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드래프트 후기 : 루머와 새로운 프런트의 드랲 철학 위주로
지난 시즌 코로나 여파로 리그가 중단되고 나서 드디어 무거운 엉덩이를 움직인 시카고 구단주의 아들은 기존 프런트를 정리하고 새롭게 팀을 이끌어갈 새로운 프런트(부사장 카르니쇼바스/단장 에버슬리 체제)를 꾸렸습니다. 그리고 그들이 드디어 오늘 드래프트데이에서 공식 데뷔전(?)을 치뤘는데요. 당연히 경질해야 할 보일런 감독의 처우를 놓고도 일부에선 혹시 유임되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들만큼 매우 신중하게 시간을 들이며 판단하고, 해고한다는 사실을 미리 유출하지 않은 시카고 부사장 카르니쇼바스는 이번 드래프트에서도 보안이 철저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ESPN 잭 로우도 시카고가 추구하는 것에 대해 특별히 들리는 얘기가 없다 말하고, DX나 SI 그리고 The Athletic 등 여러 매체의 드래프트 전문가들 또한 시카고의 의중을 잘 모르겠다고 줄곧 말해왔던 건데요. 이런 상황에서 이번 20드랲에서 시카고가 진짜로 관심있어 했고 또 오늘 실제로 뽑은 패트릭 윌리엄스에 대한 시카고의 크나큰 관심은 드랲 전날인 어제서야 분명해졌습니다(물론 그전에도 DX등에서 윌리엄스에게 지명 약속 줬다는 디트 뿐만 아니라 시카고가 패트릭 윌리엄스에 관심이 있다는 내용을 꽤나 적어왔습니다. 다만 시카고의 4픽 배정에는 계속 데니 아브디야를 놓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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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 존슨은 드랲이 바짝 다가오기 전까지는 (드랲에서는 통상적으로 각팀의 비트라이터들이 연막작전을 도와주는 걸 고려하면) 시카고 비트라이터 답게 시카고가 "리드 플레이메이커"를 찾는다는 정보를 흘려서 마치 드래프트에서도 가드를 노리는 것처럼 분위기 형성하는데에 일조하기도 했는데요. 프런트가 교체되고 나서 끈이 떨어진 것처럼 보이던 KC 존슨도 최근엔 불스의 행보를 미리 맞히는 경우가 슬슬 나오고 있네요. 이번 드래프트에서도 비록 그 전날에서라지만 꽤 단정적으로 시카고는 4픽 패트릭 윌리엄스를 뽑는다고 말했고,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예상하던 것과 다르게) 지난 시즌 인상적인 수비 퍼포먼스를 보였던 크리스 던을 내보내고 오히려 덴젤 발렌타인에게 QO를 제시한다는 것도 예전 기사에서 미리 살짝 흘렸던건데요(참고로 이같은 결정에 대해 카르니쇼바스는 현재 2라운드 알박기 지명 빼면 14명으로 포화상태에 있는 로스터 구성과 더불어 팀슈팅을 강조한 결과라고 밝혔습니다).
그런 그가 최근에 꾸준히 기사나 팟캐스트에서 다룬 게 바로 계약이 2년 남은 팀 에이스 잭 라빈의 거취 문제였는데, 일단 SI라든가 (전직 불스 비트라이터이자 현직 야후 스포츠 기자인) 빈센트 굿윌에게서 팀들이 시카고에게 라빈 트레이드를 문의하고 있다는 뉴스가 흘러나오긴 했습니다.
https://twitter.com/KCJHoop/status/1329103149060280323
https://twitter.com/VinceGoodwill/status/1329104545130176516
다만 굿윌은 현재로선 (같이 말 나온 빌의 워싱턴과 더불어) 시카고가 트레이드 제안들을 거부하고 있다고 밝혔고, 또 라빈에 관심있는 것처럼 보이던 팀중 하나인 필라델피아 식서스가 이번에 여러 트레이드를 통해 전력 보강한 것을 보면 어쩌면 이번 시즌까지는 라빈을 그대로 데려갈 것도 같습니다. 물론 굿윌이 지적한 것처럼 남은 오프시즌동안 트레이드를 물색할 가능성도 남아있겠죠. 라빈 뿐만 아니라 2년전에 뽑은 웬델 카터 쥬니어까지 픽업 패키지에 껴서 제시했다는 루머가 나오기도 했는데, 팀 운영 구상에 대해 서로 상충되는 루머가 난무하는 가운데 한 가지 확실한 건 지금 프런트가 아닌 경질된 전직 프런트가 꾸린 현재 로스터상에서 언터쳐블이라고 할 만한 선수는 없다는 점이 아닐까 합니다.
이제 오늘의 주인공(?)이자 4픽으로 뽑은 패트릭 윌리엄스에 대해 다뤄보겠습니다. 전반적인 선수 프로필이라든가 주가 상승 과정 등은 아래 Positive님이 써주신 글이나 링크 걸려있는 예전 목드랲 글을 읽어주시면 이 선수를 파악하는데 도움이 많이 될 거 같고요. 44픽으로 뽑은 유럽 선수 마르코 시비노비치는 (최소 1년이상 유럽에 있을) 알박기 자원이고, 저는 오늘 처음 들은 선수라 아는 것이 없습니다. 이번에 언드래프티 계약 맺은 데본 닷슨은 3점이 약하고 돌파가 인상적인 선수인데 마찬가지로 Positive님이 써주신 글 참고하시면 좋을 거 같습니다.
▲ 단장 에버슬리 또한 윌리엄스가 공수 모두에서 보인 "다재다능" 한 모습이야말로 시카고가 그를 뽑은 이유라고 분명히 밝혔는데요. 이 다재다능이라는 요소는 부사장이나 단장이 새롭게 부임하면서 강조한 것들 - 패스와 슈팅력과 더불어 무엇을 해야할지에 대한 판단력까지 갖췄고, 여러 포지션 수비가 가능한 - 에 정확히 부합하는 점이기도 합니다. 카르니쇼바스는 기자 회견에서 그가 생각하는 윌리엄스의 내츄럴 포지션을 밝히지 않고 멀티 포지션 수비수라는 것만 말했는데, 에버슬리는 (Positive님이 윙4라 표현하시는 것과 비슷하게) 스몰볼4 역할을 거론한 것도 상당히 눈에 띄죠(다만 대학 시절의 윌리엄스 수비는 윜사이드에서의 태거 역할이나 헬프 블락커 역할은 굉장히 잘 수행하며 영리함을 보였으나, 가드나 빠른 윙 상대로한 일대일 가로 수비 능력은 약한 모습을 보였기에 이점은 개선할 필요가 있습니다).
윌리엄스가 스몰볼 4번으로 뛴다면 지금 4번에서 뛰고 있는 베테랑 빅맨 테디어스 영은 물론 마카넨은 어떻게 써야하는가 라는 물음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데요. 주목할 부분이 하나 더 있습니다. 저는 부임 당시에 카르니쇼바스나 에버슬리가 추구하는 농구상을 들으면서, (전직 프런트가 남긴) 현재 시카고 로스터 상에는 그런 선수가 사실상 한명도 없다()라는 불편한(?) 결론을 내렸는데요.
현재 시카고 선수들중에서 (이번에 그런 다재다능을 기대하고 뽑은 윌리엄스를 제외하면) 이 기준에 그나마 가장 가까운 건 (작년을 부상으로 거의 날려먹었고 연봉을 리그 에이스급인 28M을 받는) 오토 포터 쥬니어인데, 공격에선 상대 수비수의 샷컨테스트 영향을 덜받으며 스팟업 3점을 높은 성공률도 넣어줄 수 있고 또 아이솔/픽앤롤 같은 주도적인 플레이에서 패스 뽑아내는 건 아니지만 기본적인 패스들은 할 줄 알기에 건강하게 뛰면 공격에서 매우 영향력이 큰 선수라고 생각합니다. 수비 또한 기본적인 팀 수비력은 갖췄기에 얼추 기준에 맞아보이지만, 2/3번 막기엔 스크린 대처가 별로고 4번 막기엔 또 몸이 약해 포스트에서 빅윙이나 빅맨의 포스트업을 잘 못 막는다는 단점이 있고요.
2픽으로의 픽업에 끼워넣을 거라고 루머가 난 웬카쥬나 아님 DX등에서 새로운 프런트가 웬카쥬보다 더 좋아한다고 루머가 나온 마카넨 또한 안타깝게도 현재로선 다재다능이라는 카테고리에 맞지가 않습니다. 일단 웬카쥬 낀 픽업 등의 루머는 "공식적으로는" 사실이 아니라고 카르니쇼바스가 말을 하긴 했네요.
https://twitter.com/DarnellMayberry/status/1329296821798268928
트레이드 루머를 떠나서 웬카쥬는 대학에선 보여준 패싱과 슈팅 능력을 아직까지 NBA에서 발현시키지 못했고, 수비에서 림프로텍터 역할은 가능하나 일대일 스위치 수비력이 별로고 또 포스트에서 칸터 같은 포스트업 기계들한테도 털리기 때문에 아직 개선할 부분이 많은 겁니다. 마카넨은 애초에 수비에서 살릴 수 있는 요소가 거의 없기에 원빅/센터로 쓰는 건 불가능하며, 공격도 기본적인 스페이싱 제공과 픽앤팝외에 핸들러를 위한 스크린/ 패스 연계 기능이나 온볼 패스이 별로인 상황에서 이렇게 프런트 성향과 맞지 않는 선수들을 프런트가 안고 갈지는 계속해서 지켜볼 요소라고 생각을 합니다.
잭 로우는 시카고가 일단 새롭게 도노반 감독도 데려왔으니 보일런에서 탈출하여 기존 선수들이 뛰는 모습을 이번 시즌에 지켜보고 그 결과에 따라 움직일 거라고 예측을 했는데, 이번 시즌 시작하기 전에 움직일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만 적어도 이번 시즌 뛰는 모습을 보고나서 트레이드 데드라인 때까진 어떤 움직임이 나타나리라 생각을 합니다.
도노반 감독이나 그를 보좌해줄 어시트턴트 코치 선임도 인상적이지만, 특히 단장 에버슬리가 강조하던 선수 개발 담당을 위한 직책의 인력들을 4명 추가한 것도 마음에 들고요. 보일런을 떠나서 이제 새로운 감독이나 개발 담당 인력 밑에서도 유망주들의 장점이 발현이 안 되면 그때는 정말로 떠나보내야 할 시기라고 생각을 하는데, 이제 시간이 얼마 안 남았다는 것이 팍 느껴집니다.
이번에 뽑은 윌리엄스를 보면 이미 눈에 띄는 온볼 기술들도 여럿 있고, 또 기본적으로 영리한 선수라기는 하지만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에 윌리엄스의 발전에 대해 장기적으로 접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4픽으로 뽑았기에 당장 성과를 내야 한다는 조바심 없이 특히 대학에서 부진했던 기본적인 플레이들(스팟업 3점과 돌파/골밑 받아먹기/컷인/트랜지션 득점) 등을 보강해가면서 온볼 플레이도 서서히 늘려야 한다고 보는데, 이런 장기적인 계획에 필요한 앞으로의 시간이 이미 루키 계약 몇년을 소진한 현재 시카고 선수들의 서비스 타임보다 더 길 가능성도 있겠다 싶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다음 시즌 당장 좋은 성적 거두기보다는 장기적으로 봐야겠다 싶기도 한데, 일단 FA 시장에서 (만족스러울만한 결과를 내려면 대단히 까다로울거라 표현한 업무인) 가드 자원을 구할 거라 밝힌 카르니쇼바스가 어떻게 가드를 찾을지부터 지켜보고자 합니다. 두서없는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패트릭 윌리엄스를 뽑은 것을 보고 많이 놀래간 했습니다. 의구심이 드는 부분은 실제 리딩은 누구에게 전담할것인가에 대한 부분이긴 합니다. 또한 말씀주신대로 이 친구가 3-4번을 왔다갔다하겠지만 리그 트렌드상 4번으로 정착할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상황에서 마카넨을 어찌할것인지 궁금하네요. 뭔가 마카넨이랑 묶어서 가드를 구할 듯한데.. 마카넨의 가치가 바닥을 친 현재 어찌 만들지도 궁금하구요. 이래저래 불스답지 않은 픽을 한 듯하여 흥미 진진하네요. 부디 이 친구가 제2의 카와이로 커주면 좋겠습니다.
항상 좋은 글 감사히 읽고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