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3월의 광란 리뷰 - (7) 16강 Day 2

1번 시드 두 팀인 앨라배마와 휴스턴이 모두 탈락, 역사상 최초로 8강에 1번 시드가 한 팀도 못 올라가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오늘, 4경기 리뷰입니다.

평어체 양해 부탁 드립니다.

동영상은 Youtube 펌

16강 Day 2 4경기 결과(붉은색은 업셋)

휴스턴(1) 75 - 89 마이애미(5)

앨라배마(1) 64 - 71 샌디에이고 스테잇(5)

텍사스(2) 83 – 71 제이비어(3)

크레이튼(6) 86 – 75 프린스턴(15)

MVP

니젤 팩(마이애미)

26점 4리바운드 2어시스트 야투 8/12(3점 7/10) 자유투 3/4

전미 디펜시브 레이팅 1위의 최고 수비팀, 휴스턴은 오늘 경기 전까지 최다 실점이 77점으로 80점을 실점한 경기가 단 한 차례도 없었지만 오늘, 무려 89점을 헌납하며 원사이드하게 패하고 말았다. 마이애미는 오늘 야투 51.7%, 3점 44.0%, 자유투 84.2%를 기록하며 모든 면에서 완벽한 경기를 했고 그 중심에 전학생 가드, 니젤 팩이 있었다.

6-0의 단신가드이자 캔자스 스테잇에서 전학 온 니젤 팩은 올 시즌 3점 성공률 39.0%, 자유투 성공률 88.9%, 커리어 3점 성공률 41.2%를 기록 중인 전미 최고의 슈터답게 3점슛 7개를 터뜨리는 스테판 커리에 빙의한 슛감, 슛거리를 선보이며 휴스턴 백코트진을 박살냈다.

이 경기가 치러지기 몇 시간 전, 마이애미 여자 농구팀 역시 8강에 오르면서 마이애미 대학교 학생들은 광란의 금요일 밤을 보냈을 것이다.

[니젤 팩 26점(3점 7개) 하이라이트]

https://www.youtube.com/watch?v=czbMjNYhQWA

그 외 베스트

No.2

다리온 트라멜(샌디에이고 스테잇)

21점 5리바운드 2스틸 야투 9/16(3점 3/5)

최근 몇 년간 미드메이저 최강팀 중 하나였던 샌디에이고 스테잇이 2023년 봄, 드디어 대형사고를 쳤다. 전체 1번 시드인 앨라배마를 꺾고 학교 역사상 최초이자 컨퍼런스(MWC) 역사상 최초로 8강 무대에 오른 것이다.

5-10의 단신 가드인 샌디에이고 스테잇의 다리온 트라멜은 특유의 작지만 통통 튀는 농구로 쏜살같이 날아와 패스 길을 차단하는 스틸에 이은 속공, 3점슛, 돌파에 이은 플로터까지 공격에서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걸 보여주는 인생 경기를 펼쳤다.

시애틀 대학교(WAC) 출신으로 올 시즌부터 샌디에이고 스테잇에 합류한 다리온 트라멜은 같은 미드메이저지만 훨씬 더 높은 수준을 자랑하는 MWC에서는 9.5점 야투 35.1% 3점 30.8%로 시즌 내내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가장 중요한 순간 팀을 구해내면서 영웅이 되었다.

앨라배마는 NBA 드래프트 Top 5 재능으로 꼽히는 대형 신입생, 브랜든 밀러는 4점차로 뒤진 종료 38초 전, 탑에서의 무리한 3점 시도(사실상 이 슛미스로 마지막 승리 찬스가 날아감) 포함, 야투 19개 중 무려 16개를 놓치며 또 한 번 신입생의 한계를 명확히 드러내는 사례로 남게 되었다.

[다리온 트라멜의 고향, 캘리포니아 마린 시티 – 이런 것도 대학 농구의 또 하나의 묘미다!]

https://www.youtube.com/watch?v=pLCyC3edel4

No.3

크리스티안 비숍(텍사스)

18점 9리바운드 야투 8/12

경기 시작 2분 만에, 64강, 32강에서 최고의 퍼포먼스를 펼친 빅맨, 딜런 디수가 부상(경기 시작 전부터 부상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짐)으로 코트를 떠나고 말았고 제이비어의 핵심이자 7풋 빅맨인 잭 넌지의 존재를 감안하면 디수의 아웃은 텍사스에게는 적지 않은 타격이 될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위기에서 영웅은 나타나는 법. 5학년 포워드인 크리스티안 비숍이 디수의 빈자리를 완벽히 채우면서 24분 뛰면서 18점 9리바운드를 기록, 텍사스는 오늘 펼쳐진 4경기 중 가장 원사이드한 승리를 거두었다. 전반 시작과 함께 6-0으로 앞서간 텍사스는 그 이후 단 한 번도 리드를 뺏기지 않으면서 12점차로 승리했으며 높이의 차이로 인해 리바운드에서는 근소 열세였지만 한 발 더 뛰는 수비로 스틸을 8개나 하면서 1~2번 시드 8개 학교 중 유일하게 8강에 올랐다.

크리스티안 비숍을 포함한 텍사스 포워드진은 10cm 이상 큰 잭 넌지에게 더블 더블(4 공격리바운드)을 허용하기는 했지만 야투 6-19, 15득점만 허용하면서 악착 같은 수비로 8강 행을 쟁취했다. 크리스 비어드 감독이 가정 폭력이라는 충격적인 사유로 시즌 도중 해임되었던 텍사스의 8강 행을 예측한 이는 아마 거의 없을 것이다. 8강 8개 팀 중 Top seed로 이제 하얀 유니폼만 입고 경기하게 된 텍사스. 텍사스는 케빈 듀란트도, 라마커스 알드리지도 못했던 역사상 첫 우승을 할 수 있을 것인가.

No.4

베일러 샤이어만(크레이튼)

21점 9리바운드 4어시스트 야투 8/11(3점 5/7)

미드메이저 학교(사우스 다코타 스테잇) 출신으로, 크레이튼 유니폼을 입고는 첫 시즌을 보내고 있는 왼손잡이 슈터, 베일러 샤이어만은 오늘 고비 때마다 팀을 구하는 3점슛을 터뜨리며 15번 시드인 프린스턴의 신데렐라 행진을 끝내 버렸다.

미드메이저 학교에서 차근차근 성장을 거쳐서 팀의 주축이 된 후, 메이저 컨퍼런스로 전학을 와서 3월의 광란 16강에서 최고의 경기를 펼치는, 대학농구의 많은 무명 선수들이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Dream을 오늘 실현시킨 샤이어만은 NBA 드래프트 2라운드 후반 지명까지도 언급되고 있기 때문에 남은 토너먼트에서의 활약이 더욱더 중요한 선수이다.

6-6의 신장과 왼손잡이라는 희소성, 그리고 신장과 프레임 대비 출중한 리바운드 능력과 동료들을 봐주는 시야도 넓은 선수인 샤이어만은 오늘도 본인의 이런 장점들을 십분 발휘하며 3점슛 5개, 9리바운드, 4어시스트로 히어로가 되었다.

작년과 올해, 빅 이스트 컨퍼런스 DPOY를 2년 연속 받은 빅맨, 라이언 칼크브레너와 샤이어만이 내, 외곽을 오늘처럼 확실히 책임져 준다면 크레이튼은 사상 첫 파이널 포 행도 충분히 노릴 수 있는 상황이다.

[베일러 샤어어만 21점 하이라이트]

https://www.youtube.com/watch?v=mT3XbbuQFvI

1번 시드 All out

역사상 첫 파이널 포를 노렸던 앨라배마, 그리고 본인들이 Host로 파이널 포를 치르게 되면서 홈팬들 앞에서 파이널 포, 내친 김에 우승까지 노렸던 휴스턴, 남은 두 1번 시드 팀이 몇 분 간격으로 나란히 탈락하는 연속, 충격적인 업셋으로 이번 2023 토너먼트는 8강에 1번 시드가 한 팀도 못 올라가는 또 하나의 역사를 쓰고 말았다.

1번 시드뿐 아니라, 2번 시드 역시 1팀(텍사스)만 남은 이번 토너먼트는 아주 신선한(?) 8강 대진이 완성되었다. 하위 시드 팀들이 대거 포진해 있을 뿐 아니라, 상위 시드 팀들인 텍사스와 곤자가, 캔자스 스테잇도 모두 토너먼트 우승 경험이 없는 학교들이라는 점에서 첫 우승 팀이 나올 가능성이 상당히 커지게 되었다.

8강 진출팀 History

동부

캔자스 스테잇(3)

파이널 포 4회, 우승 0회

플로리다 애틀랜틱(9)

파이널 포 0회(토너먼트 진출 2회, 8강 첫 진출)

서부

곤자가(3)

파이널 포 2회, 우승 0회

유콘(4)

파이널 포 5회, 우승 4회

중서부

텍사스(2)

파이널 포 3회, 우승 0회

마이애미(5)

파이널 포 0회(8강 첫 진출)

남부

샌디에이고 스테잇(5)

파이널 포 0회(8강 첫 진출)

크레이튼(6)

파이널 포 0회(8강 첫 진출)

8강 첫 진출이 무려 4개이며 유콘을 제외하면 7개 팀은 이번에 우승을 하게 되면 역사상 첫 우승이 된다. 그리고 유콘은 1999, 2004, 2011, 2014년 우승으로 최근 25년 안에 무려 4차례나 우승한 명문이지만 현 유콘 감독인 댄 헐리는 2018년부터 유콘에 부임해서 우승 경험이 없다. 즉, 올해 8강 진출 수장 8명은 모두 우승 경험이 없는 감독들로 더욱더 치열한 감독 지략 싸움도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