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방 cctv관련한 글
먼저 저는 '충분한 안전장치가 마련된 상태에서 수술방 cctv를 도입해야한다'는 입장입니다.
밑의 글에서 찬성하시는 분들의 논거는 여럿 나왔으니 이 글에선 수술방 cctv의 문제점에 대해 적어보겠습니다.
1. 실효성의 문제
의료사고를 입증할 수 있는 수단으로서 수술방 cctv설치를 찬성하시는 분들이 많이 보였습니다. 하지만 많은 분들의 생각과 다르게 cctv는 그런 증거를 제공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수술방에는 환자의 활력징후와 마취상태를 관리하는 마취과와 수술을 집도하는 집도의, 어시 1-2명 정도의 의사와, 스크럽너스나 해당 수술방을 관리하는 로젯 담당 간호사가 있습니다.
여기서 수술 집도를 직접 정확하게 볼 수 있는 사람은 집도의와 첫번째 어시스턴트 뿐입니다.
환자의 이익을 위해 집도가 가능한 최소한도로만 피부를 열고 수술시야를 확보하기 때문입니다.
이 상황에서 cctv를 설치한다고 한들 수술에 관한 자세한 내용을 담아낼 수 있을까요? 가장 가까이서 보는 사람들도 잘 못볼텐데?
결국 cctv를 설치한다면 사람들의 움직임 정도나 볼 수 있을텐데 이게 과연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아마 회사 책상에 cctv설치해서 사원이 한눈파는지 아닌지나 감시하는 정도밖에 안될겁니다.
2. 보안의 문제
Cctv영상을 보관하는 것도 큰 문제입니다.
수술에서는 반드시 환자를 탈의시키는 과정이 포함되어있고, 이로 인해 환자의 민감한 정보가 cctv에 저장될 확률이 높습니다.
대학병원급은 어차피 원내 EMR(전자의무기록) 때문에 보안업체를 고용해서 폐쇄회로 구축을 해놨고, 수술실에도 마취상태를 감시하기위해 저장이 안되는 형태의 cctv를 달아놔서 큰 문제가 안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의원급이나 병원급은 사정이 다릅니다.
수술방이 많아야 2-3개 정도에 마취과의사도 초빙해서 수술을 진행하는 경우가 많을 정도로 빠듯하게 관리하고 있는 곳이 많습니다.
여기에 보안이 보장된 cctv를 추가하고 관리하는게 온전히 가능할까요?
해킹이나 저장물 관리 미비로 인해 영상이 유출된다면?
만약 그 비용과 책임 모두 의원에게 전가시키는 형태로 cctv가 도입된다면, 과연 어떤 의사가 수술방이 딸린 의원을 차리려 할까요?
흔히 참의사로 표현되는 일반외과 의사는 개원을 안할거고 소위 "돈만 밝히는"(이라고 세간에 알려진) 성형외과 의사나 수술방을 운영할겁니다.
이런 연유로 저는 수술방 cctv 설치가 결국 실효성은 적고 털어서 먼지 찾는 용도로나 활용될 거라고 예상합니다.
위에 찬성한다고 한 것은 의료기기 사원들 집도시키던 악질적인 일부의 행태가 업보처럼 돌아온다고 생각해서구요.
두서없는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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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번은 동의하기가 어렵네요.
의료 사고중 가장 어의 없는 일이 대리 수술인데 적어도 CCTV를 달면 대리 수술로 인한 의료사고는 막을 수 있습니다. 이 점만 해도 도입될 충분한 이유가 되죠.
디테일 한 부분은 잡아 낼 수 없다고 해도 (솔직히 디테일한 부분에 잘못이라는 것은 법적인 처벌이 뒤 따라야 할 일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충분히 의미있는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