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NBA-Talk
Xp
자동
Free-Talk

사람 사는게 참 덧없단 생각이 듭니다

 
64
  3616
Updated at 2020-10-30 02:20:55


친누나와 제 보험 계약건들을
관리해 주시던 FC분이 있었습니다
누나에게는 대학교 먼 선배인 분이고
꽤 오랫동안 보험업계에 몸담았던,
그리고 평생 이 일을 할거라고 웃으며
이야기하던 분으로 기억합니다

저도 계약 당시에 보험소개를 위해서
뵜었었고 불과 8월까지도 후유장해진단 건으로
몇 번 통화를 했었는데 이번 달에 전화를
하니 받지를 않으시더군요 몇 일 지나서도
연결이 되지 않아 좀 의아하단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업무 중이라 연락을 못받으면
확인하고 꼭 다시 연락을 주시던 분이었거든요
휴가를 가셨거나 어디가 아프신가 하고
그냥 그렇게 잊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몇 분 전 누나에게
전화가 왔네요 그 분이 스스로
먼 곳으로 갔다면서요 본인도 건너 건너
알게 된 인연이지만 너무 황망하고
눈물이 난다고 말이에요

저도 전화를 끊고 일순간 멍해졌습니다
불과 얼마 전까지도 밝은 목소리로 통화를
했었고, 계약 때문에 처음 뵜을 때에도
굉장히 밝고 에너지 넘치는 분으로 느껴졌거든요


사실 전 잘 알지 못하는 분이지만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얼마나 삶이 힘들었으면 그랬을까
얼마나 많은 날들을 고민하고 또 고민했을까
그 헤아릴 수 없는 두려움과 고독을 말이죠

그런 생각이 들고 나니
가까이에 있던 인연이 아님에도
마음이 아려오는 기분입니다
착잡해 지기도 하구요



30대의 끝자락을 향해 가는
요즘 인생이 참 덧없다는 생각을
종종 하게 됩니다 무엇을 위해서
이렇게 아둥바둥 하면서 사는지 그렇다고 뭐
대단한 부귀영화를 누릴 것도 아닌데 말이에요


거리를 걷는 사람들은 행복해 보입니다
아니 어쩌면 행복한 척, 괜찮은 척
살아가고 있는 거겠죠 저마다의 고민과
아픔을 숨긴 채로 말이에요


하지만 우리네 인생은 참 짧습니다
그 짧은 인생, 아픔과 고통이 있다면
혼자 짊어진 채 심연으로 걸어들어가기 보다
그 짐을 나누며 살아갔으면 좋겠습니다
설령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 해도
때로는 그냥 입 밖으로 꺼내놓는 것 만으로도
마음의 짐이 조금은 덜어질 수 있으니까요


그분이 이제는
안식에 이르렀기를 바래봅니다.












12
Comments
1
2020-10-29 21:45:02

그곳에선 평안하시길....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1
2020-10-29 21:51:49

 올해 알고 지내던 사람들이 어찌나 많이 떠나가는지... 남일같지가 않네요..

1
2020-10-29 22:00:18

고인의명복을빕니다.

5
2020-10-29 22:19:16

써주신 글을 읽으면서 겉으로는 밝고 건강해보이는 분들도 

뒤에서는 우리가 모르는 고충과 스트레스를 안고 살아갈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새삼 하게됩니다

 

여담이지만 주변에서 행복하게 사는 방법 같은 강의를 하시는 행복 전도사 같은 분들도 

우울증 치료를 받거나 극단적인 선택을 하시는 경우들도 종종 봐와서 

더더욱 보여지는 면만 가지고 그 사람은 괜찮을거야 그 사람만큼은 그런 선택을 할리 없어 

이런식으로 생각하지 않으려고 하게 되었습니다 

 

저같은 경우는 말씀해주신것과 상황은 조금 다르지만 

정말 절친했던 친우와 지인이 급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일들이 있었습니다 

그들 모두 불과 세상을 떠나기 전날까지도 저와 연락을 하거나 

만나서 시간을 보냈던 막역한 친구들이었습니다 

 

그때 제가 받았던 충격과 상실감은 정말 컸었고 

갑자기 아둥바둥 사는게 참 덧없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특히나 서로가 먹고 살기 바쁘다는 핑계와 자리가 잡히고 여력이 생기면이란 변명만 하면서  

나중에 같이 즐기면서 놀고 먹을 계획만 빼곡하게 세워놨던것이 너무도 후회스러웠습니다  

특히 떠난 친구들 .....그렇게 열심히 치열하게 살았었는데......... 그렇게 갑자기 가버린 

그들과 그들 주변에 남은건 남겨진 사람들의 슬픔 뿐이었습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정말 인생관을 바꿀 정도의 큰 사건들이었기때문에 

한동안 일도 손에 잡히지 않고 방황의 시간을 보내다가 간신히 마음을 정리하고 

일상으로 돌아올수 있었습니다 

 

그 이후 그동안 줄곧 입버릇처럼 내세우던 자리가 잡히면, 여력이 생기면, 좀 더 잘되서, 

나중에 시간이 나면, 주변 사람들에게 잘해야겠다 라는 생각은 이제 완전히 바뀌어서

부족하지만 주변 사람들이 곁에 있는 지금 내가 할수 있는 최대한의 여력하에서 잘해보자

라는 인생관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물론 그렇게 생각한다고 바로 실천이 잘 되는것은 아니었습니다 

여전히 저는 바쁘다는 핑계를 대기 일쑤고 시간이 나면 보자는 말을 심심치 않게 하고 있지만

그래도 예전처럼 말만 늘어놓기보다는 한번이라도 더 만나서 얼굴 보고 

짧게나마라도 이야기를 나누고 시간을 보내려고 최대한 노력은 하고 있습니다       

 

사는게 허무하다라는 생각은 어떤 계기로든 살아가면서 어렵지 않게 느낄수 있는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막연하게 내려놓고 살기도 힘든것 같습니다 

살아있는 저는 어떻게든 살기 위해 또 노력하고 달려가야 했고 

 

그렇게 열심히 보낸 하루를 정리하고 잠이 들 무렵 

잠자리에서 또 다시 나는 도대체 무엇을 위해 이렇게까지 하고 있는거지? 

라는 생각이 들면서 허무함을 안고 잠을 청할때도 많았지만 

결국 다음 날 아침이 밝으면 허둥지둥 하루를 준비하고 달려나가는 스스로를 보게 됩니다  

 

이야기가 옆으로 많이 비껴간것 같은데 

아무튼 말씀해주신것처럼 누구든 남모를 아픔과 슬픔이 있다면, 

그런데 주변에 그 아픔을 나눌수 있을만한 누군가가 곁에 있다면

그들에게 가질 부끄러움과 미안함을 감내하고 나눌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이후 그들이 아플때 그들의 아픔을 내가 나누어 가질수 있다면 

그것만큼 서로에게 의지가 되는 일이 있을까 싶습니다 

 

끝으로 고인이 되신 분의 명복을 진심으로 빌겠습니다 

좋은곳에서 편히 쉬실수 있으시기를.....  

WR
1
2020-10-30 20:20:54

정성스런 댓글 감사합니다
말씀해주신 것처럼 나중에, 시간되면
여유가 되면 이런 핑계로 하지 못하고 미뤄둔
일들이 참 많은 것 같아요 만렙사랑님처럼
미뤄두지 않고 오늘을 살아가는 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2
2020-10-29 22:45:50

글을 정말 잘 쓰시는 것 같습니다. 훌륭한 글 감사드리며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2
2020-10-30 00:37:34

나이가 들면 점점 이렇게 저렇게 떠나는 분들이 주변에 계십니다. 특히 스스로 가신 분들은 정말 얼마나 마음이 힘들었을까 생각하게 되죠. 예전에 부모님끼리도 알고 저도 그 댁 장남이 저보다 몇살 형님이고 좋은 분이셔서 알고 지내던 집이 있었는데 그 집 동생분의 상에 간 적이 있습니다. 십수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그 때만큼 쓸쓸한 상가를 간 적이 없었고 앞으로 다시 있을까 생각이 듭니다. 그 때 느꼈던 생경하고 슬픈 기분이 아직도 느껴지는 듯 합니다. 모르는 분이지만 저도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WR
2020-10-30 20:22:54

떠나간 이들의 빈자리는 어떤 방식으로도
채워지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냥 그저
한 곳에 묻어두고 사는거겠죠?
댓글 감사합니다 halath님

3
2020-10-30 01:24:20

예전에는 이런글은 나와는 다른 세계의 별세계 이야기로 느껴졌습니다. 당장 내주위에 죽음이란걸 생각해보지도 않았고 막연하게 아직은 내가 아는사람들은 사라지지 않을 것 같다. 사망하더라도 내가 받아드릴 수있을때 그런 준비가 되어있을때 그때 찾아올거같다. 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더군요. 그리고 죽을 용기면 그힘으로 살아야지 바보같이. 철없던 그래도 삶의 의지가 죽음보다 크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세상엔 저의 단순한 논리론 작동하지 않았습니다. 감당할수 없는 일이 벌어지는 사람이 삶에 대한 의지보다 포기하는 힘이 더 강한 경우가 있습니다. 그리고 주변분들도 그사람의 아픔을 모르는 일도 태반입니다. 기술발전으로 손가락으로 안부를 물어볼순있지만 입술이 아니고서는 상태를 알수는없고 얼굴이 아니면 마음까진 모를것같습니다.

1
2020-10-30 02:42:19

저는 최근 디젤집시님 돌아가신게 한동안 충격이었습니다.

1
2020-10-30 09:36:58

스스로 목숨을 끊는 지인 소식을 접하고 장례식장 다녀오니까 정말 인생 덧없다는 생각이 많이 들더군요. 아직도 종종 생각나고 보고싶고 안타깝습니다.

WR
2020-10-30 20:26:25

떠나간 이는 안식을 얻겠지만
이땅에 남겨진 이들의 짐이 큰 것 같습니다
그래도 잘 살아가기를 또 버텨내기를
응원해야겠지요

21:30
 
685
글쓰기
검색 대상
띄어쓰기 시 조건








SERVER HEALTH CHECK: 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