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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불행한 이유는 사회속에 연민이 사라져가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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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3-06-08 12:32:51

한국에도 연민을 나타내는 단어들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 단어는 '정', '품앗이'라는 단어로 표현되어 왔지요.

 

저는 한국이 불행한 이유를 좀 다른곳에서 찾아보는데요. 서방권, 특히 미국의 자본주의를 배워왔지만, 더 중요한 박애주의(Philantropism)는 배워오지 않은거 같다고 생각합니다. 

 

미국도 하나의 미국이 아닙니다. 50개주가 사회분위기가 다 다르지요.

이 박애주의와 연민이 가득한 주가 있고, 그러지 못한 주가 분명 있습니다.

이것은 봉사와 나눔으로, 그리고 다음세대를 위한 투자로 풀이가 됩니다.

 

미국 평균이 30.8%이지만, 그 미국을 쪼개서 보면 51%가 봉사를 한 주가 있고, 24%가 봉사를 한 주가 있다면, 과연 그 주가 비슷할까요? 2명중 한 명이 돕는 주와 4명 중 한명이 돕는주는 다릅니다.

 

간단한 예를 하나 들어보겠습니다.

도와야 할 사람이 5명인데, 돕는 사람이 5명인 동네는 도우려는 사람1명이 도움이 필요한 사람 1명만 도우면 되지만, 

5명이 도움이 필요한 사회에 1명만 돕는성향을 가진 사람이 있다면, 그 1명이 5번을 도와야 됩니다.

 

1명이 1번 돕는것이랑 1명이 5번 돕는것이랑은 큰 차이죠. 돕는 사람들도 혼자만 돕다보면 지칩니다.

 

2021년에 들어서 한국 봉사 수치는 8.4%까지 떨어졌습니다.

2024년부터 대입에 안들어가니 그나마 봉사를 하던 학생수치가 급감해서지요.

 

저는 51%가 봉사하는 사회와 8.4%가 봉사하는 사회는 그 삶의 난이도와 불평등의 느낌이 다르다. 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우리나라를 대변하던 '정' '품앗이' 정신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이거 수치 반등 못시키면 한국은 살기 더 끔찍하고 개인주의적인 사회가 될것이라 생각합니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입니다. 혼자 사는 동물이 아닙니다. 인간은 주변의 영향을 받습니다. 사회의 영향을 받습니다.

 

8.4%가 봉사하는 사회와 51%가 봉사하는 사회는 명확히 다릅니다.

 

도와주세요 소리칠때 2명중 한명이 남을 위해 시간을 써본 사회와

도와주세요 소리칠 대 12.5명 중 한명 돕는 사회는 다릅니다.

 

그리고 

 

꾸준히 남을 돕는 사람들은 남을 해치지 않습니다. (않을 확률이 높은거죠)

해친다는것은 범위가 아주 넓은데, 살인, 강도, 성범죄, 사기죄, 협박, 공갈 등등 전부다 포함이죠.

 

 

또한 봉사하는 사람들은 기부도 많이 한다는게 통계로도 나와있습니다.

 

부자가 하는 기부가 어떻게 사회에 작용을 하냐면..

 

햄버거가 10불이라고 하면,

시급이 5불이라, 두시간 일해야 햄버거를 하나 사먹을수 있다면,

 

5불을 기부해주는 사람이 있는 사회에는,

5불은 벌고, 5불은 기부 받아서 햄버거를 먹게됩니다. 그러면 1시간 남는 시간으로 공부를 할 수가 있지요. 신분상승을 위한 투자가 가능하단 말이지요.

 

단순한 예시를 든것입니다만,

 

기부문화가 장려되고, 기부하는 사람들을 대우해주는 사회에서는 선순환으로 돈이 돌고, 부자가 기부한 돈으로 기회를 잡아서 성공하면 (내가 잘나서가 아니라, 누군가가 날 도왔기때문에)또 기부를 하고 하는 사회도 분명 있습니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입니다.

한국은 고유의 '정' '품앗이'문화가 사라져가는게 아쉽습니다.

 

2013년, 제가 10년전 한국으로 돌아오자마자 이태원에서 모르는 사람이 맞고 잇는것을 말렸던 적이 있습니다. 그때 외국인한테 일방적으로 맞고 피흘리고 있는 한국인들을 보고서도 구경만 하고 있던 수십명의 한국인들의 얼굴을 전 잊을수가 없네요. 10년전 일인데도 생생합니다. 

그래도 2013년도는 19.9% 봉사하는 사회였는데, 2023년은 8.4%입니다.



*당연히 이 글은 한국인이 불행한 이유라는 글을 읽고 쓰는 글이고, 그리고 글 쓰다보니 또 떠오른 한국인이 불행한 이유중 떠오르는게 미디어입니다.

 

전 인간은 상호작용으로 감정이 만들어진다고 생각합니다.

인간은 읽고, 보고, 듣는것이 감정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생각하는데, 미디어가 지나치게 자극적입니다. 이것도 비율로 보자면, 제가 살던 곳도 물론 살인사건, 흉악범죄, 성범죄 글들이 올라오지만, 그 빈도가 한국 미디어가 훨~씬 높습니다. 그리고 그런 글들 매일 베스트로 올라와있는데, 이게 사람 심리에 엄청난 영향을 준다고도 생각합니다. 몇일전에도 XX일보 베스트 5개 중 4가지가 나쁜, 아니 끔찍한 기사더군요.

 

봉사는 다른 계층의 사람들이 섞이면서 서로를 이해하고 배워보는 유일무이한 시스템이라고도 생각합니다.

아무쪼록 점심 먹으러 가야 해서 이만 줄이는데, 봉사와 나눔(기부). 전 이게 한국을 불행에서 벗어나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하는 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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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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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6-08 12:28:59

공감되는 내용이 많네요.
사회가 흉흉하니 저부터도 사건을 만난 사람을
마주칠 때 부디 내가 이어폰을 끼고 있기를..
이라는 생각을 종종 하는데 스스로도 아 근데
진짜 이게 맞나 사람이 사람인데..싶기도 합니다.

거절 잘 못하고 손 내밀기 좋아하는 사람이었는데
요즘은 일부러라도 남일에 신경꺼야한다를
되뇌이며 살게 됩니다. 다행히도 실생활에서
그런 갈등을 해야 할 경우가 아직은 없었네요.

그래도 아직 세상이 따뜻하긴 합니다.
일이년 전 쯤 같은데, 고속도로를 혼자 걷고 계신
할머니를 보고 제보전화를 했을 때 이미 저말고도
많은 분들이 제보전화를 하셨다는 답을 들었던
경험이 있네요.

2
Updated at 2023-06-08 12:32:10

우리는 확실히 기부문화에 대한 태도나, 경험치가 너무 적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통계로도 드러나는 부분이구요. (유엔에서 발간한 세계자선지수 110위..)

기부경험도 안그래도 낮은데 우하향하는 추세구요.

 

또한 한국은 자원봉사 경험이, 10대 23% (말할 것도 없이 학생부때문에 대충때우는 겁니다)를 제외하고 모든 연령에서 10%를 넘지 않습니다... 30대는 5%구요.

전체 인구비로 보면 92%가 봉사경험이 없는 나라가 우리나라입니다. 심지어, 단순히 경험만 없냐? 75%가 봉사의향도 없다고 말하는 나라구요..

 

누굴탓할게 아니라, 아예 남 돕고 기부하고 하는 개념자체가 이 사회에서 사라져 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개념의 실종이 사회를 팍팍하고 개인주의로 만드는 범인이구요.

 

연예인들, 기업인들 기부하는 거만 봐도 감세목적이니, 얼마를 내니 훈수를 두는 무리가 많죠.

안타까운 부분입니다. 정말 

6
Updated at 2023-06-08 12:35:01

전에는 봉사활동도 다니고 작게나마 기부금도 매월 냈었는데.

결혼하고 은행에 갚을 돈이 생기면서 기부에 대한 생각이 사치스럽게 느껴졌습니다.

저같은 분이 많을 꺼라 봐요..

가정을 이루고..주택을 마련하면서 빚이 생기고.

그러면서 남을 돌아보는 여유조차 사치라고 느껴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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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3-06-08 12:38:38

극단적인 경쟁사회, 최적화된 테크트리에 모든 사람들이 달려들고 그 목표는 오로지 부의 창출... 이러니 삶의 여유를 제대로 누릴 수 있을까요. 우리나라는 다른 많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어딘가 근본적으로 큰 결점이 있고 그것이 현 상황과 출산율 세계 꼴찌라는 결과가 된 것이겠죠.
사랑하는 가족, 젖먹이 아들이 이 사회에서 잘 클 수 있을지. 이 사회가 어울려 살만한 그런 가치를 계속 지켜나갈지 걱정되는 요즘입니다.

1
2023-06-08 12:47:52

 90년대에 대학 입시로 논술문제가 배금주의가 만연한 어쩌고 였죠. 이미 사회적인 경고는 90년대부터 이루어지고 있었습니다. 독립이후 50년정도 지나면서 사회가 안정기에 접어들며 권력층이 공고화되기 시작했고, 국가 건립이후 이제 100년정도 되어가니 전성기를 맞았지만 그만큼 사회불안요인도 누적되고 있다고 봅니다.
위정자들이 국가와 사회에 대한 고민을 한다면 또다시 500년 가는 국가가 되겠지만, 지금은 장기적인 시각에서 국가 발전을 바라보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고 생각됩니다. 결국 단명하는 국가가 될 수도 있어보여요. 

2
2023-06-08 12:48:55

저는 유튜브에 나오는 뉴스들조차 자극적이라 좋아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황사소식이 있으면 그냥 ‘OO원인의 황사발생으로 수치는 이렇게 변하며 피해가 예상되니 주의해야한다’라고 보도해야 하는건데

이걸 영상 내내 영화처럼 긴박한 음악과 분위기를 조성해버려서 자극적인 뉴스로 만들어버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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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3-06-08 12:57:04

아주 정확한 지적이십니다. 

한국은 기본적으로 약자는 돕는 존재가 아닌 것 같은 느낌입니다. 

일년에 100만원씩은 꼬박꼬박 기부를 하고 있는데 사회에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 

1
2023-06-08 12:54:47

정말 공감합니다. 이러한 인식이 사라짐을 넘어 이런 행동 자체를 우습게 보거나 오히려 삐딱하게 바라보는 사회적 인식은 결국 더 큰 문제를 야기할것이라 생각해요

1
2023-06-08 12:55:56

사회의 신뢰가 깨져버렸죠. 요새 봉사와 나눔 얘기하면 사람들이 반응도 안할겁니다.

2
2023-06-08 12:57:37

1365에서 봉사 신청하고 왔습니다 감사합니다

1
2023-06-08 13:06:10

대학 졸업 이후 마주하게 되는 사회가 착한 사람들이 마음껏 착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닌 것 같다는 걸 정말 자주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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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3-06-08 13:12:18

우리나라 사람들이 기부를 많이 하지 않는 이유중에 하나가 기부단체들의 도덕성 문제도 크다고 생각합니다. 한때 기부문화가 커져갈때마다 기부단체들의 비리가 크게 나오곤 했죠.
그런 사건이 생기면, 기부하던 사람도 안하게되고, 원래 안했던 사람은 안한것이 타당한 이유라며, 기부해서 단체만 좋은일 해줄필요 없다고 생각하게 되죠.

지금이 우리나라 최대 전성기같고, 사회지도층의 노블리스 오블리제는 없고, 강자만이 잘사는 사회가 되어가서 앞으로는 빈익빈 부악부만 커지는 계급이 분리된 두개의 나라가 될 것 같습니다.

2023-06-08 14:52:36

기부단체를 직접 찾아가서 봉사활동에 한번만이라도 참여해 보면 금방 알 수 있습니다. 

6
2023-06-08 13:11:57

핑계일수도 있지만 봉사하기 너무 힘든 근로여건도 한몫하는것같습니다. oecd국가중 탑레벨의 근로시간.... 봉사의욕이나 여유를 상당히 반감시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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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6-08 13:15:51

문화 자체가 미국처럼 여유를 갖기 어렵습니다 단순히 개인의 문제라고 하긴 어렵다고 봅니다.

특히 저는 경제적인 차이를 짚자면 한국은 도시화율이 높아서 미국과의 차이가 있다고 생각은 합니다. 미국도 맨해튼 같은 곳 가면 사람들 별로 여유 없죠. 한국은 나라 절반이 도시인 느낌이라서요

1
2023-06-08 13:24:15

박애주의와 정, 품앗이라.. 미처 생각해보지 못 한 부분이네요.

상당히 일리가 있다고 느껴집니다.

1
2023-06-08 13:31:52

맞는 말씀이세요. 봉사점수도 대입에 안 들어간다니...오히려 더 들어가도록 바뀌어야 하는 것 아닌가요?

2023-06-08 13:42:45

말씀하시는 내용에 많이 공감합니다.

또한, 현재 한국 사람들에게 만연한 이기적 개인주의..라고 불러야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정(情)에 대한 관점도 비슷합니다.

다만 사람들의 인식과 성향과는 별도로 국내 법상 타인을 도우려는 목적임에도 불구하고 타인의 일상에 개입되는 상황을 극도로 불합리하게 만드는것 같아요.

(야간 길을 걷다가 인도에 쓰러진 취객(특히 여성)을 발견하면.. 많은 시간을 고민하게 만듭니다! 어떤 방식으로 도움을 줘야 할지..)

 

2
2023-06-08 14:03:23

연민이 사라졌다=불행하다. 원인이 아니라 결과인거 같네요.

1
2023-06-08 14:06:01

봉사 관련 수치가 뚝 떨어지는 

저때가 딱 코로나19 많이 터지기 시작하면서 

사람이 모이는게 금지되는 시점이라 (2020년 이후)

 

이 데이터가 유의미해지려면 

코로나가 완전히 끝난 2023~2024년도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감소한다는 내용이 뒷받침 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봉사관련 데이터가 지속적으로 감소한다는 것에는 동의합니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봉사는 단체에서 많이 하시는데 (보통 자생단체라 하는 단체들이 대다수)

이 분들이 나이를 많이 드셔서 체력이 많이 줄어들었고 

새로 젊은 층에서 유입되는 인구는 거의 없으니깐요..

2023-06-08 15:53:48

좋은 포인트네요. 코로나 영향을 고려하지 않은 통계네요.

2023-06-08 14:17:06

전체적으로 공감하는 내용들입니다. 가끔 생각나는건데 사람들은 개인주의와 이기주의를 착각하는거 같아요. 우리가 필요한건 개인주의이지 이기주의가 아닌데요.
그리고 인터넷 밈이긴 하지만 누칼협,나만 아니면돼, 알빠노 뭐 이런 밈들이 유행하는 것만 봐도 타인의 고통이나 아픔에 점점 무감각해지거나 애써 외면하려고 하는 느낌입니다. 기껏 인터넷 밈에 의미부여하냐시는 분도 계시겠지만 저는 그렇습니다.

2023-06-08 15:55:52

그런데 이른 바 '알빠노?'를 전세계에서 가장 잘 실행하는 나라로 유명한 북유럽 국가들이 항상 행복지수 순위에서는 상위권을 휩씁니다. 행복이란 건 타인의 아픔에 무감각해진다고, 냉소적으로 변한다고 해서 줄어드는 건 아닌 것 같습니다.

WR
2023-06-08 17:31:38

행복 요소는 많은게 있죠. 기본적으로 날씨가 좋은것도 행복지수에 들어갈거고,

거론해주신 북유럽 천연자원과 관광자원이 많은 나라들은 일단 풍족하니 안 풍족한 나라보다는 기본적으로 더 행복할겁니다.

 

제가 말하는것은 한국같은 척박하다면 척박할수도 있는 곳은 더 돕고 돕는 공동체 의식이 전체가 행복할수 있는 길인데, 교육부터가 협동과 공생보다는 과열경쟁속에서 1등, 짓밟고 올라가도 1등해라 라는 형태로 맞춰져있다니보니 나라가 이 지경까지 온게 아닌가 싶네요. 단정조로 말하지 말라고 하는것도 이해는 가나, 제가 보기엔 한국은 정, 품앗이 정신의 실종, 아마도 근간은 교육에서 이런것을 배제하는게 문제겠지요. 라는  확고한 생각이 있습니다.

2
2023-06-08 20:14:49

타인에게 오지랍 안 부리는 건 엄청 좋은 겁니다.
당장 미국만 가도 정말 사람들이 나에 대해 아무 신경도 안 쓰는구나 하는 게 느껴지는데
그게 굉장한 해방감을 줍니다.
우리나라는 오지랍은 오지랍 대로 부리는데
약자는 돕지않고 모른척 하는 거죠.

2023-06-08 20:19:17

 네.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2023-06-08 14:51:05

극한의 경쟁과 효율을 따지는 사회에 그렇다고 자신의 개성을 당당하게 펼치기는 시선도 그렇고 먹고 살기도 어려운 사회라 서로 눈치모고 비교 하니 결국에는 말씀하신 결과가 나오는 것 같습니다.

2023-06-08 14:57:46

전쟁 및 외세의 압제에 시달린다 -> 국민이 하나로 뭉치게 됨. 일제강점기->625->한강의 기적->2002 월드컵

 

평화가 와서 누가 더 잘 사냐 레이스 시작 -> 개인주의 양극화 사회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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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3-06-09 10:19:22

우리 사회에 오랫동안 존재해오던 봉사정신이 현대에 와서 사라진 게 아니라, 우리는 교육과정을 통해 봉사정신이라는 것 자체를 거세 당하면서 성장합니다. 봉사활동보다 가치있는 게 너무나도 많다고 배우며 자라지요. 개인을 꾸짖을 문제가 아닌 겁니다.

더 중요한 문제는, 박애주의가 범국가적인 행복을 담보해주는 것도 아니라는 겁니다. 자선활동, 봉사활동 참여지수에서 상위권에 랭크되는 라오스, 태국, 인니 등은 행복지수에서는 하위권을 맴돕니다.

반대로, 전세계에서 가장 '정'이 부족하기로 명성이 자자하고, 봉사참여지수에서도 낮은 스코어를 기록하는 북유럽 국가들은 행복지수 순위에선 1~4위 독점을 좀처럼 놓치는 법이 없습니다. 뉴질랜드를 제외하면 선행/봉사 참여지수 순위가 행복지수 순위로 연결되는 나라는 찾아보기 힘듭니다. 인간이 느끼는 '행복'이라는 것은 어느 한 팩터에 의해 심히 좌우될 정도로 단순한 것이 아니라는 훌륭한 반례지요. 그러니 '미국은 박애주의 덕에 행복한 나라다'가 아니라, '미국은 이미 행복지수가 높은 나라인데 봉사활동도 많이 하는 나라다'라고 해석하는 게 옳은 것 같습니다.

물론, 아래 리포트에 따르면 자선활동이 개인과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건 한 개인의 행복도에 국한된 정도이지, 한 국가의 행복지수를 유의미하게 좌우할 정도로 중대한 팩터라고 보긴 어렵습니다. Doing good은 개인 레벨에선 Being good으로 연결될 수도 있겠지만, 그것이 반드시 범국가적 Happiness로 연결되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봉사참여빈도와 범죄율의 상관관계 사이에는 고려해야 할 것들이 너무나도 많습니다. 봉사와 기부를 할 수 있는 사람들은 높은 확률로 사회적/금전적 여유가 있는 이들일 거고, 집단의 인컴이 높아질수록 해당 집단의 범죄율이 감소한다는 것은 만국 공통의 진리입니다.

'행복'이라는, 사회과학에서 다루는 주제들 중에서 가장 복잡다단한 주제로 손꼽히는 주제를 이렇게 한 가지 팩터로만 재단해 단정적인 어조로 주장하는 것은 그리 바람직한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아래는 World Happiness에서 매년 발간하는 Doing good과 Being good의 상관관계에 대한 리포트인데, 개인 수준에선 생각해볼 만한 여지를 많이 던져주는 리포트라 추천드려봅니다.)

https://happiness-report.s3.amazonaws.com/2023/WHR+23_Ch4.pdf

2023-06-08 15:50:22

훌륭한 글이네요.

제 자신도 다시 한번 돌아보게 됐습니다.

추천!!

2
2023-06-08 21:42:03

사회적 연민 = 정 = 품앗이 모두 비슷한 개념이라고 봤을 때 가장 포괄적이면서도 정확하게 표현하는 단어는 정이라고 생각하여 정이란 용어로 통일하겠습니다. 

1. 한국사회에서 정의 정서가 소멸했다는 근거로 봉사활동 참여율 감소는 적절하지 않습니다.  

무언가가 사라지려면 사라졌다고 이야기할 땐 그것이 원래 있었음을 전제합니다. 봉사활동에 근거한 한국인의 정이 원래 있었고, 그것이 현재 사라졌다고 주장하기엔 전통적으로 한국은 봉사활동 참여율이 낮았고 사회복지제도에 인색한 국가입니다. 

불특정다수, 내가 모르는 누군가를 돕는 기부나 봉사활동 대신 전통적 대신 한국인의 정을 표상하는 것은 가족공동체 마을공동체 혈연지연학연 등 본인이 속한 폐쇄적 커뮤니티에 근거한 상호보호입니다.

따라서 한국인이 불행해진 이유는 정의 소멸때문이라고 주장하기 위해선 봉사활동 참여율이 아닌 핵가족화, 가족공동체의 파괴, 마을 공동체의 파괴 등을 근거로 제시해야 합니다.

2. 정의 소멸이 불행의 원인인가 결과인가 에 대한 고민이 부족합니다.

여러 댓글이 이미 지적했듯이 봉사활동에 참여할 여건도, 시간도, 여유도 없는 상태라서 불행한거고 봉사활동 참여율은 그저 피상적으로 나타나는 여러가지 결과 중 하나일 수도 있습니다. 결정적 요인은 아닌거죠. 행복해서, 여유있는 삶을 살고 있기에 남을 돕는게 아니라, 남을 돕고 살아온 덕분에 행복할 수 있었다는 점을 대부분의 시간을 한국에서 살아온 많은 문들에게 설득하기엔 본문의 설득력이 부족합니다.

WR
Updated at 2023-06-08 22:40:58

정부가 집계 하는 봉사의 형태가 띄기전에는 품앗이라는 전통정인 개념으로 자리 잡혀있던거라고 생각합니다. 마을 단위에선 품앗이를 하는게 일반적이었다고 하니까요.

전 옆집 아낙네의 고추를 따서 말이는 것을 도와주는 것 또한 큰 범위의 봉사였다고 생각합니다.

마을단위에서 핵가족 사회로 넘어오면서 품앗이 정신은 사라지고, 그걸 대체하는 다른 형태의 남을 돕는 체계가 만들어져야 하는데, 그게 없었다고 생각하죠. 전 저 위에 거론한 수치는 정부가 집계 하기위해 시작한 이래로 처음엔 가입자가 낮았던것도 한몫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말하고자 하는 연민이 섞여있는 자본주의 형태를 겪어보시지 못하셨기에, 제가 말하는 선순환의로 나눔이 있는 공동체에 대한 개념이 이해가 될 수가 없으실겁니다. 인간은 직간접적으러 겪어보기 전에는 알 수 없는 동물이니까요.

봉사와 기부가 필요한 이유는 도움을 받고, 또 필요한 사람들을 돕는 선순환 속에서 사회가 함께 성장하고 올라감에 있습니다.

전 한국이 덜 불행하려면 지금부터라도 전국민이 서로 돕고 도우려는 마음을 가지게끔 교육과 정책이 수반되면 그나마 서로를 이해하고, 혐오는 줄어들고, 부자가 나누니 불평등과 그에서 오는 불만은 줄어든다고 생각합니다.

봉사는 배경이 다른 사람들이 서로 봉사라는 매개체를 통해서 섞여볼 수 있는 시스템이라고 생각합니다. 섞여봐야 서로를 이해하거든요.

근데, 다 떠나서..

충북가즈아님이 정말 장문으로 반박을 위한 반론만 하고 계신데, 생각하는 한국이 불행한 문제는 이유가 뭐고, '솔루션'이 뭔가요?

2023-06-09 11:33:49

답장 늦어진 점 죄송합니아.
아이디와 본문내용으로 추정컨데 말씀하시는 미국식 정에 기반한 커뮤니티를 유타주 근처에도 가본적 없는 제가 경험해보지 못한 것은 자명합니다. 말씀하신 커뮤니티가 그곳의 현실에선 실현 가능했고 참 좋았다는 글쓴이분 주장에는 충분히 납득했습니다. 다만 전 그러한 커뮤니티가 지금 현재의 한국에 참 맞지 않다는 입장입니다.
1. 봉사가 자발적 희생이라면 봉양은 반강제적으로 강요된 희생이죠. 오늘날 정에 근거한 여러가지 공동체의 해체는 그러한 공동체속에서 무수히 이루어진 비자발적 희생에 대한 반발과 반성에서 이해해야 합니다. 다들 90년대 이야기하면서 '아 그땐 아무때나 친구집 놀러가서 같이 밥먹고 오고 좋았다' 이렇게 그리워하곤 합니다. 하지만 그런 낭만이 당연시되던 시기의 기저에는 가사노동과 육아를 혼자 해내야하는 엄마, 생활비와 자산증식을 위해 필요한 소득을 홀로 창출해야하는 아빠, 그리고 그런 정상적 가족구조에서 소외된 여러 소수자들의 무수한 (반쯤은) 비자발적 희생이 있었습니다. 가족커뮤니티를 예시로 들었지만 그 외에도 대부분의 영역에서 반복되어온 방향성은 '더 이상 희생은 없다. 내 가치, 내 노력에 대한 제값을 철저히 받아내겠다' 입니다.
따라서 말씀하신 봉사와 정에 기반한 커뮤니티는 현재의 흐름과 반대되며, 시대의 흐름에 염증을 느낄 시기에 나올법한 주장이지만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제가 정의하는 행복의 기준을 보다 잘 만족시킬 수 있는 사회가 서로 돕는 사회보단 서로 피해 덜주는 사회기도 하고요.

2. 반박을 위한 반박 맞습니다. 저도 해결책은 모르겠습니다.

제가 최근에 공부한 노인의학을 예시로 들겠습니다. 노인의학에서 의사와 환자 간 소통에어려움이 발생하는 지점은 노화의 경로 상 큰 병을 앓아 내원한 노인환자의 기능은 자연스럽게 우하향 감소할 수밖에 없습니다. 기저질환이있는 노인환자가 폐렴으로 입원했다고 칩시다. 원래 걷고 산책이 가능했지만 크게 앓고 퇴원한 후로는 간신히 일어나서 식사정도민 가능하게 됐습니다. 의사는 보다 급격하게 기능이 감소하여 사망하거나 bed ridden이 되지 않았음에 안도하고 본인의 치료가 성공적이었다고 판단한 반면 환자나 보호자는 기존에 수행했던 기능으로 회복되지 않았음에 아쉬워하고 원망할 수 있겠죠.

경제적으로 저성장에 돌입했고, 경제적 성장-안보-민주화 등 거시적 목표를 향해 삶의 여러가지 가치들이 억압되던 시기가 끝나 개개인의 작은 소망이 더 중요시되는 연착륙의 시기입이다. 사회적으로 보면 노화가 이미 진행된 시기에 한국이 도달했다고 생각합니다.

해결책, 솔루션을 통해 불행한 국가를 행복한 국가로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할 시기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고칠 수 없는 병을 무리하게 고치려하면 더 심하게 탈이 나는 법입니다. 보다 적당히 현재 상황을 받아들이고 그 속에서 각자 발휘할 수 있을만큼의 선함, 각자 발휘할 수 있을만큼의 열정을 발휘하는게 최선이라고 생각합니다.

지적하신대로 해결책을 제시할 재주가 없는 제가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할수밖에 없었던 이유 양해 부탁드립니다ㅠ

WR
1
2023-06-09 15:51:33

불행한 국가를 단번에 행복한 국가로 바꿀순 없죠.

 

8.4%가 단번에 50% 봉사수치가 될순 없듯이요.

수치를 반등시킬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된다는게 제 요지입니다. 미래를 위해서요. 

매년 1~2%씩 수치가 올랄 갈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죠. 그건 시스템을 만들수 있는 사람들과 교육자들이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의견이 다를 순 있지만, 나라를 응원하는 마음을 같은거라고 생각합니다. 장문의 댓글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곱씹어서 몇번 읽어보겠습니다.

2023-06-08 22:32:16

말씀하신 것에 대해서 데이터라든가 근거가 부족하다 할지라도, 한국이 자본주의를 보완해야하는 장치들이 부족해 보이는 것은 웬만한 사람들이 느끼는 부분 같습니다. 자본에 소외되는 사람에 대한 부분을 여러가지로 도와줘야 하는 것이 사회이고, 결국 그것은 구성원들이 해야할 몫인데, 분위기상 너무 각자도생으로 가는 것 같아서 아쉽습니다.

그외 별개로 캐나다만 보면 고등학교 졸업시 필수 요건에 봉사활동 시간이 포함되지 않는 주가 퀘벡인데, 성인의 봉사 시간과 비춰보면 퀘벡이 상당히 부족합니다. 예전의 본 뉴스의 링크를 지금은 못찾겠어서 첨부는 할 수 없습니다. 확실히 필수 교육시 포함되면 전반적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경험을 하고 나면 그 이후에도 참여하는데 허들이 낮아지는 것 같습니다.

2023-06-09 02:10:06

좋은 이야기 감사합니다//
너무나 공감 가네요.

공동체 의식이 깨지면서 극단으로 치닫는 경향이 있는듯 합니다.

2023-06-09 10:39:57

시대가 점점
남을 도우면서 느끼는 뿌듯함과 행복감을 느끼는 사회보다는

내가 잘안되면 당하는 무시와 괄시가 더 커지고 있기에 그런 결과가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직업에 대한 인식,
공부를 많이해서 가지기 힘든 직업을 가지면 훌륭한 사람이다 라는 인식과 그로 인한 열등감으로 인해 나 자신이 살기 바쁘기에 주위를 보기가 힘든거죠

나이 어릴수록 빈부격차는 커지고 성공하기는 더 힘들어지고 돈을 벌기도 더 힘들어진 세상이 되었기에 자연스럽게 점점 자신만을 생각하게 되는거 같습니다

제 생각엔 삶이 여유가 생긴다면 남을 돕는 마음은 자연스럽게 생길거같습니다 물론 아닌분들도 많겠지만 저 마저도 항상 어릴때 봉사동아리를 활동하면서 남을 돕는거에 작은 행복감을 느꼈지만 지금은 여유가 없으니 그 적은 시간조차 내기가 힘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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