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친구에게 들은 제 가장 큰 문제점은
제 스스로 우울해지거나 기분이 다운될때 스스로 고립되려는 경향이 있다고 하더군요.
좀 깜짝놀랐습니다. 저는 실제로 저러는데, 저것을 티 내지않기위해서 상당히 노력해왔고 잘해왔다고 생각했는데.... 이제보니 전혀 아니었다라는것이 증명된 셈이니까요... 그냥 다들 불편해서 말을 안했던것일 뿐이겠죠.
저에게는 저게 정말 큰 문제입니다. 가뜩이나 정신상태가 그리 건강하지 않아서 특별한 이유 없이도 우울해지기도 하고 특별한 이유가 있다면 진짜 우울해지고 그러는데... 다행히 남들에게 피해를 끼치는 버릇은 없지만 그런 기분이 들면 대인관계고 뭐고 다 너무 힘들고 왜 내가 이렇게 살아야되나 자괴감도 들고해서 방에 틀어박혀 버리곤했거든요. (물론 틀어박혀서 게임좀하고 운동좀하고 맛있는거 먹고 한숨자면 회복되곤 했습니다.) 문제는 이게 한번씩 길때가 있는데... 일주일정도까지 갔던적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다행히 제가 쫄보라 제가 하는 일에 지장이 있을만큼 저런짓을하진 않습니다. 하지만 대인관계를 망쳐놓기에는 충분한것이... 다른사람들 입장에서는 "얘가 왜 갑자기 연락을 안하지?" "얘가 왜 잠수를 타지?" 싶은 생각이 들 수 밖에 없을테니까요.... 대부분 사적인 관계라 저것가지고 저에게 불만을 말하진 않습니다만 실망하시겠죠 다들... 그러면 나중에 제가 잠수를 끝내고 돌아왔을때 용기내서 다시 다가가야하는데 그걸 또 못해왔습니다. 늘 그렇게 사람들을 잃어왔고 이게 반복되니 사람들과 친해지는것 자체에 거리를 두게 되더군요. 이렇게하면 "쟤는 원래 혼자있는거 좋아하고 대인관계에 아주 서툰 사람"으로 낙인찍혀서 잠수를 좀 타도 이상하게 안보고 사적으로 실망시켜드릴것도, 기대할것도 없게되니까요. 모두에게 그러니 특정 한 분을 미워하거나 싫어한다는 느낌도 당연히 없게될테구요.
문제는 이 생활에 저는 그렇게 익숙하지 못하다는 것 입니다. 제가 우울해지는 대부분의 이유는 바로 그 대인관계거든요. 저는 가만보면 늘 관심받고싶고 사랑받고싶어하는데, 종종 그러지 못하거나 혹은 그 반대의 감정을 받을때마다 저렇게 되곤 하니까요. 그러니 연락안하며 혼자 지내는것이 당연히 행복할리도 없죠.
그래도 아직까지는 큰 문제를 불러오진 않았어서 나중에 고쳐야지..고쳐야지 생각하며 그냥 살았었는데. 어제 여자친구와 통화하고 나니 나중에 그러더군요. 애써 숨기려고 하지말고 우울하면 자기한테는 그냥 말하라고. 다 티난다고. 니 학교안가고 집에있던것도 다 티나고 바빳던것도 아니고 집에서 겜하고 글썼던것도 다 티나니까 괜찮으니까 그냥 솔직히 말하라고...그리고 먼저 연락하진 않을테니까 기분 괜찮아지면 연락하고 기분 안괜찮아도 연락하라고.
그냥 뭔가 참 많이 뭉클했습니다. 이런 반응을 처음 받아봐서 그런가봅니다.
이런식으로 매니아에 제 문제점들을 혼자 써놓고가면 제 스스로 더 인식을 하고 살아서 그런지 종종 나중에 고쳐지던데, 이번에도 그러지않을까 희망을걸며 주저리주저리 써놓고 갑니다.
글쓰기 |
여친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