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러치 지표에 대한 몇 가지 의견(clWPA, 클러치 야투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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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0-10-05 11:54:19
먼저 짧은 식견으로 글쓰는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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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현 시점 어떤 스탯도 단일 지표로 모든 걸 대변하진 못합니다. 그건 확실해요. 허나 단일지표만 놓고보면 clWPA가 그래도 승리기여 판별에는 신뢰도가 높은 편이라 봐요.
물론 clWPA도 슈터의 버저비터에 대한 가중치가 너무 높아서 반드시 kWPA로 sorting을 해줘야만 합니다. 안그러면 캐치 슈터가 순위에 오르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래서 kWPA가 일정수준 이상인 선수들을 먼저 골라낸 후 clWPA를 비교해야 어느정도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 부합하는 지표가 됩니다.
clWPA가 3쿼터 후반부터의 지표라 클러치 스탯으로 안 좋다는 의견도 있으나, clWPA는 승률가중치를 두는 지표라서 경기종료에 가까워질 수록 가중치가 높아지는 개념입니다(일반적으로).
즉, 3쿼터 후반보다는 버저비터의 가중치가 월등히 높기 마련이라 clWPA가 클러치 상황을 대변못한다 보긴 어려워요.
WPA를 전 한국말로 승리기여도라 부릅니다. 승리에 기여한 정도를 판별하는 스탯이고, clWPA는 클러시 상황에서 승리에 기여한 정도를 판별하는 스탯이죠.
효율이나 기타 능력을 판별하는 게 아니라, 효율을 떠나 이 선수가 얼마나 승리에 기여했느냐를 따지는 스탯입니다. 야투효율이 더 좋다해도 승리에 기여하는 정도는 낮을 수 있고, 야투효율이 낮다 해도 승리에 기여하는 정도는 높을 수 있죠.
이런 부분을 감안해 제공하는 스탯이라 당연히 효율지표는 아닙니다. WPA를 효율지표로 보면 안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고, 그래서 WPA가 높다고 클러치 능력, 효율이 정말 좋은 선수라는 의견은 당연히 맞지 않습니다.
WPA는 승리에 기여한 정도를 판별하는 스탯이니까요.
간혹 이 부분에서 혼동하시는 경우가 있는 것 같아요. WPA는 효율지표가 아닙니다. 이 부분을 감안하시고 스탯을 보셔야만 합니다.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예시로 들 선수는 조엘 엠비드와 요키치입니다.
이번시즌 농구팬 중 누구를 붙잡고 물어봐도 둘 중 정규시즌 클러치 활약이 대단했던 선수를 꼽으라면 백이면 백 요키치를 꼽을 겁니다.
그만큼 요키치의 클러치 활약은 팬들의 가슴 속에 깊이 각인되어 있죠.
그런데 클러치 활약을 1차 스탯으로 보면 재미난 현상이 관찰됩니다.
* 엠비드 클러치 스탯(5분, 5점차 이내)
19-20 시즌: 정규시즌 3.8 득점, 1.8회 야투 시도, 53.2% 야투율, 46.2% 3점 성공률(0.5회 시도), 87.5% 자유투 성공률(1.8회 시도)
* 요키치 클러치 스탯(5분, 5점차 이내)
19-20 시즌: 정규시즌 3.4 득점, 2.4회 야투 시도, 51.0% 야투율, 28.6% 3점 성공률(0.5회 시도), 82.6% 자유투 성공률(1.1회 시도)
정규시즌 1차스탯(턴 오버 제외)으로만 보면 누가 뭐라해도 엠비드가 앞섭니다. 적은 야투시도에도 뛰어난 클러치 효율을 보여줬고, 자유투 시도도 더 많고 성공률도 더 높습니다.
엠비드는 클러치 야투효율만 보면 정규시즌은 끝판왕이라 봐도 무방한 기록을 보여줬죠. 엠비드의 3.8 득점은 20 경기 이상 소화한 선수중 2위입니다.
여러모로 대단한 기록을 보여줬죠.
허나 우리는 요키치가 더 좋은 클러치 활약을 보여줬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단순히 요키치가 더 주목받아서였을까요? 아닙니다.
차이는 턴 오버에서 나옵니다.
엠비드는 정규시즌 클러치 상황 0.5 턴 오버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20경기 이상 소화한 선수 중 공동 3위입니다.
반면, 요키치는 0.2 턴 오버를 기록했죠.
엠비드는 팀을 승리로 이끈만큼, 결정적인 턴 오버로 팀을 패배로 이끌 기도 했습니다. 반면, 요키치는 적은 턴 오버로 안정적으로 팀을 승리로 이끈 경우가 많았죠.
그래서 클러치 1차 스탯으로 판별할 때는 야투 효율만 보는 게 아니라, 야투 시도(일정 수준 이상의 야투시도를 했는가), 턴 오버(얼마나 포제션을 까먹었는가), 자유투 시도를 꼭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그러지 않고 야투효율로만 보면 위와 같은 오류를 범하기 십상이니까요. 야투 시도가 상대적으로 적고, 턴 오버가 많았던 선수가 야투효율이 엄청났다고 클러치 활약이 대단했다는 오류를 범하기 쉽다는 겁니다.
반면, WPA를 비교해보면 조금 다른 결과가 나옵니다. 특히 clWPA 말이죠.
* 엠비드 WPA
19-20 시즌: 정규시즌 WPA 3.49(클러치 WPA 1.69)
* 요키치 WPA
19-20 시즌: 정규시즌 WPA 4.49(클러치 WPA 2.85)
WPA 차이도 크지만, 특히 clWPA 차이가 월등히 납니다. 이런 차이가 발생한 이유는 요키치가 엠비드에 비해 적은 턴 오버로 결정적인 슈팅성공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2분 이내 3점차 상황만 비교해보면,
엠비드는 1.9 득점, 0.7개 야투 시도, 50% 야투율, 40% 3점 성공률(0.3개 시도), 1.2개 자유투 시도(90.0% 성공률)을 기록했습니다. 엄청나죠.
반면, 요키치도 1.6 득점, 1.0개 야투 시도, 60% 야투율, 25% 3점 성공률(0.2개 시도), 0.5개 자유투 시도(83.3% 성공률)을 기록했습니다.
야투율이 대단해도 3점 성공률, 자유투 성공률, 득점을 감안하면 엠비드가 요키치에 비해 뒤떨어지지 않는 활약을 보여줬죠.
허나, 이 상황에서 범한 턴 오버는 여전히 엠비드가 0.3개, 요키치가 0.1개로 차이납니다.
즉, 1차스탯 비교에선 턴 오버를 고려해야 비로소 요키치가 더 나은 선수였다는 판별을 할 수 있는 거죠. 그리고 clWPA는 포제션 당 턴 오버를 고려한 스탯입니다.
그래서 위와 같이 턴 오버 차이로 클러치 효율이 발생한 선수들의 승리기여도를 구별해주는 지표도 되죠.
전 clWPA가 모든 것을 대변하는 지표라 보지도 않고, 이 스탯 또한 단순 승리 기여도를 보여줄 뿐 효율이나 위력을 드러내는 지표는 아니라 생각합니다.
이번시즌 디본테 그라함이 압도적인 clWPA(2.93, 리그 3위)를 기록했다 해서 우리가 이 선수를 요키치-크리스 폴보다 나은 클러치 옵션이라 보진 않는 것처럼, clWPA도 모든 것을 대변하는 지표는 아니에요.
승리 기여도는 말 그대로 그 팀 내에서의 승리 기여도니까요. 즉, WPA를 보실 때는 그 팀 내 상황으로 국한해서 봐야한다는 겁니다.
단순히 이 팀을 얼마나 이기게 했느냐를 따지는 것이라, 그 팀이 강팀일 때는 굉장히 효율적인 지표이지만 약팀일 때는 상대적으로 가치가 떨어질 위험도 있어요.
그래서 WPA는 반드시 kWPA로 sorting해주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kWPA sorting없이 WPA 단순비교만 하면 위와 같은 오류를 범할 수 있으니까요(요키치의 kWPA는 30.53, 그라함의 kWPA는 22.51).
클러치 야투율도 마찬가지입니다. 일견 각종 클러치 야투율이 클러치 스탯을 대변할 수 있어 보여도 이는 턴 오버와 같은 결정적인 클러치 지표를 반영하지 못하기 때문에 위의 엠비드-요키치 비교와 같은 오류를 범할 수 있습니다.
단순히 클러치 야투율이 클러치 효율을 비교하기엔 좋은 지표이겠지만, 턴 오버를 반영하지 않은 상황에서 WPA와 같이 승리에 기여하는 정도를 판별하는 지표로 보기엔 무리가 있다는 것이죠.
이런 상황을 놓고보면, 결국 어떤 지표를 보더라도 비교할 때는 상황에 맞게 사용하는 게 중요하다 생각합니다.
승리를 기여하는 정도를 보고 싶다면 kWPA로 sorting한 후 WPA를 보면 좋을 것이고, 클러치 효율을 보고 싶다면 턴 오버로 sorting한 후 클러치 야투효율들을 확인하면 좋겠죠.
전 그래서 클러치 능력을 비교하고 싶을 땐 꼭 WPA와 클러치 야투율, 야투시도, 턴 오버를 함께 봅니다. 특히 턴 오버만큼이나 야투시도를 굉장히 중요하게 봅니다. 야투시도가 많아야 야투율도 의미를 가지니까요. 야투시도를 함께 안보면 이번시즌 최고의 클러치 슈터였던 릴라드가 배제되는 경우도 생깁니다.
그러니 야투율을 비교하실 땐 야투시도를 꼭 주의깊게 봐야만 해요.
단일지표로 비교하는 게 어려운 게 이런 부분 때문입니다.
어떤 단일 지표도 모든 걸 대변하진 못하니 꼭 다양한 스탯을 함께 볼 필요가 있고(WPA는 kWPA로 sorting을, 클러치 효율 비교 시에는 턴 오버 sorting을 하는 것이 좋듯이), 보고 싶은 상황에 맞춰서 알맞은 지표를 확인해야만 한다는 걸 유념해서 스탯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참고로 kWPA 25 이상 선수 중 clWPA 순위는,
1. 릴라드 (4.20)
2. 요키치 (2.87)
3. 크리스 폴 (2.68)
4. 드로잔 (2.65)
5. 쿤보 (2.32)
입니다.
그리고 5분 이내 5점 차 이낸 상황, 20 경기 이상 출전, 턴 오버 0.4개 이하, 야투 시도 2개 이상 선수 중 야투율 순위는,
1. 테리 로지어 (54.5%, 3.6 득점)
2. 팍스 (53.5%, 3.0 득점)
3. 크리스 폴 (52.2%, 3.5 득점)
4. 요키치 (51.0%, 3.4 득점)
5. 드로잔 (50.0%, 3.0 득점)
입니다.
여기서 겹치는 선수들인 폴, 드로잔, 요키치는 클러치 효율도 대단하고, 승리기여도도 높았던 선수들이라 봐도 무방하겠죠.
저리만 봐도 승리기여도 = 클러치 효율은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즉, 상황에 맞춰서 지표들을 봐야만 한다는 걸 여기에서 다시금 확인할 수 있는거죠.
참고로 이번시즌 클러치 활약이 독보적이었던 릴라드는 야투율 순위 11위입니다(40.0%, 3.7 득점). 대신 clWPA는 압도적인 1위였죠.
근데 릴라드의 야투시도는 야투시도 4위, 3점 야투시도 3위였어요. 이런 경우엔 야투시도가 매우 많아 상대적으로 효율은 떨어지나 승리기여도는 엄청났다는 결론이 나오게 되죠.
이 경우 릴라드의 활약을 체감하려면 야투시도가 많았던 선수들만 sorting해서 다시 비교해보면 알 수 있습니다.
야투시도 순위는 1위 트레영, 2위 미첼, 3위 라빈입니다. 3점 야투시도 순위는 1위 라빈, 2위 트레 영이죠. 그리고 릴라드는 야투시도 10위 이내 선수 중 야투율 4위를 기록했습니다.
그리고 이런 sorting 시 클러치 Usg%를 반영하거나 언어시스티드 야투비중을 함께 보면 더욱 순도높은 온볼 클러치 효율을 확인할 수 있을 거에요.
이런 다양한 지표를 결합한 분석을 통할 때 보다 정확한 상황반영이 된다 생각합니다. 이런 부분을 고려해서 스탯을 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이만 글 마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이 게시물은 아스카님에 의해 2020-10-06 09:19:35에 'NBA-Talk' 게시판으로 부터 이동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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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