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의 닥 리버스 선임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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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0-10-14 11:00:13
필리 2020 오프시즌
필리에 리버스 감독이 선임되었습니다. 무려 5년 계약을 하면서 리버스 중심의 변화를 예고했는데요.
전 도노반 감독을 원했고, 도노반을 놓친 이후 혁신을 바랬기에 댄토니 선임을 간절히 바랬으나, 결국 리버스가 감독이 되었네요. 리버스의 별명인 DOC은 닥터 J, 줄리어스 어빙에서 나온 겁니다. 필리와는 인연이 깊은 분인데, 이리 필리 감독이 되었네요.
리버스 선임이 썩 맘에 드는 건 아닙니다. 브라운 감독과 세부운용에선 차이가 있으나 가진 바 장점 및 약점이 유사해서 브라운 감독에게서 느꼈던 답답함(임기응변)을 그대로 느낄 확률이 높기 때문인데요.
그러나 리버스가 브라운 감독이 다져놓은 토대를 해치지 않고 성장시킬 수 있는 감독이라는 점(전술의 기본구성 및 좋아하는 선수구성이 굉장히 흡사하죠), 브라운이 가지지 못한 리더십과 통제능력을 가진 감독이라는 점은 높이 평가합니다.
결국 리버스 성공의 열쇠는 2 코어를 잘 통제/성장시켜 브라운이 다져놓은 토대를 성장시킬 수 있는냐겠죠. 리버스가 이 부분만 성공시키면 필리가 우승 컨텐더가 되는 것도 불가능은 아닐 겁니다.
제가 이번 감독 영입에 만족하는 부분은 두 가지입니다. 1) 거론된 후보 중 도노반 이후 엠비드에게 가장 잘 맞는 감독이라는 점(빅맨을 잘 쓰고 성장시킬 줄 아는 감독), 2) 통제능력 하나는 검증된 감독이라는 점입니다.
결국 이 두 가지를 필리에서도 잘 해내는 게 중요하겠죠.
- 선수영입은 필수, 필요한 건 볼 핸들러와 슈터
리버스 감독도 댄토니 감독과 마찬가지로 볼 핸들러와 슈터가 꼭 필요한 전술을 즐깁니다. 두 감독이 성향은 다르지만, 필리 올 경우 필요한 선수 유형은 흡사해요. 그만큼 현재 필리 로스터가 기형적인 거겠죠.
헤비 픽 앤 롤(PnR) 볼 핸들러는 그의 농구에서 핵심이며, 투맨게임에 가해지는 압박을 풀어주거나 혹은 투맨게임 그래비티로부터 나오는 오픈찬스를 살리기 위해 슈터를 즐겨씁니다.
결국 지금 리버스의 농구를 필리에서 구현하려면 PnR 볼 핸들러와 슈터 영입은 필수라는 얘기가 되죠.
물론 필리 내에도 밀튼-코크마즈와 같은 좋은 슈터들이 있지만 이 선수들은 캐치 슈터 성향이 강해서 리버스 농구와는 맞지 않습니다. 리버스 농구에는 레이 알랜-JJ 레딕-랜드리 샤멧과 같은 무빙 슈터가 필요하고, 이런 성향을 가진 슈터 영입을 반드시 해내야만 하죠.
일단 크리스 폴 영입 시도는 반드시 진행할 겁니다. 크리스 폴과는 화해하고 현재는 잘 지낸다는 얘기가 나온 바 있고(화해의 아이콘 리버스), 지금 필리에서 리버스가 원하는 농구를 구현하려면 반드시 크리스 폴같은 뛰어난 PnR 볼 핸들러는 필요하니까요.
슈터는 아쉬운데로 메울 여지라도 있지만(밀튼-코크마즈), PnR 볼 핸들러는 지금 로스터에선 가용자원조차 없죠(알렉 벅스마저 FA).
그래서 가장 필요한 영입이 PnR 볼 핸들러이고, 마침 시장에는 크리스 폴이라는 최상급 PnR 볼 핸들러가 나와 있습니다. 이 기회를 리버스가 놓칠리 없다 생각해요.
먼저 크리스 폴 영입시도를 진행하고, 이게 성공하면(아니면 동시 영입 진행) 적합한 슈터 영입도 알아볼 겁니다.
일단 필리에서 떠나는 게 확실시되는 선수는 알 호포드죠. 어떤 트레이드를 진행한다 해도 알 호포드 중심으로 유망주와 1라운드 픽이 다수 들어가게 될텐데, 알 호포드의 가치가 떨어진 지금은 가치를 끌어올리려면 유망주 쪽에 타이불이나 밀튼이 들어갈 수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애석하지만 다른팀 입장에서 매력적인 유망주는 단연코 타이불이죠. 타이불은 현 시점 다른 팀이 가장 탐내는 훌륭한 유망주이고, 1라 픽 이상의 가치를 가지는 팀 내 유일한 유망주이기도 합니다(로컬 아마추어 필진이 작성한 필리 시장가치 평가에서도 타이불이 유망주 중 유일하게 1라 픽을 제쳤습니다).
그러니 가치가 떨어진 알 호포드를 보낼 경우 타이불이 끼지 않기는 힘들거에요.
그리고 리버스 농구에도 타이불보다는 밀튼이 더 필요한 선수라는 점에서도 타이불이 트레이드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생각합니다.
팬 분들은 타이불을 떠나보낼 마음의 준비를 하시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 리버스의 농구 스타일
리버스 농구에서 가장 중요한 건 픽 앤 롤입니다. 헤비 픽 앤 롤 게임을 즐기고, 거기서 파생되는 다양한 오픈 찬스를 슈터로 공략하는 것을 즐깁니다.
투맨게임의 구성은 다양하게 가져갈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롤맨 활용을 선호하는 편이죠.
크리스 폴-디조던, 루윌-해럴과 같은 전형적인 투맨게임을 선호하고, 롤맨의 기량을 극대화시킬 줄 아는 감독입니다. 롤맨재능을 가진 선수가 리버스를 만나면 기량이 만개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대표적인 선수가 해럴입니다.
해럴은 로켓츠 시절부터 롤맨으로써 좋은 재능을 가졌었지만, 기량이 만개한 건 리버스를 만나면서부터죠. 그리고 리버스는 엘보우 게임 셋업을 굉장히 잘하는 감독입니다.
리버스 농구를 대표하는 셋업은 혼즈셋입니다. 크리스 폴과 함께 할 때도 즐겨 썼지만, 카와이-폴 조지와 함께 할 때도 즐겨썼죠.
혼즈셋을 즐겨쓰며 엘보우 빅맨을 극대화하는 데 탁월한 면모를 보이는데, 이 수혜를 받은 대표적인 선수가 그리핀입니다. 리버스 농구에서 엘보우 빅맨은 정말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데, 그 농구 스타일이 극대화되었던 것이 크리스 폴 - 그리핀 때였죠(엘보우 피딩 빅맨 역할을 지난시즌은 주박이 주로 맡았었죠. 이 점을 개인적으로 아쉽게 생각합니다).
혼즈셋을 선호하고, 엘보우 셋업을 잘하는 감독. 엘보우 빅맨의 역량을 극대화시키는 데 탁월한 능력을 보이는 감독.
브랫 브라운과 닮은 점이 많죠? 그래서 현지에선 리버스가 브라운 농구를 업그레이드시켜줄 감독이라는 얘기도 간간히 나오고 있습니다.
브라운 감독은 혼즈 셋을 애용하는 감독이었습니다. 그리고 지난 시즌은 엘보우 피더 활용을 극대화하는 데 집중했었죠. 이 위치에서 엠비드-시몬스-호포드가 주로 활용되었는데, 리버스도 이런 셋업을 즐기는 감독입니다.
혼즈셋을 즐기며, 엘보우 셋업을 잘 쓰고, 슈터의 오프 더 볼 무브를 장려하는 감독이 리버스인데, 브랫 브라운과 이 부분에서 굉장히 흡사한 면모를 보여줍니다.
브라운 감독보다 이 부분에서 더 나은 역량을 가졌다 평하긴 어렵지만, 브라운 감독이 애용하고 선수들이 익숙한 농구를 구사하는 감독이라는 점에서 리버스 선임은 팀컬러의 계승이라는 의미를 가집니다.
리버스 선임이 선수들에게 너무 힘든 난관이 되진 않을거라는 거죠.
- 지금 구성에선 리버스도 브라운 감독의 실패를 답습할 수 밖에 없다
브라운 감독과 리버스 감독의 전술 세부 구성은 다르지만, 기본 세팅은 굉장히 흡사하다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이 건 달리 얘기하면 지금 로스터 구성으론 리버스도 실패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가 됩니다.
브라운 감독이 힘겨워한 로스터 구성, 슈터가 없고 볼 핸들러도 없는 이 구성은 리버스에게도 벅차다는 얘기에요.
그래서 제 사견으로는 리버스 선임이 성공하려면 브라운에게 필요했던 선수 영입을 리버스에게는 반드시 해줘야만 한다고 생각합니다.
바로 PnR 볼 핸들러와 슈터 영입 말이죠.
물론 두 감독의 색채는 조금 다릅니다. 기본 세팅은 유사하지만, 픽 앤 롤이 메인인 리버스와 달리 브라운은 핸드오프가 메인이었죠.
하이스크린 앤 롤을 즐기는 리버스와 달리, 브라운은 핸드오프 앤 롤을 즐겼습니다. 그리고 롤링만큼이나 팝아웃을 선호한 브라운과 달리 리버스는 롤링 활용빈도가 굉장히 높습니다. 이 차이에 적응하려면 엠비드-시몬스도 애먹긴 할 거에요.
조금 더 셋업이 쉽고 간결한 핸드오프 앤 롤과 달리 하이스크린 앤 롤은 스크린 세팅이 매우 중요하니까요.
이런 점에선 리그에서 손꼽히는 스크린 세터인 호포드도 리버스와 정말 잘 맞는 선수인 건 분명한데, 지금 팀에 절실히 필요한 게 PnR 볼 핸들러이고 호포드 자리에는 엠비드가 이미 있으니 호포드가 트레이드 대상이 될 수 밖에 없어서 아쉽습니다.
여하튼 두 감독의 기본세팅이 흡사하다는 점에서 필요한 선수가 유사한만큼, 이 부분은 프론트오피스(FO)가 꼭 채워줘야하는 부분일 겁니다.
이 부분을 FO가 메우지 못하면 브라운 감독 때의 전철을 밟을 수 밖에 없어요. 브라운 감독에겐 못해준 걸 리버스 감독에겐 꼭 해주길 바랍니다.
그간 핸드오프 피더로는 좋은 모습을 보였으나 스크리너 롤맨으로는 아쉬웠던 엠비드를 디조던같은 롤맨으로 성장시킬 수 있을 지, 여러모로 리버스 전술에 딱맞는 시몬스를 핵심자원으로 성장시킬 수 있을 지가 정말 궁금한 대목입니다.
엠비드는 그간 핸드오프 피더일 때 롤링은 잘 했으나, 좋은 스크리너 롤맨은 아니었어요. 이 차이가 생각보다 크게 드러났었는데, 이 차이를 리버스가 조정가능할 지가 궁금한 대목이구요.
포스트 업 세팅은 어찌 살려낼 지도 궁금한 대목입니다. 리버스는 카와이/그리핀을 위한 포스트 업 세팅도 상당히 잘해준 감독이나, 엠비드는 그들과는 조금 다른 포스트 업 빅맨(전통센터)이죠.
리버스가 그간 포스트 업 세팅을 잘 해왔던만큼, 엠비드를 위한 세팅을 어찌 해낼 지도 궁금한 대목입니다.
시몬스도 마찬가지입니다. 엘보우 피더로 최고급 재능을 가졌음에도 시몬스가 이 위치에서 한계를 드러낸 이유는 결국 점퍼 부재 때문이었죠.
미드레인지 점퍼가 없고, 현 시점 슈팅은 오로지 코너 3점 뿐인 빅맨 시몬스를 리버스가 어찌 살려낼 지도 궁금한 대목입니다. 미드레인지없는 엘보우 피더는 사실 리버스가 썩 좋아하는 유형이 아니니까요(어르고 달래서 점퍼 장착시키면 최고겠지만 이는 일단 논외로 하구요).
물론 이런 변화의 전제는 두 선수를 잘 컨트롤할 수 있는 볼 핸들러 영입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는 점이긴 합니다. 여하튼 볼 핸들러 영입은 필수입니다.
- FO의 선택, 그리고 드래프트
다행스럽게도 이번 드랩은 필리 1라 픽 레인지(21픽) 혹은 그 이상(15-20 픽)에 다수의 볼 핸들러와 슈터들이 포진해있죠. 픽업에 성공하거나 21픽을 그대로 쓴다해도 리버스를 위한 선수 영입은 드랩부터 시작할 수 있습니다.
필리는 2라운드 최상픽도 2장이나 보유중이라(34, 36픽) 픽업 가능성이 있는 편이죠. 실제로 지난시즌도 2라운드 최상위픽을 조미료로 써서 픽업을 성공시킨 바 있습니다.
그리고 팀이 최근 접촉한 타이렐 테리-데스먼드 베인은 뛰어난 슈터들이죠. 이 중 테리는 명실공히 이번 드랩 슈터 top 2로 봐도 무방한 선수입니다.
게다가 테리는 볼 핸들러로도 기능할 수 있으며(좋은 PnR 볼 핸들러 잠재력을 가짐), 키가 크고 몸무게도 증량했다는 소식이 들려와서 현재 가치가 상승하는 중인 유망주죠.
데스먼드 베인도 뛰어난 슈터이자 팀 플레이어라는 점에서 필리가 주목하는 유망주로 보입니다.
이 두 선수를 만나서 FO가 똑같은 얘기를 했다 합니다.
"엠비드-시몬스 옆에는 반드시 슈팅 지원이 필요하다. 너는 어떻게 이 니즈를 채워줄 것인가."
이 질문은 많은 것을 시사합니다. 놀랍게도(!!!) 브랜드의 드랩 철학이 바뀌고 있습니다! 브랜드는 재개 직전 인터뷰에서 분명히 자신이 원하는 건 멀티포지셔닝에 능하고 수비완성도가 뛰어난 선수(윙 디펜더)라 발언했습니다.
슈팅도 중요하나 슈팅은 멀티포지셔닝 능력-수비완성도 다음 덕목이라 했죠. 즉, 고려사항에서 3순위에 불과했단 건데, 최근 인터뷰에서 슈팅이 고려사항 1순위로 올라간 것 같습니다.
브랜드가 좋아하는 드래프트 유형이 있습니다.
1) 멀티 포지셔닝 능력을 갖출 것
2) 뛰어난 수비 완성도를 가질 것
3) 1, 2 항을 완성시켜주는 뛰어난 윙 스팬
4) 즉전감(고학년) 선호
이 네 가지가 브랜드가 드랩할 때 보는 핵심인데, 테리와 베인은 이 덕목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선수들이죠.
테리는 1학년이고 전형적인 1번이자 슈터이며, 온볼 수비 약점을 가진 선수입니다. 대신 슈터 잠재력은 최고죠.
베인은 4학년이지만 악어팔(키 6-6, 윙스팬 6-4)입니다.
즉, 둘 다 브랜드가 선호하는 유망주들이 아니에요. 그런데 둘을 우선적으로 만나고 둘한테 동일한 질문(슈팅 니즈)을 했다는 점에서 브랜드의 선호 기준이 바뀐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번 드랩이 개인적으로는 기대되기 시작했어요.
제가 가장 원하는 선수는 콜 앤써니입니다. 필리가 픽업할 수만 있다면 어떻게든 픽업해서 노렸으면 하는 선수이고, 전 앤써니의 샷 테이킹 능력을 감안하면 이번 드랩 최고의 스틸픽이 될 선수라 생각해요.
허나 앤써니는 픽업해야만 노릴 수 있는 선수이고, 픽업도 많이 해야만 노릴 수 있는 선수죠(현재 14-18픽 레인지). 현실적으로 픽업은 2픽 이상이 쉽지 않다는 점에서 필리가 노리기엔 버거운 선수이긴 합니다.
앤써니 다음으로 좋게 보는 선수가 키라 루이스 주니어인데, 이 선수도 상당한 픽업이 되어야만 노릴 수 있는 선수죠.
그래서 앤써니-키라가 힘들 경우 테리를 노리길 바랬는데, 테리도 요즘 주가 상승중이어서 21픽으론 쉽지가 않아 보이네요.
전 가급적이면 21픽은 사수 혹은 픽업해서 백업 볼 핸들러 혹은 백업 슈터 자리를 메우길 바랍니다. 샤멧같은 선수 말이죠. 테리라면 충분히 샤멧처럼 쓸 수 있을 거에요. 아마 테리는 리버스도 굉장히 좋아할 선수라 생각합니다.
- FO 변화 문제, 리버스의 권한은 어디까지일까?
한때 사장이기도 했던 클리퍼스에선 리버스의 권한이 대단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실제로 드랩 결정에까지 관여할 정도였다하니 감독 이상의 권한을 가졌다 봐도 무방하겠죠.
현재 필리는 FO 문제가 심각한 화두로 떠올랐고, 이 문제 해결을 위해 알렉스 럭커-네드 코헨-써지 올리비아를 내보낼 거라는 관측이 많았습니다.
이 세 명은 필리 원탁회의의 핵심인사들로써 각종 결정에 깊이 관여해왔고, 일부는 브랜드 이상의 의사결정권한(럭커)을 가졌던 것으로 알려진 인물들이죠.
브랜드가 대놓고 EXIT 인터뷰에서 럭커를 거론하면서 당연히 럭커 사단이 떠날 거라는 예측이 지배적이었는데요.
허나 아직까지도 저 3인방은 필리에 남아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 많은 로컬 필진들이 우려하고 있죠(10월이 되었는데도 떠나지 않는 상황).
여러모로 FO 문제가 정리되지 않고 어수선한 건데요. 이런 상황에 리버스의 권한이 어디까지일지가 정말 궁금하네요.
일단 리버스 선임은 브랜드 GM이 앞으로는 선출 영입 비중을 늘리고, 통계의존을 낮추고 현장판단(+ 경험)의존도를 높이겠다 한 것에는 부합하는 선택입니다.
리버스 감독도 통계를 신봉하는 유형은 아니라(브라운은 통계를 굉장히 중시하는 유형이라 인터뷰에서도 통계지표 얘기를 자주 했죠) 이런 점은 브랜드 GM과 잘 맞을 거라 생각해요.
리버스의 이런 올드스쿨 마인드는 필리가 분위기 쇄신하는 데도 도움을 줄 겁니다. 통계를 버리는 게 아니라, 통계 비중을 낮춘다는 점에서 말이죠.
전 브랜드 GM이 리버스를 완벽히 서포트하고, 리버스의 의사를 반영하되 최종 결정권은 브랜드가 가지길 바랍니다. 지금까지 브랜드 GM은 새 감독과는 그런 식으로 관계 설정할거라는 얘기를 계속 해왔죠.
과연 브랜드가 리버스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통제권을 잘 유지할 수 있을 지 궁금하네요. 사실 리버스 선임에도 브랜드가 아닌 오너십이 직접 개입했다는 점이 매우 꺼림찍합니다.
오너십의 개입이 조금 지나친 건 사실이니까요. 현재로써는 브랜드가 최종결정권한을 가지는 건 제 바램일 뿐이고, 실제로는 윗선개입이 계속 이어질 것 같긴 합니다.
만약 윗선개입이 계속 이뤄진다면 리버스가 브랜드에게 힘을 실어줘서 윗선개입을 차단하는 데 도움을 주면 좋겠습니다(그리 희망적이진 않죠).
- 결국 리버스에 기대할 건 형님 리더십
단적으로 리버스가 브라운보다 월등히 뛰어난 전략가는 아닙니다. 그렇다고 임기응변이 뛰어난 것도 아니고(두 감독 모두 임기응변이 약점), 로테이션 운용 잘하는 건 브라운도 유사했죠(리버스가 이 부분에서 더욱 뛰어난 건 분명하지만).
두 감독의 기본 성향도 비슷하고, 강점과 약점도 비슷합니다. 엄밀히 따지면 리버스가 브라운보다 다방면의 능력에서 우위인 건 맞지만 그 차이가 월등하진 않다는 거죠.
허나 두 감독은 결정적인 차이가 있습니다. 뛰어난 선출(올스타 출신)이자 우승을 겸험한 베테랑 감독 vs. 유명하지 않은 선출이자 리빌딩팀에서 함께 성장한 감독의 차이는 결국 통제능력의 차이로 이어집니다.
결국 리버스에게 필리 FO가 가장 기대하는 건 브랜드가 인터뷰에서 직접 언급한 2 코어 통제능력을 가진 감독이라는 점이겠죠.
감독 커리어 내내 뛰어난 슈퍼스타들을 다뤄왔고, 비록 클리퍼스에선 실패하기도 했으나 셀틱스 시절을 비롯해 슈퍼스타 케어 성공신화를 쓴 전력이 분명히 있는 감독.
리그에서도 리더십이 뛰어나다 평가되는 감독.
FO는 이른 바 리버스의 형님 리더십이 스타가 되었지만 슈퍼스타는 아닌 영건 듀오에게도 먹힐 거라 봤을 겁니다. 엠비드-시몬스는 스타이지만, 슈퍼스타는 아니고 아직 어립니다.
리버스의 통제가 충분히 먹혀들 여지가 있다는 것이죠.
이런 점에 팀이 가장 큰 기대를 하고 있을 겁니다. 그리고 프랜차이져 베테랑들을 모두 떠나보내면서 완전히 무너진 팀 캐미의 회복에도 리버스가 도움이 되길 바랄 거에요.
현재 팀 리더는 토비입니다. 리버스가 토비에게 힘을 실어주면서 팀 캐미를 쇄신시킬 수 있다면 팀 분위기는 많이 나아질 거에요.
이런 점은 사실 댄토니에게 기대하긴 어려운 부분입니다. 이는 댄토니도 가지지 못한 리버스의 가장 뛰어난 장점이라 할 수 있죠.
- 마치며
리버스 성공의 열쇠는 명백합니다. 2 코어 통제에 성공하느냐 실패하느냐. 통제에 성공하면 리버스도 성공할 것이고, 통제에 실패하면 리버스도 실패할 겁니다.
필리가 리버스에게 바라는 건 2 코어 통제에 성공해서 2 코어를 한단계 성장시키는 것이지, 뛰어난 전략과 임기응변을 바라는 게 아니니까요.
전 팀에 혁신이 필요하다 생각해서 댄토니 선임을 간절히 바래왔고, 그래서 리버스 선임이 딱히 맘에 들진 않습니다.
허나 그렇다 해도 리버스 선임에 기대할만한 요소는 분명히 있다 생각해요. 리버스는 수년간 브라운이 다져놓은 팀의 토대를 무너뜨리지 않고 발전시킬 수 있는 적임자 임에 분명하고(댄토니였으면 완전히 바꿔버렸겠죠), 2 코어 통제에는 가장 훌륭한 감독임에 분명하니까요.
리버스가 2 코어 통제에 성공하면, 필리는 브라운 체제에서 다져온 토대가 더욱 단단해지면서 팀 전체가 한단계 성장할 수 있을 겁니다.
이게 최상의 시나리오이고, 팀 윗선이 꿈꾸는 변화겠죠.
반면 2 코어 통제에 실패하면 겉잡을 수 없이 망가질 거에요. 그리 되면 엠비드-시몬스 둘 중 하나는 무조건 떠나게 될 겁니다. 리툴링이 시작되는 거죠.
부디 필리가 리버스와 함께 올바른 방향으로 성장하길 바래 봅니다.
그리고 브랜드가 이번 드랩과 오프시즌에 반드시 리버스를 위한 로스터 변화를 이뤄내야 해요(PnR 볼핸들러와 슈터 영입). 그리고 리버스를 제대로 서포트해줄 FO 쇄신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럭커-코헨-올리비아는 이제 떠나보낼 때가 되었어요.
(추가) 글을 읽어보다 추가할 내용이 생각나서 적어봅니다.
저의 솔직한 심정을 말씀드리면 시몬스-엠비드를 감독 교체 하나로 변화시킬 수는 없다 생각해요.
결국 선수 쪽에서도 통제가능한 보컬리더가 영입되어야 하는데, 그런 선수로 많은 전문가들이 크폴을 얘기하는 거겠죠.
크폴의 가치가 나이와 높은 샐러리로 많이 낮아진 건 분명한데(35세, 40밀 이상) 그런 점을 감안해도 필리에는 크폴같은 선수가 절실합니다.
저도 젊고 유망한 볼 핸들러가 엠비드-시몬스의 짝으로 오길 바라지만, 지금 필리에는 유망한 선수보다는 리더십있는 선수가 필요하긴 하거든요.
플레이 적합성-보컬 리더 특성-감독과 이미 친하다는 점(감독을 지지하고, 감독에게 힘을 실어줄 수 있는 리더) 등에서 크폴 영입은 필리 상황에 가장 적합합니다.
여기에 선수들과 잘 어우러지고 공격전술 기가 막히게 짜는 젠트리가 루머처럼 필리에 영입된다면 필리는 리버스-젠트리 코치진에 크폴이라는 리더를 가지게 되는 거니 이리 되면 엠비드-시몬스도 압박을 받게 될 거에요.
이런 점 때문에라도 루머나오는 젠트리 영입이나 크폴 영입시도는 반드시 이뤄져야만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만 글 마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이 게시물은 아스카님에 의해 2020-10-06 09:19:35에 'NBA-Talk' 게시판으로 부터 이동되었습니다.
필리 2020 오프시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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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선 댓 후 감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