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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적 압박, 스트레스 잘 받는 성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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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3-01-31 05:12:38

어찌 보면 별것도 아닌 일이지만 답답한 마음에 하소연해봅니다.

타고난 성격인지, 아니면 한국에서 공부공부 소리 들으며 자라온 영향인지 모르겠지만, 저는 매사에 “이건 꼭 잘 해내야 되는데”, “잘 못하면 어떡하지” 등으로 스스로를 너무 압박하며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성향이 있습니다. 


중, 고등학교 때의 시험 성적 압박, 대학교 때의 학점, 과제, 취업준비의 압박, 그 후 어찌저찌 오게 된 대학원에서는 공부, 연구, 교수님의 압박, 그리고 회사에서도 업무와 인간관계 압박…. 중학생 때부터의 거진 20년간의 인생에서 대학교 새내기와 군대 때 정도를 제외하면, 머리속에 어떤 형태로든 “아 XX해야 되는데… 잘 못 해내면, 잘 못 되면 어떡하지” 와 같은 압박 없이 보낸 날이 거의 없는 것 같습니다.


학생 때는 몇 년만 버티면 졸업하고 나아질 거라는 생각으로 버텨왔는데, 취업한지 2년정도 되어가는 지금도 회사 업무 하나 하나에 압박감을 느끼면서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자신을 보니, 무언가가 잘못 되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이런 압박감을 동력 삼아 공부도 그럭저럭 열심히 하고, 현재 이 자리에서 적당한 직장도 잡고 살고 있는 것이겠지만 (별건 아니지만요) 장기적으로 봤을 때 좀 내려놓고 살아야 행복해질 수 있을 텐데 아직도 너무 어렵습니다.


스스로에게 “이정도만 해도 괜찮아”, “이번 주까지 못 끝내도 괜찮아” 등 위로의 말을 끊임 없이 되뇌어도, 머리와 가슴은 그것을 진심으로 받아들이지 못합니다. 요즘 좀 더 큰 업무들이 생기면서 더 큰 압박으로 인해 불면증까지 오다 보니 일상과 업무에도 지장이 가고 악순환의 반복이네요. 


그 전까지는 한국에서 학업성적 압박 속에서 자란 사람들은 다 저랑 비슷할 거라 생각했고, 우울증이라던가 더 큰 문제일 수도 있다는 생각은 해본적이 없는데, 나이를 이렇게 먹고도 나아지기는 커녕 종종 이렇게 심해지는걸 보면 우울증인가 싶기도 합니다. 


취업하고 나서 나름대로 찾은 해법은 규칙적으로, 바쁘게 살면서 많은 운동을 하는 것인데, 그동안은 효과가 꽤 괜찮긴 했지만 최근 3달 정도 독감, 코로나, 그리고 자질구레한 부상들로 운동을 쉬면서 더욱 멘탈이 안좋아진 것 같습니다. 확실히 혼자 살면서 집에 박혀있는 시간이 많아지면 안 좋은 생각들만 늘어나더군요.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이렇게 풀어내니 기분도 조금 나아지네요.

조언이든 위로든 아무 댓글이라도 써주시면 감사히 새겨듣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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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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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1 06:36:40

저도 비슷한 생각을 하며 삽니다. 어쩌면 가면증후군 같은걸 겪고 있나 싶기도 해요. 사실 진짜 나는 정말 별볼일 없는데, 그 별볼일 없는 나를 다 보여주면 안되니까 최선을 다해서 모든걸 잘하려고 하고 포장하려고 하는데...이게 때로는 너무 힘들기도 하고 뜻대로 안되기도 하고 하는 순간들이 있고 그게 너무 아프게 다가오니까요. 그래도 그런 압박감을 지금까지 견뎌내오신걸보면 분명 강한 분이실겁니다. 다만 이게 언젠가는 달라지겠지... 나이먹으면 달라지겠지... 했던 생각들이 실제로 나이를 먹게되면서 그게 아니라는게 점점 증명되니 더 힘들어지더라구요. 그리고 종종 내가 이런 불안을 동력으로 삼지 않으면 내 에너지 자체가 너무 줄어들어서 생산력이 떨어져서 버림받는건 아닐까 하는 불안감도 있구요. 저도 아직 벗어나지 못해서 뭐라 조언은 못드리겠지만...요즘은 제 사는 꼴을 사랑해보려 노력합니다. 스스로를 계속 증명해야 되는 상황이라고하면 너무 힘든데, 반대로 나는 이런 멋진 사람들과 같이 연구하고 이런 멋진일을 하고 하며 산다고 생각하면, 분명 여전히 잘해야한다는 부담은 있지만 그 부담이 종종 두근거림으로 바뀌기도 합니다. 그리고 또 한가지는, 내가 불안해하며 압박감가지고 하는것과 맘편하게 하는것이 사실 크게 차이가 없고, 다른 사람들의 평판도 크게 바꾸지 않는다는걸 실제로 계속 관측하려 합니다. 내 머릿속 생각과 현실의 괴리를 계속 인지시키려고 노력하는데... 주변에 좋은분들이 계시다면 좋은 피드백을 많이 받으실 수 있을 것 입니다. 근데 말이 쉽지 저도 여전히 맘고생만 하네요.

WR
2023-01-31 08:03:02

정성스럽고 진심어린 댓글 정말 감사드립니다. 말씀해주신 것처럼 저 역시도 일종의 임포스터 신드롬 같기도 하네요. 

"내가 불안해하며 압박감가지고 하는것과 맘편하게 하는것이 사실 크게 차이가 없고, 다른 사람들의 평판도 크게 바꾸지 않는다는걸 실제로 계속 관측하려 합니다."

이 부분이 마음에 와닿습니다. 제가 생각해도 실제로 이럴 것 같은데, 맘편하게 한다는 자체가 제게 쉽지 않은 것 같아요. 계속 조금씩 나아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2
Updated at 2023-01-31 07:03:11

스스로의 압박도 압박인데 남에게 보여지는 시선도 신경쓰시는 것 같네요,,

 

아무도 궁금하지 않은 이야기를 해보면..

 

저는 취업전까지 공부라는 걸 해보질 않았습니다.. 

 

왜.. 그런사람있죠.. 숙제나 과제 안해서 잠깐 보여달라고하고 그런 아무 생각없이 사는 사람들이요...

맨날 농구나 하고 술이나 먹고 이런 사람들이요..

 

사람들이 항상 저에게 그랬습니다.. 

 

저 xx 이상하다고 , 저 xx는 혼자 살 팔자고 , 저  xx는 밥벌이도 못할 거라고..

 

그게 접니다.. 

 

근데 그런거 신경하나도 안쓰고 살았습니다..

 

그런데 , 그런데 말입니다..

 

유명인이 아닌 이상 저와 비슷한 나이 또래에 물질적으로만 따졌을 때 제 위치가 지금 어느정도인지는 모르겠으나.. 

 

취업 후 회사에서 먹고 살려고 하고 뭔가를 하다보니 같은 업계에서 10년이나 지났구요.. 

 

나 하나 겨우 먹고 사는 능력인데 결혼해서 와이프 고생시켜가며(맞벌이) 애들 둘이나 낳고 살고 있구요..

 

진짜 염치 없이 부모님께 손벌려가며 어떻게든 살아보겠다고 부동산이나 돈에 관련된 공부를 좀 해서 보금자리 하나 마련했네요..

 

제가 지금 하는 행위들이나 상황이 잘 가고 있는 것인지 잘 못가고 있는것인지 항상 , 수시로 의문을 가지고 살아가는 와중에도 조금 더 잘 살아 보겠다고 뭔가를 고민하고 하는 행위는 저도 해 본 입장으로써..

 

감히 제가 잘 하고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고 걱정은 조금 내려놓는게 좋으 실거 같네요..

 

일을 잘하면 얼마나 잘하고 못하면 또 얼마나 못하나요.. 다들 자기 기준으로 평가하는것 뿐이죠..

파이팅입니다..

WR
2023-01-31 08:05:41

남에게 보여지는 시선을 정말 많이 신경쓰는 것 같아요. 저 나름대로는 제 지도교수, 혹은 직장 상사들의 시선을 신경쓰는건 당연하고 어쩔 수 없다고 합리화하지만 정도가 지나쳐서는 안될 것 같고, 조금씩 더 매사에 편안하게 임할 수 있게 노력해야될 것 같아요. 

"일을 잘하면 얼마나 잘하고 못하면 또 얼마나 못하나요." 라는 것도 정말 맞는 말씀이고요. 응원의 말씀도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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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1 07:46:29

보통 잘 살아가는 분들이 이런 고민을 합니다.
즉 Math 님은 잘 해내고 계시다는 반증이기도 합니다.

너무 힘들게 한다면 조금 내려놓을 필요가 있고 그걸 아시지만 마음처럼 되지 않는다는게 문제라는것도 대부분 비슷한 고민이지 않을까 합니다.

너무 걱정마세요. 그 부담담을 이겨내는 방법은 스스로 찾게 되실거에요! 지금처럼 이렇게 털어놓는 것도 그 방법을 찾아가고 계신겁니다.
어느순간 내려놓게 될 수고 있고, 아니면 그런 마음이 동기부여로 자신을 더 발전 시켜서 긍정적으로 느끼게 되면서 장점으로 승화 시킬 수도 있겠고요.

계속 잘 해내실분인거 같습니다!
건강보다 중요한건 아무것도 없으니 부상들 잘 치료하시고 다시 운동하면서 활력만 되찾으시면 될거 같습니다!

오늘은 평안하게 보내세요!

WR
2023-01-31 08:07:53

정말 제 상황의 핵심들을 잘 짚어주신 것 같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그냥 단순하게 생각해야겠어요. 너무 고민하지 말고 그냥 하루하루 살아야겠습니다. 운동을 못했던 게 너무 큰 것 같습니다. 남는 시간에 산책이라도 많이 다녀와야겠네요. 따뜻한 댓글 정말 감사드립니다.

1
2023-01-31 11:43:56

정신과 유튭에서 본건데
실제 감정 생각 행동중 정신적으로 약해지면 감정 생각이 마음대로 안된다 합니다

그래서 유일하게 남는게 행동치료인데요
움직이면 좀 덜해질수 있으나

미봉책이에요 사실은

정신과 치료나 아님 마음공부 같은걸 해보셔서
본인을 가장 소중히 대하는 방법에 대해 공부해보셨으면 합니다

1
2023-01-31 07:52:39

저 스스로에게 사실 스트레스를 되게 잘받는 성격이긴 한데,, 전 그거 그냥 그대로 받아 들이는 편입니다. 그러니 그게 압박감까지는 안가게 되는거 같아요. 일안 풀리면 짜증나고 머리는 아픈데,, 그래,, 얼른 해결하고 술이나 한잔하자,, 라는 주의입니다.
초년생때는 어땠었나,,, 싶어서 기억을 해보려 해도 잘 기억이 안나네요. 그때는 아마도 스트레스 같은거 신경쓸 겨를도 없었던거였나 싶기도 합니다. 너무 압밥받지 말고 그냥 눈앞에 있는 일부터 해결하시면서 Keep Going 해보세요. 저도 처음에 입사할때는 친구들한테 "니가 거기를 어떻게 들어갔냐" "너는 진짜 회사생활같은거 못할 놈일거 같은데" 소리 정말 많이 들었었지만 이래저래 일하다 보니 어느덧 회사생활도 15년차네요. 그냥 흘러가는대로 두면서 눈앞의 상황에 충실하면 더 순리대로 흘러 가는거 같습니다.

WR
2023-01-31 08:11:21

댓글 정말 감사드립니다. 정말 일어나지 않은 일까지 괜히 오버해서 생각하고 이런 점도 있는 것 같아요. 말씀처럼 눈앞에 당장 보이는 것부터 하나하나 처리하면서 복잡한 생각은 떨칠 수 있게 노력해야겠습니다. 

1
2023-01-31 08:18:25

근데 저도 평생 저런 문제를 안고 살았는데요
너무 스스로를 몰아부쳐 건강을 잃고 생각이 바뀌었습니다만..다 부질없다.
그런데 막상 또 현업을 본격하게 되자 또 성격이 나오더군요
평생가도 안바뀔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만 퇴근후나 주말이나는 특히 일관련 해서는 생각도 안하고 다른 일을 하거나 취미활동을 하면서 최대한 잊으려고 노력하니까 그나마 심신이 덜 지치더군요

성격을 고치는 것보다 자기에게 최대한 휴식을 주는 게 현실적으로 도움이되는 거 같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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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3-01-31 08:40:57

건강이 확 나빠져보니까 본인을 갈아넣어서 성취한 결과물이 무의미해지더라구요. 자신의 행복에 좀 더 초점을 두고 탈압박 하시길 응원합니다. 주어진 시간에 최대한 집중하고 해결과정에 자기만족감을 부여하니, 결과에 대한 평가는 많이 내려놓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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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1 09:16:35

저와 비슷하고 공감가는 내용이 많은 본문의 글 입니다. 조용히 추천하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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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1 10:13:56

누구나 하는 걱정이고 다들 그렇다는게 위안이면서 서글프죠. 나이 들어가면서 느끼는게, 생각많아봤자 정신병 걸리는구나 싶어요
가끔은 나를 객체화해서 땀을 빼주고 좋은데 데려가고.. 개 산책시키듯이 나를 케어하는것이 중요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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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3-01-31 10:20:51

저도 완벽주의에 따른 불안장애, 회피형 성격장애라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원래 비판적이고 소심한 성격도 있고 좋지 않은 건강상태, 가정환경(경제적 여건보다는 정서적 지지 부족) 등등...
정신과 가는거 거부감이 상당했는데 막상 가보니까 별로 특이할 것도 없고 그렇게 심각할 것도 없고 좋더라고요.
오랜 시간 공부하고 경험하며 쌓아올린 가치관이 변하는데는 좀 시간이 걸려서(심지어 의사나 상담사 , 교수분들도 제 경험과 학습에 의해 형성된 제 가치관을 얘기하면 저를 설득하기보단 본인들이 설득되는 느낌입니다) 여전히 저는 아직 세상에 나갈 준비가 안됐다고 생각하고 있긴 합니다만 그래도 약간 나아지는 부분도 있긴 하네요.
저는 만성 우울이라 호르몬 수치가 정상화되기 힘들다는데 일시적일수록 빠르게 가서 치료하는게 도움이 된다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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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1 10:32:20

한국은 보통 이런 일에 대해, 의지와 정신 멘탈 문제로 연결하곤 하는거 같아여. 윗분도 쓰셨지만 정신과(정신과가 절대로 나쁜게 아닙니다)라든지 아니면 하다못해 요즘은 스트레스 영양제라고 검색해도 애슈와간다부터 시작해서 나옵니다. 그런거 한번 찾아보시고 드셔보시는것도 권유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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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1 10:55:49

제가 방금까지 그 압박감에 시달리며 머리를
쥐어 뜯고 있던 참입니다. 물론 귀한 머리카락을
진짜 쥐어뜯을 순 없고 심정적으로만..
이게 이전 번 해결 경험이 자신감이 되어주면
참 좋겠는데 그게 잘 안 되더군요.
저는 그냥 나는 남들의 두 배의 자원을 투입해야된다고 생각하고 오래 걸릴지언정 천천히 합니다. 압박감이 심해질 때 일부러 커피한잔 하고 한숨 돌리고 오는 등이요.
이게 마음처럼 안 되는 걸 너무 잘 압니다. 저도 그래서...그러나 우리같은 사람들은 늘 실패를 두려워하기에, 늘 생각보다 잘 풀립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어떻게든 해결은 되거든요.
두려워하던 결과가 실제로 찾아온 적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어떡하지? 어떡하지? 으악 드디어 올 것이 왔다! 이랬던 경우는 거의 없어요.
제 맘 같아서 횡설수설 댓글을 썼는데, 부디 좋아지시고 건승하시길 기원합니다.

WR
2023-01-31 11:33:24

밑에 분들께 일일히 답글 달아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하나하나 정말 귀중한 이야기들이고 많은 위로가 되었습니다. 별것 아닌 얘기도 본인 일처럼 읽어주시고 댓글 적어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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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1 11:39:39

완벽주의라고들 하져
이런거 고치려면 실제로 깨닫기 전까지 힘듭니다
아는것과 깨닮음의 차이도 깨닫고 나면 느꺼질거에요

그리고 보통의 인간은 많은걸 잃고나서 깨닫습니다

더 늦지않게 자신을 가장 잘 챙기시고
자신을 사랑해주세요

제일 무서운건 나는 똑똑하다는 신념하에 머리로만이해하려고하다 영원히 깨닫지 못하고 처음엔 마음이 그다음으론 몸이 망가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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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1 11:59:27

안녕하세요, 저도 학위하고 미국 한 연구소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저도 저를 몰아세우는게 습관처럼 되어서 우울감은 일상처럼 달고 사는 것 같아요. 대학원 시절에는 자리만 잡으면 괜찮아지겠지 생각했는데, 결국 중요한건 자리가 아닌 제 마음가짐이더라구요. 저도 언제 이게 나아질지는 모르겠지만, 우선 인지를 하고 있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 생각을 하고 있어요. 압박감을 심하게 느낄 때 마다 저는 아래 말을 최대한 되뇌입니다. 

 

 Pain in life is inevitable but suffering is not. Pain is what the world does to you, suffering is what you do to yourself. Pain is inevitable, suffering is optional. 

1
2023-01-31 15:58:33

그냥.. 올리신 글 보고 '아 나만 그런게 아니구나..' 하고 위로를 얻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저도 힘낼테니 작성자 분도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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