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안에서 이름이 없어진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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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8-09 09:41:59
당연히 저는 이름이 있는 평범한 대한민국 남자입니다.
부모님과 함께 살며, 결혼한 누나와 매형 그리고 조카가 있습니다.
누나네가 맞벌이를 하다보니 조카가 갓난 애기 때 부터 부모님이 누나네로 가서 평일 동안 키우셨고,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집에 혼자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다 최근에 주말 동안 부모님과 누나네 가족 모두가 저희 집으로 와서 지내는데, 부모님은 워낙 어린 조카 이름을 자주 부르시다보니 제 이름도 조카 이름으로 헷갈려 부르시곤 합니다.
그리고 누나와 매형은 딱히 제 이름을 부를 일이 없습니다. 왜 그럴까 생각해보니 이유가 없더군요. 그냥 보면 이름을 말하지 않고 "배고파?","퇴근했어?" 정도로 말하니 이름을 들을 일이 없습니다.
조카는 아직 어려서 어설픈 발음으로 "삼촌" 정도 밖에 할 줄 모릅니다.
그러다보니 집안에서 제 이름이 불릴 일이 없어졌습니다. 지난 2~3년간 거의 계속 이랬고 오늘도 그랬는데 괜히 기분이 미묘하네요. 딱히 어떤 소외감을 느끼거나 아쉬운 감정을 느끼는건 아닌데 정말 이상하게 미묘하네요.
점점 제 존재감이 옅어지는 느낌이랄까요? 참 특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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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그렇지 않나요? 그러고 보면 부모님들이 저희 보다 더 그런 것 같습니다. 그냥 엄마, 아빠, 할머니, 할아버지로 불리니까요. 저희는 간혹 이름으로 불리지만 그 분들은 집에서 거진 이름으로 불릴 일이 없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