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에게도 봄이 오나요? 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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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편입니다)
오늘 한국으로 출국인데, 비행기 타기 전에 시간이 좀 남아서 어제 만난 이야기를 적어봅니다.
아마 썸타는 이야기는 이게 마지막이 될 것 같네요. 다음엔 썸보다는 관계가 조금 더 진전될 것 같아서요
마지막엔 제가 궁금한 질문이 있어서,.. 혹시 답을 아시는 분은 댓글에 부탁드립니다.
만나기 전날(일요일) 주선자 친구와의 카톡
마: 야 ㅋㅋㅋㅋㅋ
젤: 왜
마: 너네 어제 따로 만난거 어떻게 됐어
젤: 너무 좋았는데...? 오후 1시부터 10시까지 만나고 월요일에 짧게 또 보기로 했어
마: 헐 미쳤다 미쳤어... 처음엔 별생각 없다더니 ㅡㅡ
젤: ㅋㅋㅋ 이미 빠져버렸는걸...
마: 그래도 다행이네 잘 맞는다니까
젤: 엉 그치. 근데 얘 성격 원래 이렇게 적극적이야? 그냥 불도저인데?
마: 엥? 그게 무슨 소리야?
젤: 변화구 없이 직구만 계속 던져. 좋아하는 마음을 전혀 숨길 의도가 없는 듯
마: 옛날부터 계속 자기는 관심있는 사람 생기면 먼저 다가가는 편이라고 하긴 했는데... 나도 실제로 그러는건 처음본다 너가 되게 마음에 들었나봐
젤: 내가 적극적인 사람이 이상형이라 좋긴 한데, 끝도 없이 밀고 들어오니까 살짝 당황스럽기도 하다
마: 안 그래도 목요일에 우리 다 같이 만나고 금요일에 나랑 같이 알바 때 계속 너 괜찮다고 하긴 했어
젤: 아 진짜...?
마: 엉 그리고 토요일에 자연스럽게 애프터 잡힌거 보고 그거 자체를 너무 마음에 들어하더라
젤: 그랬구나...
(애프터에서 무슨 일 있었는지 설명)
마: 와... 걔가 진짜 반했네... 너 한국 가지마라 지금 분위기 너무 좋은데 ㅋㅋㅋ
젤: ㅋㅋㅋㅋ 그래야 하나 진짜
월요일 저녁
(만나기 전, 상대방이 응시한 자격증 시험 힘내라고 연락 보내놓은 상황)
젤: 오늘 시험이랬지? 화이팅 해!
상: (하트 3개) 오늘 6시 쯤에 어디에 있을거야?
젤: (와 답장을 하트로 하는건 반칙 아니냐... 귀여워 죽겠네) 너 시험 장소로 가있을까?
상: 음... 여기가 너네집에선 살짝 멀고 중간에서 볼까? 00역 어때?
젤: 그래! 그럼 6시에 거기서 봐!
(6시 역 도착)
상: 어디야?
젤: 어 너 보인다!
상: 뭐 먹으러 갈래? ㅎㅎ
젤: 음... 여기 내가 좋아하는 곳 있는데 거기 갈래? 꽤 유명한데
상: 아 나 거기 한 번도 안 가봤어! 가자
(저녁 먹으며 얘기 중)
상: 다 먹었으면 갈까?
젤: 오키 나가자
(근처 공원 배회하며 시시콜콜한 얘기 중)
상: 나 사실 너 만나는거 사실 무서웠다?
젤: 엥? 왜?
상: 생긴건 마음에 들었는데, 한국인들은 술을 엄청 마시는 이미지가 있거든... 근데 난 술을 거의 못 마셔서
젤: ㅋㅋㅋㅋ 한국 사람들이 술을 좀 많이 마시긴 하지 특히 우리학교가 심한듯
상: 그니까... 근데 너도 술 못 마시니까 그건 너무 다행이야
(계속 걸으며 이번엔 살짝 진지한 얘기)
상: 후... 4학년 되니까 취준하는거 너무 싫다...
젤: 괜찮아 잘 할 수 있을거야
상: 1순위로 들어가고 싶은 곳이 있거든? 근데 거기가 워낙 대기업이라 될지 모르겠어
젤: 그래도 거기서 인턴 해봤다며? 잘될거야 ㅎㅎ
상: 그러면 좋겠다... 넌 어디서 일하고 싶어?
젤: 음... 난 일단 졸업하고 일본에서 일하고 싶은데... (반장난식으로) 돈만 많이 주면 저기 어디 외딴 곳에서 일해도 상관 없어~
상: 오 그렇구나... 난 돈보다 워라밸이 보장됐으면 좋겠어. 혹시 실례가 안되면 왜 돈인지 물어봐도 돼?
젤: 음... 살짝 부끄럽긴 한데 말해줄게. 내가 부모님한테 지원을 되게 많이 받고 자랐거든. 특히 교육 쪽으로. 어렸을 땐 몰랐는데, 고등학교 졸업하고 군대에 가고 나서야 알게 됐어. 내가 지금껏 누린 것들이 전부 특혜였다는걸. 그래서 나도 혹시 자녀가 생기거나, 그렇지 않더라도 내 주변에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있으면 도와주고 싶어. 근데 그러기 위해선 돈이 필요할테니까...
상: 와 되게 스윗하다... 그런 분들을 무시하는건 아니지만, 보통 어려운 상황에서 자란 사람들이 돈을 많이 벌고 싶어하잖아. 넌 반대네
젤: 그러게 ㅎㅎ... 12살 때 엄마한테 편의점에서 일하고 싶다고 한적 있거든? 근데 엄마가 이유를 물으시는거야. 그래서 단순하게 돈을 벌고 싶다고 얘기했지. 지금도 그 얘기 꺼내셔. 들었을 때 되게 놀랐다고.
상: 아 진짜?
젤: 12살 짜리가 뭘 안다고 돈을 벌고 싶다고 했을까 하셨대. 혹시 우리가 뭔가 못해준게 있나 하고.
상: 아 ㅋㅋㅋㅋ 되게 귀여우시다. 근데 나도 너 말 동의해. 나도 내가 받은 특혜들, 다른 사람들한테 나눠주고 싶거든.
헤어지며
(지하철역에 도착했지만 서로 헤어지기 싫어서 안 들어가고 눈치만 보는 상황)
상: 저기 아이스크림 보이는데 먹으러 갈래? 지금 가면 한 달 동안 너 못 보잖아...
젤: (진짜 반칙 아니냐고 이거...) 그래 그러자
(아이스크림 먹으면서 또 이런 저런 얘기)
상: 아 그리고 이거! 이거 받아 (작은 상자를 건네주며)
젤: 이게 뭐야?
상: 어제 친구랑 놀러 갔다가 사온거야. 곧 발렌타인 데이니까...
젤: 헐 진짜 고마워 ㅠㅠ
상: ㅎㅎ 맛있게 먹어
젤: 한국에서 뭐 갖다줄까? 갖고 싶은거 있어?
상: 음... 너가 제일 좋아하는 한국 과자 사다줘!
젤: (과자라... 끊은지 좀 됐는데... 찾아봐야겠군) 그래 알았어!
상: 이제 가봐야겠다... 벌써 10시네
젤: 그래 알았어
상: 연락할게! 한국 가서 사진 많이 보내줘
젤: 알았어 ㅎㅎ 조심히 들어가
(이후 집에 들어와서 선물 너무 고마웠다고 연락 보냄)
6시부터 10시까지 4시간 동안 사실 고백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았지만... 세 번째 만남은 너무 이른 것 같기도 하고 신중하다고 쓰고 겁쟁이라고 읽는 성격 때문에 말은 못 꺼냈습니다. 뭐라고 멘트를 날려야 하나 고민도 됐고요.
오늘 한국 가는 것만 아니었어도 다음에 볼 때 고백하는거였는데... 이제 한 달 조금 넘는 시간 동안 못 보게 되었네요. 마침 돌아오는 날이 화이트데이(3/14)이라 그때 뭔가 할까 생각 중입니다. 한국에서 이것저것 사와서 보여주면서 하면 좀 낫지 않을까요...?
6편이 아마 마지막이 되지 않을까 싶은데... 한 달은 기다려야 쓸 수 있겠네요.
그리고 혹시 질문이 하나 있습니다만, 제가 망상하는건지 모르겠네요.
혹시 상대가 벌써 다음 단계(결혼)까지 바라보나?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종종 있습니다. 예를 들면
- 토요일 (처음으로 둘이 만났을 때) "나 근데 너네 가족이랑 되게 잘 어울릴 수 있을 것 같아"
- 토요일, 하와이라는 이름의 가게를 보더니, "우리 부모님 신혼여행 하와이로 가셨는데, 나도 신혼은 하와이로 가고 싶어."
- 월요일 (어제, 두 번째 1대1 만남) "너 누나 있댔지? 결혼하셨어?"
- 월요일 "한국은 결혼식 문화가 달라?"
- 이외의 은근히 심도 깊은 질문들
이거 제가 망상하는거겠죠...? 물론 전 어제 결혼까지 상상했습니다... 저도 신혼은 하와이로 가고 싶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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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6편 솔직히 보고싶지 않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