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어 1을 안본 채로 라오어2 앤딩까지 보고왔습니다.
글을 쓰는 것을 가까이 한 적이 없어 뒤죽박죽인 점 양해부탁드립니다.
저는 항상 새드앤딩에 대한 이끌림이 있었습니다. 고등학교시절 그렇게 싫어하던 문학도 <운수좋은 날>이나 카프카의 <변신>을 읽을 때는 그 싫음의 정도가 덜했습니다. 셰익스피어의 <리어왕>과 <맥베스>는 여러번 반복해서 읽을 정도였습니다. 지금 다시 생각해보면 비극, 주인공이 무너지는 모습의 앤딩이 저를 멍하게 만드는 그 기분이 좋았던 것 같습니다.
실로 오랜만에, 그 멍한 기분을 다시 느꼈네요.
스토리가 있는 그 무엇이든 저는 스토리 진행 와중에 그 다음을 예측하려는 편인데, 그 예측 중 어느것도 이렇게 처절하고 자기파괴적인 앤딩을 예상하지는 못했습니다. 제게는 엘리가 마지막에 애비를 죽이지 않고 그대로 주저않는 장면이 압권이더군요.. 손가락이 잘려 기타연주도 못하고..
라오어2에 대한 안좋은 평들을 넘기듯이 읽어보긴했습니다. 그런 부분들에서 제가 라오어1을 경험하지 못한 점은 도움이 된 것 같군요. 저는 조엘의 죽음을 묘사한 장면이 그렇게 억지로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조엘이 얼마나 치밀한 사람인지 몰랐기 때문이죠. 그리고 애비의 이야기로 넘어가는 부분에서 화가 나기는 했지만, 초반에 애비로 플레이한 부분 때문에 결국에는 애비의 이야기를 다룰 것을 알고 있었고, 애비의 존재 자체가 불편하지는 않았습니다. 저는 이 세계관을 처음 접하기에 엘리도, 애비도 그저 비중있는 등장인물 중 하나였거든요. 다만, 엘리의 이야기가 먼저 배치되어있다는 점이 애비가 느끼는 감정에 빠지는 데에 방해가 되었다는 점은 공감합니다. 이미 오웬과 멜이 죽을 것이라는 것을 아는 상태에서 플레이하니 빠져들기 힘들더군요.
요약하자면, 1을 플레이하지 않은 입장에서 볼 때에는 2가 그렇게 나쁘게 보이지만은 않았고, 이후 1을 알고 니서 보니 너티독이 도전적 시도를 했다고 느껴지네요...
새벽에 쓰는 글이라 많은 분이 읽지 못할 것이라는 부분이 아쉽지만, 앤딩을 본 후 바로 쓰고싶었습니다.
여러분의 생각이나 제가 놓친 부분 자유롭게 의견 나누고싶네요.
+) 추가로 다른 평에서 pc적 요소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평도 있길래 적어봅니다. 저는 오히려 애비의 강한 여성 캐릭터가 너무 잘 설명돼서 좋았습니다. 애비는 그렇게 자신을 단련시킬 확고한 동기가 있었고 여러 회상씬에서 애비의 신체 단련도가 변해왔음을 보여주는 디테일이 오히려 좋았다고 봤습니다. 엘리가 동성애자인 것 역시 1을 안봐서인지 거부감이 전혀 없었습니다.
글쓰기 |
옳고 그름을 주제로 다룬 게임이지만 제작진들은 자신들이 옳고 이 게임의 팬들은 그렇지 않다고 주장하는 특이한 게임
말씀하신대로 1탄을 안하고 파트2 부터 접했으면 그렇게까지 욕먹을 게임은 아니라고 봅니다. 다른 게임이라고 보는게 맞으니까요. 1탄의 후속이라 어 욕을 먹는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