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을 바라보며..
저희 집은 기본적으로.. 뭐랄까..
서로 칭찬하거나 좋은 말을 주고 받는 분위기는 아닙니다.
그렇다고 정, 사랑이 없다는 그런 뜻은 아니고..
저도 츤데레(?)라는 얘기 많이 들었지만 가족들이 다들 그렇습니다.
부모님으로부터 '우리 아들'이라는 말 한 번 들어본 적이 없지만
저를 위해 평생 많은 희생을 해오셨고, 지금도 마음속으로 제 걱정을 많이 하신다는 걸 압니다.
저도 기본적으로는 무뚝뚝함이 베이스이고
편한 사람들 사이에서는 수다쟁이이지만, 가족들 앞에서는 그냥 전형적인 무뚝뚝한 아들, 동생입니다.
보통 .. 아기를 보면 참 귀엽고 만지고 싶다는 생각은 했지만,
아기를 엄청 좋아하거나 잘 놀아준다거나.. 그런 성격과도 거리가 멉니다.
조카가 태어났을 때도 참 작고 소중해서 어찌해야할지 몰랐는데,
정말 말그대로 어찌할지 모른채로 시간이 지나버려서..
조카들이 다 큰 지금은 좀 서먹서먹하네요.
그러다 제 아이의 출산을 앞두고도 참 실감이 나지 않더라구요.
아기가 태어났을 때 큰 감흥이 없거나 귀찮으면 어떻하지 라는 생각도 들었고요.
정작 신생아일때는 너무 정신도 없고 조심스러워서 잘 못느꼈는데..
돌 가까이 되니 그냥 바라보기만 해도 행복하네요.
아들 얼굴이 세상에서 제일 재미있는 TV 같습니다.
저는 어렸을 때 부모님이 자영업을 하셔서 할머니께서 키워주셨는데,
제 기억 속의 할머니는 항상 냉정하고 화가 나 있으신 분이었습니다.
제가 고등학교 때 돌아가셨는데..
주변의 누군가를 잃어본 경험이 없어서 그런지 처음에는 눈물도 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나중에 염을 할 때가 되서야 눈물이 펑펑 쏟아졌는데,
할머니가 이제 안 계시다는 걸 실감해서라기 보다는..
할머니의 얼굴을 덮고 손발을 끈으로 묶는 행위가 너무 싫어서 였던 것 같습니다.
할머니가 돌아가신 후에 친척들을 볼 때마다.. 40대가 된 지금까지도
'할머니가 너를 참 예뻐했는데.. 그 매정하신 분이 너는 끔찍하게 사랑하셨는데..'라는 말을 듣곤 합니다.
그런 얘기를 들을 때면.. 할머니가 나를 그렇게 좋아하셨나? 한 번도 표현하신 적이 없는데..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제 아들이 태어나고 길지 않은 시간이지만 아이가 제 일상의 중심이 되면서 조금은 알 것 같습니다.
할머니 눈에 제가 어떻게 보였을지, 어떤 마음으로 저를 키워주셨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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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현하지 않아도, 그 깊이에 감명하는경우가 많지만
굳이 표현을 안할 이유는 또 없다고생각합니다.
사랑하고 아낀다면 많이 표현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