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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이 문을 두드리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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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3-01-31 12:34:01

아침에 갑작스럽게 불안 증상이 찾아왔습니다.
특별한 계기나 이유가 없어도 마음에 깔린 불안은
불쑥불쑥 일어나서 아우성치곤 합니다.

이제는 가슴이 꺼지는 느낌 뿐 아니라
명치께가 실제로 찌르는 듯 아픕니다.
이렇게까지 심한 것은 어쩌면 아침에
급히 나오느라 밥을 못 먹은 영향도 있을까요.

일종의 두려움입니다.
살면서 난제를 만나거나, 혹은 그냥 있다가도
실패하고 도태되는 내 모습이 머리속에서
떠나지를 않습니다. 생산성 없는 두려움이죠.
주말에는 지인의 조사를 맞아 간만에 사람들을
만나면 적절하게 행동하지 못할 것이 두려워
온종일 아무 것도 못 하고 누워만 있기도 했습니다.
정작 가서는 괜찮았지요.

이럴 때는 빠져나오고자 기를 쓰면 쓸수록
더 끌려 들어가는 것 같습니다. 그냥 받아들이고
안 괜찮겠지. 그래도 지나갈거야. 최선을 다하자.
라고 스스로를 다독이고 있노라니 어느새 불안이
줄어들었습니다. 글을 쓰고 있는 지금은 거의
평소 레벨로 돌아온 느낌이네요.

불안이 문을 두드리면, 쫓아내려 애쓰기 보다는
문을 열어 맞이하고 차라도 한 잔 내주면서
대접하는 게 나은 방법인가? 라는 생각도 듭니다.

지난 번 스스로의 문제점을 알게 되고 나서
불안이 많이 감소했었습니다. 이제는 약을
안 먹어도 되려나? 하고 생각했었는데
안일한 생각이었네요. 치료는 멀리 봐야 겠습니다.
상태는 좋았다 나빴다 하는 건가 봅니다.

그래도 괜찮은 오후가 될 것 같습니다.
다시 예전처럼 튼튼해지는 날을 고대하며
주먹을 살짝 쥐어봅니다.
모든 분들의 평안한 하루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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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
2023-01-31 13:22:38

치료, 재활 등은 전문가가 그만해도 괜찮다고 할 때까지 해야하는거 같습니다.

Polken님 같이 마음의(?) 병은 아니고 허리질환이지만, 이제 괜찮은거 같은데 하고 신경 쓰지 않고 있다보면 다시 통증이 찾아오더라구요.


평안한 하루하루 되시고 건강하고 빛나는 날들이 찾아올거라 믿습니다!

WR
2023-01-31 13:29:46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병원 등에 갈 때마다 느끼는게
역시 전문가 분들은 괜히 전문가가 아니더라구요.
허형님도 늘 건강하고 좋은 날 되세요.

2023-01-31 20:25:02

요 며칠 저두 느끼고 있는 통증이네요 방심은 금물이죠

1
Updated at 2023-01-31 13:38:06

공황증상 심할 때 이시형 박사님 영상에서였는지 아침식사도 영향이 있다고 해서 지금은 무조건 간단히라도 아침식사 꼭 하는데 전 많이 좋아졌습니다.
그리고 불안증상 왔을 때 과일 머리에 떠올리며 생각전환하고 가장 효과를 본건 역시나 명상과 빠른 걷기이에요. 급할 땐 점진적 근육이완으로 풀고 시간날 때마다 빠르게 걷고 자기전에 항상 명상해요.

좋은 생각 많이하시고 감사 표현 많이 하시고 꼭 극복하세요. 화이팅.

WR
2023-01-31 13:42:49

좋은 팁들과 격려 감사합니다.
말씀해주신 부분들 꼭 해보겠습니다.
아침식사도 거르지 말아야겠네요.
맑은하루님도 건강하시고 평안하시길 바랍니다.

1
2023-01-31 13:48:08

제가 한참 심할때가 생각나네요
안겪어본 사람은 이해를 못하지만 정말 별거아닌일, 지나보고 나서 별거아닌게 아니라 객관적으로 누가 봐도 별일없이 지나갈 일에도 무섭고 이 세상이 내가 살아남기에 너무 험난하게 느껴졌었어요.
이렇게 얘기하시는 마음도 너무 이해되고 주변 사람들과 힘내서 잘 이겨내시길 응원하겠습니다

WR
2023-01-31 14:25:24

세상이 내가 살아남기에 너무 험난하다..맞습니다.
더 이상은 주위에 제 이야기를 하지 않는데,
겪어본 사람만이 알 수 있는 영역이라고 생각했기 때문 입니다. 이게 또 이랬다 괜찮았다 합니다.
응원 감사합니다.
ABCboy 님도 늘 건강하시고 평안하세요.

1
2023-01-31 13:52:04

https://youtu.be/q9iozQDEO_U
제가 좋아하는 일본 밴드의 노래중에 비슷한 가사의 노래가 있어요
해당 밴드의 보컬은 과거에 ADHD와 공개되지 않은 정신질환으로 폐쇄병동에 입원했던 적도 있는데, 이 노래에서 그런 정신질환의 후유증, 우울등을 Mr. Heartache라고 부르며 넌 언제나 내 옆에 있었다고 친구대하듯이 하는 가사가 인상적이어서 좋아합니다

WR
2023-01-31 14:27:00

노래가 너무 좋네요. 감사합니다.
이젠 정말 친구처럼 느껴질 때도 많습니다.
너무 밀어내려고만 하지 말고 받아들이는
연습도 해보려고 합니다.
건강하시고 좋은 날 되세요.

2023-02-01 17:34:00

와..제가 너무 좋아하는 그룹을 매니아에서 볼줄이야...이그룹노래들 진짜너무좋져...

 

1
2023-01-31 18:42:03

Polken님, 마음 속 고통과 불안이 육체화가 되었다는 건 그만큼 Polken님의 마음 속 짐이 무겁다는 방증이겠지요. 긴 시간동안 잘 견뎌내셨고 버티셨어요. 기운내시고 맛있는 것도 많이 드시고요! 오늘 하루 수고 많으셨습니다. 행복한 저녁 되시길요!

WR
2023-01-31 19:52:24

감사합니다. 가슴이 따뜻해지네요.
힘내서 살아보겠습니다.
레너드님도 늘 행복한 날 되세요.

1
2023-01-31 20:21:30

 책을 읽는데 우울증일 때 약의 도움을 받는 것은 치료를 하는데 있어서 좋은 방법이라고 하더라구요.

저는 혼자서 이겨내야 한다는 생각에 약은 잘 생각못했는데 많이 후회가 됐어요.

약의 도움을 받는 것에 대해서 너무 부담을 안가지셔도 좋을 것 같아요.

 

전에 댓글에 언급해드렸는지 모르겠는데 '우울할 땐 뇌과학'이라는 책이 있는데요.

한창 회복기에 저는 이 책을 읽었는데 우울함에 대한 위로의 내용보다

우울증에 걸린 뇌에 대해서 정말 객관적으로 설명을 해주는 책이더라구요.

내가 가진 병이 나에게 어떻게 작용하는 지 투명하게 알게되니까 

아 이 녀석이 나한테 요런 짓을 하고 있었구나 라는 생각이 들면서 조금 더 잘 싸울 수 있었던 거 같아요.

한번 읽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WR
2023-01-31 20:29:01

좋은 말씀, 책 추천 감사합니다.
약을 먹으면 확실히 도움이 되긴 하더라구요.
권해주신 책 꼭 읽어보고 저도 힘내보겠습니다.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1
2023-02-01 00:08:56

어쩌면 슬픈 글인데 왜 읽으면서 제 마음이 무겁거나 어두워지지 않고 오히려 편안할까요
어쩌면 조금 따듯해진것같기까지(?) 하네요
자기 자신의 감정을 잘 들여다본다는게 뭔가 차분하고 솔직한 시간을 보낼 줄 아는 사람같아서 좋은 거 같아요
편안함에 이르시기를
그리고 글도 계속 쓰시기를 바랍니다 ㅎ

WR
2023-02-01 08:24:41

감사합니다.
글로 표현하면서 마음이 좀 더 안정되기도 합니다.
문장으로 만들었을 때에야 아 이랬구나 하고
깨닫는 부분들도 있네요.
몰래님도 늘 편안하시고 행복하세요.

24-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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