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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이 말씀해 준 ‘넌 잘하고 있어’라는 한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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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31 22:50:55

오랜만에 집에서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고 있네요 어제 오랜만에 결혼식에 다녀왔습니다. 예전에 함께 유학을 꿈꾸던 친구인데 한국에서 자리 잘 잡고 예쁜 신부도 맞이하고 참 행복한 미소를 띠고 있는데 보고 있기만 해도 덩달아 행복해 지더군요

 

부러워서인지 저녁에 왠지 모르게 술이 엄청 떙기더군요. 부랴부랴 같이 시간 좀 내줄 사람 찾아서 밤 9시 다되어 만나기로 약속했습니다. 그런데 지인을 만나기 전 갑자기 어머니께서 전화를 하시더군요 잘 있냐부터 해서 일상적인 안부 전화였습니다.

 

그런데 어머니 한마디가 제 마음을 울리더군요 제가 최근에 이직을 했습니다. 꽤 괜찮은 회사에 일도 제가 하고 싶던 일을, 운이 좋았죠 어머니는 그런 제가 좀 자랑스러우셨는지 저에게 넌 잘하고 있어 너가 자랑스럽다 앞으로 그렇게 계속하면 돼라고 말씀하시더군요

 

처음이었습니다. 잘하고 있다고 말을 듣는게. 지금까지 한번도 자랑스러운 아들이라고 생각해본적 없었거든요. 항상 부족하고 민폐만 되는 자식이라 생각했습니다. 가뜩이나 저는 혼자라 저 대신 부모님의 자랑이 되어줄 형제자매도 없구. 그래서 많이 부담스러운 것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머니가 말씀해주신 잘하고 있다는 한마디, 그게 왜 그렇게 기분이 이상해지는지 전화 마치고 한 5분은 구석에서 펑펑 운거 같네요 그림자에 숨어 소리 죽이고 펑펑 울었습니다.

 

누구에게나 할 수 있는 칭찬일 겁니다. 잘한다. 잘하고 있다. 그런데 정말 그 한마디가 필요한 사람에게, 그리고 소중한 사람이 해준다면 정말 큰 떨림을 전해줄 겁니다. 저도 주변 이들에게 좀 더 칭찬을 전하는 사람이 되어야겠습니다.

 

오늘 밤도 누군가에게 잘했어 잘하고 있어라고 듣고 싶은 밤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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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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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31 23:10:47

정말 잘하고 계십니다. 우리 모두 잘하고 있습니다. 쓸데없이 진지빨아서 죄송하지만... 돌이켜보면 어린시절이나 초등시절 정도까진 빼고 참 우리 모두가 칭찬에 목말라 있는 것 같아요. 늘 경쟁과 누군가의 기대를 충족 시켜야 해서 그럴까요?. 그래서 요즘 시대는 모르겠지만 제 또래나 그 위의 시대는 칭찬을 받아들이는 것도 어색해 보이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마지막 두번째 문단에 깊이 공감하고 갑니다.

3
2020-05-31 23:42:27

칭찬이란걸 받아본 적이 언제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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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0-05-31 23:55:24

점점 각박해지고 힘들고 지치고 외로워지면서
저런 별거아닌 칭찬 한마디가
엄청 감정적으로 다가오는 사회가 되어가는 것 같습니다.

2
2020-06-01 09:09:46

전 가끔 드는 생각이 살아가는 환경에 인간이 적응하며 표현 방법만 달라졌을뿐이지 마음속 깊은곳엔 여전히 "아빠 엄마 안아줘" 라고 하며 관심과 사랑이 필요했던 갓난아기가 가졌던 그 마음을 평생 품고 산다고 생각합니다. 사회가 그러지 말라고 하고 강해져야한다, 울지말아야한다, 주변시선 등등 으로 인하여 바뀌고 있을뿐이지 정작 모든 인간들은 그 순수함이 가지는 본능이 여전히 마음속에서 충돌하고 있지 않을까요? 전 그래서 언제나 친구들에게 욕을 먹습니다 또 립서비스 시작했다고 그렇지만 전 처음본 사람들을 어떻게 칭찬 해줄까 고민을 많이 하며 삽니다 제가 칭찬을 너무 받고 싶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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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01 10:16:29

 저는 지금 회사 말고...전 회사로 이직할 때, 이직 확정연락받고 아부지께 전화드려서 이러이러해서 이직하게 되었습니다~ 뭔가 한가지 작은 성공 정도 해낸거 같아요 했더니, 잘했다 칭찬해주시더라구요.

이러이러하게 저 잘했습니다! 하고 얘기를 해본 게 꽤 오랜만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누군가에겐 별 거 아닐 수 있지만, 또 누군가에겐 굉장히 큰 일일 수도 있는 게 부모님의 칭찬, 인정 이런거 같아요. 

24-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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