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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정글 한복판에서 길을 잃은 사연(한국인이 호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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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8-12-25 13:03:36


이런저런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앙코르와트는 명불허전이였고 정말 웅장하고 정교했습니다. 잠깐 이 건축물에 대해 소개를 하자면 크메라 제국이 생긴 이후 베트남과 태국의 일부 영토까지 점령한 수리아 바르만 2세는 자신을 과시할 수 있는 최고의 건축물을 만들것을 기획합니다. 먼저 우기가 많은 특성상 딱을 10m깊이로 파내고 그 안을 자갈과 모래로 채운 후 위를 두드려서 단단하지만 물이 빠질 수 있는 지반을 다지고 그 위를 단단한 돌로 덮습니다. 그 돌들은 40km 떨어진 산에서 캐오는데 한 덩이당 무게가 2톤에 달하기에, 한 사람이 돌 한덩이를 캐는데 2달이 걸린다고 합니다. 그 돌을 캐내서, 면도날 하나 들어갈 틈이 없을 정도로 매끄럽게 다듬고, 정글길을 걸어 40km를 이동해서 지반을 쌓고 건물을 짓습니다. 놀라운건 이 건축물을 지을때 접착제가 사용되지 않았다는 점인데 그만큼 정교하게 표면을 다듬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가장 높은 탑은 65m의 높이이고 그 높이로 2톤짜리 돌멩이를 이동시켰으니... 아직 피라미드는 못 가봤지만 현재까지 제가 가 본 유적지 중에서는 제일 말이 안되는 곳이었습니다. 2톤짜리 돌 10만개라니... 주위에는 폭 넓은 인공해자로 이루어져 있는데 건물이 너무 높아 쉽게 흔들리면서 건물이 무너지기에 지반을 안정화 시키기 위해 판 해자입니다.
회랑과 모든 계단, 모든 문, 모든 돌에 전부 아주 섬세한 조각들이 되어있는데 예전에는 거기에 모두 금을 씌운 상태였습니다. 이 정도면 만리장성이나 바티칸보다 더 공이 많이 들어간 구조물이 아닌가 싶은데 그렇게 한참 감탄하며 보다가 시간 상 앙토르톰으로 이동하게 됩니다.
가는 길에 야생 원숭이들도 보고, 신나는 마음으로 앙코르톰에 도착했습니다. 일단 압도적인 스케일에 놀라고, 정교함에 또 한번 놀랍니다. 앙코르 와트만큼의 정교함은 아니였지만 감동을 느끼기엔 충분했지요. 툭툭기사가 자기는 서문(West gate)에서 기다리겠노라 하였고 저는 그 말을 듣고 투어를 시작 했습니다. 워낙 큰 곳이고, 매 구역을 디테일하게 보느라 어느새 5시가되고, 직원들이 문을 닫아야 한다고 나가라고 하는 말들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약속했던 서문으로 나왔는데.......???????, 제 툭툭기사가 안 보이는 겁니다. 처음에는 아마 화장실을 갔겠거니 했지만, 날은 금새 어두워졌고, 다른
외국인들은 다 자신의 툭툭을 타고 돌아가는데 저 혼자만 그 공간에 남게 되었습니다. 주위에는 정글밖에 없고, 가로등 하나 없는 길거리 한복판에서 무서워 지기 시작했고 거기에 설상가상으로 핸폰도 터지지 않는 오지같은 지역이였기에(사실 중심지에서 16km가량 밖에 떨어지지 않았지만) 저는 그를 찾으러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남문을 거쳐 동문으로... 이제 날은 완전히 캄캄해 졌고, 길거리에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들리는 건 야생동물의 울음소리 뿐. 저는
툼레이더가 아니었기에 공포감에 그 상황에서 침착할만한 여유와 용기를 갖지 못했고 불안한 마음으로 핸드폰의 라이트를 이용해 시야를 확보하여 그를 찾으러 다녔습니다... 뭐 사람 그림자 조차 없었지요.
머리에 별의별 생각이 다 들었습니다.
"이건 무슨 상황인가", "핸드폰도 안터지는데 망했다.", "죽는건 아니겟지","그는 왜 나를 버리고 떠났을까". 별의별 생각이 다 들고 절망에 빠져있을때, 지나가던 두명의 경찰이 저를 발견하고, 그들의 도움으로 저는 그곳을 빠져나와 호텔로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프런트에 들어가자마자 외쳤습니다. "툭툭기사한테 연락 넣어주세요." 제 화난 표정에 그 프런트 직원은 겁이난 표정을 지었고 툭툭기사한테 전화를 넣었습니다. 전화를 받고 들리는 그의 목소리, "Hello", 아주 화가 치밀어 오르더군요, 그럼에도 일단 자초지종은 알아야 하기에, "그래, 그냥 가버린 이유가 뭐야. 너 찾는다고 나는 꽤너 고생을 했거든.", 기사 왈,"다섯시에 문을 닫는데, 다섯시에 니가 안오길래 그냥 왔지." 이건 무슨 미친소리인가...
제가 살면서 딱히 누군가에게 욕을 해 본적이 없는데 이 외국에서 누군가에게 그것도 영어로 이렇게 욕을 하게 될지 상상도 못했습니다. 한참 욕설 후.... "후..... 우리는 Full day렌트로 합의가 됐고, 앙코르 톰이 그렇게 큰데 내 위치에 따라 돌아오는데 시간이 몇 분 더 걸릴 수 있는거지, (서문 도착시간은 5시10분쯤 이었습니다.) 5시에 보기로 한거 아니잖아. Full
Day고, 너는 내가 올때까지 기다려야 하는게 맞지. 또 설사 그렇다고 치더라도 너가 나를 그냥 버리고 간게 말이 돼?", 이랬더니 기사 왈"Sorry". 저는 너무 화가 난 상태였기 때문에 "일단 여기로 와, 와서 나 보고 사과해."라고 얘기했고, 그는 "나는 그냥 드라이버일 뿐이야, 안 가" 이러더군요. 화만 더 나더군요, 일단 그에게 저는 오늘의 렌트비를 지불할 수 없다고 했지만, 그는 "나는 너를 오후내내 데리고
다녔어 그러니 돈은 지불해 줘야해", "돈 받고 싶으면 와서 사과부터 해, 그래도 별로 주고싶진 않겠지만.", 기사 왈"안가"
아마 엄청 화난 제 목소리를 들었기에 맞을까봐 안 온다는 것 같았는데, 제가 누구를 때릴정도로 몰지각하지는 않았기에 사실 직접와서 사과하면 정상적으로 비용을 지불하고 일을 마무리 지을 생각이었습니다.
저는 그에게 "그럼 나는 돈을 지불하지 않겠어."라고 얘기했고 그는 "그런건 내 매니저하고 얘기해"라고 하길래 저는 전화를 끊고 프런트로가서 자초지종을 얘기했습니다. 그녀에게 "나는 이 투어 비용을 지불할 수 없고, 내일 투어에도 당신들이 불러주는 툭툭을 이용하지 않겠어." 워낙 화난 표정이었고, 제가 겪은 사정이 워낙 황당한지라 그녀도 그냥 수긍을 했습니다. 기분이 워낙 찜찜한 탓에 일단 나가서 쏨땀에, 해산물 구이를 먹으러 갔습니다. 하지만 여기서도 어마무시한 일이 벌어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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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9
2018-12-25 12:58:20

미리보기 결제 가능합니까

2
2018-12-25 14:12:11

여...연참을 주세요 얼른

1
2018-12-25 14:25:30

여기서도 쿠키를 구워야하나요

1
2018-12-25 14:58:26

으아.. 비슷한 경험이 있다보니 식은땀이 나네요
앙코르와트 보러 저희 부모님도 곧 가시는데 걱정되네요....

WR
3
2018-12-25 15:31:13

사방이 그냥 숲이고 핸드폰도 안터지고, 가로등 하나 없어 캄캄한 곳이라...... 지금 생각해도 아찔했던 기억이 납니다.
부모님께서 가신다니 팁을 좀 드리자면

1.공항에서 도착후 랜딩비자를 받아야 합니다. 혹시 언어가 잘 안통하거나 뭔가 기입을 잘못하면 과도한 팁을 요구할 수도 있으니 기입양식 정도는 슛쟁이 님께서 미리 보시고 부모님께 알려드리는게 좋습니다.

2.픽업
대개 예약한 호텔에서 5달러 정도에 공항에서 시내까지 가는 픽업서비스를 제공합니다. 미리 호텔에 연락하셔서 픽업 요청을 해 놓으시는게 좋습니다.

3.툭툭렌트
저는 호텔에서 그냥 했지만 부근 여행사에서 하는게 훨씬 좋더군요. 시간도 오전9시부터 오후 6시30분 이런식으로 정해져 있어 저와 같은 상황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습니다. 보통 하루에 15~20불 사이이고 갈 만한 곳은 다 데리고 가 줍니다.

4.식사
사실 식사는 크메라 음식보다는 이탈리아식,프랑스식, 태국식, 중국식, 베트남식이 혼합된 형태입니다. 대개 어딜가든 먹을만한 피잣집이 있고, 태국식커리나 중국식 볶음밥도 많이 팔며, 한국 팥빙수 집도 있기 때문에 온리 한식유저가 아니라면 적응하시기 어렵지 않습니다.(해산물은 좀 조심)

5.범죄관련
사실 거지도 많고, 물건 파는 꼬맹이들도 많은데 귀엽다고 하나씩 사주면 떼거지로 몰려와서 곤혹을 치를 수 있으니 물건은 그냥 레귤러한 마켓에서 사시는 편이 낫습니다. 강력범죄는 딱히 많아보이진 않았고 바가지가 제일 심한것으로 보였습니다.

6.앙코르와트 티켓
보통은 3일투어(62불)을 끊는데 본인의 사진이 있는 티켓입니다. 잃어버리면 어디든 입장이 불가하니 꼭 늘 소지하고 다녀야 겠습니다.

1
2018-12-25 16:10:53

꿀팁 감사드립니다. 부모님께 그대로 전해드려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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