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p
자동
NBA Maniazine
/ / / /
Xpert

돈치치에게는 왜 수비수가 왼쪽으로 붙을까?

 
42
  8670
2020-07-20 21:04:52

돈치치 낮은 3점슛률에 대한 일반적인 오해 중 하나는 ‘수비 달고 던지는 스탭백 3점이 많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실제 통계를 보면, 완전히 반대 현상이 나와요. 돈치치의 슛타입별 3점 성공률을 보겠습니다. 아래는 올시즌 자료입니다.

 

 캐치앤 3점 풀업 3점   전체 3점슛률
 26.9%  32.1%  31.8%


캐치앤샷은 사실 빈도가 적어서 약간 과장된 면이 있는데, 작년에는 37% 정도가 되었습니다. 둘을 대충 평균회귀시키면 30% 초반 정도가 되겠죠. 역시 좋은 편은 아닙니다.


풀업의 디테일을 보면 더 흥미로워요. 드리블 횟수별 성공률을 보면, 7번 이상 드리블 후 성공률이 35%로 제일 좋습니다. 그런데 이게 작년에도 그래요. 


돈치치의 스탭백 3점 성공률은 34.7%인데, 이 역시 작년과 비슷합니다. 쉽게 말해, 수비를 앞에 두고 드리블을 치면서 스탭백을 할 때 성공률이 제일 좋다고 할 수 있습니다. 돈치치에게 있어서 3점슛은 이미 드리블 리듬과 연계되어 있다고 봐야겠죠. 아래는 스탭백 장면입니다.

 

GIF 최적화 ON 
883K    280K

<돈치치 스탭백>


세트슛 자세인데, 샷블럭을 안 당하는 이유가, 그리고 슛릴리즈가 빨라 보이는 이유가 이 장면에 있습니다. 릴리즈 자체가 아주 빠르다기보다, 스탭백의 마지막 스탭이 세트슈의 하체 자세를 완성시켜 주는 게 핵심이죠. 스탭이 마무리되는 순간 왼발이 뒤로, 오른발이 앞으로 나가면서 무릎은 자연스레 굽혀져 있고, 림을 약간 대각선으로 바라봅니다. 세트슛의 예비 동작이 스탭백 자세에서 생략된 형태이고, 자연스레 릴리즈가 빨라 보이는 것이죠.


왼발 뒤로, 오른발 앞으로 가는 자세로 인해 스탭백은 항상 왼쪽으로 방향으로 진행됩니다. 이게 최근 돈치치를 수비하는 선수들이 치치의 왼쪽에 붙는 이유죠. 오른손 잡이 핸들러에게는 오른쪽으로 붙는 게 일반적인 수비패턴입니다. 아래는 오른손 잡이 어빙의 약한 손(왼손) 드리블을 강제하는 ‘위크’ 수비 장면이죠.

 

<픽앤롤 위크 수비>


치치에게는 완전히 반대 패턴이 적용되고 있습니다. 오른손 잡이들 중 오른쪽 스탭백을 잘하는 선수들이 있죠. 테이텀, 어빙, 크리스 폴 등이 그렇고, 작년에 잠깐 버틀러가 위닝 버저비터 3점을 오른쪽 스탭백으로 몇 개 넣었던 적이 있습니다. 이 경우들은 모두 풀로 점프를 해서 정점에서 슛을 던지는 유형들이고요.


돈치치에게 유독 왼쪽으로 수비가 붙는 또 다른 이유는, 왼쪽 스탭백을 제외하면 돈치치의 다른 점퍼 옵션이 (현재로서는) 부족한 편이기 때문입니다. 세트슛 자세로 인해 스탭백이 아닌 폼으로 수비 달고 점퍼를 던지기는 어렵다는 점, 스텝백이 아닌 상황에서는 3점 리듬이 잘 살아나지 않는다는 점이 크게 작용하고 있는데, 이러다 보니 공격 옵션이 제한되는 경향이 시즌 후반기 오면서 많아 지고 있죠.


가장 큰 화두는 픽앤롤 수비 부분이 아닐까 합니다. 아직까지는 고-오버(go-over) 형태, 즉 수비수가 스크린 바깥으로 돌고 나서 돈치치의 뒤로 따라들어오는 패턴을 추구하는 경향이 많은데, 제 느낌에는 왼쪽으로 붙고, 어느 정도 판단의 유연성에 근거해 스크린 안쪽으로 빠지는 고-언더 비중을 높이는 것도 유효한 수비법이 아닐까 하네요.

 

<픽앤롤 고-오버 수비: 스크린 바깥으로 타고 난 후 핸들러의 꽁무니를 쫓으며 압박하는 수비>


장기적으로는, 3점 라인 밖 정면 픽앤롤과 미스매치 외에 옵션을 다양화하는 게 제일 좋지 않을까 싶네요. 같은 모리볼러지만, 르브론이 플옵에서도 폭발적인 건 아무래도 상대 수비 맞춤형 공격의 조정능력이 있기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수비트렌드에 따라 포스트 미스매치를 활용하거나, 엘보우에서 플레이메이킹을 하기도 하고 등등. 최근에 디그린이 르브론을 찬양하며 ‘모든 것에 조정이 가능하다’고 한 게 그런 부분이겠죠.

이 게시물은 아스카님에 의해 2020-07-21 23:32:38'NBA-Talk' 게시판으로 부터 이동되었습니다.
12
Comments
Updated at 2020-07-20 21:28:02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돈치치의 경우 포스트업 포텐셜도 있다고 봐서 이쪽으로 해법을 찾으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WR
2020-07-20 21:51:51

네, 말씀해 주신 것처럼 힘도 좋고, 포스트에서 충분히 플레이메이킹 능력을 발휘할 만한 선수라서 앞으로 디테일 진화가 계속 있을 것 같아요. 좋은 의견 감사합니다.

2020-07-20 22:06:11

잘 읽었습니다.

저는 테이텀이 스탭백을 굉장히 느리게 하는데 못막는게 신기하더라구요

2020-07-20 23:02:54

동의합니다. 슛폼도 좀 이상해보이는데 잘 넣더리구요

2020-07-20 22:24:08

세트슛 모션이라 느림에도 불구하고 잘 통하는 이유는 루카가 그만큼 기술이 좋다는거라고 생각합니다.
렉스루로 방향 전환이 자유자재로 가능하고, 이런저런 잔 기술이 은근히 많다고 보이구요. 페이크 넣을때도 임팩트있게 할때와 안할때 강약 조절도 잘하구요.
슛폼이 원모션이 아닌것이 다소 올드해 보이긴하지만, 이미 nba에서 득점하는 법을 완벽하게 터득해버려서 딱히 문제인것 같지도 않아 보입니다.

2020-07-20 22:57:26

조금만 더 다듬으면 하든 + 르브론의 모습을 보여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제발 좀 안 다쳤으면..

2020-07-20 23:14:12

내용도 좋지만... 캡틴 컼!!! 반갑네요!!

2020-07-20 23:19:31

워싱턴 갈 때 너무 싸게 트레이드돼서 안타까웠습니다. 

그럼에도 나중에 다시 시카고로 돌아온 당신은 도덕책...

2020-07-20 23:19:23

재밌는 글 감사합니다. 딴 얘기지만 개인적으로 돈치치가 몸을 회복하고 나오는 댈러스가 플옵에서 돌풍을 일으킬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2020-07-21 02:24:54

새삼릅
르브론과 쇼다운 할 때 진짜 얘가 느바의 미래구나 생각 들었는데 잘 성장해서 리그 대표 슈퍼스타로 거듭나 리그 살림 챙겨주길 바랍니다
페이스도 좋아서 국내 느바 팬들 늘어나는 것도 기대 중입니다

Updated at 2020-07-21 06:45:55

첨가하고 싶은 건,


돈치치의 왼쪽을 막는 건 단순히 스텝백 때문이 아니라 돈치치의 왼손 드리블과 왼쪽 돌파가 정말 훌륭하다라는 이유가 추가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위의 gif에서도 왼쪽 스텝백일 가능성이 크다는 걸 알면서도 돌파라고 생각하니까 수비가 속죠. 왼쪽 돌파 후 유로스텝이나 스핀 무브 이후 골밑 마무리가 정말 좋거든요.

 

릴리즈의 문제 이전에 돈치치는 상대 수비수의 무게중심 이동을 읽는 눈이 정말 좋아서 스텝백 타이밍을 기가 막히게 잘잡습니다. 픽앤롤에서도 왼쪽으로 도는 픽앤롤을 많이 쓰고 그러면서 오른쪽 윅사이드로 보내는 패스도 정말 훌륭합니다.


그렇다고 왼쪽으로 수비가 기울어버리면 오른쪽으로 가는 돌파도 좋고 한템포 빠르게 올려놓는 오른손 레이업도 훌륭해서 막기가 쉽지 않죠. 오프더볼 움직임을 하는 동료에 대한 패싱 또한 나무랄 곳이 없습니다. 패싱게임으로는 저는 이미 르브론보다 위라고 생각합니다.


캐치 앤 슛 성공률에 대해서도

경기당 1.3개밖에 안쏩니다. 온볼에서 3점 슛은 7.6개로 6배 더 많이 쏩니다. 그러니 캐치 앤 슛의 성공률이 더 낮다는 것이 돈치치 3점 야투율의 분석 근거로는 부족합니다. 리그 최고의 3점 슈터 중 하나인 하든도 풀업 3점이 대부분이라서 성공률이 36% 정도에요. 돈치치도 지난 시즌에도 이 정도였으니 그 수준까지 다시 올리면 좋겠지만 지난 시즌과 비교해서 득점 볼륨은 물론이고 TS%까지 더 좋아진 상황인 급성장 중인 이 나이 어린 초초엘리트 선수에게 단점으로 지적될 정도인 수준은 아니라고 생각이 됩니다.

2020-07-21 12:57:21

이제 겨우 2년차인 선수에게 그나마 공격에서 찾을 수 있는 단점이 이정도란게 역설적으로 놀랍습니다

dengsw
40
3016
24-04-26
bosmia
92
7015
24-04-25
minphx
41
4309
24-04-25
nyk
66
5618
24-04-23
nykphi
33
3734
24-04-21
miaphi
42
7728
24-04-18
bos
80
10218
24-04-16
min
84
15287
24-04-16
atlbkn
41
6827
24-04-13
por
69
16727
24-04-12
hou
33
12201
24-04-08
orl
43
8137
24-04-10
dalsac
48
8561
24-04-05
dal
57
20325
24-04-04
gswind
89
11447
24-04-02
hou
62
11175
24-03-23
bos
126
31476
24-03-18
atlgsw
91
23122
24-03-18
bosden
59
7898
24-03-16
den
125
26341
24-03-14
검색 대상
띄어쓰기 시 조건









SERVER HEALTH CHECK: 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