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님이 몇달째 게임에 푹 빠져사십니다.
때는 작년 말쯤...
코로나로 한창 기승을 부려 집에만 계시던 어머님이 가끔가다 핸드폰으로 뭔가 하시길래
뭐하시나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정체는 애니팡, 그 머니먼 고전유물을 플레이하고 계시더군요.
엄니 그거 재밌으셔요?
뭐 할거없어서 그냥 가끔 해. 소소하게 재밌네.
오.. 그렇다면 이거 재밌으시겠네... 이거 한번 해보세요.
이거 애니팡이랑 비슷한건데 하트가 있거든요? 사가 하다가 하트 떨어지면 소다하고 그러셔요.
하트 금방쓰니까 하루에 한두타임 소소하게 괜찮을거에요.
라고 하면서 캔디크러쉬사가, 소다를 설치해드렸습죠.
그땐 몰랐습니다. 그게 그렇게 무시무시한 건지.....
그뒤로 몇달뒤... 제가 지금 여친님이랑 같이 살아서 한달에 한두번씩 방문하는데
동생이 저에게 욕을하면서 너 엄니한테 뭐알려줬냐고 하더군요;; 엄마가 하루종일 핸드폰만 붙들고있다고;;
어머니는 제가 알려드린 뒤로 하루 종일 캔디크러쉬 시리즈에 빠져 사셨던겁니다....
몇개 일화가 있는데 대표적으로 두개만 쓰자면....
알려드리고 처음 집에 왔을때 어머니가 저녁식사하시면서 뜬금없이 진지하게
XX야 미안하다... 게임이 이렇게 재밌는건지 몰랐어... 니가 왜그렇게 미쳐살았는지 알곘구나...
라며 고해성사를 하시질 않나...
또 나중에는 화를 버럭 내시더니 아니내가 누르지도 않았는데 갑자기 광고재생되더니
무한 하트 아이템 구매가 됐다고... 그동안 모아놓은 황금 절반이 날아갔다고..(현금결제는 아닌듯합니다...)
그것 때문에 너무 억울하고 분해서 그날 잠을 못주무셧다고 하더군요...
아니 뭐 그런걸가지고;;
뭐 여튼 장점아닌 장점이라면 예전에는 느긋하게 움직이며 하시던 집안일을
조금이라도 게임 플레이시간을 벌기위해 빠릿빠릿하게 서둘러 오전에 다 끝내서 하루가 아주 보람차시다고;;
그거 질리실때 쯤 되면 다른게임 뭐 하나 더 추천드리려고 하는데 뭐가 좋을지 모르겠네요.
한편으로 이렇게 재밌어하실줄 알았으면 진작에 알려드릴걸 하는 후회도 들긴 합니다...
어머니... 그래도 어두운데서 핸드폰보시면 안좋으니 쪼금만 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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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럽습니다 저도 아버지 늘 집에와서 우울한 표정으로 티비보시면서 볼게 없다고 하소연하시길래 게임 가르쳐드리고 싶은데 폰은 작아서 싫다하고 컴퓨터는 그냥 싫다하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