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라운드 닉스 vs 필리 1차전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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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패입니다. 상대팀이 잘하는 건 제어하지 못했고, 우리팀이 잘하는 것도 살리지 못했습니다.
앞서, 시리즈 프리뷰에서 이 시리즈는 공리의 세컨찬스 득점 vs 턴 오버의 역습/속공의 대결이라는 말씀을 드린 바 있습니다.
즉, 달리면 필리가, 못 달리면 닉스가 유리한 대결입니다. 그리고, 아래 프리뷰 요약에서 필리는 엠비드가 추가 부상당하면 시리즈 끝이라는 말씀을 드렸는데요. 최소한 1차전은 어느정도는 예상한 데로 진행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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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들의 장점을 극대화하고, 상대의 장점도 잡아먹은 닉스의 완승
먼저 닉스를 칭찬해야할 것 같습니다. 누가 더 장점을 잘 살리느냐의 싸움에서 닉스가 완승을 거뒀으니까요. 공리 닉스 23 vs 필리 9, 세컨찬스 득점 26 vs 8입니다.
명백히, 닉스의 장점이 살아난 경기이고, 이 장점은 필리는 제어하지 못했습니다. 경기 후 감독과 선수들도 상대의 공리/세컨찬스 득점을 어떻게 막아내야 할 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개진했을 정도로 이 차이는 결정적이었습니다.
브런슨을 잘 막았고, 디빈첸조의 득점도 잘 막았음에도 필리가 무너진 건 세컨찬스 득점을 막아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제가 스윙팩터라고 예상했던 디빈첸조가 다소 아쉬웠는데, 그 자리를 맥브라이드(닉스의 top 3 슈터)와 하트가 완벽히 메워주면서 (두선수 합산 3점 9개 성공, 60% 성공률) 닉스의 3점은 폭발했습니다.
제가 말씀드렸던 세컨찬스 득점과 3점 지원으로 브런슨의 부담을 덜어주는 전략을 닉스가 완벽하게 살린 셈입니다.
심지어 닉스는 스틸-블락 마진에서도 필리 상대로 -2 밖에 차이나지 않았고, 턴 오버 마진은 무려 -10이었습니다.
공리 vs 턴 오버 싸움인데, 닉스는 자신들의 강점인 공리는 완벽히 살리면서, 필리의 장점인 턴 오버에서도 우위를 점했습니다.
닉스의 턴 오버 마진이 -10이고, 속공 마진도 +16입니다. 게다가, 하트의 클러치 3점들은 필리의 추격의지마저 꺾어놓고 말았죠.
어떤 측면에서도 필리가 이길 수 없는 경기였습니다. 완패입니다.
결국, 불발된 멜튼-코빙턴-KJ 마틴의 복귀. 벤치 뎁쓰의 차이가 불러온 경기력 차이
결국 세 선수의 복귀가 불발되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멜튼-코빙턴의 부재가 뼈아픈 건 멜튼이 브런슨-디빈첸조로 대변되는 닉스의 백코트를 괴롭혀줄 수 있는 수비수이며, 코빙턴이 필리에서도 손꼽히게 리바운드를 잘 잡는 선수이기 때문입니다. 코빙턴은 36분 당 기록으로 볼 때 센터를 제외하고 필리에서 가장 리바운드를 잘 잡는 선수입니다 (코빙턴 7.6개 vs 토비 6.9개 vs 우브레 6.0개).
이번 시리즈는 두 선수의 특성때문에라도, 두 선수가 정말 필요합니다. 그리고, KJ 마틴도 현재 필리 벤치 뎁쓰를 감안할 때 정말 필요한 선수인데, 세 선수의 복귀가 불발되면서 벤치 경기력 차이가 너무 크게 벌어졌습니다.
오늘 바툼은 부진했고, 페인은 또 3분을 채 못 뛰었으며, 힐드는 무 득점에 그쳤습니다. 이럴 때, 멜튼-코빙턴, 하다못해 KJ 마틴이라도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드는 건 어쩔 수가 없네요.
특히, 멜튼과 코빙턴은 선수가 가진 기능성때문에 이번 시리즈에 중요한 선수들인데, 둘 다 빠진 게 참 아쉽습니다.
반면, 닉스는 미첼 로빈슨-맥브라이드-보그다노비치 벤치 3인방이 어마무시하게 잘해주면서 팀컬러를 더욱 극대화하는 데 도움을 줬죠. 미첼 로빈슨의 공리 7개와 블락 4개는 명불허전이었고, 보그다노비치와 맥브라이드는 3점을 8개나 넣었습니다.
양 팀 벤치 득점은 닉스 42점 vs 필리 7점이었는데요. 필리는 시리즈 내내 벤치가 이렇게 부진하다면 승기를 잡는 게 불가능합니다.
바툼은 좋은 선수이지만, 오늘처럼 3점이 부진할 때는 쓰임새가 제한됩니다.
개인적인 소망으로는 코빙턴-KJ 마틴이 계속 부재하다면, 컨실을 중용하면 좋겠네요. 물론, 컨실도 코빙턴같이 리바운드에 강한 선수는 아니지만, 현재로써는 컨실같은 유형의 에너자이저가 필리에 정말 절실하게 필요해보입니다.
시리즈의 향방을 가를 지도 모르는 엠비드의 부상
맥브라이드의 대활약으로 역전당하면서 분위기가 닉스로 쏠리던 상황에 결정적인 변수가 발생하고 말았습니다. 바로 엠비드의 부상이 그것인데요.
복귀 후 첫 덩크가 왼쪽 무릎 충격으로 이어지는 장면은 정말 충격적이었습니다. 엠비드가 복귀 후 한번도 덩크를 하지 않은 걸 알고 있었기 때문에, 덩크 시도하는 순간 정말 놀랬구요.
역시나, 덩크하자마자 쓰러질 때는 충격에서 헤어나오지 못했습니다.
오늘 경기를 완패했음에도 다행이라는 생각이 계속 드는 건, 어찌 되었든 간에 엠비드가 계속 뛰긴 해서였을 겁니다.
사실, 뛸 상황은 아니었습니다. 점프를 거의 못하는 수준이었고, 점퍼도 계속 에어볼이 나올 정도로 경기력이 형편없었으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엠비드 유무에 따라 경기력 편차가 너무 크다보니, 엠비드가 쉬지도 못하는 상황이 참 안타까웠습니다.
오늘 필리는 희망과 절망을 동시에 맛봤습니다. 1쿼터 필리는 70% 엠비드라도 있다면 닉스 상대로 해볼만하다는 희망을 맛봤고, 후반전 필리는 엠비드가 정상이 아니라면 이 시리즈는 원사이드하게 흘러갈 지도 모른다는 절망을 맛봤습니다.
필리는 엠비드의 팀입니다. 그리고, 지금 필리에 필요한 건 70%라도 제 몫을 해주는 엠비드이며, 점프도 못하는 엠비드는 아닙니다.
엠비드는 경기 중에 충격을 받으면 그 경기는 경기력이 폭망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는데요. 부디, 오늘도 그런 상황이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엠비드가 다음 경기에선 무사히 제 몫(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70%만 바랍니다)을 해주면 좋겠습니다. 엠비드가 없으면, 이 시리즈는 정말 원사이드해질 테니까요.
세컨찬스 득점을 최소화해야 합니다. 그리고, 턴 오버 싸움에선 우위를 점해야 합니다
가장 좋은 건 리바운드를 잘 사수하는 것이겠지만, 엠비드 컨디션을 감안할 때 닉스 상대로 리바운드 사수하는 건 불가능해보입니다.
그렇다면, 남은 건 세컨찬스 득점이라도 잘 막는 거겠죠. 리드-엠비드 투빅으로 높이를 끌어올리든, 컨실을 깜짝 기용해서 높이와 활동량으로 승부를 보든 대책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반드시 턴 오버 싸움에선 우위를 점해야 합니다. 이 경기는 이 시리즈는 공리의 세컨찬스 득점 vs 턴 오버의 역습/속공의 대결입니다. 간단히 말하면 결국 포제션 싸움입니다.
세컨찬스 득점으로 포제션을 빼앗긴다면, 필리는 턴 오버에 이은 역습/속공으로 포제션을 찾아와야 합니다.
1차전 PACE가 89.0입니다. 그리고, 턴 오버 마진은 +10이고, 속공 마진도 -16입니다. 이렇게 지공 싸움으로 끌려가면서 턴 오버 싸움에서도 밀리면 필리는 절대 시리즈에서 승리할 수 없습니다.
필리가 승리하기 위해서는 달려야 합니다. 달리고, 빼았고, 넣어서 포제션을 최대한 찾아와야 합니다. 그래야 공리 싸움에서 밀리는 것을 만회할 수 있습니다.
필리는 달리면 이기고, 못 달리면 집니다. 이건 2차전에서도 마찬가지 상황일 겁니다.
그나마 희망적이었던 부분. 백코트 듀오 경쟁력에서 앞선 필리
엠비드가 70%로라도 돌아오지 못한다면, 희망을 논할 필요도 없긴 합니다. 실제로, 외신에 따르면 당장 엠비드의 2차전 출전 유무는 불투명합니다 (출전해도 70%라도 될거라는 확신이 안 듭니다). 그러나, 엠비드가 70%로 돌아와줄 수 있다면 희망적인 요소가 없는 건 아닙니다.
일단, 1차전에서 맥시-라우리 백코트 듀오가 브런슨-디빈첸조 듀오보다 나은 경기력을 보여준 건 희망적인 요소입니다 (득점 51 vs 30, 턴 오버 4 vs 7).
우브레가 브런슨을 잘 막았고(브런슨 우브레 매치업 상황에서 턴 오버 3개), 맥시도 디빈첸조를 상당히 잘 막았습니다(디빈첸조 맥시 매치업 상황에서 야투율 20%, 3점 성공률 25%, 턴 오버 2개).
물론, 맥브라이드-하트가 시리즈 내내 폭발할 수도 있지만, 그보다는 브런슨-디빈첸조의 폭발이 더 무섭기 때문에 필리가 1차전에 닉스 백코트 듀오를 잘 제어했다는 점은 긍정적인 요소입니다.
시리즈 내내 닉스 백코트 듀오를 잘 제어해낼 수 있다면, 분명히 필리에게도 기회가 올 겁니다. 닉스 공격의 중심은 누가 뭐라해도 닉스 백코트 듀오이니까요. 게다가, 맥시-라우리가 통한다는 건 필리의 역습/속공도 살아날 여지가 있다는 것이기 때문에 1차전에 보여준 필리 백코트 듀오의 경쟁력은 긍정적인 요소였습니다.
또 하나, 긍정적인 요소는 경기력 측면에서 완패했음에도 클러치까지 승부를 끌고 갔다는 점입니다. 필리가 본인들의 팀컬러를 살려내는 데 성공한다면, 다음 경기에서는 반전을 기대해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마치며
비록, 패배했지만 경기 후 필리 동료들은 엠비드의 투지를 극찬했습니다. 후반전 출전한 건 전적으로 엠비드 본인의 의지였다 합니다. 그래서, 널스, 맥시, 우브레는 엠비드의 투지를 높이 평가했고, 이는 다음 경기에도 영향을 미칠 겁니다.
필리는 언더독입니다. 언더독이 승리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이기고자 하는 의지가 중요하고, 엠비드의 부상 투혼과 맏형 라우리의 투지가 1차전에 팀의 투쟁심을 살려낸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 투지와 승리 의지가 2차전에 좋은 경기력으로 이어지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제발 엠비드는 이번 플옵에서 덩크는 안하길 바랍니다.
엠비드는 1차전 당시에도 훈련과 미팅에 모두 불참했었다 합니다. 현재 엠비드의 컨디션은 정상이 아니고, 매 경기 출전한다는 게 놀라운 상황인 것 같습니다.
부디, 엠비드가 2차전에도 무사히 출전해주면 좋겠습니다. 다만, 경기 후 절뚝거리면서 나가는 장면이 포착되어서, 2차전 출전이 긍정적인 상황은 아닌 것 같습니다.
https://x.com/TheKnicksRecap/status/1782037300081246369
개인적으로 2차전에는 컨실을 중용하면 좋겠는데(아니면, 코빙턴이 깜짝 출전해주거나), 널스 감독이 어떤 변화를 들고 나올 지도 궁금한 대목입니다.
양 팀의 투혼에 박수를 보내며 이만 글 마치겠습니다. 2차전도 명승부가 되길 바래봅니다.
엠비드 부상 소식이 궁금하네요
많이 안좋아보이던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