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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에게도 봄이 오나요? 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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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3-02-07 07:32:07

https://mania.kr/g2/bbs/board.php?bo_table=freetalk&wr_id=5335033

(4편입니다)

 

오늘 한국으로 출국인데, 비행기 타기 전에 시간이 좀 남아서 어제 만난 이야기를 적어봅니다.

 

아마 썸타는 이야기는 이게 마지막이 될 것 같네요. 다음엔 썸보다는 관계가 조금 더 진전될 것 같아서요 

 

마지막엔 제가 궁금한 질문이 있어서,.. 혹시 답을 아시는 분은 댓글에 부탁드립니다.


만나기 전날(일요일) 주선자 친구와의 카톡

마: 야 ㅋㅋㅋㅋㅋ

젤: 왜

마: 너네 어제 따로 만난거 어떻게 됐어

젤: 너무 좋았는데...? 오후 1시부터 10시까지 만나고 월요일에 짧게 또 보기로 했어

마: 헐 미쳤다 미쳤어... 처음엔 별생각 없다더니 ㅡㅡ

젤: ㅋㅋㅋ 이미 빠져버렸는걸...

마: 그래도 다행이네 잘 맞는다니까

젤: 엉 그치. 근데 얘 성격 원래 이렇게 적극적이야? 그냥 불도저인데?

마: 엥? 그게 무슨 소리야?

젤: 변화구 없이 직구만 계속 던져. 좋아하는 마음을 전혀 숨길 의도가 없는 듯

마: 옛날부터 계속 자기는 관심있는 사람 생기면 먼저 다가가는 편이라고 하긴 했는데... 나도 실제로 그러는건 처음본다 너가 되게 마음에 들었나봐

젤: 내가 적극적인 사람이 이상형이라 좋긴 한데, 끝도 없이 밀고 들어오니까 살짝 당황스럽기도 하다

마: 안 그래도 목요일에 우리 다 같이 만나고 금요일에 나랑 같이 알바 때 계속 너 괜찮다고 하긴 했어

젤: 아 진짜...?

마: 엉 그리고 토요일에 자연스럽게 애프터 잡힌거 보고 그거 자체를 너무 마음에 들어하더라

젤: 그랬구나...

 

(애프터에서 무슨 일 있었는지 설명)

마: 와... 걔가 진짜 반했네... 너 한국 가지마라 지금 분위기 너무 좋은데 ㅋㅋㅋ

젤: ㅋㅋㅋㅋ 그래야 하나 진짜


월요일 저녁

(만나기 전, 상대방이 응시한 자격증 시험 힘내라고 연락 보내놓은 상황)

 

젤: 오늘 시험이랬지? 화이팅 해!

상: (하트 3개) 오늘 6시 쯤에 어디에 있을거야?

젤: (와 답장을 하트로 하는건 반칙 아니냐... 귀여워 죽겠네) 너 시험 장소로 가있을까?

상: 음... 여기가 너네집에선 살짝 멀고 중간에서 볼까? 00역 어때?

젤: 그래! 그럼 6시에 거기서 봐!

 

(6시 역 도착)

 

상: 어디야?

젤: 어 너 보인다!

상: 뭐 먹으러 갈래? ㅎㅎ

젤: 음... 여기 내가 좋아하는 곳 있는데 거기 갈래? 꽤 유명한데

상: 아 나 거기 한 번도 안 가봤어! 가자

 

(저녁 먹으며 얘기 중)

 

상: 다 먹었으면 갈까?

젤: 오키 나가자 

 

(근처 공원 배회하며 시시콜콜한 얘기 중)

 

상: 나 사실 너 만나는거 사실 무서웠다?

젤: 엥? 왜?

상: 생긴건 마음에 들었는데, 한국인들은 술을 엄청 마시는 이미지가 있거든... 근데 난 술을 거의 못 마셔서

젤: ㅋㅋㅋㅋ 한국 사람들이 술을 좀 많이 마시긴 하지 특히 우리학교가 심한듯

상: 그니까... 근데 너도 술 못 마시니까 그건 너무 다행이야

 

(계속 걸으며 이번엔 살짝 진지한 얘기)

 

상: 후... 4학년 되니까 취준하는거 너무 싫다...

젤: 괜찮아 잘 할 수 있을거야

상: 1순위로 들어가고 싶은 곳이 있거든? 근데 거기가 워낙 대기업이라 될지 모르겠어

젤: 그래도 거기서 인턴 해봤다며? 잘될거야 ㅎㅎ

상: 그러면 좋겠다... 넌 어디서 일하고 싶어?

젤: 음... 난 일단 졸업하고 일본에서 일하고 싶은데... (반장난식으로) 돈만 많이 주면 저기 어디 외딴 곳에서 일해도 상관 없어~

상: 오 그렇구나... 난 돈보다 워라밸이 보장됐으면 좋겠어. 혹시 실례가 안되면 왜 돈인지 물어봐도 돼?

젤: 음... 살짝 부끄럽긴 한데 말해줄게. 내가 부모님한테 지원을 되게 많이 받고 자랐거든. 특히 교육 쪽으로. 어렸을 땐 몰랐는데, 고등학교 졸업하고 군대에 가고 나서야 알게 됐어. 내가 지금껏 누린 것들이 전부 특혜였다는걸. 그래서 나도 혹시 자녀가 생기거나, 그렇지 않더라도 내 주변에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있으면 도와주고 싶어. 근데 그러기 위해선 돈이 필요할테니까...

상: 와 되게 스윗하다... 그런 분들을 무시하는건 아니지만, 보통 어려운 상황에서 자란 사람들이 돈을 많이 벌고 싶어하잖아. 넌 반대네

젤: 그러게 ㅎㅎ... 12살 때 엄마한테 편의점에서 일하고 싶다고 한적 있거든? 근데 엄마가 이유를 물으시는거야. 그래서 단순하게 돈을 벌고 싶다고 얘기했지. 지금도 그 얘기 꺼내셔. 들었을 때 되게 놀랐다고.

상: 아 진짜?

젤: 12살 짜리가 뭘 안다고 돈을 벌고 싶다고 했을까 하셨대. 혹시 우리가 뭔가 못해준게 있나 하고.

상: 아 ㅋㅋㅋㅋ 되게 귀여우시다. 근데 나도 너 말 동의해. 나도 내가 받은 특혜들, 다른 사람들한테 나눠주고 싶거든. 


헤어지며

(지하철역에 도착했지만 서로 헤어지기 싫어서 안 들어가고 눈치만 보는 상황)

 

상: 저기 아이스크림 보이는데 먹으러 갈래? 지금 가면 한 달 동안 너 못 보잖아...

젤: (진짜 반칙 아니냐고 이거...) 그래 그러자

 

(아이스크림 먹으면서 또 이런 저런 얘기)

상: 아 그리고 이거! 이거 받아 (작은 상자를 건네주며)

젤: 이게 뭐야?

상: 어제 친구랑 놀러 갔다가 사온거야. 곧 발렌타인 데이니까...

젤: 헐 진짜 고마워 ㅠㅠ

상: ㅎㅎ 맛있게 먹어

젤: 한국에서 뭐 갖다줄까? 갖고 싶은거 있어?

상: 음... 너가 제일 좋아하는 한국 과자 사다줘!

젤: (과자라... 끊은지 좀 됐는데... 찾아봐야겠군) 그래 알았어!

상: 이제 가봐야겠다... 벌써 10시네

젤: 그래 알았어

상: 연락할게! 한국 가서 사진 많이 보내줘

젤: 알았어 ㅎㅎ 조심히 들어가

 

(이후 집에 들어와서 선물 너무 고마웠다고 연락 보냄)


6시부터 10시까지 4시간 동안 사실 고백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았지만... 세 번째 만남은 너무 이른 것 같기도 하고 신중하다고 쓰고 겁쟁이라고 읽는 성격 때문에 말은 못 꺼냈습니다. 뭐라고 멘트를 날려야 하나 고민도 됐고요.

 

오늘 한국 가는 것만 아니었어도 다음에 볼 때 고백하는거였는데... 이제 한 달 조금 넘는 시간 동안 못 보게 되었네요. 마침 돌아오는 날이 화이트데이(3/14)이라 그때 뭔가 할까 생각 중입니다. 한국에서 이것저것 사와서 보여주면서 하면 좀 낫지 않을까요...?

 

6편이 아마 마지막이 되지 않을까 싶은데... 한 달은 기다려야 쓸 수 있겠네요. 

 

그리고 혹시 질문이 하나 있습니다만, 제가 망상하는건지 모르겠네요.

혹시 상대가 벌써 다음 단계(결혼)까지 바라보나?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종종 있습니다. 예를 들면

 

  • 토요일 (처음으로 둘이 만났을 때) "나 근데 너네 가족이랑 되게 잘 어울릴 수 있을 것 같아"
  • 토요일, 하와이라는 이름의 가게를 보더니, "우리 부모님 신혼여행 하와이로 가셨는데, 나도 신혼은 하와이로 가고 싶어."
  • 월요일 (어제, 두 번째 1대1 만남) "너 누나 있댔지? 결혼하셨어?"
  • 월요일 "한국은 결혼식 문화가 달라?"
  • 이외의 은근히 심도 깊은 질문들

 

이거 제가 망상하는거겠죠...? 물론 전 어제 결혼까지 상상했습니다... 저도 신혼은 하와이로 가고 싶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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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1
2023-02-07 07:05:03

그 6편 솔직히 보고싶지 않네요

WR
2023-02-07 07:12:57

아잉 왜 그러십니까

2023-02-07 07:11:34

 저정도면 고백하고 프로포즈 안하면 뺨 맞으시겠네요

WR
2023-02-07 07:13:46

헉 그정도인가요;; 위빙 연습 좀 해야겠네요

2023-02-07 07:28:01

어서빨리 6편을

Updated at 2023-02-07 07:45:08

방금 1편부터 정주행 했습니다.
그분과 꼭 잘되시길 기원합니다
두분이 서로의 모국어가 아닌, 영어로 소통하시면서 사랑을 키워가시는게 참 특별해보입니다^^

저도 과거 일본인 여친을 사귀어봤던 적이 있는데, 당시 제 일본어 실력은 일드 조금 봤던 어설픈 실력이어서 젤리슈터님 처럼 거의 영어로 했던 기억이 나네요
(참고로 저는 유년시절부터 대학시절까지 영어권 나라에서 지냈습니다, 일본인 전여친은 제가 다니던 대학에 유학생 이었고요)

벌써 까마득한 20여년 전 일이지만, 저의 국제연애 경험 두개중 하나였네요
(나머지 하나는 중국인 전여친 이었습니다)

그나저나 다음편은... 한달이나 기다려야 하나요?

2023-02-07 08:09:37
2023-02-07 08:11:30

아아 너무 달아서 못 보겠어요

2023-02-07 09:03:37

수많은 솔로들의 살벌한 분노가 글읽는 내내 느껴지네요..!!!

제가 보기엔... 이제 식장 예약하고 날만 잡으면 될거같은...

2023-02-07 09:22:55

 이제 한국 전통결혼식 준비하고 하와이 맛집 검색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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