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 리버스 감독 인터뷰 후기(개인적인 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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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0-10-07 16:34:58
필리 2020 오프시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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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인터뷰에서 느꼈던 개인적인 감상을 정리해보았습니다.
1. 닥 리버스는 팀의 문제점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다
책임감을 가장 중요하게 다루고, 엠비드-시몬스를 콕 찝어서 두 선수의 책임감이 점차 팀원들에 대한 책임감으로까지 퍼져야한다는 발언은 두 선수에게 가장 부족한 연대의식-팀 퍼스트 마인드이 필요하다는 걸 상기시킨 것입니다.
그리고 코치받는 걸 싫어하는 스타는 없다는 발언도 엠비드-시몬스, 특히 시몬스를 겨냥한 발언이라 봐야겠죠.
우회적이지만 강하게 자신의 의견을 피력한 셈입니다.
계속 팀이 우선이라는 걸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겠죠. 두 선수에게 가장 부족한 팀 퍼스트 마인드를 상기시키고, 두 선수의 관리 문제(특히 시몬스가 팀 코치진의 지시를 안따르는 현상)를 지적한 겁니다.
2. 부담만 주진 않았다
책임감과 코치발언으로 부담만 준 것이 아니라, 로드 매니지먼트 옹호 발언과 점퍼에 집착할 필요없다는 발언으로 부담을 덜어주기도 했습니다.
채찍과 당근을 적절히 쓸 줄 안다는 점에서 스타 다루는 법을 잘 아는 감독임에는 분명합니다.
3. 쉐이크 밀튼을 정말 예뻐한다
필리의 자말 크로포드, 루윌로 키우려는 게 아닌가 생각됩니다. 밀튼을 굉장히 고평가했고, 따로 전화까지 했다 하니 얼마나 예뻐하는 지를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타이불 또한 예뻐하고, 챙기는 느낌이었지만 밀튼을 조금 더 좋아하는 뉘앙스였습니다.
4. 로스터를 폭넓게 쓸 것으로 보인다
로스터를 폭넓게 쓸 것 같습니다. 3-4개 라인업 변신을 얘기했는데, 어떤 방식의 운용이 될 지 궁금합니다.
언제나 식스맨을 스타로 만들면서 그 식스맨 중심으로 로테이션 운용 잘하는 건 공인된 감독이니만큼 기대를 가져봐도 될 것 같습니다.
가까운 예시로 루윌-해럴을 2년연속 식스맨상 수상자로 만든 감독이니까요.
물론 로테이션 운용잘한다는 것이 임기응변이 뛰어나다는 건 아니죠. 당장 플옵에서도 자신이 만든 로스터 운용을 고집하다(해럴 중심 라인업), 주박 투입시기를 놓쳐셔 실책을 범한 적도 있으니까요.
리버스는 로테이션을 폭넓게 쓰는 데는 일가견이 있어도, 로테이션 운용의 유연성은 떨어지는 대표적인 감독이기도 한데요. 필리에선 어떤 모습을 보여줄 지 궁금하네요.
사실 개인적으로는 유연한 로테이션 운용이나 뛰어난 임기응변은 전혀 기대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보다는 폭넓은, 그리고 새로운 로스터 운용으로 새로운 스타를 만들어주길 바라는 마음이 큽니다(쉐이크 밀튼).
현 시점 필리는 성장이 절실하게 필요하니까요.
5. 거론이 유독 적게 된 몇몇 선수들의 트레이드 가능성
인터뷰를 들어보면 트레이드 자체가 없을 것처럼 느껴집니다. 허나 그 와중에도 언급 비중이 낮았던 선수들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죠.
유독 거론이 적게 된 선수들이 있어요. 대표적인 선수가 득점을 해낼 다섯 명에 포함안되었고, 주전 멤버에서 빠진 호포드(거론한 선수는 시몬스-엠비드-토비-쉐이크 밀튼-조쉬 리차드슨).
득점을 해낼 다섯 명에 포함은 되었으나 언급 자체가 굉장히 적었던 조쉬 리차드슨(쉐이크 밀튼보다 발언 비중이 낮았던).
거의 언급조차 안된 펄칸 코크마즈, 마이크 스캇, 자이어 스미스까지.
호포드-조쉬 리차드슨-펄칸 코크마즈-마이크 스캇-자이어 스미스의 경우 언급이 너무 안되었어요. 이중 자이어야 아직 리그 데뷔도 제대로 못한 유망주이니 열외라 치더라도 나머지 4명은 생각이 많아질만한 인터뷰였습니다.
이게 단순한 충격요법일지 진짜 트레이드 대상이어서인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할 것 같습니다.
6. 토비의 부활이 정말 가능할까
엠비드-시몬스에게 주어진 과제가 성장이라면, 토비에게 주어진 과제는 회복-부활입니다. 클리퍼스 시절 기량을 회복하는 게 급선무죠.
이 와중에 리버스가 토비에 대한 칭찬은 많이 하기도 했고, 정확한 해법을 제시하면서 토비의 부활이 가능하다는 것을 강조했습니다.
토비는 차기시즌 핵심 멤버 중 하나로 공인받은 셈이라 봐도 무방해보여요. 토비를 픽 앤 롤 볼 핸들러로 다시금 활용하겠다는 선언이 정말 흥미롭습니다.
사실 현재 필리에는 토비에 잘 어울리는 롤맨이 없으니까요.
인터뷰로 예측하건데, 리버스의 구상 속에서 차기시즌 핵심 멤버는 시몬스-엠비드-토비-쉐이크 밀튼이고, 이에 더할만한 선수가 타이불 정도로 보입니다.
특히 토비의 비중은 시몬스-엠비드 다음으로 보입니다. 자신과 함께 할때 최고였던 토비의 부활을 장담하는 모습이 흥미로웠습니다.
리버스는 토비가 스트레이트-라인 드라이버라 했고, 빅 3 이자 퀵 4라 했습니다. 토비를 리버스 관점에서 명쾌히 정의한 셈인데요. 리버스가 토비의 이러한 특징들을 픽 앤 롤이라는 도구를 통해 살려낼 수 있다면 어쩌면 필리는 토비 FA 계약 당시 바래왔던 안정적인 3 옵션을 얻게 될지도 모르죠.
물론 토비의 특성(스트레이트-라인 드라이버)을 잡아먹는 데 능한 팀들이 유독 동부 플옵 컨텐더에 많이 포진해있어서(셀틱스-히트-랩터스) 토비가 플옵에서 강력한 모습을 보이는 건 무리일 겁니다.
그렇다해도 토비가 셀틱스 시리즈 4차전같은 모습을 각 시리즈 별로 몇 경기씩 꾸준히 보여주고, 나머지 경기에선 경기력을 일정수준만 유지해줘도 안정적인 3옵션으로써 팀에는 큰 힘이 될 거에요.
안정적인 3옵션이 된다 해도 토비는 오버페이겠지만, 지금 필리 팬들이 토비에게 바라는 게 그 이상은 아니니까요.
과연 리버스의 해법이 토비의 회복으로 이어질 지도 궁금한 대목입니다.
7. 언변과 문제를 통찰하는 능력은 정말 뛰어났다. 과연 실현도 가능할까?
이번 인터뷰에서 선보인 리버스의 뛰어난 언변과 문제점을 통찰하는 능력에는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허나 아직 구체적인 방안이 나온게 없는만큼 실제로 어떤 방식으로 변화를 줄 지는 지켜봐야할 부분 같아요.
굉장히 뛰어난 인터뷰였고, 팬들의 기대감을 끌어올리는 인터뷰였음에는 분명합니다. 이 인터뷰처럼 서서히 바뀌어간다면 분명히 필리는 강해질 거에요.
과연 리버스 감독이 이런 변화를 실제로 이끌어낼 수 있을 지를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운 관찰지점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리버스는 감독 본인보다는 우리라는 단어를 주로 사용했습니다. 코칭스태프 군단을 지칭한 것으로 보이는데, 과연 그를 보좌할 수석코치 및 코치로 누가 올지도 흥미로운 관찰포인트입니다.
루머대로 오펜시브 코디네이션 능력과 선수관리 능력이 검증된 엘빈 젠트리가 와줬다면 최고였을텐데, 젠트리는 킹스를 선택해서 필리 입장에선 아쉽게 되었습니다.
8. 리버스 감독의 단점은 필리에선 어떨까?
리버스 감독의 최대 단점인 폭넓은 로테이션 운용을 함에도 경직된 운용방식을 고집하는 점(유연성이 떨어짐)과 임기응변의 부족은 팬들에게 크나큰 답답함을 선사할 겁니다.
이건 필리에서도 그리 달라지진 않겠죠. FO도 이걸 모르고 영입한 건 아닐 거에요. 어찌보면 브라운 감독이 가지는 단점과도 흡사한데, 사실 단점 자체는 브라운 감독을 능가하는 수준입니다.
브라운 감독은 인게임 대처는 떨어져도 다음 경기에선 뛰어난 대처능력을 선보이곤 했으니까요.
예컨데, 브라운 감독이 선보인 셀틱스 시리즈에서 맥코넬 주전 기용(코빙턴 벤치행)이나 넷츠 시리즈에서 시몬스-디러셀 매치업으로 승부의 향방을 바꾼 것, 랩터스 시리즈에서 버틀러 1번-시몬스 4번 전환, 시아캄 마크맨 엠비드-마크 가솔 마크맨 토비로 7차전을 이끌어낸 것과 같은 발상들은 리버스에게 기대할 수 없는 것들이죠.
팀을 잘 추스리고, 선수들의 잠재력을 끌어올릴 줄 알며, 폭넓은 로테이션 운용을 자랑하는 감독이나, 특유의 경직된 운용방식과 임기응변의 부족은 브라운 감독에게서도 느끼지 못한 답답함을 선사할 겁니다.
브라운 감독은 인게임 대처가 떨어지는 대신 시리즈 구상이나 과감한 시도는 꺼리지 않는 감독이었으니까요. 예컨데 지난시즌 랩터스 시리즈에서 보여준 것과 같은 신박한 발상들을 리버스 감독에게 기대하는 건 무리입니다.
리버스의 장점은 그런 임기응변이나 묘수 창출에 있는 건 아니니까요.
그래서 리버스 농구가 승리, 나아가 우승으로 이어지려면 우직한 리버스 특유의 운영방식을 완성시켜줄 확실한 에이스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문제는 현재 필리에는 그 정도 수준의 스타는 없다는 점이고, 그래서 엠비드-시몬스의 성장이 필수적인 거겠죠.
필리 윗선도 이 단점은 잘 알고 있을 거에요. 그럼에도 리버스가 무너진 팀 캐미를 끌어올리고, 정체된 선수들의 성장을 이끌어낼 적임자라 봐서 그를 선임했을 겁니다.
실제로 그가 경직된 경기운영에도 엠비드-시몬스의 성장을 이끌어 둘 중 하나를 MVP 컨텐더로 만들고, 밀튼-타이불을 정말 루윌-해럴같은 수준으로 성장시킬 수 있다면 브라운 감독과 같은 과감한 시도가 없다 해도 팀은 경험못한 강함을 선보일 수 있을 거에요.
허나 만약 선수들의 성장이 수반되지 않는다면 필리는 브라운 감독의 마지막시즌과 같은 실패만 연이어 경험하게 될 겁니다.
리버스는 선수의 새로운 성장방식을 끌어내는 데에는 정말 탁월한 능력을 보여주는 감독입니다. 그리고 필리에는 지금 재능은 충만하나 기대만큼 성장못하거나(엠비드-시몬스-자이어 스미스) 결정적인 약점을 가져서 아쉬운 유망주(피지컬문제가진 밀튼-공격(슈팅-핸들링)문제가 심각한 타이불-슈팅기복이 심한 슈터 코크마즈)가 산적해있죠.
발전이 정체되고 팀캐미가 완전히 무너진 필리는 리버스 입장에선 자신의 장점을 발휘하기엔 최적의 구성인 셈입니다.
마치며
전 리버스가 경직된 운용방식을 고집하고, 과감한 시도를 못하는 점을 안 좋아합니다.
대신 리버스의 성장을 위한 동기부여를 주는 면모, 새로운 방식으로 선수를 활용해 성장을 이끌어내는 능력, 팀캐미를 추스르는 형님 리더쉽, 폭넓은 로테이션 운용으로 팀 레벨 자체를 상승시킬줄 아는 점은 높이 평가합니다.
그를 만나 대폭 성장한 유망주나 베테랑들이 유독 많다는 점이 필리 입장에선 주목할만한 포인트라 생각합니다. 필리는 성장이 정체된 팀이니까요.
그리고 지금 필리는 한 단계 성장하기 위해서 리버스의 단점보다는 장점이 정말 절실한 시점이죠.
어떤 면에선 전임자 브라운 감독보다 뒤쳐지지만, 대신 현재 팀에 절실하게 필요한 가장 중요한 능력을 가졌다는 점이 매력 포인트입니다.
그리고 리버스의 장점이 제대로 발휘만 된다면 분명히 팀은 한단계 더 성장할 수 있을 거에요.
사실 리버스가 가진 심각한 단점들은 팀이 우승컨텐더가 된 이후에나 고려해볼만한 단점들이지, 지금 필리 레벨에선 크게 문제될 것들은 아니니까요.
일단 필리는 팀이 성장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입니다. 지난 시즌 전 기대치(우승 컨텐더)에 부합하는 팀으로 성장하는 게 우선이에요.
지금 필리는 감독의 묘수로 승리를 따내기보다는 안정된 전력으로 승리를 따내는 모습이 필요한 팀이니까요.
어느 때보다도 팀 자체의 레벨업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겁니다. 리버스 감독이 이런 팀의 니즈를 채워주는 감독이 되길 바랍니다.
리버스 감독의 장점들이 잘 발현되어 팀이 성장해 우승컨텐더가 된 이후, 리버스 감독의 단점들로 우승컨텐더인데 왜 이러냐며 답답해하는 순간이 오면 정말 좋겠습니다.
이만 글 마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필리 2020 오프시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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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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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포드가 벤치로 가는게 팀의 구성상 더 좋을거 같은데
앤써님이 보시기엔 어떠신가요?
호포드 트레이드가 불가능 하다면 벤치멤버들이랑 뛰게하면서
센터포지션으로 가는게 더 나을거 같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