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식서스 경기 감상 (23.05.11. vs BOS, PO 2R 6차전)
- 보스턴의 선발 라인업 변경이 있었는데요. 로윌삼-호포드 투빅을 내세웠는데, 기실 투빅이 계속 가동된 시간은 그리 길진 않았고 더 중요한 건 코너를 버리면서 골밑에 밀집하는 수비 대형으로 전환했다는 거였죠. 지난 5차전에서 털비드 2:2 + 하든의 센터 매치업 헌팅을 막기 위해 드랍백을 들고 나왔었는데, 어떻게 보면 그러한 수비 컨셉의 연장선상이었습니다. 다만 이번에는 하든과 엠비드는 철저히 막고(특히 하든의 돌파), 롤플레이어들의 코너 3점은 안 터지기를 바라는 도박을 걸었는데 이게 통했습니다.
특히 터커의 공격 생산성이 심각해졌습니다(오늘 3점 2-7). 코너 3점을 넣지 못하는 터커는 공격에서 덩크스팟을 노리는 것 정도밖에는 할 수 있는게 없는데, 이러면 가뜩이나 투빅을 써서 빡빡한 보스턴의 골밑에 더 공간이 없어지죠. 공간을 벌리기 위해 터커 대신 멜튼을 오래 써봤지만, 불운하게도 이쪽도 오늘 슛감이 바닥이었습니다(3점 0-4).
팀 내 슈터들이 공간을 벌려주지 못하자 털비드의 위력 역시 반감되었습니다. 하든은 3점까지 말을 안 들으면서 부진에 빠졌고(13득점, 야투 4-16, 3점 0-6, 9도움, 5턴오버), 엠비드는 개인 능력으로 득점은 이어갔지만(26득점, 야투 9-19, 자유투 8-8) 역시나 셀틱스의 밀집 수비에 고전하며 턴오버를 양산했습니다(4턴오버). 오늘 전체적으로는 보스턴의 턴오버가 더 많았지만(팀 턴오버 보스턴 17개, 필리 11개) 속공점수(보스턴 24점 : 18점 필리)와 턴오버 기반 득점(보스턴 18점 : 11점 필리)이 보스턴이 더 많았다는 점은 전체적으로 오늘 경기가 보스턴의 의도대로 전개되었다는 걸 뜻하죠.
- 한편 이번 시리즈 내내 필리의 저승사자 노릇을 했던 브라운이 오늘은 별로였고(17득점, 야투 6-13, 4턴오버), 테이텀은 커리어 사상 최악의 부진에 빠졌던 가운데(3쿼터까지 3득점, 야투 1-13, 3점 0-6), 스마트와 브록던, 화이트가 셀틱스를 멱살잡고 캐리해냈습니다.
그 중에서도 스마트의 활약은 독보적이었는데요. 필리 입장에서는 버리는 옵션인 스마트의 3점을 쏠쏠하게 넣어주며(전반 3점 3-5) 두배의 타격을 입히는 한편, 틈틈히 엠비드를 막아세우며 오늘 성공적이었던 보스턴의 수비 시스템을 진두지휘했고, 슛이 안 들어가기 시작한 후반전에는 로윌삼과의 2:2를 앞세워 포가 모드로 공격을 이끄는 등 종횡무진 활약했습니다. 4쿼터 테이텀이 터지기 전까지, 보스턴은 스마트의 힘으로 버티고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어요. 또한 벤치에서 나온 브록던(3점 4-6)과 화이트(3점 3-5)는 지난 5차전과 다르게 컨테스트 3점도 쏙쏙 넣으며 식서스팬의 복장을 터지게 만들었습니다
- 필리의 3점이 터지지 않는 와중에서도 테이텀의 역대급 부진과 엠비드+맥시의 꾸역샷이 더해져 필리가 야금야금 계속 추격을 해내고 있었구요. 3쿼터에 니앙의 코너 3점 두방이 드디어 터지면서 필리가 역전에 성공합니다. 이후로 양 팀은 4쿼터 중반까지 접전상태에 돌입하는데, 경기 내내 좋았던 셀틱스의 수비에도 불구하고 엠비드가 계속 미드레인지를 성공시키는 중이었기 때문에 할만하다고 생각하고 있었죠.
하지만 거기까지였습니다. 안 들어가도 계속 던지던 테이텀이 가장 중요한 4쿼터 클러치 상황에 살아나며, 4연속 3점슛을 꽂아넣으며 게임을 끝내버립니다. 조금 의아했던 것은 이 중요한 타이밍에 엠비드(4쿼터 야투 3-6)가 아닌, 부진에 헤매고 있던 하든(4쿼터 야투 0-4, 1턴오버)에게 포제션을 몰아줬다는 거였습니다. 그 직전까지 엠비드가 잘 해결하고 있었는데 말이죠. 어떻든 아쉽게 홈 경기를 내주게 되었고, 기나긴 승부는 사흘 뒤 TD가든에서 결착이 나게 되었습니다.
- 팀으로써 힘이 딸리는 게 느껴지는 경기였습니다. 전반전에는 따라잡을만 하다 싶으면 계속해서 벌어졌고, 후반전에 겨우 역전을 시켜놨더니 상대 에이스가 터지면서 게임을 내줬습니다. 절망적인 패배였지만, 아직 시리즈가 끝난 건 아닙니다.
필리로써는 오늘 3점이 너무 안터진 데다가 하든의 슈팅 부진까지 겹쳐 불운했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물론 보스턴도 테이텀과 브라운이 헤맸지만, 이 둘은 끝날때 쯤엔 결국 제몫을 해낸 반면 필리의 3점은 경기 마지막까지 빗나갔죠. 좀 지겨운 얘기지만 아무튼 외곽이 평균회귀를 해준다면 아직 필리에게 승산은 있습니다. 이번 시리즈에서 홈보다 원정에서 더 성적이 좋은 것 또한 행복회로의 근거가 될 수 있구요. 저는 아직 희망을 버리지 않았습니다. 정말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모든 걸 쏟아붓는 7차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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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고고식서스님 말씀처럼 의아했던게 4쿼터 3~4분경부터 엠비드가 공격을 하지 않고 하든과 다른선수들이 계속 야투를 시도하던거였습니다.결국엔 그 야투들이 다 빗나가고
엠비드는 공을 제대로 만져보지도 못하고 끝나버렸죠. 의도된건지 아님 보스턴의 수비가 엠비드가 공을 못잡게 만든건지 잘모르겠지만 굉장히 아쉬웠습니다. 자신감있게 공격시도하는건 좋지만 본인들 감이 안좋을때는 막판엔 엠비드에게 몰아주는게 어땠을지..
뭐 그전에 코너를 버리는 보스턴의 수비에서 멜튼.터커가 오픈코너3점만 넣어줫어도 이렇게 되진 않았겠죠
7차전에도 보스턴이 코너를 버리는 수비를 들고나온다면 필라의 3점이 제발 정상적으로 작동하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