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하나와 길을 잘 아는 루키들
https://jumpball.co.kr/news/newsview.php?ncode=1065571332352411&_ref=daum
'농구의 길'이라는 제목인데 최근에 제일 재밌게 읽은 기사입니다.
'길을 알고 농구한다'는 감독들의 표현이 구체적으로 어떤 걸 말하는건지 인터뷰하는 내용인데 사실 짚어보면 끝이 없죠. 길을 만드는 플레이 (돌파?), 길 터주는 플레이 (스크린) 길 막는 플레이 (차징유도) 등등....
그래도 '길을 아는' 플레이가 뭔지 하나만 얘기해보라고 하면 저는 상황을 캐치하고 순간적인 움직임으로 공헌하는 장면들을 꼽을 것 같습니다. 똑똑하다는 선수들은 주로 그런 플레이로 좋은 인상을 남기는 것 같네요.
루키들 중에서도 그런 장면들이 눈에 띄는 선수들이 몇몇 있습니다.
1. 샛길을 찾아내는 조쉬 기디
(드랍백-픽앤팝)
센터가 한참 뒤로 빠지는 드랍백에서 정면 3점 픽앤팝은 센터가 매치업을 유지하면서 막을수가 없습니다. 짤을 봐도 페인트로 내려간 고베어가 앞으로 세발을 뛰는데 거리가 한참 멀어서 컨테스트에 실패하죠.
고베어도 이걸 아니까 잉글스에게 손가락질을 하는데 기디가 찔러들어오니까 잉글스가 갈수가 없었죠.
픽앤팝으로 볼이 갈 것을 알고 본인이 움직여서 헬프를 못가게 만든 '길 터주기'라고 생각합니다.
(얼리오펜스-어시스트)
더불어 기디가 슛이나 돌파나 일대일에서의 무기는 수준이하라 하프코트가 매우 취약한데 속공을 못했을때 혼자서 뚫고 들어갈 능력이 부족하다보니 이렇게 느닷없이 오프볼로 급발진하는 경우가 자주 있죠.
아주 빠른 선수가 아니지만 갑자기 하프코트에서 급발진을 걸고 림쪽이 아니라 구석으로 달려나가니까 본인 수비도 놀라고 한쪽 사이드에 순간적으로 4명이 몰리면서 수비 대형이 다 찌그러졌는데요.
이런것도 창의적으로 샛길을 찾아낸 플레이라고 생각합니다.
2. 길을 알고 막는 허버트 존스
(온볼-겟투-골밑헬프-컨테스트-리바)
볼핸들러 수비로 시작해서 다른 선수의 베이스라인 돌파를 막아내고 리바까지 잡는 수비입니다.
이 수비는 포지셔닝과 동료의 상황에 대한 빠른 판단에 비결이 있습니다.
(포지셔닝)
분명히 볼핸들러 (미첼) 수비로 포제션을 시작했지만 미첼이 패스하고 빠져나갔음에도 어정쩡한 위치에서 포지션을 잡고 있습니다. 미첼이 절대 무시할 슈터가 아니지만 우리쪽의 약한 수비수도 의식하고 있는거죠.
2명을 같이 막는 (겟 투) 포지셔닝인데 베이스라인을 뚫리면 골밑, 안 뚫리면 윙을 가리기 위해서 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가 공격수가 첫발을 넣는 순간에 같이 사이드스텝으로 골밑으로 이동해서 막아냈습니다.
이런 움직임이 생활화되어 있습니다.
(핸들러수비-로우태거-로테이션)
여기에서도 매치업 상대가 (3번) 코너로 빠졌지만 볼이 멀리 있고 다른 선수가 왼쪽 돌파를 하고 있기 때문에 골밑에 남아 있죠. 저 위치에 있었기 때문에 골밑을 가리고 센터의 패스를 유도할 수 있었습니다.
애초에 볼이 어떻게 돌지 알고 있었기 때문에 밖으로 나가는 로테이션에도 여유가 느껴지죠.
(속공-다이브컷-3점)
공격에서도 이렇게 상황을 보고 미끼가 되는 능력이 탁월한데 (갑자기 골밑으로 뛰어가는 움직임 때문에 디빈센초가 3점 클로즈아웃을 포기하죠) 이런 장면들이 공수에서 연속으로 나오면 해설자들이 미칩니다.
전형적인 코치들의 페이버릿, 길잘알이 아닐까 싶네요.
3. 방지턱 & 급발진 리브스
길을 알면서 많이 뛰고 방지턱이 되었다가 또 뛰는 선수입니다.
위 장면은 10초동안 몇번을 수비한건지 움짤을 두번 봐도 잘 이해가 안갈 정도인데
1. 핸들러의 픽앤롤을 파이트스루하고
2. 올라가면서 센터를 붙잡아서 스위치할 시간을 벌어주고
3. 아까 본 허버트 존스처럼 엘보우에서 잠깐 멈춘 후
4. 골밑으로 다시 들어와서 공격수를 몸빵하고
5. 다시 외곽으로 뛰어나가서 제껴진 후 컨테스트까지 합니다.
시작부터 움직인 내용을 표시해보면 이렇게 됩니다.
(동선: 노란색, X표시: 몸싸움)
이런 모양으로 움직이면서 빅맨과 몸싸움을 3번했는데 뛰면서도 방지턱을 세워야 할 타이밍을 잘 압니다.
(얼리 스위치-디나이-클로즈아웃)
르브론이 일찍 스위치할것을 알고 곧바로 고베어와 몸싸움하면서 골밑에서도 패스를 막아내죠.
그 다음의 스위치 타이밍도 정확하고 일대일 수비도 끈질긴데 기질이 블루워커 같습니다.
4. 변속주행을 알게 된 커닝햄
https://mania.kr/g2/bbs/board.php?bo_table=maniazine&wr_id=222889
원래도 길잘알인데 초행길에 스크리너들이 길을 막아서 힘들었습니다.
최근에는 팀에서 길을 터줬는데 (고스트 스크린-아이솔레이션, 스페인 픽앤롤 등) 직선주행을 조금씩 하다보니까 수비 눈앞에서 타이밍뺏는 스킬이 갑자기 좋아진 느낌이 드네요. 얼마전부터 활활 탑니다.
(오프풋-레이업)
첫 포제션에서는 강한 파운딩으로 엠비드의 스틸본능을 끌어내면서 잠재적 블로커를 제거합니다.
(오프풋-이른점프-핑거롤)
이후에 같은 위치에서 성공시킨 돌파인데 한번 낚인 필라 수비수들이 앞을 막고 트래픽으로 레이업 타이밍을 건드릴 기미가 보이니니까 오프풋으로 일찍 뜨고 공중에서 내려오면서 볼을 놓고 있습니다.
첫번째는 스틸을 유도하면서 블로커를 낚았다면 두번째는 길막을 보고 피해간 셈이죠.
더불어 몸이 빠른 선수가 아니지만 수비에서도 길을 잘 알고 뛰기 때문에 팀디펜스에서도 활용도가 높습니다. 아래 장면에서도 타이불의 움직임을 일찍 버리고 앞으로 나가면서 좋은 스틸을 보여줬죠.
(협력-스틸)
(로테이션 수비)
이 장면에서는 오른쪽 코너에서 시작해서 왼쪽 코너에서 수비를 끝내는 동안 태깅-클로즈아웃-로테이션-태깅이 한번도 쉬지 않고 이뤄졌는데요. 위에서 본 허브존스처럼 포지셔닝, 손질, 예측 모두 좋았습니다.
항상 사이즈 좋은 하이 플로어 선수라고 생각했는데 1픽은 다르긴 다르구나 싶네요.
시즌 막판 승리 요정 포쿠신 음해 멈춰..
…올해는 제발
커닝햄은 어디까지 성장할 수 있을지 궁금해집니다, 매력적인 선수인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