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민주화 운동은 정치적 문제인가?
사실 NBA와는 큰 관련이 없는 주제이지만 밑에 글에 댓글로 달기에는 긴 글이 될 것 같아 따로 글을 적습니다.
우선 홍콩 민주화 운동은 정치문제이지만 인권문제이기도 합니다.
1. 중국은 영국으로부터 홍콩을 반환받을 때 일국양제를 약속하였습니다.
일국양제란 홍콩과 마카오 양 특별행저구가 누리는 자본주의 정치체제와 경제체제를 1997년 반환부터 50년 후인 2047년까지 인정하겠다는 것입니다. 문제는 현 시진핑 정부는 일국양제를 무너뜨리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것입니다. 일국양제 붕괴 조짐은 송환법 이전 2014년 우산혁명이 그 시초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홍콩은 중국의 행정구역이지만 독자적인 헌법과 행정부, 법원을 보유하고 있지만 홍콩 행정장관은 선거인단에 의한 간선제를 통해 선출됩니다. 이에 민주파인 홍콩 야당세력은 직접선거를 통한 행정장관 선출을 약속받았지만, 후보 자체가 중국의 의회 구실을 하는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지지를 받은 후보자로 구성됩니다. 결국 누굴 뽑더라도 친중파 후보가 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홍콩인들은 시위에 나서게 된 것입니다.
2. 일국양제 파기가 왜 문제가 되는가?
(1) 영국
영국은 중국이 일국양제를 약속했기 때문에 홍콩을 반환했습니다. 따라서 계약(?)의 직접 당사자인 영국은 중국의 홍콩 민주화 운동 억압에 대해 충분히 발언할 권리가 있습니다.
(2) 미국
미국은 홍콩의 '특별지위' 때문에 연관됩니다. 상기하였듯 홍콩은 중국과 다른 법률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미국은 홍콩에 한해서 저관세 정책 등 일종의 특혜 정책을 펴 왔습니다. 때문에 중국이 홍콩의 정치체제를 잠식하려 한다면 이런 특별지위에 따른 특혜정책을 펼 근거가 없어지는 것이죠.
3. 그렇다면 정치적 문제이지 않은가?
일국양제까지는 정치적 문제가 맞습니다. 하지만 인권의 개념에 정치적 자유가 들어있다면 중국의 일국양제 위반은 분명 홍콩인들의 인권을 탄압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시위대와 경찰의 대치에 대해서 과잉진압과 시위대 측의 폭력성을 거론하셨는데, 엄밀한 선후관계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원칙적으로 홍콩 행정장관의 요청이 있어야 인민해방군이 홍콩으로 진입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인민해방군 부대원이 비밀리에 진압에 투입되었으며(2019.11.16), 중국 군부도 언제든 투입이 가능하다고 윽박지르는 상황입니다.
마지막으로 인권은 보편적 문제입니다. R2P라는 보호책임 개념은 독재국가에서 심각한 인권침해가 행사되는 경우에 해당국 주권을 일시적으로 무시하고 국제사회가 인도주의적 개입을 할 수 있다는 논리입니다. 강대국이 약소국을 침입하는 명분이 되기도 하였는데.. 어찌됐든 역사적으로 인도주의적 개입의 사례는 많습니다.
중요한 것은 과잉진압하면 이는 인권문제가 됩니다. 티벳이나 신장 위구르 문제 모두 '정치적 문제'이사 '인권 문제'와도 결부되어 있습니다. 홍콩 민주화 운동 역시 마찬가지구요. 정치적이건 어쨌건 2019년 11월 미국 상원은 홍콩 민주화 운동을 지지하면서 홍콩 인권법을 통과시켰습니다. 이미 미국 정치계는 홍콩 민주화 운동을 '인권' 차원에서 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중국 내 인권에 대한 미국의 이러한 스탠스는 새삼스러울게 없습니다. 1980년 최혜국대우 체결 이후 미국은 중국의 최혜국대우 연장을 매년 갱신하는데, 이를 위한 조건 중 하나로 인권개선사항이 매번 거론되었던 것이 이를 방증합니다.결국 인권을 정치적으로 써먹건 어쨌건 간에 이미 홍콩 민주화 운동은 인권의 영역에도 포함된 것입니다.
덧) 본문에서 다루진 않았지만, 중국 정부가 추진한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은 그 내용상 홍콩 인권을 유린할 소지가 다분합니다. 한마디로 홍콩 지역에 있는 범죄 용의자를 중국 본토로 인도할 수 있게 하는 법안인데, 그 '범죄 용의자'가 누가 될런지는..
4. 르브론은 무엇을 잘못 했나?
제가 생각하기에 르브론은 그냥 홍콩 관련해서 아무 말도 안 하면 됐습니다. 르브론 제임스가 인권투사도 아니고 자국 내 흑인 인권에만 신경썼다면 추앙받았을 겁니다. 하지만 같은 '인권'의 영역인 홍콩 문제에 대해 모리 단장을 비판했다는 것 자체가 문제가 됩니다. 선택적 경향을 너무 강하게 보였으니까요. 침묵이 소극적 방관이라면, 르브론의 발언은 적극적 방관입니다. 타국 문제이므로 우리가 왈가왈부할게 아니다는, 그 자체로 독재정치나 과잉진압을 옹호하는 꼴이 됩니다. 그래서 조슈아 웡을 비롯한 많은 홍콩인들이 르브론의 발언에 분개한 것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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