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최고 유망주 이모니 베이츠에 대한 첫인상(feat. KD)
제2의 KD 라는 수식어부터 르브론 이래 최고 유망주 라는 평까지 고교 선수 이모니 베이츠(Emoni Bates)에 대한 기대치는 엄청나게 높습니다. 원래는 현행 룰을 개정하여 고교 선수의 드랲 참가가 허용되면 바로 2022 드랲에 직행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있었는데, 코로나가 강타한 시점에서 사무국이랑 선수 노조가 드래프트룰 개정까지 신경 쓸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최근에 미시건 주립대로 커밋하기도 했는데, 룰 개정이 없다면 2023 드랲에 나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zFrhmJZnxlo&feature=emb_title
매우 어린 선수인지라 사실 NBA 데뷔까지 아직도 많은 시간이 남은 건데요. 주류 매체든 드랲을 파는 트위터 유저들이든 이모니 베이츠에 대한 뜨거운 관심과 매우 높은 기대치를 지켜보면서 얼마나 대단한 선수인가 개인적인 흥미가 동해 몇 경기 찾아봤습니다. 아직 대학 진학까지도 꽤 남은 선수인지라 이번 글이 어린 유망주에 대한 닫힌 평가는 당연히 아니고요. 그냥 제가 베이츠의 경기들을 보면서 했던 매우 주관적인 생각들을 정리한 거라고 받아들여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윙4의 전형
저는 이 선수를 처음 봤을 때 컴패리즌인 듀란트와 같은 완성도를 보일 수 있는지 여부를 떠나서, 듀란트가 NBA에서 선보인 역할인 윙4에 적합하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윙4가 어떤 타입인지 풀어써보면 수비에서는 높이로 리바나 세로 수비 거들면서도, 공격에서는 준빅맨급 사이즈를 가지고 기동력과 신장의 우위를 살려서 다양한 카테고리에서 득점하는 프로필 인데요. 이 역할을 현재 신장 6'9"인 이모니 베이츠가 잘 수행할 수 있다고 본겁니다.
윙4가 기동성과 높이의 이점을 동시에 살릴 수 있는 상황이 바로 트랜지션 상황인데요. 핸들러로 직접 골밑까지 공 몰고 가거 득점 혹은 트레일러로서 따라가다가 패스 받고 득점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베이츠는 오픈 플로어에서 핸들러로서 드리블치고 갈 때 앞에 수비수 달고도 높이를 잘 살려 좋은 골밑 마무리를 보여주곤 했는데요. 잘 달리면서 점프력도 준수하고 슛터치나 밸런스가 엄청 좋아보이는 게 러너를 참 잘 넣습니다. 백보드 활용도 괜찮고요.
https://www.youtube.com/watch?v=hvcNk6t1Sh4
다만 (트랜지션 상황에서도) 듀란트에 비해 원풋 점프 비중이 적다거나, 혹은 골밑 끝까지 도달하지 못하고 조금 일찍 뜨는 경향도 있습니다. 조금 특이한 게 (같은발 점프)-(같은손 마무리) 하는 경우가 은근 보인다는 점인데요. 왼발 스텝을 더 집어넣을 상황에서 그냥 (오른발 점프)-(오른손 마무리)로 끝마치는 경우가 종종 나옵니다. 하프코트 돌파에서도 나오는 이런 경우를 좋게 보면 상황 대처가 좋은 건데, 어쨌든 체감되는 트랜지션 공격 성공률이 대단히 좋습니다.
윙4가 하프코트에서 하는 플레이들중에는 퍼리미터에서 공 잡고 온볼 슈팅이나 돌파를 시도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건 말 그대로 에이스급 선수들이 하는 플레이들입니다. 베이츠가 그런 개인 공격 분야에서 벌써부터 큰 잠재력을 보여준 건 분명한 가운데 이 부분은 좀 나중에 다루기로 하고, 그외 윙4가 다양하게 가져갈 수 있는 득점 루트부터 간략히 보겠습니다.
일단 말 그대로 빅맨처럼 골밑 근처 덩커스탓에 있다가 패스 받고 골밑 득점할 수도 있고, 공격 리바운드 잡고 풋백득점하는 장면도 여러 번 나왔습니다. 틈 보다가 컷인 노리는 센스도 있고, (사실 지금도 풀업 능력이 나이에 비해서 대단히 뛰어나지만, 풀업 능력 안 된다고 쳐도) 캐치3점 찾아가는 움직임도 활발합니다. 4번으로 쓰면 3점 위협때문에라도 자연스럽게 팀 스페이싱에 도움이 될 거고요.
▲ 에이스급 플레이들만큼이나 제가 좋게 본 부분이 바로 위와 같은 장면들인데, 트랩 갇히기 전에 패스하는 판단부터해서 이후로도 컷인을 노리거나 캐치3점 기회 부지런히 찾는 모습이 마음에 들었고요. 수비수 여러명의 시야를 끄는 에이스급 선수 포텐셜을 가진 상태에서 그걸 노리고 빈 곳 찾아서 주는 패스도 날카로웠는데, 그런 플레이들을 보면 소위 BQ나 농구 감각 같은 분야도 상당히 좋아보였습니다.
온볼 공격
위에서 잠깐 언급했다가 넘어간 부분인데, 결국 이모니 베이츠가 얼마나 대단한 선수가 될지는 온볼 공격의 위력에 달렸습니다. 지금까지 그 분야에서 이미 어린 나이임에도 훌륭한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에 이만큼 기대받는 거기도 한데요. 베이츠 말고도 윙4나 스트레치4 유형의 슈팅 유망주들이 몇명 있습니다. 21드랲 탑5 후보인 조나단 쿠밍가/자이어 윌리엄스 22드랲 탑5 후보인 패트릭 볼드윈 주니어 등이 그 선수들인데요. 이 선수들도 경기를 한두개 봤는데, 베이츠가 이들보다 나이는 더 어리면서도 풀업 3점 완성도는 제일 앞선다고 생각합니다.
행드리블이나 풀백 크로스오버 등등에 이어서 가져가는 슈팅 릴리즈도 빠르고, 기본적으로 슛터치는 타고났다고 보여집니다. 벌써부터 높은 볼륨으로 풀업3 던지면서 괜찮게 넣어주는 거가 대단한 포텐셜인건 맞지만, 아직 개선할 부분이 있기도 합니다. 드리블에서 슈팅으로 올리는 과정을 너무 서두르면서 정확도가 떨어지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에어볼이 나오기도 하고요. 바로 다음에 돌파를 말할 때 다루기도 하겠지만, 사실 좀 더 과감하게 돌파를 해도 되겠다 싶은데 외곽슛을 좀 많이 던지는 느낌도 있습니다.
돌파를 보면 트랜지션 돌파가 엄청 위력적인 가운데 하프코트 돌파력도 좋습니다. 사실 듀란트의 보폭만큼 큰 건 아니지만 그대신 발을 빨리 놀리면서 골밑까지 가고, 골밑 마무리에서도 스핀무브/유로스텝 등등 패턴 다양하게 가져갑니다. 사이즈 대비 드리블 실력도 훌륭한 가운데 왼손에서 오른손으로 공 옮기는 크로스오버에 이어 치고가는 돌파가 특기인데요. 마치 가드처럼 낮고 잦게 드리블치는 게 인상적이긴 한데, 아직은 자기가 드리블치다가 턴오버하거나 아니면 이거에 익숙해진 상대 수비수한테 막히는 경우도 종종 나옵니다. 또 골밑 끝까지 밀고 들어가서 덩크 찍거나 하는 등 깊숙하게 들어가기 보다는 조금 일찍 점프하면서 러너/플로터 던지는 비중이 꽤 높아보이기도 합니다. 그것들을 잘 넣긴 하지만요.
▲ (사소한 거긴 한데 여기서도 자세히 보시면 오른발 점프하고 오른손으로 마무리하죠)
어린 유망주를 전성기의 듀란트랑 비교하는 게 좀 잔인한 일이긴하지만, 듀란트에 비하면 크로스오버의 좌우폭 변화가 좀 작은 것도 사실입니다. 사실 제가 지금 베이츠 나이대의 듀란트는 커녕 대학 시절이나 NBA 초창기의 듀란트도 못본지라, 비교 대상이 이미 MVP급이 된 듀란트라서 무리인 부분이 있습니다. 듀란트랑 차이가 좀 있다는 거지 사이즈를 고려했을 때는 드리블도 훌륭하고 하프코트에서도 파괴적인 슬래셔가 맞고요.
미드레인지 같은 경우 아직까지는 미드포스트에서 자리잡고 일대일을 하다 던진다거나 이런 모습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또 픽앤롤이나 아이솔 할 때 드리블로 페인트존 진입하고서도 솟구치면서 미드레인지 풀업 던지는 거(라이즈앤파이어) 보다는 그냥 러너나 플로터성 슛을 던지는 경우가 더 많았고요.
종합
미드포스트에 자리잡고 페이스업/포스트업 하는 빈도가 높지 않은 가운데 미드레인지 슛 쏠 바에는 그냥 3점 라인에서 공 들고 풀업3/돌파 선택지 들고 페이스업 공격하는 모습을 훨씬 더 많이 보였는데요. 아직 어린 나이임에도 그 사이즈를 가지고 높은 빈도로 아이솔/픽앤롤 같은 개인 공격을 가져가는 걸 보니깐 참 대단한 재능이다 싶었습니다. 온볼 위력이 뛰어난 건 물론이고, 개인적으로는 자기 온볼 공격이 아닐 때도 부지런히 움직이면서 컷인과 캐치앤샷 노리고 매번 공격 리바운드 따러 달려드는 적극성 또한 굉장히 인상적이었습니다. 사이즈나 신체 능력은 좋지만 BQ나 농구 센스가 꽝이여서 대학 무대부터 NBA에 와서도 문제가 되는 선수들이 은근 있는 가운데, 베이츠는 하드웨어가 되면서 BQ나 킬러본능 같은 소프트웨어 또한 훌륭하기에 앞으로 어떻게 발전할지 벌써부터 기대가 되네요.
얼핏 듣기로는 베이츠의 아버지가 베이츠가 어릴 때부터 많은 농구 경기를 뛰지 않도록 관리하고 있어서 FIBA 청소년 국제대회에 나갈지는 모르겠습니다만, 혹시라도 앞으로 나오는 경기들 있으면 종종 관찰기를 써보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글만 봐도 엄청난 재능인게 느껴집니다.
응원팀에 와줬으면 하지만 또 높은 픽일게 뻔하니 팀이 탱킹이나 그에 버금가게 무너져야 한다고 생각하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