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스 로스터 포지션, 테리 써머리그 감상평등 오프시즌 잡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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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드랲에서 대일런 테리를 18픽으로 뽑을 때와 더불어 오프시즌 드라기치 영입 때 많이 제기된 이슈는 불스 로스터의 불균형입니다. 불스 비트라이터는 물론 국내외 팬분들 사이에서도 많이 나오는 얘기인데, 평소 제가 지닌 개인적인 생각을 써봤습니다. 불스 써머리그 경기를 마지막 경기 빼고 4경기를 몰아봤는데, 이를 바탕으로 테리와 시모노비치(그리고 저스틴 루이스도 짧게) 다루고요.
일반적인(?) 불스 로스터 뎁쓰 차트
https://twitter.com/mkhoops/status/1542993067791503360/photo/1
▼ 반면 제가 생각하는 포지션 분배는 아래와 같습니다.
- PG : (공란) / (잘 풀리면 백업 PG) 드라기치
- SG : 드로잔, 라빈 / 카루소, 코비, 도순무
- SF : 론조 / 테리
- PF : 그린, 팻윌 / 데존쥬
- C : 부세비치 / 드러먼드 / 브래들리 / 시모노비치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하실 텐데, 왜냐하면 일반적으로 배치하는 포지션이랑 제가 자의적으로 분류한 것이랑 다르기 때문입니다.저는 불스 로스터 자체가 불균형스럽다고 보고, 그렇기에 위처럼 불균형스러운 포지션 분포로 표현하는 게 더 자연스럽다고 생각하는데요.
일단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스타팅급 PG의 부재(공란)인데, 저는 시카고가 리빌딩을 시작한 이래 아직까지도 메인 플레이메이커를 못 구했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서 메인 플레이메이커란 오프더드리블 공격력이 확실해서 본인 득점은 물론 상대 수비의 이목을 끌어서 특히 동료 빅맨과 슈터들한테 양질의 패스를 다양한 패턴을 가지고 반복적으로 뿌릴 수 있는 선수를 뜻합니다. 드로잔과 라빈은 자체 공격력이 확실하고 최상위권 스코어러들이지만, 굳이 지금 로스터에서 말고도 커리어를 통틀어봐도 빅맨을 잘 살리는 패서들은 아니라는 점에서 메인 플레이메이커급이 아니라 보고요.
시카고 공식 SNS 계정 포함 일반적으로 PG에 놓이는 론조도 하프코트 역할을 보면 PG가 전혀 아니고, 3&D윙에 창의적인 트랜지션 패싱을 더한 프로필입니다. 믿음직한 플레이메이커가 없어서 간단한 패스들만 주고 받는 상황에서 패스 받고 주저없이 캐치3을 많이 쏘고 잘 넣으면서 기여했는데요. 수비에서도 자기 마크맨에 신경쓰면서도 다른 선수들까지 견제하는 중간 수비수 역할을 잘해줬고, 발전된 핸들러 상대 수비는 물론 포스트에서 빅윙/빅맨 상대로도 버티는등 6’6”이상인 사이즈를 잘 살리면서 윙디펜더 역할에 충실했습니다.
한 마디로 3&D 역할 맡아서 크게 활약한 건데, 애초에 아이솔/픽앤롤 시도 자체가 적고 무엇보다 드라이브(돌파)에서 본인 마무리 약점이 극명하면서도 드라이브 시도 자체가 도순무보다 적고 시간당으로 따지면 카루소보다도 적은 선수를 PG로 표기하는 건 자연스럽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드로잔을 굳이 포워드가 아닌 SG로 분류한 이유는 포워드로서의 수비 기능을 잘 못한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공격에선 우려했던 지점들도 괜찮게 나오는등 라빈-드로잔 조합이 좋았지만, 부세비치 빼고도 수비 조합이 문제이기 때문에 시카고 프런트가 진짜로 높은 무대를 노린다면 장기적으로 같이 가기 힘든 조합이라 생각합니다. 물론 말만으로 우승 노린다고 하면서 속으로는 플옵 진출 정도 이루면서 수익 거두는 게 좋다면 그냥 그대로 가겠죠.
라빈과 드로잔외에 SG로 분류한 카루소/코비/도순무3명은 (특히 카루소가 대박 수비력으로) 각자의 특기로 팀에 공헌하지만, 가드 사이즈임에도 아이솔/픽앤롤등의 드리블 크리에이션 플레이를 많이 수행하기 힘든 선수들입니다. 그걸 판단하는 제 기준은 이렇습니다. 플레이오프같이 한경기가 매우 중요한 무대에서 해당 선수의 수비 매치업이 약할 때 밀어줄 만한 공격력을 갖췄느냐 여부인데, 저는 이 3명 모두 그렇지 못하다고 보고요(단 도순무는 대학에서 오래 뛰었지만 이제 2년차 진입하니 아직까지 잠재력이 남았다고 생각합니다).
SG에 끼워 넣은 위 3명보다도 더 튀는 선수들은 PF에 넣은 그린과 데존쥬인데요. 이들은 PF/빅윙/콤보 포워드는 물론 그냥 윙이라 부르기에도 사이즈가 작으면서도 위 3명보다도 공격력이 떨어지는 선수들입니다. 도노반 감독이 OKC 시절 최상위급 수비수 로벗슨을 공격에서도 나름 활용했듯이 시카고에서도 이 둘을 에너자이저 역할(림컷/공격 리바 노리기/스크리너 역할등 빅맨 동선과 비슷하죠)로 잘 쓰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드리블 득점력 부재는 물론 오픈 3점도 꺼리는 매우 제한적인 공격력은 당연히 문제가 되고요. 강팀들과의 경기나 특히 플레이오프 무대에선 당연히 상대 팀도 빡세게 뛰는 가운데 이들의 낮은 득점력과 더불어 사이즈 제약이라는 약점들이 너무나도 크게 다가옵니다. 애초에 이들이 큰 돈을 받는 것도 아니기에 정확히 말하면 이들을 어느 정도 기용할 수밖에 없는 시카고 로스터의 한계 자체가 핵심적인 문제겠습니다만.
SF에 끼워넣은 테리는 아래 써머리그 감상평에서 다루기로 하고, 위에서 논한 것들을 바탕으로 뎁쓰차트를 보면 로스터상 약점은 뚜렷합니다. 일단 믿을만한 플레이메이커가 없어서 팀 공격이 단조로워지고(그나마 부세비치가 패싱이 되는 빅맨이면서도 단순한 패스 받고 외곽 점퍼 쏠 수 있어서 이 정도입니다), 윙포워드 라인이 인저리 프론인 론조나 아직 확실한 성과가 없고 스팟업이 확실히 발전해야 하는 팻윌을 빼면 자체 공격력/사이즈 한계가 명확하다는 점입니다. 지난 시즌은 이런 문제점들을 드로잔의 미친 클러치 활약과 드로잔-라빈의 득점력 그리고 몇몇 선수들의 수비 에너지등으로 최대한 커버했지만, 결국은 부상 문제까지 겹쳐서 시즌 후반기와 플레이오프에서 제대로 문제점이 터져버렸고요.
이런 상황에서 불스가 기존 약점을 보강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인데,사실 이 부분은 예전부터 계속 강조했듯이 원래 시카고가 필요로 하는 유형의 선수들 구하는 거가 어렵습니다. 리드 볼핸들러급 선수는 소속팀에서 맥스를 넘어 슈퍼맥스까지 지불하면서 잡을테니 FA로 풀리지도 않는 상황에서, 설사 시장에 나와도 시카고보다 훨씬 매력적인 행선지들이 있고요. 그런 상황에서 메인핸들러급이 아닌 핸들러들을 둘러싼 영입 경쟁까지 치열해지고, 베테랑 PG들에 대한 경쟁도 템퍼링까지 오가는 그런 상황입니다. 3&D 윙에 대한 인기와 수요도 전례없이 높고요.
그러니 샐캡 제약 때문에 라빈 재계약외에는 사실상 10밀정도 여유가 남아있던 불스로서는 오히려 고작 그 돈으로 문제점을 해결하길 기대하는 게 더 부자연스러운 상황이었습니다. 이건 불스 프런트를 변호하기 위한 배경 설명이 될 수 있겠고, 반대로 오히려 이렇게 팀 구성에 필수적이고 구하기 어려운 유형들이 없는 상황에서 성급하게 윈나우 모드로 돌입한 것에 대한 비판의 근거가 될 수도 있겠죠.
대일런 테리 써머리그 감상평
- 4경기 평균 25.5분 출전 (햄스트링 부상으로 경기 초반에 빠진 5번째 경기는 제외)
- 평균 14점 4리바 3어시 4.5턴오버
- 2점 14/23 3점 3/7
대학에서 빠른 페이스의 농구에 잘 녹아들었듯이 써머리그에서도 페이스 끌어올릴 때 플레이에 활기를 띠었습니다. 스틸 뽑아내며 수비로 속공 상황 창출할 수 있고, 트랜지션에서 피니셔 역할은 물론 롱패스 포함 패서 역할도 가능하기에 불스가 다음 시즌도 지난 시즌과 비슷하게 간다면 잘 어울릴거라 생각하고요.
▼ 댈러스 상대 경기에서는 온볼 핸들러 역할을 밀어줬는데, 방향도 테리가 좋아하는 오른쪽 방향으로도 엠티사이드 픽앤롤 상황도 조성해줬습니다.
이때 픽앤롤에서 괜찮은 패스 장면들이 나왔고, 4경기 전반적으로 온볼 돌파에서 드리블로 밀고 들어갈 때는 꽤나 림근처까지 잘 들어갔습니다만, 컨택 상대로 마무리가 안 된다거나 림끝까지 도달하는 돌파 과정에서 오프암을 너무 의도적으로 쓰면서 차징까지 불리는 장면들도 나왔고요(첫 경기 6턴오버 경기에서 대부분 턴오버가 차징).
드리블 강약 조절 섞어서 스탑앤고 성으로 괜찮게 돌파 들어가는 모습이었지만, 여전히 드리블 범위가 너무 몸 밖으로 나가서 노출됐다거나 몸이 공보다 많이 앞서는 상황들을 보면 당연히 핸들링은 많이 발전해야겠고요. 팀에서 패스 상황 맞춰주거나 기회나면 패스를 괜찮게 주지만, 패스 빼줄 수 있는 상황이 아직까진 제한적이고 일단은 득점력부터 보강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대학에서와 마찬가지로 3점 시도가 4경기에 7개면 적다 싶은데, 스팟업 상황에서 들어가는 돌파는 대학 때와 마찬가지로 괜찮았습니다. 3점은 폼부터 좀 이상하고 많이 연습하고 발전해서 시도수부터 늘려야겠고요. 컷인 타이밍도 역시 잘 잡고, 핸드오프에서 빅맨과 호흡 맞추는 감각도 괜찮았습니다.
▼ 수비는 항상 팔 높이 들면서 패스 경로 방해하는등 기본적인 것들에 충실하고 열심히 잘 했는데, 아직 얇은 프레임 때문에 스크린에 쎄게 걸리면 딜레이가 생기면서도 끝까지 따라가는 집념 역시 좋았고요.
왕성한 에너지와 긴 팔로 온볼/오프볼 수비 모두 잘 소화했는데, 물론 근력을 더 붙여야겠지만 착화 신장이 6’7”이 넘는만큼 불스에 부족한 윙디펜더 뎁쓰를 채우는 선수가 되면 좋겠습니다. 저번 글에도 썼지만 프로 초년차 때 온코트에서 당장 그린의 에너지 가이 역할 대체하면서도 사이즈+패싱+어린 나이에서 오는 잠재력은 코트 밖에서 찬찬히 끌어올리길 기대합니다.
마르코 시모노비치 써머리그 감상평
일단 이 선수는 불스가 급하다면 급한 포지션인 빅맨인데, 수비가 심각해서 도노반 감독 성향이나 팀 상황 모두 잘 맞지 않습니다. 핸들러 상대 스위치 수비는 당연히 힘들고, 드랍백에서 페인트존 사수력도 별로에 동포지션 빅맨과 피지컬한 맞대결에서도 밀리기 때문에 으악스러운 수비 장면들이 꼭 한 개 이상씩은 나옵니다.
공격 프로필도 좀 특이한데, 일단 포스트업을 좋아하지 않고 림런을 왕성하게 한다든가 아니면 픽앤팝 3점 자신있게 던지고 3점 라인에서 핸드오프 해주는 플레이를 많이 밀어붙이지도 않습니다. 물론 플레이에 이것저것 섞긴 하는데, 엘보우에서 핸드오프 미끼로 자기 돌파 들어가는 걸 제일 선호하는 느낌인데요. 기동력 있고 물오르면 득점도 많이 기록해주지만, 공격 동선이 애매하다는 생각입니다.
투웨이 계약을 맺은 저스틴 루이스는 짧게만 다뤄보면, 공격은 사실 3점만 더 들어가주면 픽앤팝3점 및 클로즈아웃 공략에서 나오는 플레이들까지 불스가 필요로 하는 공격수 역할을 해줄 수 있습니다(물론 포스트업 일대일은 여전히 못하더군요). 스팟업에서 클로즈아웃 공략하며 던지는 미들 점퍼나 돌파 모두 괜찮은데, 당연히 이게 극대화되려면 3점부터 잘 들어가야겠죠. 수비는 오락가락인데 오프볼 수비에서 마크맨 집요하게 따라다니는거나 클로즈아웃 들어가는 상황은 확실히 약점이고, 다만 태거 역할할때등 팀수비에서 헬프 적절하게 들어가는 건 좋았습니다.
두서없는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드로잔의 수비 문제는 우리팀에 있을때부터 봐왔지만 저도 포워드 보단 차라리 가드 포지션에 간다면 좀 가려 지지싶은데 지금 시카고 라인업상 그러지는 못하겠고 가드진은 말씀처럼 인저리 프론이라 잘못하면 드라기치가 선발 포가가 될지도 모르는 상황까지 갈지도 모르겠네요... 이래 저래 골치가 아프기는 할겁니다.
그 픽에서 테리는 잘 뽑은것 같습니다. 당장은 기용이 어렵겠지만 g리그에서 몇번 왔다갔다 하다보면 알게 되겠지요, 자신의 응원팀을 냉정하게 보는게 참 어려운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