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밀워키 플레이오프 프리뷰 (불스 약점 위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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쿤보가 시카고 상대로 13연승 행진중이고 디펜딩 챔피언의 빅3가 다 뛰었을 때 매우 뛰어난 성적을 거두었다는 점, 그리고 불스의 참혹한 강팀 상대 전적 (탑8 상대 2승 21패 승률 0.87%)을 고려하면 사실 프리뷰를 길게 쓸 필요성은 떨어진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벅스가 집요하게 그리고 용이하게 공략할 수 있는 시카고의 약점은 시즌 내내 문제가 되던 지점들이기에 (할 수 있을지를 떠나서) 장기적으로 봤을 때 어떤 점을 개선해야 하는지 불스 관점으로 써봤습니다.
시카고 불스 vs 밀워키 벅스 시즌 전적
- 상대전적 0승 4패
- 시카고 오펜시브 레이팅 102 디펜시브 레이팅 116 넷레이팅 –14
- 밀워키 오펜시브 레이팅 116 디펜시브 레이팅 102 넷레이팅 +14
1. 투빅의 이점만 쏙쏙 빼먹을 수 있는 벅스
쿤보의 포지션을 단순히 빅맨으로 간주하기엔 그 무시무시한 파괴력을 다 반영하지 못하지만 어쨌든 빅으로 보면 쿤보, 로페즈, 포르티스 (그리고 플옵에 얼마나 나올진 모르겠지만) 이바카까지 4명이 있는데요. 정규시즌에 이 4명이 2명씩 투빅으로 짝지어서 나왔을 때 시카고는 무기력했습니다.
벅스 투빅 vs 시카고 불스
- 쿤보 + 포르티스 : 57분 출전 - 넷레이팅 +18
- 쿤보 + 로페즈 : 26분 출전 - 넷레이팅 +25.3
- 포르티스 + 로페즈 : 22분 출전 - 넷레이팅 +15.2
- 포르티스 +이바카 : 20분 출전 - 넷레이팅 +36.1
- 쿤보 + 이바카 : 13분 출전 - 넷레이팅 +20.5
빅맨과 같이 뛸 때 빅윙이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걸 하는 건 물론 자기가 센터로 스는 스몰라인업까지 소화하는 쿤보는 밑에 3번 항목에서도 따로 다루고, 투빅이 나왔을 때 펼쳐지는 큰 그림부터 보려고 합니다. 밀워키는 투빅을 세울 때 코트 위 상대팀 선수 5명중 개인 공격력이 떨어지는 선수를 림 사수하는 빅맨 외의 다른 빅맨이 마크하면서 필요할 땐 “냅두고” 페인트존 돌파 경로를 막거나 헬프 블락 들어가는 유기적인 수비를 보여줍니다.
▼ 괴물같은 윅사이드 헬프 수비수 쿤보에 비해 크게 떨어지는 포르티스조차 자기의 마크맨들(자본테 그린이나 패트릭 윌리엄스)을 두고 상대 돌파 저지하는 수비를 잘 소화했는데요.
이런 수비가 불스 공격을 막는데 상당히 좋은 게 1. 드로잔/라빈 원투펀치에 의존하는 정도가 높아서 견제할 대상이 명확하고 2. 헬프 갔을 때 돌파 들어간 선수가 패스를 플레이메이커급으로 빼주지 못하며 3. 설사 패스 해도 어차피 공격력이 떨어지는 선수한테 가게 설계하면서도 벅스 수비수들의 클로즈아웃으로 대처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기 때문입니다.
▼ 사실 버려지는 그린은 이번 시즌 자기 통산 3점 성공률보다 잘 넣어주고 (3점 35.6%) 컷/스크린/공격 리바/속공과 수비에서 정말 열심히 해준 선수지만, 최소 코너 3점 정도는 자신 있게 “시도” 하는 역할까진 무리입니다.
▼ 3점에 자신 없다면 아래처럼 스팟업 돌파로 클로즈아웃 공략해야 하는데, 이것도 많지 않기에 벅스 입장에선 계속해서 안심하고 버리는 수비를 밀어붙이는데 더욱 자신감이 붙겠죠.
드로잔과 라빈이 수비를 이중 삼중으로 달고도 득점을 잘해준다 해도 (둘의 수비 때문에 잃는 실점을 고려하면 더더욱) 팀이 이기는데에 필요한 득점을 둘이서만 다 채울 수 없는 법인데요. 부세비치의 픽앤팝 3점과 더불어 스팟업 상황이 나왔을 때 모두 좋은 결과가 나와야 비벼볼 수 있을텐데 부세비치 슛감을 떠나 캐치3이든 클로즈아웃 공략 돌파든 스팟업 상황을 이용하는 게 정규시즌 맞대결에선 잘 안 된 겁니다.
공격에선 로페즈/포르티스가 3점과 클로즈아웃 공략 가능하고 (각각 3점 성공률 35.8%와 39.3%) 쿤보/즈루/미들턴이 핸들러 역할할 때 픽앤팝 가능한 건 물론 최근 4월 경기에선 로페즈가 림런/포스트 득점으로도 불스의 수비를 압도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또 빅맨들이 골대 근처에서 자리 쉽은 이후 마무리도 잘했는데, 사이즈 차이가 나는 가드 상대론 물론 (부상 복귀한지 얼마 안 된 시점이긴 하지만) 팻윌 상대로도 먹혔기에 벅스 입장에선 너무 쉽다고 생각할 정도입니다.
▼ 사실 4번 자리에 팻윌 같은 선수를 내는 건 수비에서 핸들러/빅 상대로 모두 어느 정도 버텨주고 헬프 수비 들어가는 건 물론 공격에서는 상대 투빅 라인업을 맞이하면 매치업 상대 빅을 기동성으로 공략해야 하는데 맞을 건 다 맞으면서 때리지를 못했던 겁니다.
공격에서 최소한 포르티스는 흔들어야 하는데 팻윌 특유의 소극적인 공격 시도까지 겹쳐서 성과가 좋지는 않았습니다. 반대로 말하면 지금까지 그러지 못하던 팻윌(이나 그린)이 적극적으로 공략하기 시작하면 벅스가 당황할 수도 있다는 건데요. 복귀 후 확실히 스팟업 돌파 들어가기 전 추진력 얻는 스텝 잡기부터 밀고 들어가는 스텝이 작년보다 나아지면서 턴오버 감소부터 마무리 개선까지 효율 자체는 크게 올랐습니다만 캐치3이건 스팟업 돌파건 스팟업 포제션 자체가 너무 너무 적어요 (3.9 포제션에 효율 하위 30% -> 2.9 포제션에 효율 상위 0.8%).
▼ 주도적으로 플레이 만들라는 주문까진 무리겠지만 최소한 팀이 힘들게 벅스 수비 흔들고 틈 만들어주면 아래처럼 원투 드리블 점퍼라도 쏴야 한다고 봅니다.
포스트업 빈도는 물론 효율까지 떨어진 부세비치인데, 투빅이 있는 페인트존을 포스트 공략하긴 힘들어 보이고, 그러면 픽앤팝 3점등 외곽슛은 잘 넣는 게 경기 비비려면 꼭 필요하다는건 너무 당연한 이야기 같고요. 더블팀 트리플팀에 페인트존 포위까지 이겨내고 득점하는 드로잔/라빈은 어떻게 빅맨과 매치업 됬을 때 일대일로 해볼만하지만 시카고 벤치 득점 리더인 코비 화이트만 해도 일대일 밀어줄 생각이 좀 덜 들긴 합니다. 화이트가 수비 까먹는 거 생각하면 캐치3점에 최소 빅맨과의 일대일이나 틈 났을 때 들어가는 공격은 잘 해줘야 하는데 여전히 기복이 크죠.
사이즈 포기하고 데존쥬를 센터로 세우면서까지 가동한 초스몰라인업에서 잠깐 보인 것처럼 사이드 체인지하면서 시선 방향 돌리고 틈 만들면서 캐치 돌파 들어가고, 가드끼리 핸드오프 주고 받으며 스크린 서고 틈 보이면 또 돌파 들어가는 그런 입농구(?) 보여주는 것도 당연히 좋겠습니다만.. 문제는 실행력이겠죠.
드로잔등에게 강한 더블팀이 붙었을 때 살짝 들어가는 척 하다가 반대편 사이드등으로 빨리 첫 패스 빼주고 캐치 돌파 이어가는 공격도 준비할 필요가 있어보이긴 합니다.
2. 기본적인 사이즈와 피지컬에서 밀리는 불스
오프시즌부터 트레이드 데드라인 그리고 지금까지 시카고는 프런트 코트 자원이 아쉽다는 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사실 노골적으로 얘기하면 시카고는 플레이메이커와 3&D윙 그리고 빅/윙 경계를 오가며 플레이 가능한 콤보포워드등 필요한 부분이 너무나도 많은데, 이런 자원들은 리그 30개팀 모두가 바라는 자원이기도 해서 구하기가 무척 힘듭니다. 그런 면에서 지난 오프 시즌 1라픽 소진 하나 없이 론조 볼을 S&T해온건 역대급 가성비 계약 체결이라 생각하고요.
론조가 빠진 상황이니 기본적인 사이즈와 피지컬이 더더욱 밀립니다. 드로잔/라빈/부세비치 수비가 여러모로 문제인 걸 떠나서 단순히 일대일로 매치업 될 때도 벅스 선수들이 “편안하게” 자기 공격 할 수 있는 건데요. 미드포스트에서부터 시작하는 쿤보 공격은 물론 미들턴 페이더웨이도 막기 힘들고, 더블팀 들어가자니 벅스가 패스도 잘 돌리고 상황 우위를 잘 살립니다. 또 투빅 라인업 쓸 때 포함 공격 리바 내주고, 밀워키 주축 선수외 선수들도 특히 트랜지션/세미 트랜지션 푸쉬나 컷인등에서 피지컬로 밀어붙일 수 있는 겁니다.
▼ 그런 점에서 도노반 감독이 부세비치-트리스탄 탐슨 투빅 라인업 내세우는 것도 하나의 옵션이라 밝힌 게 이해가 될 수도 있....지 않습니다(!?).
https://twitter.com/KCJHoop/status/1513357356704305158?ref_src=twsrc%5Etfw%7Ctwcamp%5Etweetembed%7Ctwterm%5E1513357356704305158%7Ctwgr%5E%7Ctwcon%5Es1_&ref_url=https%3A%2F%2Fmania.kr%2Fg2%2Fbbs%2Fboard.php%3Fbo_table%3Dnbatalkwr_id%3D8812896
아마 도노반 감독 논리는 불스 공격시에 어차피 벅스 수비는 페인트존 조이는데 그냥 탐슨 넣고 몸 싸움 하고 공격 리바 따고 못 따더라도 몸 비비면서 벅스의 속공 기회를 최대한 줄이라는 걸텐데요. 실제 벅스 상대로 한차례 쓴 라인업이기도 하고, 2인 라인업 봤을 때 OREB%도 35.5%로 높기도 합니다. 문제는 이게 진짜 효과가 있을지도 잘 모르겠는데 나머지가 전부 문제라는 점입니다.
부세비치-트탐 투빅 라인업 넷레이팅
전체 3경기 26분 : 오펜시브 레이팅 92.9 / 디펜시브 레이팅 125.0
넷레이팅 –32.1 / OREB% 35.5% / DREB% 60.0%
밀워키 상대 1경기 12분 : 오펜시브 레이팅 108.0 / 디펜시브 레이팅 142.3
넷레이팅 –34.3 / OREB% 38.5% / DREB% 58.3%
그리 크지 않은 표본의 수치인걸 떠나서 잘 맞는 조합이 아니라는 의견인데요. 애초에 우승 시절 트탐은 사라진지 오래고 올시즌 활약 자체가 진짜 별로인 거 말고도 퍼리미터 수비 못하는 2명의 빅을 세우고 공격에선 확실한 외곽 옵션도 간당간당하기에 스페이싱은 더욱 악화되며 트탐은 핸드오프 패싱 약하고 숏롤에서 패스도 안 되죠.
▼ 이 투빅 라인업은 쿤보는 물론 포르티스한테도 털리는 모습이었고요.
뭘 해도 쉽지가 않고 또 제 예상이 틀려서 플옵에선 이 투빅 라인업이 효과적일 수도 있겠습니다만.. 개인적인 생각으론 차라리 초스몰라인업으로 활동량과 기동력으로 테마 잡고 변칙적인 수를 노리는 게 불스 같은 언더독 중의 언더독이 취할 수 있는 더 좋은 방안이 아닐까 합니다. 물론 이것도 실행할 수 있는 자원이 있느냐는 또 다른 문제긴 합니다. 화끈하게 캐치 돌파 들어가는 건 물론 수비에서 많이 움직이고 뛰면서 사이즈 극열세를 버텨야 하는데, 이러면 벅스는 쿤보를 센터로 내세우는 스몰라인업으로 대응할 거 같긴 합니다.
3. 쿤보 공포증
불스 상대로 13연승을 달리고 있는 쿤보는 사실 상대가 불스인 걸 떠나서 MVP 수상자로서 혼자서도 엄청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선수입니다. 빅과 윙의 플레이 둘 다 할 수 있는데, 픽앤롤에서 핸들러와 롤맨 역할 모두 수행 가능한 건 물론 속공 피니쉬 가능하고 숏돌파부터 사이즈 살려서 골대 근처 자리잡고 마무리까지 갖은 방법으로 시카고 수비를 괴롭힐 수 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FosBhRls6ag&ab_channel=ZHHighlights
마크맨이 누구든 불스 상대론 여유가 있서 미들 점퍼도 편하게 던지고요. 트랜지션은 물론 하프코트에서도 누구와 매치업 되든 막기가 힘들기에 이중 삼중으로 막아야하는데, 포스트 더블팀도 어설프고 퍼리미터 돌파시에 스턴트 형식으로 길목만 막고 다시 마크맨한테 돌아가는 수비를 하고 뒷선에서 림 사수할 자원과 비는 곳 로테이션 도는 수비 모두 실행 가능한 자원이 안 보이긴 합니다.
동료 스크린 받고 원하는 매치업 만들든 본인이 스크리너로 약한 수비수 끌어들이든 가만히 있어도 막기 힘든 밀워키 공격을 대부분의 시카고 선수들이 잘 대처하지 못하는 스크린 이후의 공격을 이어간다면 불스 입장에선 최악이겠죠. 직접적인 픽앤롤 공격 외에도 공격 시작 과정에서 피지컬한 스크린으로 수비수들 떨구거나 힘 빠뜨리는 과정 자체가 불스 입장에선 고역인 겁니다.
▼ 수비에선 1번 항목에서 다룬 윅사이드 헬프 수비수 역할을 엄청 잘합니다.
이렇게 전방위적인 헬프를 보여주는 쿤보에다가 로페즈가 부상에서 회복하고 예전에 보여준 드랍백 수비에서의 막강한 페인트존 사수력을 보여준다면 상대가 시카고인 걸 떠나서 참 깨기 힘든 수비가 되겠죠. 고투가이인 드로잔이 더블팀 트리플팀 심지어는 벅스 수비수 5명이 전부 페인트존에 걸치면서 모두 견제하는 그림에서도 득점을 했지만, 물오른 득점력임에도 계속 몰빵가는 게 통하는 건 일회성은 몰라도 시리즈 내내 이어가기엔 무리일 겁니다.또 상대가 드로잔이면 로페즈도 평소보다 골밑에서 좀 더 나와서 미들 점퍼 견제를 하려고 하고요. 결국 패스 빼주고 스팟업 상황을 불스가 공략해야 하는 상황이 나오는 건데, 이건 1번 항목에서 다뤘듯이 팻윌과 그린은 물론 온볼 능력이 부족한 카루소랑 화이트도 잘 해줘야 할 겁니다. 쿤보를 센터로 내세우는 스몰라인업에서도 공수 존재감이 확실하고 이렇게 벅스가 스몰라인업 써도 공격 리바 내주는 장면들 보면 불스가 참 힘들어보이긴 하죠.
글을 마무리하며
사실 더 쓸 수도 있겠지만 너무 암울한 내용이 될 거 같아 이만 끝내고자 합니다. 항상 응원팀의 선전을 바라는 입장에서 제 비관적인 예상들이 많이 틀리고 전혀 상상하지 못했던 방식으로 돌파구를 마련하는 모습이 나오기를 바랍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1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