에서 나온 뒤)

젤: 어디 갈까?

상: 음... 비가 오니까 일단 실내로 들어갈까? 저기 무지있는데 저기 어때? (무지 = 무인양품)

젤: 그래 가보자! 나도 이케아나 무지같은거 구경하는거 되게 좋아해

상: 우와... 여기 건물 엄청 크다... 전시도 하나봐!

젤: 그러네... 다 자기 제품들로 무슨 작품 만들어놨네 ㅋㅋㅋ

상: 나중에 어떤 집에서 살고 싶어?

젤: 큰 단독주택. 인테리어는 나무 느낌으로 편안하게 하고 싶어

상: 나도 그런 나무 느낌 좋아하는데 ㅎㅎ 난 벽지가 흰색이면 좋겠어

젤: 나도 흰색으로 하고 싶어! 그리고 천장은 좀 높으면 좋을 것 같아

 

대충 이런 얘기를 주고 받았습니다. 그러다가 문제는 4시 쯤에 생겼는데...

상대방은 늘 그랬던 것처럼 내일도 면접이고, 일주일 전체가 취준 일정으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무지에서 나온 뒤 다음날 면접 준비를 위해 카페를 찾고 있었는데, 비가 와서 그런지, 아님 도쿄 한복판이라 그런지 자리가 하나도 안 보입니다. 있어도 집중할 수 있을만한 환경이 아니었고요.

 

동네를 옮겨서 시부야까지 왔는데도 카페가 안 보이자 상대가 점점 불안해하기 시작하는게 보입니다. 점점 손목에 있는 시계를 보는 주기가 짧아졌거든요. 원래 면접이나 시험같은 것에 걱정을 많이 하는 성격이기도 하고, 시간은 계속 가니까 점점 불안해 하는 것 같았습니다.

 

제 계획은 원래 카페에서 같이 있다가, 저녁 먹고 고백하는 거였습니다. 그래서 고백 타이밍을 재고 있었죠. 그런데 상대방이 계속 불안해 하니까 안되겠다 싶어서, 지하철역까지 데려다 주겠다고, 집에 가서 면접 준비하는게 좋을 것 같다고 하고 집에 보냈습니다. 거의 일주일 동안 비만 와서 날씨도 매우 안 좋았고요.

 

상대방은 진짜 미안하다고, 개강 전에 많이 만나야 하는데 자기가 바빠서 미안하다고 계속 사과하길래 그러지 말라고 했습니다. 누구 한 쪽에게 잘못이 있는게 아니니까요.

 

상: 다음주에 시간 언제 돼? 그땐 날씨도 좋을 것 같은데...

젤: 난 언제나 괜찮아! 어디 갈지는 그때 정해보자!

 

개찰구 지나서 뒤로 돌아보더라고요. 늘 그랬듯이 손 흔들어주고, 저녁 때 내일 면접 화이팅 하라고 보냈습니다. 


다 쓰고 나니까 허무하네요, 결국 고백 못하고 집에 올 때도 허무한 기분이었습니다. 제가 잘못한 것도 아니고, 상대방도 잘못한게 아니지만, 뭔가 아쉬운건 어쩔 수 없나 봐요 

 

오늘 저녁 쯤에 언제 괜찮냐고 다시 물어볼까 고민 중입니다. 

그럼 다음엔 진짜 완결되기를 바라며 이만 물러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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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23-03-28 13:30:10

제가 처음부터 안봐서 그런데 상대방 분이 일본분인거죠?

WR
2023-03-28 17:13:13

맞습니다

2023-03-28 13:42:11

진지하게 같이 집에가서 면접관 역활해주면 안되는 건가요?

 

2023-03-28 18:05:24

그냥 바로 프로포즈하셔도 성공할거 같은데요.

상: 나중에 어떤 집에서 살고 싶어?

젤: 큰 단독주택. 인테리어는 나무 느낌으로 편안하게 하고 싶어
너랑 같이

이랬어도 되셨을듯...

WR
1
2023-03-28 19:19:16

어... 이런 방법이
유부남 센스는 따라갈 수가 없군요

2023-03-28 19:20:53

이걸 참으셔야 합니다.
그러다 저처럼 진짜 해요.

24-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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