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자유인이다
저는 통제당하는 것과 무시당하는 것을 미치도록 싫어합니다.
대체로 이 두 가지 느낌을 받았을 때가 제 급발진 타이밍입니다.
요즘에는 발작버튼이라고 하지요.
어려서부터 강압적인 부모님과
매니아 금지규정 중 하나에 해당하여 자세히는 적지 못하지만 일거수일투족을 통제당하는 환경 하에
살아온 삶이기에 더더욱 그러한 느낌에 취약해졌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최근 직장에서 무시당하는 느낌을 받고는 폭주 직전까지 갔었습니다.
상관께서 제 담당인 업무에 대해 제 의견을 물으시다가
다른 방법은 없냐고 물으셨는데 옆에서 다른 분이 이런 방법이 있노라고 제안을 하셨지요.
저와의 대화를 마무리지으시기도 전에 몸 방향까지 그쪽으로 트시면서
대화가 옮겨가고 저는 그 자리에 없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보통은 그냥 좀 뻘쭘하고 말 일일 수도 있는데, 저는 마음이 많이 상하더군요.
업무에 적응을 잘 못했다는 자책감이 큰 상황이기에 더 그런 거겠지요.
이런 게 한두 번이 아니긴 해서, 그간 급발진해서 항의한 적도 몇 번 있는데
그분들은 왜 그러는지 이해를 못 하시고 분위기가 뜨악해져서 이내 후회하곤 했습니다.
해서 그날은 나는 상식인이다 참자 참는거다..를 외치며 자리를 떴다가
조용히 돌아와 몸이 아프다고 말씀드린 후 조퇴를 했습니다.
집으로 걸어오며 생각했습니다.
나는 왜 이렇게 과민한 걸까. 나의 성장과정에 잘못된 점이 있었는가?.....많이 있긴 했네.
어떻게 하면 보편적인 사람으로 살아갈 수 있을까. 등등입니다.
그나마 얻어낸 잠정적인 해답이 제목에 써둔 '자유인' 입니다.
공격당하는 기분, 누군가 나의 잘못을 추궁하는 느낌, 웅크리기부터 하는 고슴도치.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그럴 필요가 없는 것이, 그 사람들의 본의는 그렇지 않을 가능성이 크고,
설사 무시나 통제의 의도가 있다고 하더라도 내가 응하지 않으면 그만 아니겠습니까?
'내가 허락하지 않는 한 누구도 나에게 상처를 낼 수 없다'는 말도 떠오르는군요.
책임을 진 가장이자 직장인으로서 젊었을 때처럼 천둥벌거숭이마냥 날뛸 수는 없지만,
언제나 나는 자유인이라는 것을 마음에 새기고 살아야 겠습니다.
즐거운 주말 되시고 늘 평안하시기 바랍니다.
글쓰기 |
불편한 상황을 폭발적이고 부정적인 감정에 맡기는 것이 아니라 인지행동적 접근을 하시는 모습을 보니 잘 이겨내고 있으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