팍스냐 할리버튼이냐. 어쩌면 좀 이른 선택을 해야 할 지도요.
오늘도 뜬금없는, 어쩌면 너무 이른 제목을 들고 와봤는데, 저야 뭐 좀 빠르게 재단하는 스타일이라는 걸 감안하고 읽어주세요.
레이커스에게 신승, 멤피스에게 참패
레이커스 경기는 조금 더 운이 따라주긴 했는데, 현재 세 팀의 상태를 봤을 때 킹스의 성적은 나름 정직했다고 봅니다. 레이커스 경기는 애초에 좀 더 잘했다면 정규 시간에 이길 수 있었을 것 같은데, 연장 가서 질 것 같다가, 끝까지 물고 늘어지고 레이커스가 집중력이 흐트러지면서 이겼다고 보고. 멤피스 경기는... 2쿼터까지만 봤는데, 반즈와 하클리스라는 그나마 킹스에게 있던 (수비 좋은) 윙이 모두 부상으로 결장하면서 페리미터에서 처절하게 털린 경기였습니다.
멤피스 경기가 좀 아프긴 해요. 반즈, 하클리스, 여기에 홈즈까지 팀에서 페리미터 수비 잘하는 셋이 모두 결장해버렸고, 윙 없으니 3가드로 때우는 구간들에서 리바운드 안 털리려고 박스 쪽으로 좀 몰려 수비했는데, 멤피스의 페리미터 공격은 정말 무시무시하더라고요. 3점도 3점이지만, 2점 점퍼들도 진짜 좋았습니다. 여기에 힐드를 비롯한 3점 공격들이 안 터지니...
근데 또 반즈나 하클리스가 있었어도 이렇게 털렸을까. 하면 그 정도는 아니었을 것 같거든요. 그러니 이 얘기는 여기쯤 하고요...
팍스냐 할리버튼이냐.를 왜 고민해야 하나
레이커스 경기에서 팍스가 안 좋은 결정들이 있긴 했지만, 어쨌거나 최근 팍스에게 기대하는 바로 그 모습. 점퍼 위주로 미드 게임을 간결히 풀어가면서 승리를 이끌어 냈습니다. 아마 앞으로도 팍스가 가야할 길은 그럴 거예요. 아이솔로 온볼 공격 가면서 점퍼 또는 돌파로 평타를 치다가, 상대 견제가 들어오면 여기에서 파생되는 공격으로 가겠죠.
굉장히 흥미로웠던 건. '홈즈의 결장'인데요. 팍스가 홈즈 대신 다른 빅맨들과 합을 맞추는 건 아주 오랜만에 보거든요. 홈즈가 결장이 적은 선수이기도 하고, 팍스 in일 때 홈즈 out인 경우가 (제 기억에는) 그리 많지 않았어요.
그런데.. 홈즈 대신 다른 빅맨들(렌, 톰슨)을 놓고 보니, 팍스가 홈즈와 뛸 때보다 더 나아보인단 말이죠. 표본 수가 적긴 한데, 본인 공격 작업도 훨씬 편해 보이고, 탑에서 투맨 게임을 펼치는 홈즈에 비해, 안쪽에서 자리를 잡는 렌이나 톰슨에게 엔트리 패스 넣는 것도 잘해주고요.
문제는. 다른 빅맨들에게는 할리버튼이 잘 안 맞습니다. 애정을 담아 할리버튼은 누구와도 맞출 수 있는 선수라고 평가하고 있었는데, 아니더라고요. 렌은 그나마 어떻게든 좀 투맨 게임을 맞출 수 있는데, 톰슨과는 진짜 안 맞습니다. 레이커스 전도 그랬지만, 멤피스 전에서 '와, 할리버튼 진짜 잘 줬다. 홈즈라면 앨리웁이나 푸쉬샷으로 2득점이다' 싶은 것들을 렌이나 톰슨은 어렵게 붙잡아 넣거나 리듬대로 슛을 올라가는데 뱉어내더라고요. 오히려 메투는 할리버튼과 어느 정도 맞는 편이고요.
결국 이게 투맨 게임을 잘하는 빅맨(홈즈, 메투)이냐, 아니면 인사이드에서 불리볼을 하는 빅맨(렌, 톰슨)이냐의 문제고요. 여기에 이제 팍스와 할리버튼의 조합도 좀 생각을 해봐야 하는데... 팍스는 어쨌거나 온볼 공격을 해야 하는 선수고, 할리버튼은 오프볼로도 위력이 없는 선수는 아닌데, 팀 공격을 팍스가 리드할 때와 할리버튼이 리드할 때 그 차이가 커요(특히 주전 빅맨이 홈즈일 경우에는요). 그럼 할리버튼이 있을 때는 할리버튼이 리딩을 하는 게 맞는데, 팍스는 오프볼로는 할 수 있는 게 매우 적다 보니, 팍스는 대기 타다가 온볼 아이솔 타이밍 올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거든요.
거기다 빅맨 조합까지 생각하면 팍스-렌 또는 톰슨 // 할리버튼-홈즈 또는 메투 이렇게 서로가 딱 갈라져버려요. 두 조합의 장단점도 다르고, 특성도 달라요. 아예 스쿼드를 분리해서 두 조합을 각각 따로 올리는 방법도 있긴 한데... 두 조합 중 하나를 벤치로 쓸 만큼 킹스가 여유롭진 않고요.
아직 좀 이르긴 한데, 몇 년 전에 킹스가 "보그단 vs 힐드"를 고민하던 것과 마찬가지로, 이제 팍스 vs 할리버튼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뒤늦은 얘기지만, 그 선택을 미루지 않았다면, 보그단이든 힐드든 먼저 트레이드해서 전력을 유지/상승할 수 있었다는 아쉬움이 크죠.)
이제는 맥네어 단장의 시간입니다.
저는 여러모로 이제는 맥네어 단장의 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오프시즌에 여러 트레이드 생각하다가 결국 별로 손 못 대고 '일단 지금 로스터로 어떻게 되나 보자'라고 했었는데요. 현재 로스터로 볼 만큼은 봤다고 생각하고요. 잘 되는 것과 잘 되지 않는 것들에 대한 견적도 나왔어요. 그리고 오프시즌부터 그렇게 목 놓아 얘기했던 '윙 플레이어 부족'은 이번에 반즈, 하클리스 동시 결장으로 완벽하게 문제로 드러나버렸죠. (이건 뭐, 젠트리가 아니라 어떤 명장이 와도 어려울 것 같아요. 3번, 4번에 반즈, 여기에 좀 더 쳐줘서 하클리스 제외하면 리그 선발감 선수가 없습니다.)
감독 갈고 분위기 쇄신은 좀 했고, 젠트리는 기존 스킴을 좀 버리고 지금 로스터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을 하고 있긴 합니다. 하지만 지금의 전력이 플옵에 갈 수 있는 로스터인가...하면 굉장히 의문이 들어요.
결국은 넘치는 가드를 포워드로 트레이드하고, 팍스든 할리버튼이든 둘 중 하나를 선택해서 그에 맞는 팀을 꾸려줘야 한다고 봅니다. 킹스 구단에서는 계속해서 '팍스나 할리버튼의 트레이드는 없다'고 못 박고 있는데, 반대로 생각해보면 다른 팀에서도 이 둘의 공존이 좋아보이지 않는다는 것이기도 하죠.
팍스를 선택하고 그에 맞는 전통적인 빅맨들, 또는 스트레치4를 비롯한 슈터를 깔아주든, 아니면 할리버튼을 선택하고, 투맨 게임 잘하는 포워드들을 데려오든, 어느 한쪽으로 스킴을 정해야 하지 않을까... 뭐 그런 생각도 듭니다.
저는 할리버튼을 선택하는 쪽을 바라긴 합니다만(팍스보다 싸고, 조각을 맞춰주기도 쉬워요...), 어느 쪽이든 너무 오래 지켜보지는 않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더 큽니다. 이대로 스킴도 못 잡으면 올해 플옵 못 가는 게 문제가 아니라, 내년도 딱히 희망적이지 않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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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팍스쪽이 끌리긴해요. 재능의 총량이 할리버튼보다 높아보이거든요. 단 루키스케일인 할리버튼보다 훨씬비싸단게 문제네요. 어떻게든 A급이상의 재능을 추가해야 플옵가겠는데 어려운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