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와 학폭에 관한 글을 보고
그 글을 보고 어느정도의 공감과 반감이 동시에 생겨서 바로 댓글을 남길까 하다가 조금 생각을 정리해서 오늘 끄적여봅니다
저희 어머니도 고등학교에서 꽤 오랜 기간 교사로 재직하셨는데요
당시 소문이 좋지않았던 실업계이다보니 아이들의 일탈과 반항이 상상을 초월했고 어느순간부터 우울증과 불면증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셨어요 저희 가족은 보기안쓰러워 그냥 퇴직하자고 하나같이 입을모아 말했지만 20년은 채우겠다며 끝까지 버티셨죠
지금도 어머니는 언론이나 티비에서 학폭관련 뉴스가 나오면 분통을 터트립니다
어제 어떤 분이 적으신 글처럼 막상 학폭이 터져도 학교내에서 감추기 바쁘고 교사가 앞장서서 문제삼기에도 여러가지 요인들로 인해 어려움이 많다는 얘기도 종종 들었습니다.
공감합니다 그 글에서 적으신 아내분의 고통에는 공감은 하지만 스스로 방임자, 방관자가 되어야 한다는 부분에서 저는 화가 났습니다.
물론 교사인 당사자가 아닌 옆에서 그 고통을 지켜봤던 사람의 마음이기에 심정적으로는 저도 백프로 이해하지만 만약 교육의 현장에 있는 당사자가 그런 마음을 먹거나 지금의 학교의 현실에 분개하면서 방관자가 되겠다고 선언하고 선동하는 글을 적었다면 정말 화가 많이 났을 것 같습니다.
교사도 월급받는 그냥 직장인이라구요? 전 아니라고 보네요
적어도 교사나 경찰, 의사처럼 타인의 생명이나 인생에 영향을 주는 직업을 가진 사람은 단순히 이윤을 위한 집단인 일반회사원과 같이 취급되어서는 안됩니다.
실상은 단순히 안정적임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지원하는 직업이 됐다한들 그 가치와 직업의 의의는 바뀌지 않습니다. 설령 본인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더라도 다들 그렇지 않냐고 선동하는건 학폭 방관자들의 주장과 다르지 않습니다. 방관자가 악인이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최소한 나서서 정당성과 합당함을 내세워서 설득하는 글은 쓰지 말아야 합니다.
저희 어머니가 수십년간 고통받은 정신적, 육체적 고통을 얻고서라도 바꾸고자 했던 노력들이 절대 헛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이 생각에 더 확신을 가진 사건이 최근에 있었는데요
얼마전에 우연히 마트에서 장을 보시던 어머니가 과거에 그렇게 사고를 치고다니던 옛 제자를 마주하게 되었는데요
아이를 엎고있던 그 분이 어머니 손을 잡고 오랜 시간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고서는 그동안 어떻게 살았는지 오랜 시간을 얘기했다고 하더라구요 남편의 폭력에 얼룩졌던 지옥같은 결혼생활이 끝나고 홀로 아이를 힘들게 키우고 있는 현재까지 말이죠
그리고서는 현금인출기에 가서 본인 통장에 있는 돈 50만원을 인출하더니 손에 쥐어주고 꼭 받아달라고, 내가 그렇게 사고치고 다니던 시절 모두가 나를 포기하고 방관하고 애정을 주지않았을 때 유일하게 나에게 진심어린 충고와 애정을 줬다고 시간이 많이 지나고 깨달았고 그게 아직도 생생하고 지금까지도 살아가는 힘이 된다며 말이죠 그 얘기를 듣는 저도 울컥하더라구요
그때 저는 느꼈습니다. 교육이라는 것이 당장 그 순간으로 끝이나는게 아니라는 걸 말이죠
당장은 아무런 의미가 없게 느껴지고 나만 고통스럽다고 방임,방관하는게 최선이라고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진심어린 애정이 담긴 교육은 그 사람의 인생에 있어서 어느지점에 이르고서야 발현될 때도 있는 것을 말이죠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적어도 선생님이라는 직업을 택했다면 누군가의 인생에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생각을 항상 하고 백명 중 한사람이라도 그렇게 만들 수 있다는, 아니 만들겠다는 의지가 있어야 합니다.
현실적으로 그게 힘들다고해서 방관자가 되어야한다고 말해야 할게 아니라, 진정 스승의 마음을 가진 교사들이 더 많아지고 변화에 더 노력을 하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바뀌어야 할 문제라며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는 말들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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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