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의 조쉬 리차드슨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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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1-20 17:55:59
이번 글에서는 조쉬 리차드슨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 해보려 합니다.
맵스 팬께서 조쉬에 대해 문의를 주시기도 했고, 개인적으로도 1시즌동안 정말 고마웠던 선수라 간단히 정리해보려 합니다.
조쉬 정말 열심히 하는 좋은 선수입니다. 맵스 팬 분들께서도 많이 좋아하시게 될 거라 생각하구요.
제 사견으로는 돈치치 파트너로는 더할나위 없이 좋은 선수라 생각합니다.
맵스에서 돈치치 파트너로써 조쉬가 성공하길 기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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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쉬의 가장 큰 장점. 훌륭한 온볼 디펜더
전반기 필리는 DEFRTG 리그 4위를 기록한 팀입니다. 비록 후반기 수많은 부상(특히 엠비드-시몬스의 연이은 부상과 시몬스의 두 번의 시즌아웃)으로 인해 후반기 수비력이 급락했지만, 주전이 모두 함께 할 때 수비력은 상당히 좋은 편이었습니다.
그리고 조쉬 리차드슨은 필리의 수비 코어 중 한 명이었습니다.
필리 수비는 조쉬-시몬스-엠비드로 이어지는 수비 코어를 바탕으로 했고, 강력한 온볼 디펜더 조쉬가 1선 압박부터 에이스 맨마킹을 책임져준 덕분에 시몬스가 2선에서 폭넓은 공간 커버를 해낼 수 있었죠.
단적으로 이번 시즌 벤 시몬스가 엄청난 수비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있었던 것도 조쉬 리차드슨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조쉬 리차드슨의 존재는 벤 시몬스가 이번시즌 디펜시브 퍼스트 팀에 선정되고, 스틸왕(디플렉션 3위)이 되게 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벤 시몬스가 오프볼 수비에서 맘껏 날뛸 수 있었던 건 조쉬가 앞선 수비를 책임져줬기 때문이에요. 조쉬는 특히 1-2번 에이스 맨마킹에 탁월한 역량을 보여주고, 1선 압박 및 세이프티도 굉장히 잘합니다.
풋워크도 굉장히 좋고, 스크린 대처도 매우 뛰어나며(슬라이드 스루), 손질도 좋고, 사이즈도 좋아서 온볼 디펜더가 가져야할 모든 장점을 가진 선수라 봐도 무방합니다.
6'6"의 키에 6'10"의 윙스팬을 가진 선수답게 가로수비가 굉장히 좋고, 스위치도 잘 소화하는 준수한 스위쳐블 플레이어이기도 합니다.
사이즈가 좋고 무게중심이 낮아서 멀티 포지션 수비가 됩니다. 힘이 센 공격수를 막는 건 조금 버거워하지만, 그럼에도 제한적이나마 1-4번까지 커버가능한 좋은 수비수입니다.
스틸/블락이 엄청나게 좋아서 수비 볼륨이 잘 나오는 유형의 수비수(오프볼 디펜더)는 아니지만, 끈적하게 들러붙으면서 맨마킹하는 능력은 탁월한 수비수구요.
활동량 좋고, 가로수비가 좋은 강력한 온볼 디펜더로써 백코트 파트너의 부담을 크게 덜어줄 수 있는 선수라 돈치치 파트너로도 더할나위없이 좋을 선수입니다.
온볼 디펜더로는 리그 최상위권 선수라 봐도 무방하고, 전 머지않은 미래에 디펜시브 팀에도 들어갈만한 잠재력을 가진 수비수라 보고 있습니다.
잠시 언급한 바와 같이 강력한 온볼 수비에 비해 오프볼 수비가 약간 아쉬운 점이 있긴 하나, 약점이 될 정도는 아닙니다. 오히려 무난함 그 이상의 괜찮은 오프볼 수비수이기도 합니다(0.9 스틸, 0.7 블락, 2.1 디플렉션).
그래도 온볼 디펜더의 역량을 극대화해서 쓸 때 가장 위력적인 백코트 수비수가 되구요. 개인적으로 온볼 디펜더로 활약했을 때는 시즌내내 조쉬의 수비는 흠잡을 곳이 없다 생각했을 정도로, 기복없고 꾸준하며 뛰어난 백코트 수비수입니다.
10밀이라는 염가에 주전으로 이만한 온볼 디펜더는 흔하지 않다 자부합니다.
- 공격 스타일
가급적 서브 볼 핸들러로만 쓰고, 너무 많은 롤을 주지 않는다면 준수한 공격수입니다.
픽/핸드오프를 타고 쏘는 원드리블 풀업 점퍼가 상당히 좋구요. 특히 미드레인지 게임에 강점이 있습니다.
거의 모든 공격이 점퍼 위주라는 점이 아쉽고, 림어택이 극히 드문 편이긴 한데 슈팅 기반의 미드레인지 게임 자체는 꽤나 좋은 편입니다.
돈치치가 돌파효율/시도가 매우 좋은 선수라서 돈치치 옆에서 점퍼 위주로 공격을 풀어간다면 조쉬-돈치치 궁합도 좋을 것 같구요.
필리에선 1번으로 쓰는 시간이 많았고, 아예 리딩까지 맡기는 경우도 있어서 과부하걸린 경향이 있습니다. 샷 테이커가 전무하고, 풀업 점퍼가 절대적으로 아쉬운 필리 상황으로 인해 조쉬가 무리한 롤을 맡아서 공격 효율에서 크게 손해를 봤는데요.
시즌 성적은 평균 13.7 득점, 43.0% 야투율, 34.1% 3점 성공률(1.5개 성공), 80.9% 자유투 성공률(2.1개 성공), 3.2 리바운드, 2.9 어시스트, 1.9 턴 오버, 0.9 스틸입니다.
사실 이번 시즌은 볼 핸들러로 너무 과중한 임무를 부여받으면서 공격 효율이 깎여나간 경향이 있습니다. 필리에서 전체 야투 중 언어시스티드 야투 비중이 무려 45.3%나 되는데 이건 사실 조쉬 레벨의 선수에게는 말도 안되게 높은 수치이긴 합니다.
이런 공격에서의 과부하가 필리 팬으로써는 많이 미안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캐치 앤 샷(3점)도 직전 시즌 대비 많이 아쉬웠구요(직전시즌 38.5%, 이번시즌 34.6%). 와이드오픈 찬스에서도 조금 아쉬웠습니다(직전시즌 43.2%, 이번시즌 32.1%).
여기에 잦은 부상으로 인한 슈팅기복까지 더해지면서 공격 효율이 잘 나온 시즌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조쉬 리차드슨은 이번시즌 1-4번을 오간 시몬스가 있는 필리에서 1번 버틀러의 빈 자리를 메우려 고군분투하는 와중에 자신의 공격효율이 크게 하락하고 말았는데요.
이는 애초에 맞지 않은 옷을 입힐 수 밖에 없었던 팀 상황 때문인만큼 돈치치 옆에서 제한된 롤만 받는다면 효율높은 슈팅기반의 공격수로 거듭날 수 있을 겁니다.
그렇게 과부하가 심했던 필리에서도 미드레인지 게임 하나는 기가 막혔습니다. 미드레인지 점퍼가 전체 야투의 23.2%에 이르렀는데, 성공률이 48.0%에 이를 정도로 좋았구요.
이 성공률은 미드레인지 점퍼 2.5개 이상 시도한 선수 중 리그 9위에 이를 정도로 좋았습니다.
슈팅기복이 있으나 원드리블 미들 점퍼는 꾸준하게 좋은 선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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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와 같은 미들 풀업이 조쉬의 트레이드마크입니다. 이 슈팅의 적중률은 꽤나 좋은 편이어서 돈치치에게 가해지는 부담을 덜어내는 데도 도움이 될 겁니다.
오프볼 무브도 나쁘지 않은 선수여서, 만약 매버릭스가 조쉬 리차드슨을 돈치치 옆의 보조 공격수(미드레인지 게임 기반의 서브 볼 핸들러이자 캐치 슈터)로만 쓴다면 굉장히 좋은 백코트 파트너가 될 수도 있다 봅니다.
- 단점. 잦은 부상과 컨디션 회복 문제
워낙 열정적인 플레이스타일때문일까요. 부상이 잦은 편입니다. 큰 부상은 없는데, 자잘한 부상이 많은 편이라 필리에선 결장경기가 꽤 있었습니다.
지난시즌 조쉬는 총 73경기 중 55경기 밖에 소화못했어요. 전체 경기의 75%밖에 소화못한거니 아쉽긴 합니다.
그리고 이게 정말 아쉬운 부분인데 부상 복귀하면 꼭 컨디션이 크게 나빠져서 돌아오곤 했습니다.
지난시즌 내내 진짜 컨디션 최고일 때 부상당해서 -> 복귀하면 컨디션 나빠서 헤매다가 회복 -> 다시 부상당하는 사이클이었습니다.
이 부분때문에 경기력의 기복이 있는 편이에요. 대신 수비는 항상 좋았습니다. 부상복귀로 수비가 나빠지진 않는데, 슈팅 기복이 정말 심한 편입니다.
월별 기복이 상당하죠. 대부분 부상복귀이후 슈팅 난조에 시달리면서 저런 성적이 나왔습니다. 잘할 때는 정말 잘해요. 풀업 3점도 곧잘 넣습니다.
그런데 슈팅이 안들어가면 정말 안들어갑니다. 그리고 그게 최소 3-4경기는 이어지곤 했습니다.
다행스러웠던 건 버블구간에서부터 정말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구요. 플옵에서도 꽤 잘해준 편입니다.
개인적으로 이번 플옵 필리에서 가장 잘한 선수 3명 뽑으라면 엠비드, 쉐이크 밀튼, 조쉬 리차드슨을 뽑을 정도로 잘했습니다.
* 조쉬의 플옵 3점 성공률
19-20 시즌: 35.7% 3점 성공률, 오픈 3.8개 시도 40.0% 성공률, 와이드 오픈 2.3개 시도 44.4% 성공률
플옵에서 어려운 샷을 강요당한 경우가 많아서 전체 3점 성공률이 좀 아쉬웠지만(타이트(수비수 2-4 피트 이내) 상황에서 3점 1.0개 시도해 모두 실패), 오픈찬스에선 성공률도 상당히 좋았습니다.
- 마치며
전 매버릭스가 장기적인 관점에서 돈치치 파트너로 좋을 거라 판단해서 조쉬를 데려갔을 거라 추측하고 있습니다.
공수 기능성 측면(훌륭한 미드레인지 옵션, 준수한 캐치 슈터, 뛰어난 온볼 디펜더)에서 돈치치 파트너로 정말 잘 맞을 선수구요.
차기 시즌 어찌 될지는 모르겠지만, 현 시점까지는 재계약할 때의 몸 값도 너무 크게 뛰진 않을 것으로 보여서(지금 기준에선 13밀 수준의 다년계약 보고 있습니다) 여러모로 돈치치 파트너로 좋을 선수라 보고 있습니다.
승부욕도 매우 강하고, 팀의 보컬리더로써 쓴 소리도 마다않는 성격이기도 합니다. 지난시즌 보컬리더가 없던 필리에서 가장 강하게 쓴소리하면서 락커룸 분위기를 다잡아준 선수가 조쉬였죠.
사실 조쉬는 기복없이 언제나 훌륭한 온볼 수비를 보여주고, 서브 볼 핸들러/ 미드레인지 옵션/ 캐치 슈터로 쓰면 효율도 잘 나오는 괜찮은 보조 공격수입니다.
허나, 필리에서 1번 롤 맡으면서 과부하걸려서 공격효율이 크게 깎여 나갔구요. 잔부상도 더 많아진 것 같습니다.
매버릭스에선 필리에서처럼 과부하걸릴 일은 없을테니, 보조 공격수로만 쓴다면 제 몫을 톡톡히 해줄 겁니다.
10밀 계약도 염가인데, 10밀 대비 기여도는 굉장히 높은 선수입니다. 필리에 잘 안 맞아서 고생한 케이스임에도 필리 팬들에게 큰 사랑을 받을 정도로 열정적이고 항상 열심히 하는 선수라 맵스 팬 분들도 좋아하시게 될 거에요.
조쉬 리차드슨이 맵스에서 차기시즌 부상없이 돈치치와 함께 날아오르면 좋겠습니다.
이만 글 마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이 게시물은 아스카님에 의해 2020-11-21 11:28:13에 'NBA-Talk' 게시판으로 부터 이동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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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식서스가 활용을 제대로 못한 게 아쉬울 따름입니다. 댈러스에서 꽃을 피우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