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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켜보는 육아( go with the fl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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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0-12-04 21:46:36

1. 말이 트일 무렵에 아이가 대화하듯이 혼잣말을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뭔가 치열한 상상의 나래가 펼쳐지고 있는듯 해서 바라보고 있으면 제법 재밌습니다.
이렇게 혼잣말을 하는 시기에 혼잣말을 마음껏 할 수 있도록 놔두는게 아이의 언어발달이나 창의력에 도움이 된다는건 알려진지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20세기 중반정도까지도 아이의 혼잣말이 교정의 대상으로 여겨졌다고 하니 놀라울 따름입니다.
아이의 이런 행동을 과학적으로 분석하는 학문이 발전한 것 만큼 인류의 역사는 크게 바뀌었다라고 하는 건 지나친 과장이겠지만 어쩔 때보면 과학은 인간의 정신이 순리에 맞게 자유롭게 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것 같아 신기합니다.

2. 요즘에는 아이가 뭐든지 혼자서 도움없이 하려고 하는 경우가 많고 완벽하게 하려다 잘 안되면 울고불고 하는 경우가 빈번합니다.
나도 와이프도 완벽주의와는 거리가 있는데 걱정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아이한테 "어려워서 그런건데 아빠가 도와주면 안돼?"하고 야단을 치기도 하고 "못하면 어때?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아 다시 하면 되지~~"하고 타이르기도 합니다.
하지만 아이에게는 유독 스스로 하려는 자립성이 강하게 발현되는 시기가 있는데 지금이 바로 그 시기라고 아내가 이야기하더라고요. 그래서 이런 시기에는 참을성 있게 혼자 할 수 있게끔 지켜봐주는게 좋다고 합니다.
이런 배경을 알고나니 완벽주의 성향에 대해 걱정하던게 사라졌고 지금은 참을성 있게 지켜봅니다.

정말 무논리로 엉망인 것처럼 보이는 (어른의 편의에 반하는?) 행동들이 사실은 아이의 일생에서는 한번밖에 없는 상당히 중요한 과정들이라는 걸 요즘 체감하고 있습니다.

3. 제가 공부한다고 교재를 사서 밤마다 공부하고 있는데 오늘 저녁에 와서 책을 펼쳐보니 어제 독서대위에 펼쳐논 페이지에 알록달록 형광펜으로 온통 색칠을 해 놓았습니다. 사건은 아침에 제가 출근한 후에 벌어진 것으로 추정되는데 아마 제가 형광펜 마킹을 여기저기 해 놓은게 예뻐보였던 거겠죠.
행동이 귀여웠지만 이 책을 이런 상태로 안고가는 것도 공부에 방해가 되겠다 싶어서 페이지를 찢고 복사해서 붙일지, 아니면 내용을 똑같이 타이핑해서 껴놓을지 아내한테 투덜거리고 있는데 딸이 오더니
"아빠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아~ 다시 사면 되지~" 하고 저를 타이릅니다. 어지간히도 내가 이 말을 많이 했구나 싶었습니다.

뭔가 굉장히 귀엽지만 비싼 책이고 너가 범인인데.. 루팡3세에 나오는 사랑스런 미녀한테 뭔가를 도둑맞은 기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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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1
2020-12-04 21:41:19

초보아빠로서 참고하겠습니다

2
2020-12-04 21:44:42

부모의 입장에선 고쳐주고 바로잡아주고 싶고 답답하고 대신해주고 싶고 그렇지만.. 말씀하신대로 나름대로 그 어린 아이들이 자기 자신과 싸우고 발달해가는 과정이 아닐까 싶습니다. 저도 위험한것 빼고는 웬만하면 하고 싶은대로 뒀던 것 같아요. 말씀하신대로 그때밖에 할 수 없는 다시 돌아오지 않는 과정이죠! 요새 둘째가 두살 넘어가면서 여러가지로 재밌어졌는데 지켜보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2020-12-04 22:00:22

둘째 따님이 요즘도 뿌웅~ 따라하나요?

1
2020-12-04 22:11:20

그건 기본이고 요새 싫어 엄청합니다. 그래도 훨씬 말을 더 잘 알아듣게 돼서 재밌으며 귀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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