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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시대가 빼앗아간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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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7-07 15:55:39

https://www.youtube.com/watch?v=n5h0qHwNrHk

 

7월 7일입니다. 올해는 뭘 어떻게 살아왔는지도 모르겠는데 어느샌가 2020년의 반도 한 달이나 지났습니다. 왜 이렇게 기억에 남는 날이 없는지 생각해보니 연초부터 항상 공포심에 떨게했던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서 여러가지 일상들이 다 무너졌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정상적인 사이클이라면 이 맘때 두 달 가량의 플레이오프가 막을 내린 이후이고, 밤낮으로 매니아 상황을 주시하고, 처리를 하지 않아도 되는 시점이 되면서 여름 계획을 짜고 하나하나 실행을 해나가던 시점이었습니다.

 

주말마다 친구와 새벽에 일찍 일어나서 약 두 달 정도 공을 던지고 아침으로 서브웨이 샌드위치 하나 사먹고 헤어지는 일상이 있었고, 평일에도 새벽 5시에 일어나서 준비해서 자유투 연습이나 슈팅 연습들 2시간 정도 하고 하루 일과를 시작하기도 하고 했었습니다.

 

지금은 그런 일정을 소화하기엔 너무나도 부담스러운 시기입니다. 친구가 작년 농구모임 막바지에 공을 새로 샀었는데요, 그 공을 사고 이후에 연이어 주말에 비가 오면서 그렇게 날이 쌀쌀해진 가을이 와버려가지고 아침 농구가 그렇게 막을 내렸는데, 그 공을 올 해도 아직 한 번도 못써보고 있다고 합니다. 제가 년초에 이사를 하면서 친구와 집이 더 가까워지고, 같이 농구하던 고등학교도 이제 버스를 안타고 걸어가도 되는 거리로 가까워졌음에도 코로나로 인해 외부인 출입금지로 학교에 들어갈 수도 없기도 하네요.

 

또 이 맘때면 휴가차 서울에 가서 운영진분들도 한 번 뵙고 한 시즌 수고했다고 서로 이야기 하는 그런 자리를 가지기도 했는데, 지금은 장시간 기차를 타고 서울로 이동하는 것도, 그리고 호텔을 잡고 거기에 머무르면서 사람들을 만나고 하는 것도 부담스럽기도 합니다. 물론, 그것 보다도 아직 시즌이 어떻게 마무리 됐다 이런 것이 아니기도 하니까요.

 

농구를 할 수도 없고, 사람들을 만나거나 친구들을 만날 수도 없고, 나에게 맞는 새로운 인연이 어딘가에 있지 않을까 하면서 여러가지 활동 등을 시작해보고 싶어도 코로나로 인해서 마음대로 하기가 쉬운 상황이 아닙니다. 기껏해야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사람들이 모여서 하는 것이 아닌 저 혼자서 하는 트래킹 정도 있겠네요. 이것이라도 할 수 있다는 것이 감사한 상황인가 싶고 그렇습니다.

 

여름 상품들이 세일을 한다 뭐한다 해서 들어가보면 언제나 항상 먼저 둘러보는 것은 농구화, 카테고리 농구에 있는 제품들을 먼저 보게 됩니다. 언제 입을지도 모르는, 이제는 어쩌면 입지 못할지도 모르는 농구화나 농구할 때 입는 트레이닝 복들을 구경하면서 어떻게 이렇게 우울한 일상을 살게 됐을까 생각하면 더 우울하기만 합니다.

 

그냥 다른 것을 바라지도 않습니다. 데이트 뭐 이런 것은 원래 하지도 않았으니 바라지도 않고, 카페 같은데서 마스크를 벗고 시원한 에어컨 바람 밑에서 노래 들으면서 책이나 읽고, 노트북 가져가서 거기서 업무도 좀 보고 이런 것들만 자유롭게 할 수 있어도 너무 행복할 것 같은데 지금은 언제 이 사태가 끝날지도 몰라서 여기서 오는 정신적, 경제적, 신체적 부담, 불안감이 너무 커서 참 우울한 일상입니다.

 

친구들과 편안하게 만나는 일상, 카페에서 커피 한 잔 하면서 여유를 부릴 수 있는 일상, 특별하지 않더라도 평범한 일상의 여름 조차도 즐길 수 없는 이 상황인데요, 그나마 이제 NBA도 시작을 다시 하려고 하고 있고, MLB를 비롯하여 각종 스포츠들이 코로나 시대에 맞춰 시작을 하려고해서 그나마 다행입니다.

 

마스크 안써도 됐던, 여행이나 이런 것이 단순히 마음먹기에 달려있었던, 카페에 앉아 여유를 즐길 수 있는 일상이나 아무도 없는 코트에서 혼자 슛 연습을 했던 이런 일들이 얼마나 소중한 일상이었는지를 느끼는 요즘입니다.

 

얼른 이런 일상들을 돌려받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힘든 요즘이지만 모두 힘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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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1
2020-07-07 16:00:58

개인적으로 2006년 이후 1년에 최소 한번 이상은 해외 출장이든 해외 여행을 갔었는데 올해는 코로나 때문에 14년만에 해외를 나가지 못 하게 되어 역마살 인생에서 가장 큰 낙 부분이 없어졌네요.

WR
1
2020-07-07 16:03:31

제 친구도 보니깐 박람회나 해외출장 다 연기되거나 취소되고 이렇고 화상으로 진행하거나 하던데 이래저래 많은 문제가 있네요.

 

저는 해외에 나가거나 이런데 큰 관심은 없긴 했는데 뭔가 금액이나 이런 것 때문에 고민을 하는게 행복한거였구나 생각하고 있습니다.

2
2020-07-07 16:08:20

정말 많은 것을 빼앗긴 2020년이네요.... 아스카님도 많이 힘드시겠습니다

 

저는 가장 큰 기쁨이라 한다면... 걸그룹 진성덕후라서 직접 영접하러 가는 '오프' 뛰는건데

 

코로나 시국하에서는 오프는 아예 갈 수 없다고 봐도 됩니다 

 

안방덕질은 할 수 있지만 덕후에게 오프가 없다는 건 진짜 우울한 일인데 언제 오프를 되찾을 수 있을지

 

씁쓸하네요....

1
2020-07-07 16:12:03

코로나 사태가 계속 지속된다고 했을때 프로스포츠 시장이 유지가 될지 생각이 들더군요.

2
2020-07-07 16:14:17

저도 너무 서럽습니다.
제가 걸그룹 덕후라서 이번에 오프 제대로 뛰려고 작정했는데...파투 났고 (게다가 이번 활동은 진짜 보고 싶었는데!!!!) 농구도 보려했고...
그리고 제가 20학번인데 엠티고 뭐고 다 취소되고 학교에도 못가봤어요.

2
2020-07-07 16:20:21

20학번이시면 대학생활 기대가 크셨을텐데...

그리고 같은 걸그룹 덕후로서 너무 공감됩니다
저도 하반기에는 상황이 좋아질거라는 막연한 기대감에 컴백때 오프 많이 가려고 상반기 6개월간 연차 딱 한개 쓰고 버텼는데 우울하네요....

1
2020-07-07 16:26:55

군대때와 발목 부상 이후로 이렇게 오랫동안 농구를 못해본건 또 처음이네요.

 

2
2020-07-07 16:42:15

이 노래 정말 좋아합니다
탁월한 선곡이십니다

1
2020-07-07 16:43:03

전 교환학생을 못 갈것 같습니다... 선발은 됐지만....

2020-07-07 20:01:56

여름마다 가고 늘 기다리던
락페스티벌들이 취소되거나 뒤로 밀리고 있네요
삶의 낙이 하나둘 사라져갑니다.

1
2020-07-07 21:08:55

 원래 5월 14일에 한국에 들어가기로 했는데 의무자가격리 때문에 차일피일 미루다보니 이제 대만에서 체류할 돈도 다 떨어졌고.... 무비자기간도 만료되어가고 (원래 90일인데 코로나 때문에 특정기간에 입국한 사람들에 한해서 180일로 연장되었습니다.) 어쩔수 없이 8월에는 들어가야되는데 자가격리도 걱정이고 한국생활을 뭘 어떻게 먼저 시작해야될지 갑갑하네요 

24-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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