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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생활 주저리 주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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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6-08 03:31:04

 

#1. 미국에서 결혼 진짜 이래도되나 싶을정도로 쉽습니다.

와이프가 알라바마 사람이라 거기서 했는데... 알라바마가 2019년즈음에 결혼절차를 간소화했다는 이야기를 듣긴했는데 진짜 간소하더군요. 한국에서 땄던 운전면허 미국와서 바꾼거 그거 하나로 모든 결혼 절차가 마무리 되었습니다. 혹시몰라서 여권도 챙겨가고 비자도 챙겨가고 영문가족관계 증명서 뭐 이런거 다 챙겨갔는데 운전면허 하나로 다 끝나네요. 근데 이건 확실히 주마다 다른건가봅니다. 아무튼..혹시 미국에서 결혼하신다면 알라바마 가세요!

 

#2. 시간이 남아서 해변에 사진과 추억을 남기려 들렀었습니다. 그런데..

너무나도 간소한 결혼절차에 예상했던것 보다 시간이 3시간도 넘게 남아버려서 가까운 해변에 들렀습니다. 가서 사진도 찍고하려구요. 물론 옷은 안가져왔기에 드레스와 정장입은채로 신발만 벗고 갔습니다. 갔더니, 사람들이 알아보더군요. 그런데 생각보다 알라바마의 여름은 뜨거웠습니다. 해변의 모래도 뜨겁고...정장입고 걷는건 생각보다 힘들고...와이프의 사진과 영상에 대한 욕구는 더 뜨겁고... 물론 오늘같은날 괜히 아 이제 그만찍자 충분히 했잖아 라고 하면 평생 갈 수 있다는 것을 인터넷으로 배워왔기에 군말없이 걸었습니다.

그리고 한 3~4분에게 사진과 비디오를 부탁했던 것 같습니다. 그 중 한분이 어떤 여성분과 같이 해변을 지긋하게 바라보고있던 어린 남자분이었는데...뭔가 분위기가 안좋긴했습니다 저는 처음에는 말렸는데 와이프가 저 스팟은 꼭 찍어야된다고해서 부탁했고 결국 10초짜리 영상을 찍었는데...나중에 집에와서 확인해보니 확실히 그 영상이 베스트더군요. 그런데 같이 찍힌 사운드에 XXX야, 이런 광경을 앞에두고 니가 내 마음을 break할수는 없어 이런말이 같이 녹음되있더군요...네..예상이 맞았어요... 면목없지만 그분들 참 감사하고 부디 좋은 결말이 있었길 바랄뿐입니다. 그런데 영상이 너무 잘나왔어요 그래서 그걸로 뮤직 비디오 간단하게 만들었습니다. 고마워요 이름모를 청년


#3. 앞으로 있을 서류작업들이 만만치 않더군요.

 제가 너무 만만하게 본 이유도 있겠지만... 영주권 신청이라던지 이런게 생각보다 복잡하고 비용도 꽤 들더군요. 복잡한거야 천천히 하면 되는거긴한데 정보를 찾으면 찾을수록 변호사를 고용하는게 좋다고 하는 내용이 많아서...근데 그러면 비용이...  변호사 없이 결혼하는게 불가능하진 않겠지만 꽤나 어려운가봅니다. 결혼하는게 참 만만한 일이 아니네요. 그래도 찬찬히 해나가려고 합니다.

 

#4. 결혼후에 자꾸 꿈들을 꾸기 시작합니다.

뭔가 제 인생의 새로운 막이 열린거같은 느낌이 드나봅니다. 요근래 자면서 꿈을 많이 안꿨는데, 최근에는 잘때마다 많은 꿈들을 꿉니다. 제가 가장 힘들었던 중고등학교시절에 대한 꿈이 대부분인데 어렴풋한 기억으로는 완전한 악몽이 아니었습니다. 지금까지 제가 그 시절의 꿈을 꾸면 대부분은 가위눌린거거나 악몽이었는데... 뭔가 달라졌습니다. 물론 행복한 꿈은 아니지만, 그 꿈에 등장하는 제가 변한 느낌이었습니다. 어제는 고등학교에서 쉬는시간에 시험보러 교실에 돌아가야하는데 중간에 큰 하얀 거미가 등장해서 놀랐던 그런 꿈을 꿨습니다. 이건 무슨 맥락도 없고 제 현재 상황하고 관련도 없는 개꿈인데...확실히 결혼 이후 제가 생각이 많아졌나봅니다. 결혼도 그렇지만, 이젠 정말 미국에서 살게될거라는 사실때문에 더 그런 것 같습니다.

 

#5. 영원한 내편이 생겼다는 느낌은 참 좋습니다.

관계는 조건적이라는 것을 매일 염두하고 살았었습니다. 친구도 가족도 어떤 조건하에서는 언제든 관계가 끊어질 수 있다는 것은 뭔가 제가 현실감각있게 살고있는 듯한 느낌을 주면서도 모든 관계라는게 얼마나 덧없는것인가를 끊임없이 상기해주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와이프는 예외로 느껴집니다. 이 사람은 어느순간에도 내편이 되줄 것 같은 그런 느낌을 줍니다. 그래서 더 이상 부모님에게, 다른사람들을 실망시키거나 버림받지 않으려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는 느낌이 저에게 안정감을 줍니다. 버릴테면 버려라라고 말할 수 있다는게 참 좋습니다. 그런이유로, 둘다 아무것도 가진것 없는 서른넘은 학생들이지만, 많이 의지가 됩니다.

 

짧은 시간동안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저는 아직도 제 앞가림을 못하고 있고 방황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제가 진짜로 길을 잃어버린건지, 아니면 길을 잃어버린 상태에 있고싶은건지조차 종종 헷갈립니다. 이미 많이 늦었기에 더 서두를수도 있고, 이미 늦었는데 뭘 서두르나 싶기도해서 그냥 아무 생각을 안하려고 노력합니다. 오늘 주어진것을 열심히 하고 새로운 가능성을 계속 열어두는것, 그것이 제가 할 수 있는 당장의 최선이지 않나 싶습니다. 주저리주저리 말이 길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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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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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6-08 06:27:26

다시 한번 결혼 축하드립니다.

영주권 신청 제일 편하게 하는 건 그냥 변호사에게 의뢰해서 진행하는게 낫더군요.

그냥 가져오라는 서류만 준비해서 돈주고 이경영에 빙의해서 "진행시켜!" 한마디 해주면 

별 문제 없이 될꺼에요. 나중에 이민국에 인터뷰 가실때를 대비해서 세레모니 사진들을

준비해 놓으시면 더 좋긴 할 것 같습니다. 주변에 잘 알아보셔서 무난하게 일처리 잘할 수 있는

전문 변호사 잘 섭외하셔서 해놓으시면 나중에 시민권 수속 할때에도 좋을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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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6-08 06:29:07

인생제2막 스타트를 다시 한번 축하드립니다
더더욱 행복해지실일만 남으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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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6-08 06:36:38

결혼 축하드립니다! 인생의 2막이 행복할 일만 남았습니다!

저도 미국에서 결혼했기에 pugg님과 비슷한 고민이 있었습니다. 결론적으로는 저희 부부는 변호사 없이 모든 서류를 진행시키긴 했습니다. 저는 LA이에 거주중이라서 한인업체나 한인 변호사분들을 꽤 만나 보았는데 저희를 만족시키는 분들은 없었던것 같습니다. 관록이 있으신 분들은 너무 작은 일이라 paralegal이 모두 처리하고 정작 변호사 본인들은 저희가 무슨 일이 있는지 조차도 모르는 경우가 허다 하다군요. 서류를 준비 할때 몇가지 진행이 안되는 부분이 있어서 몇군데를 다녀봤지만 다 비슷한 결과 였습니다. 좋은 결과 있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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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6-08 06:42:50

결혼 축하드립니다! 항상 행복한 생활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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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3-06-08 07:58:07

축하드립니다. 둘 다 미국에 있는 상태에서 미국 시민 배우자와 결혼해서 영주권 받는건 난이도가 제일 쉽습니다. 대도시나 서부 동부에서는 서류도 빡빡하게 보는데 중부나 남부는 훨씬 수월해요. 저 같으면 변호사 없이 하겠습니다. 그 돈이 만만치 않거든요. 저도 제가 다 준비해서 보냈어요. 심지어 문서작성이랑 준비 해야할 문서들을 족보 비슷하게 남겨놔서 한 4-5명 물려준듯해요.

1
2023-06-08 08:04:22

평온하고 행복한 삶을 응원합니다! 부럽고 멋있으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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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6-08 08:40:52

축하드리고 앞으로도 다 잘되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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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6-08 09:09:39

이 좋은걸 저만 할 수 없지요.
축하드립니다. 백년해로 하십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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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6-08 12:28:04

결혼 축하해요!!

1
2023-06-08 13:07:55

축하드립니다. 행복하세요.

WR
2023-06-09 00:35:09

축하해주신 모든분들 감사드립니다 잘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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