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스 로스터 결점과 윈나우 출발점, 감독과 라빈 사이 불화등 잡담
- 1
- 2
“매우 진저리 나는 (I’m so sick of the Chicago Bulls)” “대실패 (colossal failure)” 그리고 “가장 절망적인 팀 (the most depressing team)”까지. 각각 잭 로우/다넬 메이베리/마이클 피나의 올 시즌 시카고 불스에 대한 묘사입니다.
2020년 4월 시카고 불스 부사장직에 오른 어터러스 카르니쇼바스는 부임 때부터 줄곧 목표는 우승 컨텐더급 로스터를 만드는 것이라 말해왔고, 22-23시즌 맞이 기자 회견에선 플옵 2라 진출이라는 목표를 제시했습니다. 그런 팀의 실제 결과는 목표와 괴리감 있는 동부 9위-Elo rating 리그 21위입니다.
이를 저격하듯 ESPN 잭 로우는 불스는 우승은 커녕 플옵 2라 진출길도 막혀 보인다며, 많은 미래픽을 쓰며 all in한 팀이 동부 6위~플레이인 진출 경쟁을 하고 있는 상황을 비판했습니다. 로우는 불스 프런트가 자신들의 로스터 구성이 실패한 게 아닐까라는 가능성을 살짝이라도 들여다보는 것조차 거부하고 있다며 데드라인까지 큰 무브가 없을거라 예측했고, 실제 빅무브는 커녕 아무런 무브도 없던 유이한 팀이 됐습니다.
줄곧 숨어있던 불스 프런트조차 데드라인 직후 회견은 열 수밖에 없었습니다. 질문들 핵심을 피하는 때우기성 발언과 궤변으로 가득했던 회견은 올해 불스가 강팀 상대로 좋은 경기력을 보였다는 자기 위안성 발언으로 화룡점정을 찍었는데요. 프런트가 애써 무시하는 사실 한 가지는, 강팀 상대 승률 8%였던 지난 시즌과 강팀들 상대로 괜찮다는 이번 시즌의 상대팀 난이도 고려한 Elo rating이 똑같이 21위로 형편없다는 사실입니다. 그런 경기력과 상황이 반영되어 전반기 시청률은 저번 시즌 대비 38% 감소했으며, 관중동원률도 99.8%(리그 7위) -> 96.8%(리그 16위)로 하락했고요.
불스 프런트가 짠 로스터엔 크게 2가지 치명적인 결점이 있다고 보는데, 첫 번째로 시즌 초반 파멸적인 수치보단 많이 올랐지만 여전히 마이너스(-0.2)인 드로잔-라빈-부세비치 3인 넷레이팅에서 드러나는 빅3 조합의 실패입니다. 1라픽과 맥스 계약등의 팀 자산을 엄청 투입한 빅3가 함께 뛸 시 2시즌 연속 지고 있다는 겁니다.
두 번째는 “전략 자산 유형의 선수들” 부족입니다. 빅3 조합을 떠나서 리그 트렌드상 어느 팀이든 탐내는 유형들(최소한 미스매치는 공략 가능한 오프더드리블 득점력 or 확실한 슈팅력이 있는 가드 / 3&D 윙 / 오프더드리블 플레이메이커 / 퍼리미터 수비 가능한 빅맨등) 자체가 적다는 겁니다. 3&D역할+트랜지션 패스로 리그 탑50권의 경기력을 보인 론조 볼의 공백이 뼈아픈 가운데 전략 자산 유형 선수들을 데려오기엔 이미 빅3 결성등으로 1라픽을 많이 써서 약점 노출이 반복되도 개선하지 못하는 겁니다. 그 결과가 지난 데드라인-지난 오프 시즌-이번 데드라인까지 3구간 연속 허탕인 거죠.
1. 로스터상 계속 노출되는 이슈들
① 리빌딩을 시작한 이래 아직까지도 못 구한 플레이메이커
위에서도 언급한 온볼 플레이메이커는 팀의 확고한 중심축으로 삼을 수 있을만큼 팀 빌딩에 굉장히 중요한 유형입니다. 저는 탱킹시절부터 윈나우인 지금까지 줄곧 공홈 트래킹 Drive시 AST% 수치를 보는데, 지난 시즌에 이어 올해도 팀내 드라이브 최다 1,2위인 드로잔-라빈이 각각 7.6%-7.2%로 10%이하의 수치를 기록한 불스는 아직까지도 믿음직한 플레이메이커 결핍 상태입니다.
경기 장면들을 보더라도 드로잔과 라빈은 롤맨/골대 근처 동료들한테로의 좋은 패스들이나 돌파시 수비를 완전히 따돌리고 떠먹여주는 성격의 패스 생산 빈도가 높지 않았고요. 물론 드로잔은 슈터 깔아주면 킥아웃은 라빈보다 안정적이고, 온볼 득점 볼륨과 효율이 리그 수위권이라 개인 공격에 치중하는 걸 어느 정도는 이해합니다. 아래서 다루겠지만 로스터상 믿음직한 3점 슈터가 없기에 더 패스를 안하게 되는 면도 느껴지고요.
그렇지만 드로잔, 라빈 모두 양질의 패스 빈도가 본인들 득점 시도에 비해 너무 적고, 또 실시간으로 변하는 수비수들에 대한 맞춤 대응이나 동료들이 기회 보고 컷 들어갈 때에 맞춰주는 드리블 패스 아웃을 잘 못 만든다는 점에서 패스 패턴이 협소한 건 물론 코트 구도 자체가 정적이 될 수밖에 없겠죠.
▼ 라빈은 가속 붙이면 쭉 들어가는 돌파를 선호하는데, 스네이크 픽앤롤같이 꺾어 들어가거나 하스티지 드리블 활용하는 걸 좀 더하긴 했지만 그것도 본인들 득점 위주고요. 드리블/핸들링 한계상 패스 빼주는 시퀀스나 피벗 활용 능력등이 거의 없어서 돌파 중에 혹은 중간에 멈췄을 때 좋은 패스들이 나오기가 힘듭니다. BQ 문제도 있지만 드리블 합 문제가 가장 크다고 생각하고, 패스는 물론 미들 구간에서 플로터/러너등의 득점 시도 또한 수행력과 효율 모두 역량 부족이라 계속 써왔습니다.
또 하나 분명히 할 건 론조의 존재감이 굉장히 컸고 부상이 너무나 안타까운 상황을 떠나서, 론조도 온볼 플레이메이커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최고급 수비력으로 트랜지션 찬스 만들고 하프코트에서도 퀵패스나 최고급 캐치3은 당연히 큰 플러스지만, 시간당 Drive가 카루소보다도 적은 선수였고요. O-RAPTOR +0.0 / O-EPM +0.3으로 포가급의 수치가 아닙니다.
▼ 주포 둘의 플레이메이킹 한계를 그나마 빅맨 부세비치가 포스트 킥아웃 혹은 3점 라인에서 사이드 체인지해주고 컷인 봐주는 걸로 공격에서의 단조로움을 극복하고 있는데요.
주전 센터 부세비치도 올해 만기로 다음 시즌 팀 확정 샐러리가 가득한 가운데 UFA가 됩니다. 연장 계약 제시조차 안 했으면서 최근에 좋으니 내년에 잡겠다고 말하는 프런트가 어느 선택을 시도해도 힘든 상황입니다.
② 두 시즌 연속 리그에서 유일하게 경기당 30개 미만의 3점을 시도하는
카르니쇼바스는 회견에서 끔찍한 팀 3점에 대한 질문에 시도를 당연히 올려야겠지만 지금도 3점 성공률은 괜찮다는 궤변을 내뱉었는데, 3점 메이드도 꼴찌로 3점으로 쌓는 득점도 적고 팀 스페이싱에도 악영향이겠죠.
와이드 오픈 3점조차 안(못) 쏘는 걸 플옵등에선 상대가 공략할 게 뻔하고, 그 결과가 작년 플옵 1라에서 3점 시도를 경기당 37개로 크게 늘렸으나 28.3%라는 파멸적인 성공률과 함께 팀 오펜시브 레이팅 꼴찌를 찍은 겁니다. 이건 론조의 공백이 뼈저리게 느껴지는 부분인데, 돌아올 기미가 안 보여도 슈터를 구하지 못한 건 1라픽등의 자산이 부족하다는 상황이 또 다시 작용한거고요.
③ 도노반 감독의 스위치 섞기와 수비적 “운”
빅3 수비적 약점은 지난 글들로 갈음하고, 이번 시즌 빅맨이 아닌 상대 포워드-가드들의 오프스크린 낀 오프볼 무브나 핸드오프/픽앤롤에 대한 대응으로 종종 스위치 디펜스를 섞는 것에 대해서만 살짝 다루겠습니다. 물론 센터 부세비치나 드러먼드가 수비 과정에 끼면 이 둘은 퍼리미터 수비력이 전무하기에 드랍백/블리츠/하드헷지 적절히 섞는데 그 외 선수들이나 데존쥬가 스몰볼 센터로 나올 때 등의 상황에서 스위치 하는 겁니다.
▼ 빅윙-포워드 상대하는 카루소인데, 지난 플옵에서 특히 미들턴 상대로 큰 재미보기도 했죠.
가드 사이즈지만 어느 정도 힘으로 버티며 큰 활동량으로 스틸등을 뽑아내는 카루소덕분에 가능한 장면인데, 수비적 기여가 리그 최고급인 카루소외에 다른 퍼리미터 수비수들도 매치업이나 경기 따라 스위치하고 있습니다. 카루소를 뺀 거의 모든 퍼리미터 수비수들이(카루소도 작년보단 못합니다) 스크린 뚫고 마크맨 따라가는 게 큰 약점인 상황에서 스크린 이겨내고 쫓아가게 하기보단 스위치 섞는 시도는 좋다고 생각합니다.
▼ 물론 스위치 여부 혼동부터 스위치 과정에서의 틈 그리고 스위치 이후에도 사이즈 한계 때문에 쉽게 득점 헌납하거나 공격 리바를 내준다는등의 문제점들이 나오긴 하지만요.
빅3의 큰 수비적 약점 및 론조 아웃 허슬러 그린의 결장에도 불구하고 CTG 기준 디펜시브 레이팅 112.6 리그 6위(?) - 최근 2주는 3위(!?)를 찍고 있는 건 인상적입니다.
https://allchgo.com/2023/02/09/arturas-karnisovas-gave-three-reasons-the-chicago-bulls-didnt-do-anything-at-the-nba-trade-deadline-heres-why-they-dont-hold-water/
▲ 다만 위 Will 기사처럼 림어택+3점 허용 빈도가 높은데도 상대가 3점 시도 찬스를 만들어도 다행히 그게 잘 안들어가며 수치가 좋게 나오는데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건 분명히 해야 하겠고요. 상대 코너3점 시도를 리그에서 6번째로 많이 허용하고 있는데, 상대팀 성공률이 34.8%로 가장 못 넣고 있습니다. 트랜지션부터 하프코트 돌파 뚫리고 수비 진영 흐트러지는 상황이 많이 나오고, 형편없는 클로즈아웃을 하는 선수들이 가득한 상황에서 상대 코너 3점들 성공률이 리그 꼴찌인 건 운이 많이 좋다고 해석할 수밖에 없습니다.
운 이슈와 부세비치 같은 센터 수비 보좌 역할이나 스위치/헬프 상황 포함 신장/윙스팬으로 높이와 공간 모두 메워주는 좋은 윙디펜더 자원이 적다는 건 당연히 높은 무대 올라갈수록 문제가 되겠죠.
종합시 떠오르는 한 가지 의문
로스터상 결점 항목에서 반복적으로 강조되는 건 지금도 로스터 전력이 부족하다는 건데, 그 결과가 넷레이팅 리그 16위(오펜시브 레이팅 22위+디펜시브 레이팅6위)에 최근 2주 오펜시브 레이팅 26위겠고요. 부상 아웃인 론조를 빼도 부세비치, 드로잔, 카루소등을 2년전에 "추가"한 게 이 정도라면 출발점은 더욱 빈약했다는 뜻이고 그렇다면 도대체 왜 그런 결핍 상태에서 윈나우를 시도했냐는 의문이 떠오릅니다.
2. 윈나우 출발부터 잘못된 설계라는 믿음에 한발짝 더 다가선
많은 이들이 불스의 전환점으로 21년 데드라인에 이뤄진 부세비치 트레이드를 꼽습니다. 결과적으로 패키지에 포함된 웬카쥬 혼자로도 부세비치보다 공수 종합시 꿀리지 않고, 그해 플레이인조차 광탈하며 올랜도에게 간 8픽은 리그 최고의 유망주중 하나인 프란츠 바그너가 됐습니다. 23 1라픽도 탑4밖이면 넘어가니 비트라이터 코디 웨스터런드 표현대로 절망적인 재앙(an abject disaster)이라 칭하는 것이 무리가 아닙니다.
부세비치 영입 직전 혼자 생각하길 플레이메이커/포인트가드와 3&D윙플레이어 센터등 당시 불스 로스터에 보강 필수인 지점들이 너무 많기에 윈나우는 무리라고 썼는데요. 그런 상황에서 왜 불스 프런트가 윈나우를 시작했는지 질문할수밖에 없는데, 당시 4년/78M 계약이 1.5시즌 남아있던 잭 라빈을 (맥스 줘서라도) 킵하고 중심 삼아 로스터 빌딩하겠다는 결정에서 나왔다고 생각합니다. 즉 윈나우 시도는 라빈을 중심으로 팀을 꾸릴만하다는 판단에서 출발했다는 겁니다. 물론 당시 탱킹으로 급감한 관중 수익 때문에 실링이 낮아도 당장 어느 정도 성적을 찍으라는 구단주 요구도 매우 컸겠지만, 농구 내적으로 보면 그렇다는 겁니다.
시즌별 전체 성적을 보면 맥스 계약 받기 이전이든 올해든 EPM상 50위 근처이며, 작년에 타 매체보다 높게 본 세쓰 파트나우 티어상으로도 3B 25위~35위권이었는데요. 득점력 대비 마진 스탯이 낮은 이유 – 심각한 수비 결점과 플레이메이킹 역량 부족 – 를 봐도 중심축으로 삼는 게 까다로울 거라 짐작할 수 있습니다.
사실 본인의 최고 장기인 득점면에서도 제약이 꽤 있는 선수지만(밑에서 아주 살짝 다루겠습니다) 그래도 1옵션 드로잔을 잡음없이 보좌하며 플레이를 맞춰준다면, 여전히 투자 대비 팀 실링이 낮고 맥스 계약 가성비가 떨어지지만, 어느 정도 넘어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경기 외적으로도 잡음이 계속된다는 점에서 결국 경기 내적/외적 모두 중심축으로 삼을만한 선수가 아니라는 결론에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결국 불스의 윈나우 시도는 출발점부터 잘못된 설계라는 생각이 더욱 강해진 건데요. 잭 로우에 따르면 아직도 망상에 빠진듯한 불스 프런트지만, 데드라인 직전 뉴욕 닉스쪽 이안 베글리 보도등 라빈 트레이드 루머가 나온 걸 보면 불스 프런트도 라빈 중심으로 간 본인들 선택이 실패라는 인식이 조금이라도 있고 그에 따라 시장 탐색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https://www.sny.tv/articles/knicks-trade-deadline-next-zach-lavine
라빈이 맥스 계약 맺은 지금도 플러스 자산이라 생각하지만, 기회 비용 관점에선 애초에 2년전 4년/78M 계약 남았을 때 트레이드하고 다른 중심축을 찾는 시도를 했거나 라빈은 킵하더라도 윈나우 시도는 하지 않는 가상 선택지들의 결과물이 지금 상황보다 훨씬 더 나았으리라 생각합니다.
노파심에 분명히 강조하면 윈나우 실패부터 현재의 참혹한 결과가 라빈 때문이라는 뜻은 절대 아닙니다. 위의 로스터 결점에서 다뤘듯 라빈 이외의 빅3 또한 조합이 까다로운 건 물론 이를 보좌해줄 주변 선수진이 매우 부족하다는 점에서 로스터 빌딩을 대실패한 프런트야말로 책임을 질 주체라고 생각하고, 다만 그 프런트가 어째서 윈나우 시도를 했으며 망상적인 그들조차도 실패라는 직감은 있는지 윈나우 출발점이었던 그 라빈에 대한 트레이드 논의를 했다는 점에서 완벽한 실패라는 결론에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는 의견입니다. 또 라빈은 도노반과 갈등 관계인데, 아래에서 다루겠습니다.
3. 도노반 감독과 잭 라빈의 갈등 그리고 라빈의 공격적 제약들
https://twitter.com/ChiSportUpdates/status/1623786461907636224?cxt=HHwWgMC-0eLL7IgtAAAA
▲ 전 불스 프런트가 경질되기 이전 프런트 교체 루머를 알렸던 ESPN 시카고 라디오 호스트 Kaplan은 도노반 감독과 잭 라빈의 (부정적인) 관계는 돌이킬 수 없으며, 라빈을 뺀 라커룸의 모든 선수들이 도노반 감독편이라고 보도했습니다. 물론 며칠 전 "공식" 인터뷰에선 라빈이 답하길 자기와 도노반 감독과 사이가 괜찮다(fine)라고 했으나, 저런 루머가 라빈 트레이드론이 부상한 이유 중 하나겠죠.
https://mania.kr/g2/bbs/board.php?bo_table=news&wr_id=1132406&sca=&sfl=wr_subject&stx=%EB%9D%BC%EB%B9%88+%EB%B2%A4%EC%B9%98&sop=and&scrap_mode=&gi_mode=&gi_team_home=&gi_team_away=
▲ 갈등의 시작은 작년 11월 vs올랜도 경기 때 (라빈의 아들이 경기장에 온 가운데) 야투 1-14 기록중이던 라빈을 4쿼터 중후반-경기 종료까지 기용하지 않으면서부터인데요. 경기 막판 미기용은 도노반의 결정이었으며 자기는 그에 동의하지 않았다는 의사 표현을 떠나서, 제가 가장 비판적으로 본 부분은 라빈의 태도입니다.
당시 라빈 인터뷰대로 시작은 처참해도 나중에 득점 몰아칠 능력이 있는 건 맞지만, 농구는 득점“만”으로 이뤄진 게 아니라는 겁니다. 공수 전환 스포츠로서 수비는 물론이거니와 패싱 또한 중요한데(마진 스탯을 구성하는 요소들이죠) 그것들 다 빼고 오로지 득점만 강조하니 라빈이 왜 마진 스탯이 안 좋게 나오는지 일부 설명하기도 합니다. 득점 외의 요소들이 중요하다는 문제 의식부터 부족한 겁니다. 라빈이 주목해야 할 지점은 해당 경기에서 1-14라는 처참한 야투율을 보인 득점 분야뿐만 아니라, 해당 경기에서 논콜에 항의하다 속공 득점을 헌납하는 부류의 장면들입니다. 커리어 내내 지적받는데 이에 대해선 일언반구조차 없죠.
▼ 또한 아래 같이 시카고가 꽤 쓰는 구도(한쪽 사이드에서 픽앤롤/핸드오프 진행하며 수비수들 시선 뺏고 빠르게 스윙패스를 반대편 사이드로 보내 공격 진행하는)에서 정신 못 차리고 공격 시작할 때의 이점은 전혀 누리지 못한 채 오히려 턴오버를 범하는 장면이야말로 라빈이 앞으로 주의 깊게 다뤄야 할 플레이들입니다.
▼ 다른 경기에서 반대쪽 사이드에서 패스 받은 도순무가 돌파 킥아웃을 만드는 장면입니다.
▼ 물론 라빈이 반대 사이드에서 패스 받고 제대로 캐치3을 잘 꽂아넣는 장면들같이 좋은 장면들도 있는데요.
스팟업 효율 리그 상위8% + 캐치3점 성공률 44.6%의 최상위권 효율을 보면 라빈의 슈팅(과 스팟업 돌파)를 극대화하는 포제션을 늘리라고 쉽게 말하고 싶은 유혹이 생기지만, 탱킹 시절부터 써왔듯이 라빈이 선호하는 슈팅 지점부터 공 받기 이전 동선 그리고 패스 받는 전후 스텝과 슈팅으로 전환할 때 자기 리듬에 맞출 필요가 있기 때문에 간단히 말할 수 없는 부분입니다. 그나마 올시즌이 스팟업 포제션과 캐치3을 늘린 상태인데, 아직도 막 많은 수준은 아니죠. 오프스크린 슈팅 장면도 여전히 적고요.
결정적으로 같은 클러치 소속 The Athletic 샴즈부터 NBC 시카고 KC 존슨 보도등을 보면 라빈 본인부터가 온볼 플레이나 공소유를 줄이며 드로잔 1옵션을 보좌하는 역할을 선호하지 않는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자기 온볼 플레이를 더 하고 싶다는 게 라빈 의사인데, 최대 무기인 풀업3과 슈팅 능력 그리고 가속 붙인 온볼 돌파력을 발전시키며 효율 좋은 볼륨 스코어러로 성장했지만 미드레인지 구간에서의 무기와 플레이메이킹 이슈 때문에 메인 플레이메이커는 물론 확고한 1옵션 역할 수행이 힘듭니다. 저는 최소한 올해 클러치 폼이 떨어진 드로잔 대신 4쿼터나 승부처 공격 포제션을 어느 정도 라빈한테 더 주는 건 괜찮다고 생각합니다만, 드로잔 폼 저하를 떠나서 이때도 라빈의 온볼 플레이상 문제점들이 많이 드러나겠죠.
전임 짐 보일런 감독은 물론 불스 팬들부터 맷 무어등이 라빈의 미드레인지는 도저히 밀어줄 만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상황에서도 라빈이 편한 동선/상황 찾아주며 미들 점퍼 쏘게끔 해준 사람이 바로 도노반 감독입니다. 사실 지금도 라빈의 미드레인지 구간 야투율부터가 인상적이지 않은데(상위권은 커녕 리그 평균 이하)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인터뷰만 봐도 본인 미들 점퍼에 자신감을 갖고 있는게 느껴집니다.
손가락 통증 때문에 3점이 부진할 때 자기는 3점이 부진해도 돌파로 자유투 얻고 (이 부분 마인드는 참 좋습니다) 또 미들 점퍼로 득점할 수 있다고 말했었는데, 애초에 좋아진 지금조차도 라빈의 미들 점퍼는 강점이 아니거든요. 보일런은 물론 거의 모두가 밀어주면 안 된다고 생각했을 때 실제로 라빈이 원하는 대로 시도해주고 또 최적화 시도해 준 게 도노반 감독이라는 걸 잊지 말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두서없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프런트의 성급함이란 부분에서 매우 동의합니다. 윈나우를 시도할 토대가 마련되어있지 않는데 너무 성급했던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