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도 관심 좀 가져주세요
개인 사정이 있어서 오랫동안 클리블랜드와 함께하지 못하다가 2달 만에 경기를 봤는데요, 르브론 없이 치루는 25년 만의 클리블랜드 플옵이라 그런가 정말 떨리는 마음으로 봤습니다. 7시부터 눈이 떠지더라고요
오늘 정말 한 팬의 마음으로 가볍게 봐서 경기 내용에 크게 눈에 들어오지는 않았는데요, 그래도 뭔가 주목할만한 부분 몇개 정도는 매니아 분들과 같이 얘기해보고 싶어서 가져왔습니다.
우선 제가 2차전을 보기 전에 양 팀의 게임 플랜을 살짝 보기 위해 1차전 1쿼터만 또 가볍게 봤었는데요, 1,2차전 제가 본 한에서 요약해보자면
뉴욕 : 헷지로 핸들러 죽이기 (미첼 로빈슨은 드랍), 공격에서는 랜들 브런슨 GO
클리블랜드 : 스위치, 드랍, 헷지 등등 골고루 적재적소에 가져감, 공격에서는 핸들러 역량으로 풀어나가다가 안 될 때는 미첼 '해줘'
이 글은 전지적 클블 팬의 시점이기 때문에 클리블랜드 위주로만 작성되는 점 양해해주시고....
시작해! 플옵 농구의 처음부터
우선 1차전 1쿼터를 봤을 때는 심하게 당혹스러웠습니다. 애들이 너무 얼어있더라고요.. 어느정도 예상은 했지만 미첼 빼고는 전부 야투 들어가고 안 들어가고를 떠나서 얼어있는...
우선 제가 위에 뉴욕이 강한 헷지를 사용했다고 썼는데요,
1쿼터 극초반에 나온 모블리 장면들을 보고 '아 얘 좀 얼었구나' 느꼈습니다.
그 장면들을 보여드리자면,
보시다시피 랜들이 개입된 수비에서 닉스가 강한 헷지 수비를 펼치는데요, 갈랜드가 숏롤하는 모블리를 잘 찾아서 빼줍니다.
제가 전에 모블리에 대해 이런 언급을 한적이 있습니다.
모블리는 투맨게임 상황에서는 큰 범주에서 1415 드레이먼드 그린과 비슷합니다.
갈랜드, 미첼의 그래비티로 코트를 넓게 쓰면서 숏롤로 공을 받고 패스 혹은 득점을 봅니다. 여기서 그린과 다른 점은 모블리는 킥아웃보다는 알렌과의 하이로우 게임을 우선적으로 보고 숏미드나 돌파로 직접 득점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하이로우 게임에서는 외곽의 빅맨이 수비를 끌어당기고 안으로 건네주는 게 중요한데요, 모블리의 숏미드 성공률 향상은 클리블랜드의 하이로우 게임을 더욱 강력하게 만들어줍니다. 그래서 제가 모블리의 미드레인지 게임을 기대했었고요.
그런데 위 장면을 보면 모블리의 시선은 계속 림에만 꽃혀있습니다. 위에 모블리는 이미 로빈슨을 끌어당겨서 뒷공간을 만들었고, 이에 닉스는 본인들의 수비대로 코너를 버리고 (오코로야.....) 페인트존을 틀어막습니다.
그럼 모블리에게는
1. 공간 났을 때 미드레인지
2. 뒷공간 난 순간 랍패스
3. 오코로에게(....) 킥아웃
4. 미첼 로빈슨에게 상남자식 다이다이
모블리는 상남자였습니다. (어쨌든 공리 잡아서 덩크 먹였으니 그렇다고 합시다..)
반면에, 우려가 많던 갈랜드에 대해서 걱정하지 않았는데요, 갈랜드의 슛감 자체는 나빠보이지 않았고 패스 빼주는 것도 괜찮아 보여서 좀 더 적극적으로 쏘고, 조정만 있다면 (사실 플옵에서 마인드셋이 진짜 힘든 거긴 하죠. 특히 갈랜드처럼 자신감에 경기력 영향 받는 선수는 더욱요) 괜찮아지겠다 싶었습니다.
갈랜드가 헷지로 막히니 모블리한테 빼주는데 닉스가 페인트를 막고 모블리가 이를 공략 못하고 간혹 오코로한테 빼도 못 넣고.
이거 어떻게 접전 가나 싶을텐데 박스스코어, 하이라이트 정도만 보고서 대충 알겠더라고요.
뭐 대충 미첼 치트키 쓰고 수비로 승부했겠죠. 이래서 모블리를 욕할 수가 없습니다. 올스타 ~ 올느바급 포워드 랜들을 2경기 연속으로 저렇게 묶을 수 있는 선수가 리그에 몇이나 있을까요. 모블리가 아무리 공격에서 못해도 코트에 존재하는 것만으로 1인분 이상을 하고 있습니다.
아무튼 뭐 이정도가 1차전 1쿼터를 보고 2차전에서 눈여겨 본 포인트였습니다.
1. 수비는 괜찮다. (이 부분도 할말이 있긴 한데 분량 보고 후술하겠습니다.)
2. 공격에서 어떤 조정을 거칠 건지
3. 갈랜드를 어떻게 살릴 건지 (사실 클리블랜드 공격의 다양성을 살리는 건 갈랜드라서 2번과도 일맥상통 합니다)
The day is Your day!
제가 이 글로 칭찬하고 싶은 사람이 3명 있는데요, 먼저 갈랜드입니다.
갈랜드가 어제 어마어마한 활약으로 클리블랜드를 25년만의 NON-LeBron 플레이오프 승리로 이끌었죠.
어제자 갈랜드 성적
32점 7어시 (10/17 야투, 6/10 3점)
이 득점 중에 캐치앤슛을 제외하고 보면 대부분 미첼 로빈슨의 드랍을 공략합니다.
갈랜드는 아이솔이 좋은 가드가 아닙니다. 효율을 떠나서 피지컬이 안 되기 때문에 돌파에서 스피드로 한번에 제치지 못하면 스텝에서 밀려나고, 따라서 빅맨빨을 굉장히 많이 받는 선수죠. 빅맨을 잘 살리기도 하고요. 가장 큰 약점도 골밑 마무리입니다. 이번 시즌 골밑 마무리가 52.7%죠.
갈랜드의 장점은 풀업입니다.
"어디서든 득점이 가능하지"
제가 1차전만 보고 살짝 예상했던 대로 전반전은 흘러가더라고요.
가장 간단하면서 어려운 파훼법이죠. 미첼 로빈슨 공략입니다.
미로 드랍백 상황에서 갈랜드가 풀업을 꽤 많이 시도했습니다.
갈랜드 첫득점부터가 미로 상대로 꽃은 풀업 3점이였죠.
1차전 전부를 본 게 아니라 확언하기 조심스럽지만 미로가 상대일 때는 무조건 점퍼 위주로 공격하려는 모습을 보고 어떤 오더가 있긴 했을 거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자, 그럼 과연 뉴욕은 당하고만 있었을까요?
후반전에 뉴욕은 어그레시브 드랍을 들고옵니다. 미로의 위치를 거의 헤지 수준으로 올림으로써 점퍼를 견제하더라고요.
미첼 로빈슨은 높이가 뛰어난 빅맨입니다. 훌륭한 보드 장악력을 가지고 있죠.
이런 선수를 스트레치 빅맨 없이 끌고 나온다? 이건 뭐 알렌이랑 모블리 놀이터죠. 때문에 저는 앞으로도 미로가 중용되는 한, 갈랜드가 적극적으로 로빈슨을 공략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미로가 드랍하면 쏘고 어그레시브 하게 나와도, 설사 슛 못 넣어도 그냥 던져도 됩니다.
저는 공격 리바운드를 상당히 안 좋아하는 편입니다만, (속공 수비를 훨싼 더 중시합니다) 뉴욕 클블처럼 느린 페이스의 경기에서 공격 리바운드 하나하나는 소중하죠.
4쿼터에는 결국 로빈슨이 1분도 안 뛰었습니다. (제가 알지 못하는 다른 요인도 있겠죠…? 제가 뉴욕 경기를 거의 안 봐서..)
오늘 갈랜드는 MOM입니다. 제가 바란 모습 딱 잘 보여준 거 같아요.
그리고 수비도 잠깐 언급하자면, 제가 전에 갈랜드 수비에 대해 장난반 진심반으로 쓴적이 있는데요,
https://mania.kr/g2/bbs/board.php?bo_table=nbatalk&wr_id=9091777&series_page=3
오늘 경기 보신 분들은 알 겁니다. 갈랜드 수비 좀 놀랐습니다.
아아... GOAT.... 또 당신입니까....
JB, He is a man of dignity
아니 살다살다 내가 비커스태프를 칭찬하는 날이 오게 될 줄이야.
어제 비커스태프의 인게임 조정능력, 타임아웃 타이밍, 용병술 전부 전 만족했습니다.
우리 소듕한 감독님 욕한 분들 전부 고개 숙여 반성하세요.
뉴욕의 두 기둥 랜들과 브런슨이죠. 이 둘을 각각 모블리와 오코로가 막습니다.
그런데, 오코로가 극악의 부진과 파울트러블로 경기 2분 만에 팀 자체적으로 로테 제외 시킵니다.
그럼 후반에 브런슨을 어떻게 막느냐 하고 봤더니, 헷지랑 스위치를 자유자재로 섞더라고요.
근데 이게 진짜 연습을 많이 한 티가 났습니다 특히 스위치요.
후반전 브런슨 기록
6득점 2어시
야투 0/4
자유투 6/6
기록만 봐도 대단합니다. 브런슨을 팀 메인 퍼리미터 디펜더 없이…
이 부분에서 대니 그린의 노련미가 살짝 돋보아기도 했는데, 앞으로 슛감이 니갱망만 아니라면 10~15분 정도로 중용될 수도 있겠다는 느낌까지 들더라고요.
이게 직접 경기 다운 받아서 움짤 따긴 귀찮고…다들 한 3쿼터 7분 경부터 보시면 될 거 같아요.
윜 사이드에서 대니 그린이 있으면 이게 지금 존인가 맨인가 헷갈릴 정도로 스위치가 부드럽더라고요. 그리고 머니 그린의 디깅 타이밍이나 헬핑 타이밍도 괜찮았고요. (발이 좀 느려진 게 아쉽습니다만 미니멈이니까)
뉴욕의 메인 공격 전술은 브런슨, 랜들 ‘해줘’ 였는데요. 경기를 보면 아니 왜 랜들/브런슨이 스위치 없이 (미스매치 헌팅) 계속 모블리나 다른 좋은 수비수한테 들이박지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요.
연속된 스위치 보면서 감탄이 나오더라고요. 클리블랜드 정규 시즌 동안 이런 스위치를 본적이 있었나 싶은 장면이 많았습니다. (애초에 클블이 스위치를 선호하는 팀이 아닌 것도 한몫)
스크린이 걸리면 우선 스위치를 하고 바로 다시 스위치를 하는데 이게 말로는 쉽지 온볼러 앞에서 그렇게 빠르게 스위치를 하는 게.. 진짜 연습 많이 했구나 실감했습니다.
이 팀 수비는 정말 재밌습니다. 진짜 라인업 바뀌고 디펜더가 바뀔 때마다 어떤 수비할지 기대되더라고요. 그니까 많관부
마치며
아마 이 시리즈의 향방은 2차전처럼 클리블랜드의 공격이 잘 풀리면 쉽게 가고, 아니면 접전인 양상으로 가지 않을까 싶습니다. 어찌되든 두 수비팀의 대결이라 진짜 재밌긴 합니다.
어떤 팀이 이기든 제발 부상은 없었으면 좋겠고 양팀 다 클린한 경기를 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전 그냥 선수(미첼)따라 클블 응원하게 된 팬으로써 비인기팀(유타)에 꽤 익숙하다랄까?
개인적으로 안 다치고 잘 마무리 됐으면 하고 바라면서도 욕심이 생기는건 어쩔 수 없네요. 솔직히 컨파까지 뚫었으면 정말 좋겠다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