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그단이냐 힐드냐, 킹스는 네 시간 반 안에 선택해야 합니다.
보그단은 애틀의 오퍼시트에 사인했고, 킹스는 보그단을 매치할지 말지 48시간 안에 답을 해야 합니다. 한국 시각으로 내일 새벽 3시, 이제 딱 다섯 시간 남았네요.
킹스 팬들에게 지난 며칠은 매우 힘든 시간이었습니다.
벅스와 보그단 사인앤트레이드가 무산됐고, FA가 열렸고 다른 팀들이 좋은 선수들 다 데려가는데, 우리는 보그단 건만 보고 있었죠. 인디애나와의 사인 앤 트레이드 문의해봤지만 거절당했고, 결국 애틀은 트레이드 키커까지 넣은 오퍼를 넣었고 보그단은 사인했습니다.
사실 이쯤 되면 보그단은 포기하고 다른 선택지를 찾는 것이 맞았겠지만, 킹스는 계속해서 시간을 끌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결정을 못 내리는 이유는 결국 하나로 압축됩니다. '보그단을 택할 것인가, 힐드를 택할 것인가.' 이 질문에 아직 답을 못하고 있는 겁니다. 둘 다 잡으면 다른 전력 보강은 커녕, 루키 계약도 못하는 상황이라, 둘 중 하나만 고를 수 있어요.
사실 킹스는 이 질문에 한참 전에 답했어야 합니다. 보그단과 힐드가 포지션을 놓고 경쟁하기 시작하고, 보그단을 3번으로 올리는 실험(?)이 실패했을 때 말이죠. 둘 중에 하나를 택해서 주전으로 올리고, 다른 하나는 진작에 트레이드하던가 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전임 디바치 단장은 결정을 미뤘습니다. 정확히는 둘 다 잡으려고 했습니다(동일 포지션에 주전 둘을 왜...). 힐드는 나름 거액으로 연장 계약을 먼저 했고, 보그단에겐 당시 계약에서 가능한 맥스 금액(연 14밀쯤인가 그래요.)을 제시했습니다. 하지만 반즈와 힐드가 나름 좋은 계약을 따내는 걸 보고, 보그단이 그 금액을 받을 리는 없었죠. 디바치 단장은 보그단을 트레이드 시키지도 않고 '잡을 자신이 있다'고 얘기하며 결정을 일단 미뤘습니다. 샐러리 캡이 늘어날 거라고 생각했을 테고, 어쩌면 세르비아 지연으로 뭉개려고 했을 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 전에 디바치 단장이 그만두고 말았죠.
그래서 이런 엉망인 상태입니다. 24밀을 받는 주전가드였어야 하는 힐드는 안 좋은 모습을 보이며 벤치 출전 신세가 됐고 언해피를 띄우고 대형계약 시작되는 해에 트레이드해달라고 난리입니다. 부상을 계기로 힐드에게 밀렸지만 주전을 뛸 만한 능력이 되는 보그단은 RFA가 되었죠.
신임 맥네어 단장은 나름 합리적인 결정을 했습니다. 힐드는 트레이드 가치가 너무 맞아 제대로 된 딜을 할 수 없었고, 보그단은 인기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보그단을 팔기로 하고, 꽤 괜찮은 사인앤트레이드 딜을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석연찮은 이유로 딜이 파토가 났고, 모든 것이 꼬여서 다시 원래의 질문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래서 킹스는 누구를 고를 것인지, 보그단인지, 힐드인지 말이죠. 그것도 코너의 코너까지 몰려서 말입니다.
주전 가드가 둘이나 있었는데요. 다시 보니 없습니다...
참, 못난 상황입니다. 진작에 결정을 했어야 했는데, 결정을 미룬 게 이렇게 폭탄이 되어 돌아옵니다.
그리고 타의에 의해 결정의 데드라인이 정해졌습니다. 보그단을 이대로 보내고, 힐드를 주전 가드로 세우거나. 지금이라도 허겁지겁 힐드를 트레이드하고 애틀랜타의 오퍼에 매치해서 보그단을 주저앉혀야 합니다. 둘 중 하나입니다. 다른 방법은 없어요.
어느 쪽을 택해야 하나... 는 사람마다 다를 수 있을 텐데요.
저는 보그단을 매치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힐드를 샐러리 덤프 수준으로 보내는 한이 있더라도 보그단을 잡는 게 낫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보그단을 좋아하고, 힐드를 미워(!)하고, 팍스에게 보그단이 더 잘 맞을 테고, 할리버튼이나 다른 루키들에게도 보그단인 쪽이 선수단 운용에 더 나을 것이다 등등의 이유를 들 수도 있겠습니다만. 훨씬 더 단순한 이유가 있습니다.
현재 다른 팀에서 판단하기에 보그단이 힐드보다 가치있는 선수이기 때문입니다. 우리 눈으로 판단이 안 될 때는 다른 사람들의 눈으로 보면 더 단순하고 명확할 때가 있습니다. 힐드의 트레이드 가치는 지금 바닥입니다. 보그단은 여러 팀에서 관심을 보였고 애틀랜타는 연 18밀이라는 적지 않은 가치를 매겼습니다. 그럼 당연히 가치가 낮은 쪽을 처분하고 가치가 높은 쪽을 킵해야죠.
보그단을 그냥 보내자는 의견도 많고 거기에도 많이 공감할 수 있습니다. 힐드를 주전으로 쓰면서 볼륨 스탯 뽑고 쇼케이스해서 트레이드하는 것도 방법 중 하나라는 얘기에도 공감합니다. 하지만, 둘 중 누군가를 킵하고 있다가 1년 뒤 트레이드 한다고 하면, 그때도 힐드보다는 보그단이 더 유리하고 더 좋은 값을 받을 것 같습니다. 힐드가 스탯을 올릴 수도 있겠지만... 글쎄요. 주전을 맡을 보그단이 더 좋은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건 제 생각일 뿐이고... 오피스의 생각이 어떤지는 모르겠습니다. 오피스에서도 의견이 갈린다고 하는데, 그렇다고 해도 진작 결정하고 다음 턴으로 넘어갔어야 하는데, 중요한 FA 기간을 결과적으로는 아무 성과없이 날리고 있다는 원망이 듭니다. 뭐... 기적처럼 막판 역전 무브를 보여줄 수도 있겠습니다만... 그땐 제가 그냥 '아이고, 이 큰 뜻을 몰라보고 그동안 툴툴거렸네요. 죄송합니다.'하고 석고대죄라도 하죠. 사실 그런 석고대죄라면 환영이고요.
뭐 어쨌든 최대 다섯 시간, 아니 이제 네 시간 반 안에 이제 결정날 일이긴 합니다.
부디 좋은 결정 내리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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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드라마의 끝을 다시 써보려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