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커스-필리 전 간략후기(21.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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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1-01-28 18:07:01
2021 필리
오늘 경기는 정말 재밌었습니다. 오늘 경기보고 몇가지 느낀 점 정리해보았습니다.
필리 위주의 리뷰인 점 양해부탁드립니다.
1) 강팀간의 대결다웠던 클러치 접전
레이커스가 막판 폭발하면서 승부의 추를 돌리고, 작전타임 이후 AD의 득점이 들어갔을 때는 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보겔감독의 작전은 기가 막혔고, 이를 수행하는 선수들의 전술수행력도 정말 훌륭했죠.
역시 챔피언은 챔피언이었고, 마지막 집중력은 정말 대단했습니다.
무릎부상에도 23 득점(50% 야투율)-8 리바운드를 기록한 AD도 대단했고, 르브론은 오늘 경기의 주인공이었습니다(34 득점(54.5% 야투율)-6 리바운드-6 어시스트).
두 선수는 필리 트리오 대비 턴 오버도 상대적으로 덜 범하면서 안정적으로 경기를 이끌었습니다(총합 5개). 오늘 필리는 엠비드-토비 둘의 턴 오버 총합만 8개였죠.
마크 가솔 하나 보는 것도 힘든데 르브론-AD라니! 이 팀은 정말 사기입니다. 4쿼터 추격전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사이드킥들의 활약도 엄청났죠. 정말 레이커스는 챔피언다웠습니다.
2) 마크 가솔은 마크 가솔
확실히 랩터스 길쭉이 선수들의 더블 팀 커버가 없으니 마크 가솔을 상대하기가 한결 수월하긴 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마크 가솔은 마크 가솔이었어요. AD도 정말 대단했구요. 마크가솔-AD-해럴을 상대하려니 엠비드도 고전할 수밖에 없었죠.
득점은 28 득점으로 훌륭하지만 엠비드의 오늘 성적은,
시즌 중 야투율 worst 4위(44.4%)-턴 오버 시즌하이(5개)입니다.
그만큼 오늘 엠비드의 경기력은 다소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그렇다해도 마크 가솔 상대로 커리어 2번째로 높은 득점을 기록한 건 높이 평가하고 싶습니다. 이전 최다득점은 33득점, 두번째로 높은 득점은 21득점이었습니다.
3) 훌륭했던 시몬스
시몬스는 커리어 내내 LA 팀과 르브론 제임스 상대로 잘해왔습니다. 물론 르브론을 수비로 제어하는 건 무리지만, 오늘도 르브론 상대로 본인의 역량은 유감없이 보여줬죠(트리블 더블 기록).
벤 시몬스 vs. 르브론 제임스의 상대전적은 5승 2패이고, 시몬스의 평균 성적은 17.4 득점-8.9 리바운드-8.3 어시스트-2.3 스틸-0.9 블락입니다(르브론 제임스 30.7 득점-10.0 리바운드-8.7 어시스트-1.0 스틸).
오늘 시몬스는 르브론 제임스 상대평균 기록과 흡사한 17 득점-53.3% 야투율-11 리바운드-10 어시스트-1 스틸-1 블락-1 턴 오버를 기록했습니다.
어차피 르브론은 막는 것이 불가능한 선수인만큼, 시몬스가 공격에서 이리 해주는 것은 정말 중요하겠죠. 그런측면에서 오늘도 시몬스의 활약은 인상적이었습니다.
4) 이번시즌 처음으로 클러치 존재감을 드러낸 토비
그동안 필리에서 토비는 클러치 때 새가슴이었습니다. 그리고 오늘도 오펜스 파울로 턴 오버 범할 때 그 모습이 재현되는 줄 알았는데요.
오늘만은 달랐습니다.
이미 이번시즌 그리즐리스 전 결정적인 라인 바이올레이션으로 경기를 끝낸 전적이 있는 토비입니다. 당시에도 슛감좋았던 밀튼이 아닌 토비를 마지막 슈터로 선택한 것에 대한 비판이 다소 있었죠.
이번시즌 토비는 클러치에 득점은 꾸준했으나 턴 오버는 많은 편이었습니다(0.4 턴 오버로 팀 내 2위). 그럼에도 리버스 감독은 오늘도 클러치에 토비를 다시 한번 신임했고(이번시즌 클러치 usg% 24.0으로 평소보다 1.1% 증가), 오늘 토비는 드디어 그 믿음에 부응했습니다.
이번시즌 토비는 한단계 성장했습니다. 지난시즌 등지는 플레이를 막 익혀왔었다면, 이번시즌은 등지는 플레이를 능수능란하게 구사하고 있죠.
토비의 최대장기는 직선대쉬입니다. 리버스 감독이 토비를 스트레이트-라인 드라이버라 지칭할 정도로, 토비의 직선대쉬는 위협적입니다. 허나, 토비는 지난시즌까지 직선대쉬가 막힐 때 아무것도 못한다는 문제점을 노출했었는데요.
이번시즌은 직선대쉬 외의 옵션(덕인; 등지는 플레이)이 생기면서 강약 조절이 가능해졌고, 덕분에 직선대쉬는 더욱 위력적으로 변했습니다. 그리고 오늘 마지막 공격은 자신의 최대장기인 직선대쉬를 유감없이 살린 공격이었습니다.
이번시즌 토비는 미스매치 공략을 정말 잘합니다. 이번시즌 리버스 감독이 토비를 살리기 위해 선택한 방식이 미스매치 상황을 늘려주는 것인데요.
리버스 감독은 토비가 '빅3이자 퀵4'라 했고, 작은선수는 사이즈-힘으로, 큰선수는 스피드로 공략하게 해줄거라 했죠. 그리고 토비는 이 기대에 부응하면서(미스매치 완벽공략), 이번시즌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오늘 마지막 공격은 리버스 감독의 미스매치 전략의 결정판이었습니다. 커리-토비 투맨게임으로 토비에게 미스매치를 선사한 리버스 감독의 작전이 좋았고(토비 vs. 카루소), 토비는 카루소를 직선대쉬로 공략했죠.
보통 토비는 작은 선수는 덕인으로(등지는 플레이), 큰 선수는 직선대쉬로 공략하곤 하는데요. 오늘은 카루소 상대로 허를 찌르는 직선대쉬를 선보였고 이 선택은 주요했습니다. 컨택 후 점퍼를 깔끔하게 성공시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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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스 감독의 미스매치 전략이 돋보인 순간이었고, 이를 수행하는 토비의 재치도 돋보였던 장면이었습니다.
토비의 클러치 샷이라니! 필리팬 노릇 오래하면서도 참 드물게 본 장면입니다.^^
정말 재밌는 승부였고, 두 팀의 다음경기가 벌써부터 기다려집니다.
이 게시물은 아스카님에 의해 2021-01-29 00:51:18에 'NBA-Talk' 게시판으로 부터 이동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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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커리의 3점이 오늘 말을 안들었던 대신, 그린이 잘 해줘서 다행이었습니다. 수비가 강한 팀을 상대로 자기 공격은 충분히 해낼 수 있다는 것도 보여줘서 좋았고요. 몇 가지 반성하고 싶었던 부분은요.
1. 토비 득점 직전까지 마지막 런의 과정이 안좋았던 것. 중간에 좀 끊어주거나 조정을 해줬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었습니다.2. 엠비드가 점퍼 위주로 잘 풀어갔지만, 후반전+클러치에는 다소 주춤했던 것. 상대 빅맨진이 대단했기에 오늘 충분히 제 몫을 다했다고 생각하지만, 전반에 너무 힘을 뺐다고도 봤습니다.
3. 하워드-타이불은 야투 시도 자체가 극히 적었던 것. 강팀과의 대결인만큼 주전 출장 시간이 길었지만, 이 부분이 클러치에서 발목을 잡은 게 아닌가 생각도 들었습니다.
이와는 별개로, 포지션 상관없이 득점 볼륨을 뽑아줄 선수가 하나쯤 있었다면 엠비드와 굉장히 잘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확실히 수비는 충분히 안정화되었고, 공격에서도 기대치만큼은 다들 해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엠비드가 클러치를 책임질 수 있다고 하더라도, 1쿼터부터 득점까지 도맡아해야하는 것은 체력 문제와 더불어서 너무 과중한 부담이 아닌가 싶어요. 3쿼터까지는 수비 위주로 가다가 클러치에서 활약하고, 그때까지 경기를 이끌고 갈 득점력있는 선수가 식서스의 마지막 조각이 아닌가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