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승 6패의 필라델피아 (vs 디트로이트)

오늘은 관리차 엠비드가 빠진 상태로 그리핀이 복귀한 디트로이트와 게임을 가졌는데요, 공수의 중심이자 핵심인 엠비드가 빠지는 것이다보니 아무래도 걱정이 앞섰지만, 최근 시몬스의 기세가 좋다는 점, 그리고 지난 시즌 엠비드가 빠져있을 때 시몬스 중심으로 좋은 농구를 펼친 적이 있었던 필라이기 때문에 기대를 하면서 게임을 지켜봤습니다.

게임 초반의 흐름은 매우 실망적이었습니다. 디트로이트가 초반부터 몰아치기도 했는데요, 필라가 이 과정에서 조금 못한 부분이 있다면 뭔가 하워드와의 2:2 플레이 이런 것들이 제대로 통한 것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그런 미스나 턴오버들이 속공으로 이어져서 실점을 너무 쉽게 했고, 엠비드가 있을 때 가지던 수비에 대한 압박감이나 그로 인한 슈터에게 공간이 잘 나지 않으니 슛 찬스도 쉽게 나지 않는 양상이었습니다.

이번 시즌 하워드가 잘 해준다고 평가하는 게임들은 사실 공격에서의 활약보다 수비에서의 존재감이나 끈기 있는 오펜 리바 경합 이런 것들인데요, 공격에서 하워드를 보면 분명 전성기 때라면 아니 몇 년만 젋었다면 이게 하워드가 직접 잡아서 수비들 튕겨내고 내려찍거나 수비수보다 더 높이 뛰어올라서 어떻게든 득점 성공시키는 모습을 보여줬을 것 같은데요, 하워드가 공격에서 의욕적으로 나서보기는 하지만 조금씩 신체능력이 예전 같지 않아서 해결이 안되는 모습을 볼 때 마다 세월이 많이 흘렀다는 것을 실감하게 됩니다.

다소 이른 시점에 오펜스 파울 하나와 스틸을 노리는 수비를 하다가 파울트러블로 시몬스까지 1쿼터 중반부터 못뛰게 되면서 경기초반 가뜩이나 공격을 풀어나가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 고민이 커져갈 때 해리스가 1쿼터부터 불을 뿜어주고, 하워드 쪽이 잘 풀리지 않아서 교체투입한 토니 브래들리가 은근 쏠쏠하게 받아먹는 득점들을 올려주면서 그래도 최악의 1쿼터는 면할 수 있었습니다.

2쿼터에는 필라가 가드진의 좋은 수비들을 시작으로 분위기를 올려봅니다. 타이불, 맥시가 수비에서 좋은 모습들을 보여줬습니다. 특히나 시몬스가 파울트러블로 뛰지 못하는 동안 파워포워드까지 수비를 했는데 잘 막아내는 모습을 보여준 타이불의 수비를 매우 칭찬하고 싶습니다. 그러나 리바운드 경합에서 계속해서 밀리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다시금 게임이 야금야금 벌어집니다. 여기에 웨인 앨링턴의 연속 3점 슛이 터지면서 게임이 순식간에 벌어졌습니다.

3쿼터에 꼭 필요했던 것은 우선 시몬스가 코트 위에 오래 있어줘야 했습니다. 이런 바람과는 다르게 또 3쿼터 7분 40초 남은 시점에 4번째 파울을 하면서 또 조금 플레이가 위축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오늘 진짜 골밑에서 너무 힘들었는데 그 와중에 골밑의 뎁쓰를 책임져줄 수 있는 토니 브래들리라는 한 줄기 희망을 본 것 같아서 다행입니다. 오늘 같이 외곽이 잘 안터지는 날, 찬스가 잘 못만들어내는 날은 밀튼 같은 선수가 우겨넣어주면서 야금야금 따라가고 그래야 하는데 밀튼도 최근에 조금 식어있다보니 쉽지는 않았습니다. 해리스도 1쿼터에는 좀 몰아쳤으나 후반에도 야금야금 득점은 해줬으나 비교적 잠잠하게 느껴질 수 밖에 없었던 것이 조금 따라가볼만한 순간마다 디트로이트의 찬물 3점이 터지면서 추격의 불씨가 타오르지 못했습니다.

엠비드가 중심인 팀이지만 엠비드가 없을 때 너무 경기가 안풀려나가고, 무기력하게 무너지는 것은 반성 및 개선을 꼭 해내야 하는 부분이라 보고, 이 부분이 큰 숙제로 남아있게 된 필라델피아 입니다. 4쿼터 4분 30초 경부터는 게임을 포기한 것인지 브래들리-리드-퍼거슨-조-맥시 이렇게 출전을 시켰는데, 조금 이른 타이밍에 게임을 포기하는 것은 아닌가 싶기도 했으나 오늘 경기력을 봤을 때 가뜩이나 포워드 라인 부족으로 체력적으로 힘들어하고 있을 선수들에게 휴식을 주기로 한 것은 잘한 선택인 듯 합니다.

엠비드가 있을 때도 없을 때도 필라는 경쟁력 있는 팀이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도록 준비를 잘 해봤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