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영어권 국제학교 다니신 분들께 질문

아 길게 썼는데 날라갔네요...
동네 사람들 영어 한마디도 못하고 집밖에 나가면 알파벳이 아예 없는 제3세계 국가에서 3년 살다왔습니다. 초등학교때가서 중1때 왔어요
말트이는데 1년 조금 안걸렸고 2년차부터는 집에서도 형이랑 영어로 대화했습니다. 한국와서 영어학원 다닌적은 없는데 5년지나서 고3쯤되니 많이 까먹긴 했습니다. 그래도 2등급 나온적은 없구요. 아무리 한국식 영어다 해도 그정도 살다오면 그냥 다 맞춥니다. 왜 이게 답이냐고 물어보면 힐말은 없는데 그냥 알아요
2년정도 살면 좀 애매한거같고 3년은 살야야 그래도 배웠던걸 고등학생까진 써먹는것같네요. 지금의 전 그냥 발음 조금 더 굴러가고 외국인 대화에 거부감이 없는 수준이지만..
근데 위에 분이 얘기하신것처럼 정말 아이따라 달라서 저보다 1년 먼저온 친구가 저보다 영어 훨씬 못했습니다. 의지가 조금이라도 있어야겠죠

1.네덜란드에서 10살~14살까지 외국인학교 다녔습니다. abcd도 모르고 갔다가 2년간은 외계어로 들렸는데 계속 영어로 수업하다보니 어느날 영어가 들리게 되었습니다. 물론 네덜란드어는 배워도 하나도 모르겠구요...영어를 배우는 만큼 한국어 글쓰기를 까먹어서 맞춤법 시험보면 다틀렸구요...
영어가 늘긴했는데 역시 모국어만큼은 못하고 한국어는 까먹어서 이도저도 아닌 상태가 되었다가 나이가 먹을수록 둘 다 늘어가더군요. 그래도 하루종일 영어로 생활하니 영어도 잘하게되고 네덜란드어는 단어조합으로 무슨말인지는 대충 알아듣게 되더라구요. 어렸을때라 그런지 금방 늘어요...유럽이면 그나라 언어도 배우고 영어도 배우고 좋은거 같아요. 어짜피 학교끝나고 집에오면 부모님이랑 한국말써서 네덜란드 이웃만날일 빼고는 학교친구들만 만나니 뭐 크게 상관없었구요.. 제가 뭐 따로 열심히 공부한것도 아니고 그냥 맨날 친구들이랑 놀고 맨날 티비보고 영화보고 그랬는데도 말이죠...그냥 학교수업만 따라가도 충분한 듯합니다.

2. 중2때 한국와서 영어시험보면 95점은 매번 넘었으나 문법공부를 안했기때문에 한두문제 정도는 틀렸구요..수능이나 모의고사정도는 따로 공부 안해도 항상 한두개빼곤 다 맞았습니다. 제대로된 문법 공부는 대학교가서 했구요 뭐 토익봐도 항상 900점은 넘었기때문에 따로 공부할필욘없었으나 한국와서 공부를 안하고 외국인친구를 만날일이 없다보니 영어를 하나도 안쓰다보니 억양이 점점 한국어 억양으로 바뀝니다. 인토네이션이 없어지고 영어도 많이 까먹구요...이제는 그냥 일상 대화정도는 되는데 영어 논문쓰고 고차원적인 영어구사는 못하구요...아예 일상생활에서 영어쓸일이 없네요..

더 길게쓰고 싶은데 마무리할게요 결론은 외국에서 2년이상 다녀야 효과가 있습니다. 고급영어를 구사하려면 고등학교까지 외국에서 다녀야할듯하구요. 한국에서 정시 치르려면 요새 영어시험이 상향평준화되서 어려워지긴 했지만 독해는 그냥 언어능력이기 때문에 외국에서 학교다녔으면 자연스럽게 잘합니다. 단지 출제자의 의도파악이나 기술은 한국와서 해도 충분하고 문법공부도 한국와서 해도 충분하다고 생각됩니다.

일본에서 중1부터 고3까지 6년을 다녔더니, 영어와 일본어가 원어민 수준이 되었습니다~! (일본어도 학교에서 일주일에 두번 수업을 들었습니다) 초등학교 1학년부터 다녔던 제동생은 더 잘하구요~ 일단 학교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고 친구들과도 영어로 대화하니, 영어는 쭉쭉 늘더군요~ 문법/단어도 국제학교라고해서 아예 안배우는건 아니고 중3정도 부터는 영어수업 (우리나라로 치면 국어) 시간에 단어도 외우게하고 그랬어서, 전혀 괜찮으실것 같습니다~ 단 위에분들 말처럼 기본 3년정도는 있어야 될것 같아요

저는 국제학교를 다니지 않았지만 2-7세까지 미국에서 살다가 1학년도 한학기 정도 다녔고, 나머지 초중고는 한국에서 나오다가 고등학생때 1년정도 미국에 나가있었습니다. 이후 대학교를 미국에서 나왔고, 최근까지 한국에서 대학원 다녔습니다.

초등학생때는 영어공부를 전혀 하지 않아도 되었고, 중학교때부터는 학원도 종종 나갔었는데 오히려 한국식 영어 공부에 적응을 못하기는 했습니다. 초등학생 수준 영어라서 그런거겠죠? 제 생각에 이 시기에 학원을 다니기보다 차라리 재미있는 영어 책이나 TV쇼에 많이 노출되었다면 좋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다만 점수는 80점 정도 수준을 유지했었습니다. 문법을 잘 모르더라도 기본적으로 한국어 읽는 것처럼 어느정도 영어를 읽었기 때문에 디테일하게 문법을 모르더라도 어느정도 영어 점수는 유지했었습니다. 다만 더 높은 수준으로는 못 가더라구요.

이후 고등학교를 미국에서 다녀오니까 이때부터는 딱히 한국식 영어 공부를 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토플도 그때 100점은 거뜬히 넘긴거 같고 모의고사도 보면 별 준비 없이 1,2등급 가볍게 나왔습니다. 

다만 위에 분들이 남겨주신 것처럼 사람마다 개인차가 좀 있습니다.

제 생각에 다양한 언어를 배우는 환경에 있게 되면 초기에는 언어를 구사하는 능력이 조금 떨어지는 것처럼 보입니다. 다만 시간이 지날수록 여러 언어에 대한 노출이 많아지게 되면 그 모든 언어를 높은 수준에서 구사할 수 있게 됩니다. 

이건 좀 다른 얘기긴 하지만 어느 정도 수준을 지나면 '영어 능력'이나 '한국어 능력'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순수한 문해력과 문맥을 읽는 능력, 논리력과 사고력이 오히려 언어구사력을 증진시키는 데 큰 도움을 줍니다. 언어 공부는 조기교육이 중요하긴 하지만 한편으로 순수한 문해력, 논리력, 사고력을 기를 수 있도록 노력하시는 것이 장기적으로 아이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