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토 수비 분석
시즌 재개도 다가왔고, 평소에 즐겨 보던 팀이기도 해서 겸사겸사 글을 작성했습니다.
모든 전술을 분석할 내공은 없어서 몇가지 특징적인 부분만 분석했어요(수비 전술이 너무 많아서...).
재밌게 봐주시기 바랍니다.
하프코트 수비
포 팩터
거리별 야투 비율
거리별 야투 성공률
자료 출처 : Cleaningtheglass.com
토론토는 세컨 찬스를 제외한 하프코트 수비력 1위 팀입니다.
전체 수비 효율도 밀워키 다음으로 높은 팀이고요.
포 팩터를 보면 턴오버 유발률(TOV% .168, 2위)과 야투율 억제력(eFG% .507, 3위)에 강점이 있고요. 약점은 낮은 리바운드 장악력입니다.
거리별로 림 수비는 좋은 편, 3점은 29번째로 많이 허용하고 코너 3점은 가장 많이 허용합니다. 반면에 상대팀의 3점 성공률은 가장 낮고 코너 3점 성공률은 5번째로 낮습니다.
스탯은 이정도만 짚고 넘어가고 평소처럼 인게임 플레이로 분석하겠습니다.
토론토 수비는 볼 사이드 압박과 페인트 존 사수에 집중합니다.
볼 사이드와 페인트 존을 중시하는 건 모든 팀이 마찬가지지만 그 정도가 가장 높은 팀 중 하나이죠.
최근에 좀 많이 쓰이는 픽앤롤 수비 커버리지 중 하나인데, 보시면 네일에 위치한 선수들이 본인이 마크하던 선수를 버리고 핸들러에게 붙습니다.
존 디펜스에서나 볼 수 있는 장면인데, 맨투맨 수비에서 네일 디펜더가 헷지를 거는 수비는 "Next"라고 합니다. 코치에 따라서 점프 스위치하는 것까지 포함시키거나 헷지 거는 것만 넥스트로 지칭하는 경우도 있는데 요는 네일 디펜더가 핸들러 수비에 초점을 둔다는 것이죠. 네일 디펜더가 막던 선수는 오픈이 되지만 네일 디펜더가 잠깐 압박하고 리커버리 한다거나(스턴트) 핸들러를 막던 수비수가 빠르게 붙거나 상황에 따라서 로우 사이드에 있던 선수가 올라가서 막는 식으로 커버하고요. 이런 수비의 장점은 드랍을 하는 빅맨 수비수가 핸들러에게 붙지 않아도 된다는 겁니다.
보통 드랍 커버리지에서 빅맨이 핸들러를 막을 경우 다음과 같은 문제점이 드러납니다.
빅맨 수비수가 핸들러를 막고 있는 Containing 상태라서 롤러는 자유롭게 골밑까지 진입해서 마무리할 수 있습니다. 이런 Contain + 고 오버 수비는 스크린을 뚫고 빠르게 따라 붙어야 하는 핸들러 수비수와 순간적인 2:1 상황을 극복해야 하는 빅맨 수비수의 역량이 매우 중요할 수밖에 없고 부담도 클 수밖에 없죠. 토론토는 페인트 존에서 넓은 공간과 수적 우위를 허용하는 걸 극도로 꺼려하기 때문에 전술한 넥스트 수비로 구도를 깨거나 윅사이드 디펜더가 적극적으로 개입해서 커버합니다.
다음은 비슷한 상황에서 토론토의 수비인데요.
기본적으로 핸들러 수비수가 잘 따라 붙기도 하지만 첫짤처럼 핸들러가 진입할 때 네일 디펜더가 적극적으로 헷지를 서면서 막거나 두번째 짤처럼 빅맨이 핸들러에게 달라 붙을 때 골밑으로 쇄도하는 선수를 로우 사이드에 있던 수비수가 커버하죠. 두번째 짤 처럼 마크 가솔이 도움 수비를 가면서(Trap the Box) 생긴 공백을 막아서는 헬프 더 헬퍼 형태의 수비를 Cover Down/Sink 또는 픽앤롤 수비법으로는 (Low )Tag라고도 하는데요. 토론토는 이런 형태의 수비를 타팀보다 적극적으로 장려합니다. 1-2-2 매치업 존, 박스 앤 원, 3-2 존 디펜스를 자주 구사하기도 하고 맨투맨 수비에서도 윅사이드 코너보다 페인트 존 수비에 방점을 찍는 편이죠.
이런 토론토와 반대로 코너 슈터를 우선시하는 팀으로는 필라델피아가 있습니다.
이 팀은 Stay Home으로 슈터에게 붙어있어서 코너 3점 억제는 잘하는데 롤러의 득점, 앨리웁을 너무 많이 허용합니다. 휴스턴 전을 예로 들면 필라델피아는 코너 3점을 2개 허용했는데 토론토는 22개를 허용했습니다.
대신 카펠라에게 필라델피아는 30득점(12/16) 0턴오버를 허용했고 토론토는 6득점(3/9) 5턴오버를 허용했죠.
위에 나온 인디애나는 스턴트라도 적극적으로 하는데 필라는 로우 사이드에 있는 수비수들이 슈터에게 붙어있는 게 보이시죠. 하든에 대한 수비법도 달랐지만 그보단 양 팀의 판이한 로우 태거 수비 방식이 코너 슈터와 카펠라 활약에 훨씬 큰 변수로 작용했다고 봅니다. Contain + Over의 약점을 가장 잘 보여준 케이스이고요.
-지난 시즌 필라델피아는 로우 태그를 중시했는데 수비 스키마가 바뀐 것 같더군요.
이런 부분이 팀간 상성을 결정 지을 수 있는데 이제 휴스턴엔 카펠라가 없기 때문에 Stay Home을 중시하는 팀에겐 오히려 약해졌다고 볼 수 있고요.-
대개 도움 수비 강도를 높여서 턴오버를 유도하는 팀은 하이리스크 하이리턴 형태로 도박적인 수비팀이 되죠.
하지만 토론토는 리스크를 최소화 시키는 상황을 잘 만들고 페인트 존 대형이 깨지지 않습니다. 최소한 쉬운 골밑 찬스는 허용하지 않죠.
강한 압박으로 패스 품질도 저하시키면서 패스 경로를 장악하는데 인원이 적재적소에 배치됩니다. 상황에 따라 가변적일 수밖에 없는데 자신이 무엇을 해야 되는지 정확히 인지하면서 밸런스를 해치지 않는다는 점이 이 팀의 수비력을 가장 잘 보여주는 대목이 아닐까 싶습니다.
하지만 토론토라고 약점이 없는 건 아닙니다. 스틸, 디플렉션, 적극적인 외곽슛 컨테스트 등으로 수평 수비를 강조하다 보니까 반대급부로 보드 장악력이 떨어지게 되는 면도 있고요(맠가, 이바카 문제가 더 크다고 보지만). 필라델피아와는 반대로 로우 태거의 페인트 존 커버를 중시하는 팀이라서 코너쪽으로 찬스가 나오긴 합니다. 토론토를 상대로 와이드 오픈 3점을 만들긴 어렵지만 평소와 같은 셋 포인트로 던질 수 있는 다수의 찬스만 만들어 줘도 충분히 성공이라고 볼 수 있겠죠. 컨테스티드 3점은 약간의 타이밍만 벌어주면 운에 좌우되는 경향이 크니까요.
다음은 덴버 너겟츠가 토론토를 상대로 만든 코너 3점입니다.
토론토는 평소처럼 볼 사이드에 집중하고 커터가 페인트 존을 벗어나면 크게 신경쓰지 않습니다. 게리 해리스가 컷 쓰루로 윅사이드 코너로 이동하고 코너에 있던 그랜트는 플레어 스크린을 걸어주죠. 이것도 컨테스트를 하지만 올라가는 리듬과 셋 포인트를 건들 정도의 컨테스트는 아니었습니다.
트랜지션 상황에서 골밑으로 3명이 쇄도하며 페인트 존에 위협을 주고 트레일러였던 요키치가 터치 패스로 코너 3점을 만드는 장면입니다. 속공 상황에서 인앤아웃이 환상적으로 이루어졌는데 토론토 수비는 골밑으로 쇄도하면 로우 태거는 골밑에 있는 선수에게 집중하는 특징이 보이죠.
요키치는 아마 토론토의 포스트 더블을 상대로 여유롭게 대응하는 유일한 선수가 아닐까 싶은데요.
장기인 피벗으로 탈압박하면서 빠른 구속과 정확도를 갖춘 크로스 코트 패스를 뿌립니다.
여기서도 컷하는 그랜트쪽으로 로우 태거가 붙는 모습이 나오죠.
얼리 오펜스에서 드렉 스크린 페이크를 주면서(스탬피드 액션) 볼 사이드로 시선 유도 - 요키치가 골밑으로 들어가면서 버티컬 쓰렛 역할로 수비를 모으고 - 빠르게 스윙하면서 코너에 있던 선수가 캐치 드라이브 - 코너 패스. 토론토가 자주 겪어봤을 상황이지만 모든 플레이가 반템포 빠르게 이루어지니까 찬스가 나옵니다. 템포를 높인다는 건 속공 찬스를 많이 만드는 것만이 아닙니다. 세컨 브레이크나 하프코트 오펜스에서 평소보다 빠른 움직임, 판단을 보이는 것도 템포를 높이는 행위이죠. 팀 단위 실행력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장면입니다.
마무리를 어떻게 지어야 할지 모르겠네요.
결론을 짓기 어려워서 급하게 마무리 짓는데, 아직 이 팀에 대해서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지도 모르겠고요.
추후에 보스턴, 밀워키도 다뤄보고 싶은데 얘넨 더 익숙치 않은 팀들이라서 시간이 꽤 걸릴 것 같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좋은 글 정말 잘 읽었습니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보스턴.밀워키 글도 기대하고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