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몬스=힐드+배글리+픽'을 제안하는 제임스 햄 기자 (킹스 담당)
처음엔 그냥 흘려 넘기려고 했는데, 꽤 흥미로운 부분이 있어서 글을 엮어봅니다.
필라델피아의 탈락 후에 시몬스 in 킹스 얘기가 팬들 사이에서 나오긴 했습니다. 물론 저도 상상은 해봤죠. 그 상상의 결론은 '으아, 너무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인데... 단장이 이걸 할까? 안 할 거 같은데.' 였고요.
제임스 햄 기자가 군불을 땝니다? (1)
음... 그런데 뜬금없이 제임스 햄 기자가 군불을 때기 시작합니다. 참고로 제임스 햄 기자는 새크라멘토 담당 기자라고 보시면 되는데, 농구 이해도가 높거나 루머를 양산하는 스타일은 아니고, 그냥 성실하게 구단과 소통하고, 그걸 갖고 성실하게 기사를 쓰는 편입니다. 뭐랄까. 아주 스마트하거나 창의적인 기사가 있지는 않은데, 그렇다고 또 구단 방향과 완전히 다른 자기 망상을 펼치는 기자는 아니에요.
제임스 햄 기자의 첫 기사는 6월 21일 필라델피아 탈락 직후에 나왔습니다. 원문은 아래에서 보실 수 있는데요.
https://www.nbcsports.com/bayarea/kings/if-ben-simmons-trade-available-should-kings-make-76ers-offer
아주 특별한 내용이 있지는 않아요. 시몬스가 트레이드 시장에 나온다면 킹스는 시도를 해봐야 한다라는 얘기에요. 여기에서 나왔던 얘기를 간단히 요약하면...
(1) 킹스가 팍스, 할리버튼을 포기하진 않을 거다. 하지만 시몬스가 얼만지 가격은 물어보자.
(2) 시몬스가 킹스에 맞을까? 언뜻 보면 안 맞아보이지 않냐. 하지만, 이거 얘기해볼 만한 주제다.
(3) 맥네어 단장, 예전에 모리 밑에서 일하지 않았냐. 둘이 얘기 나눠보지 않을까?
(4) 힐드+배글리+1라픽 1장 또는 2장, 아니면 힐드+라이트+1라픽 1장으로 찔러볼 수 있지 않을까?
(5) 뭐, 킹스 카드를 필라가 맘에 안 들어할 수도 있는데, 뭐 찔러봐서 손해보진 않잖아. 전화라도 걸어보자.
정도에요. 음... 뭐 이 정도는 뭐 담당기자로서 충분히 할 수 있는 얘기죠. 저도 이 때는 그냥 넘어갔어요. 그런데...
제임스 햄 기자가 군불을 땝니다? (2)
뉴스란에도 있지만, 드래프트 순번 추첨하고, 킹스가 9픽으로 확정되었습니다. 그리고 ESPN1320이라는 유튜브 쇼에 나와서 이런 저런 얘기를 합니다. 원본은 다음과 같은데... 보지는 않았습니다.
https://youtu.be/OFiAUXTcA-o
뭐, 일단 이 자리에서 얘기한 게 다음과 같이 트윗화되었죠. "킹스는 9픽을 팔 것이다"라고 말이죠.
https://twitter.com/damienbarling/status/1407828408424288256
뭐, 이것도 그러려니 할 수 있습니다. 올해부터 킹스는 성적을 내야 하고, '당장 써먹을 수 있는 재능'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이에요. 힐드나 배글리, 아니면 둘 다를 정리해야 하는데, 이대로는 매력이 떨어지겠지만, 픽을 붙이면 그럭저럭 꽤 쓸만해질 수 있을 거에요.
그런데, 다른 사람도 아니고 제임스 햄 기자가 얘기한 거면, 9픽을 판다는 건 정말로 프론트의 의중이 있다고도 볼 수 있는 거죠. 여기까지는 그럴 수 있지 했는데...
제임스 햄 기자가 군불을 땝니다? (3)
그리고 지금으로부터 12시간 전에 기사를 하나 또 썼는데, 제목은 "킹스가 시몬스를 노려야 할까?"라는 글입니다.
https://www.nbcsports.com/bayarea/kings/kings-have-assets-trade-ben-simmons-should-they
글을 간단히 요약하면
(1) 시몬스가 킹스에 맞나? -> 반즈와 함께 수비형 포워드로 뛰면 잘 맞을 것이다
(2) 시몬스 3점 없는데 킹스 스페이싱은? -> 시몬스는 어시스트 비율 높은데 점유율은 낮고, 팍스, 할리버튼, 반즈의 3점이 있다 (팍스는 풀업 점퍼는 30% 성공률인데, 캐치앤슛 3점은 39%라고 하네요.)
(3) 샐러리 상 가능한가? -> 힐드+배글리하면 일단 샐러리 맞는다. 식서스가 원하면 라이트 붙이고 식서스도 누구 붙이면 된다
(4) 킹스 입장에서 하한선: 힐드+배글리+라이트+2022 1라 로터리 보호픽(조건 안 맞으면 2라픽 2장) <->시몬스 // 이 경우 식서스는 향후 4년 62밀 절감
(5) 킹스 입장에서 상한선: 힐드+배글리+올해 9번픽 <-> 시몬스 // 이 경우 식서스는 향후 4년 80밀 절감 (9픽 샐러는 줘야 함)
(6) 식서스가 픽을 더 원할 수 있는데, 시몬스의 현재 가치가 저점이고 그의 계약을 생각하면 킹스는 더 안 내줄 것.
(7) 킹스 입장에서 리스크 엄청난데, 킹스는 과감해질 시점이다.
라는 겁니다.
이 글에서 제가 재미있게 느낀 부분이 몇 가지 있는데 다음과 같습니다.
a. 며칠 만에 시몬스 얘기 또 꺼냈네?
b. 시몬스가 현 킹스 로스터에 맞는 이유를 되게 합리화했네?
c. 킹스의 오퍼가 상한/하한으로 구체화됐고, 첫번째 글에서는 1라픽 1-2장까지 얘기하더니 이번에는 올해 9픽이 최대라고 선을 딱 긋네?
d. 어... 그나저나 제임스 햄이 어시스트 비율이랑 점유율 같은 걸 들고 나왔다고? 원래 이런 분석을 하던 기자였나? 아닌 거 같은데?
그리고 이 a, b, c, d를 이어보면... 안이 구체화된 걸 봤을 때 '어, 이거 킹스 구단이 제임스 햄의 입을 빌어 분위기 떠보는 거 아닌가?'하는 생각이 듭니다.
시몬스 in 킹스. 상상이라도 해볼까요?
시몬스에 붙은 많은 물음표와 걱정을 떼어놓고, 모든 일이 잘 돌아갈 때를 생각해봅시다.
팍스/할리버튼-반즈/시몬스-누군가(어쩌면 홈즈?)의 스타팅이 되는데요.
팍스, 할리버튼이 올시즌 수비 수치가 상당히 안 좋았지만, 저는 힐드를 끼워서 3가드를 돌린 여파라고 보고 있습니다. 반즈는 리그에서 상당히 과소 평가 받고 있는 수비수라고 생각하고요. (특히 스몰볼 4, 5로 포지션 올라가지 않고 3번 포지션에서 수비하면 진짜 A급 수비수입니다.) 시몬스는 말할 것 없겠죠. 여기에 혹시 라이트를 같이 끼워서 팔아서 샐러리를 아낀 다음 홈즈까지 지를 수 있다면. 이 라인업은 수비에 있어서는 상당히 경쟁력 있는 팀이 됩니다. 지난 몇 해 내내 그랬지만, 올시즌 킹스의 수비가 특히 망한 수준이었다고 하면, 이런 리스크 짊어볼 수도 있겠죠.
그에 반해 공격은... 음... 모르겠네요. 메인 핸들러는 팍스와 할리버튼으로 하고, 시몬스는 외곽슛 없는 빅맨처럼 움직인다면, 각이 아예 없는 건 아닙니다. 특히 할리버튼이 픽앤롤 장인이기 때문에 시몬스와 궁합은 꽤 잘 맞을 거에요. 올시즌처럼 킹스가 전반적으로 템포를 올려서 진행한다면, 시몬스도 트랜지션에서 파괴력이 올라갈 테고요. 다만... 지공 상황에서 스페이싱이 갑갑해지긴 합니다. 팍스와 시몬스 둘 다 골 밑을 파야 하는데, 이게 과연 좋은 조합인가... 하는 의문이 들죠.
게다가 팍스도 자유투가 좋은 편이 아닌데(올 시즌 71.9%), 여기에 시몬스(올 시즌 61.3%)라뇨... 어쩌면 역대 최저 자유투의 투 맥스 듀오일지도 모르겠네요...
뭐, 그냥 우린 공격은 모르겠고 방패로 때려팰 거야.라는 컨셉의 수비팀이 될 수는 있겠습니다. 혹시나 위 멤버에 홈즈(또한 과소평가받고 있는데 전 포지션 스위치 수비를 해내는, 가드들의 스피드를 진짜로 따라가는 빅맨입니다.)까지 붙일 수 있다면, 진짜 경기 내내 수비하고, 수비 성공하면 냅다 달려서 속공하고, 3점은 없는... 뭐 그런 팀이 될 수도 있겠습니다. 이게 2020년대에 적합한 팀인지는 모르겠지만요...
현실성은?
음... 이건 잘 모르겠습니다. 일단 킹스 입장에서 리스크가 정말 너무 크고요. 여러 개의 if가 잘 동작해도(시몬스가 킹스에서 빅맨 롤을 잘 받아들이는 등등), '어... 흥미롭긴 한데 강팀인지는 모르겠다'라는 팀이 되거든요.
게다가 저는 개인적으로 라이트를 매우 높게 평가하고 있어서, 킹스의 하한선(힐드+배글리+라이트+22년 1라 보호픽)보다는 상한선(힐드+배글리+올해 9번픽)이 더 좋은데... 음, 하한선이든 상한선이든 식서스의 마음에 들지는 않을 것 같아요. 아마 힐드+배글리 골자라면 올해 9번픽에 미래의 1라 보호픽 하나 정도를 더 요구하겠죠.
하지만, 그 경우는 킹스가 안 할 거라고 기사에 박아버렸는데. 다른 팀에서 힐드+배글리+9번픽보다는 더 좋은 카드를 내밀 것 같아요.
어차피 망상이니 하나만 더 풀자면. 저는 정말로 시몬스가 탐난다면, 힐드가 아니라 팍스를 내놓는 건 어떤가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물론 이 경우는 픽 등을 비롯해서 카드를 새로 맞춰야겠죠.
이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제가 위에 적은 것처럼 라이트를 몹시 좋아하기도 하고, 이번 시즌 팍스에게 좀 아쉬운 면도 있었고, 팍스-시몬스의 투맥스는 정말 너무 불안한 거 아닌가...하는 생각 때문이에요.
라이트-할리버튼-반즈-시몬스-그럴싸한 센터(팍스 맥스가 빠지면 좀 더 그럴싸한 FA를 구할 수 있겠죠.) 라인업에 힐드가 식스맨 슈터로 뛰는 건데, 전체적인 코트 밸런스나 샐러리나 이 쪽이 더 그럴싸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에요.
하지만, 얼마만에 얻은 프랜차이즈 스타인데, 대형 계약 시작하자마자 팔아치우는 건 또 안 되겠죠.
뭐, 이러나 저러나 시몬스 in 킹스는 결국 상상에 그칠 것 같지만, 킹스 담당 기자가 군불을 때고 있는 모습은 상당히 미묘하네요.
ps: 적고 나니, 시몬스를 적극적으로 노릴 수도 있겠지만 '우리는 힐드+배글리+9픽을 내놓을 용의가 있고, 이 패키지에 대한 킹스 기대치의 최대는 시몬스다. 그 정도 오퍼를 들어보겠다.'라고 다른 팀에 알리는 것일 수도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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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바튼은 내놓아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