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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샌델 교수가 말하는 능력주의의 그림자: 특권층 및 상류층의 휴브리스(지나친 자신감, 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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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0-11-30 01:41:46

최근 새로운 저서 <공정하다는 착각>을 출간한 마이클 샌델 교수의 테드 영상의 초반 2:30 가량을 영어 공부하는 겸 우리말로 옮겨보았습니다. 자신의 성공 원인을 주어진 환경보다 자기 자신의 재능/노력(내부 귀인)에서 더 찾는 경향이 현대 사회에서 상류층 및 특권층의 휴브리스(지나친 자신감, 오만)를 불러온다는 이야기로, '한 사회에서 남달리 특별한 혜택을 받고 잘 사는 소수의 사람들이 가지는 우월감'이라는 선민의식과도 연결되는 것 같습니다. 


여물며 고개를 숙이는 벼를 보고 겸손함을 찾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 숙인 고개를 가지고 다른 이를 내려다보기만 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자신의 성공이 과연 전적으로 자기 자신 때문인가 혹은 내가 아닌 누구라도 이 상황과 환경을 타고났다면 나만큼의 성취를 이룰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나 또한 대체 가능한 존재이지는 않을까 하는 물음을 던져 보는 것은 어떨까요. 별 내세울 것 없이 살아가는 저로서는 위와 같은 질문을 던졌을 때 지금의 형편에 감사할 따름입니다. 조금 더 열심히 살아야겠습니다.

 

영상에 우리말 자막도 제공되어 있으니 부족한 제 번역 대신 자막을 보시길 추천합니다 :-) 좋은 밤 보내시고 새로운 한 주도 화이팅입니다

https://youtu.be/Qewckuxa9hw 

최근 십여 년에 걸쳐 이어져 온 성공한 사람과 실패한 사람 간의 갈등은 깊어져 정치를 병들게 하고 우리를 갈라서게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분열의 일부는 불평등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성공과 실패에 따르는 태도와도 관련이 있습니다. 상위에 도달한 사람들은 성공이 자신의 성취이자 그들의 훌륭함의 척도라 믿게 되며, 실패해 탈락한 사람들은 자기 자신 이외에는 탓할 거리가 없게 된다는 것입니다.

In recent decades, the divide between winners and losers has been deepening, poisoning our politics, setting us apart. This divide is partly about inequality. But it's also about the attitudes toward winning and losing that have come with it. Those who landed on top came to believe that their success was their own doing, a measure of their merit, and that those who lost out had no one to blame but themselves. 


이러한 성공에 대한 사고방식은 보기에는 괜찮아 보이는 원리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동등한 기회를 가지고 있다면 성공한 사람들은 그들의 성공에 대한 자격이 있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능력주의적 이상향의 핵심입니다. 현실적으로 보면 당연히 세상은 그에 훨씬 못 미칩니다. 성장하기 위한 기회를 모든 사람들이 동등이 지닌 것은 아닙니다.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난 아이는 자라서도 여전히 가난하게 지낼 가능성이 큽니다. 부유한 부모는 그들의 혜택을 자녀들에게 물려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아이비리그 대학의 경우 상위 1%의 소득층 출신 자녀가 전체 하위 50% 가구 출신 자녀들보다 많습니다.

This way of thinking about success arises from a seemingly attractive principle. If everyone has an equal chance, the winners deserve their winnings. This is the heart of the meritocratic ideal. In practice, of course, we fall far short. Not everybody has an equal chance to rise. Children born to poor families tend to stay poor when they grow up. Affluent parents are able to pass their advantages onto their kids. At Ivy League universities, for example, there are more students from the top one percent than from the entire bottom half of the country combined.


그러나 능력주의적 원칙에 맞춰 우리가 살지 못한다는 것만이 문제는 아닙니다. 그 이상 자체에도 문제가 있는 것입니다. 능력주의에는 어두운 단면이 존재합니다. 능력주의는 공동의 선을 침해합니다. 능력주의는 성공한 사람들에게는 휴브리스(오만, 교만)를 그리고 패배한 사람들에게는 굴욕을 유발합니다. 능력주의는 성공한 자들을 부추겨 그들의 성공에 너무나 심취해 그들의 여정을 도운 행운과 부를 잊어버리게 합니다. 그렇게 능력주의는 성공한 사람들로 하여금 행운이 덜 따른 사람들을 아랫사람으로 보게 하고 그들을 자신보다 못 갖춘 사람으로 여기도록 합니다. 

But the problem isn't only that we fail to live up to the meritocratic principles we proclaim. The ideal itself is flawed. It has a dark side. Meritocracy is corrosive of the common good. It leads to hubris among the winners and humiliation among those who lose out. It encourages the successful to inhale too deeply of their success, to forget the luck and good fortune that helped them on their way. And it leads them to look down on those less fortunate, less credentialed than themselv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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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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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1-30 01:41:52

겸손한 글 잘 읽고 갑니다! 저도 이룬게 하나없지만 겸손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겠습니다! 그리고 무엇이라도 더 이루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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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1-30 02:22:40

양극화가 심화되는 사회에서 매우 중요한 담론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노력 이라는 단어가 많이 쓰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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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1-30 03:56:39

 제가 평소에 생각하던 것인데 설명을 제대로 못했고 하기도 어려웠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간결하고 깔끔하게 정리를 해주네요. 너무 신기합니다. 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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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1-30 04:49:35

저분이 말씀하신것이 틀린내용이아니라고는 생각하지는 않지만, (대부분 맞다고 생각하는 편임에도)

 

저는 저런 태도를 가지는 것이 한 개인의 발전을 놓고본다면 더 좋은 태도인가에 대한 의문이 있네요

 

뭔가 실패한사람들이 실패의 원인을 외부에서만 찾는 그런 느낌을 줄 수 있을것 같아서요...

 

제가 일일히 모든 케이스를 조사하지는 않았지만, 제 주변의 많은 자신의 목표를 이루지 못한 사람들을 보면

 

대부분 그 사람 자체가 문제인 경우가 더 많기는 했기에... 이런생각을 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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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1-30 04:50:41

보통 성공하는 사람보다 (기준이 무었이든,) 실패하는 사람이 더 많기는 하기에 그런사람들에게 어느정도 도피처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많은 호응을 얻을수 있는 주장인것 같네요.

1
2020-11-30 13:59:30

세상을 이루는 대부분은 '실패한 사람들'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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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1-30 06:36:01

10년 만의 발간이라 영어가 모자라지만 원서 먼저 읽고 번역본 사서 읽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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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1-30 06:42:21

요즘 미국 지성인들 사이에 공평한 기회가 주어진다는 말 아래 얼마나 불평등한지에 관한 내용들이 많이 화제가 되는 것 같습니다.
책 추천 감사드리머, 올 11월에 번역되어 나온 다니얼 마코비츠의 “엘리트 세습” 추천드립니다.
능력위주, 공평에 대한 허울과 그에 따른 중상층 몰락에 관한 내용이라 비슷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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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0-11-30 07:39:13

 잘 읽었습니다. CaliforniaDream 님이 쓰신대로 미국 지식인들도 이런 쪽으로 목소리를 내는 사람이 꽤 많아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 사람들이 환경상 아무래도 정치적으로나 지정학적으로 조금 치우친 감은 있긴 하지만 저는 필요 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완전히 부나 공정성에 대해 다룬 책은 아니지만 최근에 읽은 책에서는 실리콘밸리의 주요기업들을 현대판 영주로, 나머지 지역의 전통적인 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 또는 그들보다 작은 기업들에 일하는 사람들을 농노로 비유했더라구요. 그리고 미국 교육제도의 그늘과 터무니 없는 학비 때문에 교육의 파괴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기도 하더라구요. 기본소득이나 기타 등 정책에 대해서는 책의 내용에 벗어나는 내용이고 저자도 사회학이나 정치 쪽에는 특별히 전문가라고 하기 힘든 사람이라 거기까지만 하고 겸손하게 말을 아끼더라구요. 계층과 소득, 교육의 기회 등이 점점 양극화가 되고 있으니 이게 어떻게 흘러가게 되는지 미국의 미래에도 중요할거라 생각합니다. 그래도 아직은 교육, 정치, 경제, 금융, 법률등을 꽉 쥐고 있는 백인 엘리트 계층들이 아니더라도 기회가 많이 있긴 하지만 이제 그런 산업들도 점점 포화상태가 되면 중산층과 저소득층을 어떻게 보살피고 동기부여를 시켜줄지가 관건이 되겠네요.

1
Updated at 2020-11-30 11:27:59

시작부터 다르다는 건 어무 큰 요소이고 맞는 말이긴 한데...

 

회사내에서 직원들을 볼 때

빈둥빈둥하며 월급 공짜로 받아가는 것도 모자라 

동료들에게 피해마저 주는 무능력한 사람들이나

열심히 일해서 성과 내는 능력있는 사람들이나 

처우가 별반 다를 게 없으니... 

참으로 안타깝고 열 받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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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1-30 12:58:56

비슷한 맥락으로 요즘 자본주의 민주주의에 대해 많이 생각해보게 되는 것 같습니다. 슘페터의 책을 다시 읽으면서도 여기에 대한 성찰이 많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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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1-30 18:32:23

좋은 글 감사합니다. 샌델 교수님 생각은 역시 좋네요. 

몇년 전 아스팔트 길을 걷다가 문득 이 길은 누가 깔았길래 이리 반듯하고 걷기 편하게 되어 있을까? 라는 생각이 떠오르면서 누군지 몰라도 참 감사하다는 마음이 들었는데 그때가 떠오르네요.

세상 살아가며 누리고 경험하는 것들이 누군가의 노력과 도움과 협력으로 이루어진 것들인데

그 가치를 폄하하는 건 감히 해선 안되는 일이지요.

암튼 그래서 감사합니다. 오늘 누리고 살아가는 모든 것들을 이루어준 모든 분들에 대해서요. 

매냐분들 포함해서

 

덧붙여 시작부터 다르다는 건 정말 그 상황이 되보지 않으면 알 수가 없는 거 같습니다. 얼마나 힘들지...

우린 남에게 잘 공감한다고 생각하지만 진짜 그 상황이 되지 않는 이상 100퍼센트 이해할 수가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어떤 이의 성공신화를 보며 쟤는 했는데 너는 왜 못해라고 함부로 얘기하면 안되는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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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1-30 19:23:32

근데 이미 엘리트 계층 사이에선 이런 인식이 상당수 있다고 봅니다. 현재 자본주의 시스템하의 private sector에서 해결할수 없는 문제들이 있고 공적 자원으로 해결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데 공감하는 고학력자들이 많아지는 추세거든요. 무상 대학에 대한 논의가 이런 기반이라고 보고 개인적으로 전원 무상은 제가 볼땐 근거가 빈약해서 반대하지만 법제도적으로 저소득층의 교육 기회를 늘려주는건 반드시 필요합니다. blm 운동을 계기로 systemic racism 에 대한 논의가 다방면에서 이뤄졌지만 이런 맥락으로도 활발히 이뤄졌죠. 국가의 조직적인 억압 때문에 증조 할아버지가 노예였고 할아버지가 문맹이었고 아버지가 백수로 있으면 당연히 자녀의 성공 확률은 압도적으로 낮으니까요. 낙후된 동네의 인프라 사업이나 교육 투자 등이 이런 문제 해결에 도움을 주겠죠. 그렇기 때문에 르브론이나 듀란트 같이 불우한 환경에서도 뛰어난 워크 에틱을 형성하고 성공한 엔비에이 선수들을 보면 정말 대단하단 생각이 듭니다.

남성분들은 많이 공감하겠지만 군대에서 보면 일처리 잘하는것과 학력은 큰 상관이 없을때가 많고 이건 단순히 일머리 공부머리의 문제 이상으로 meritocracy 시스템 선발 과정의 맹점 또한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친구 중에 사교성도 좋고 이것 저것 끼도 많고 기억력 재치 순발력 면에서 천재는 아니지만 아이비리그 하위권은 그냥 쉽게 들어가고 열심히 하면 상위권도 가능할만한 애가 있었는데 어린 시절을 너무나 힘들게 보내다보니 그 친구 최종 학력은 전문대 중퇴였어요. 그 친구 생각하면 조금만 환경이 달랐으면 결과가 너무나도 다를수 있다는게 확 체감이 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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