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랜도 매직 시즌 말미의 특이점 : 펄츠의 3점
올랜도 매직의 시즌이 마무리되었습니다. 시즌의 전환점을 돌아보면 마켈 펄츠의 복귀일이었던 11월 30일이었습니다. 펄츠가 복귀하고도 내리 4연패를 당하면서 5승 20패로 시즌을 처참히 시작했던 팀이, 그 이후 57경기에서 29승 28승을 거두었기 때문입니다.
펄츠의 복귀로 후반기 나름 재미나게 풀어가던 올랜도 매직의 시즌 말미에 특이점이 하나 발견되었습니다. 바로 펄츠의 3점 자세입니다.
시즌 초반부터 3월 말까지도 펄츠의 자세는 위와 같았습니다. 이전 시즌들에서도 동일했습니다. 타점이 낮고, 밀어쏘듯이 던지며, 그마저도 어깨와 하체의 싱크가 잘 맞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슛이 들어가든 들어가지 않든 포물선이 낮고 짧게 떨어지며, 스핀이 적어 림을 맞고 튀어 나와도 그 정보량이 썩 좋지 않습니다.
직전 두 시즌의 표본이 너무 적기는 하지만(도합 21경기), 펄츠가 올랜도 매직으로 이적해온 지난 3시즌의 3점 성공률이 26.7%, 25%, 23.5%에 불과했었습니다. 이번 시즌은 31%(경기당 1.5개 시도)로 조금 나아졌지만 역시나 좋지 않았습니다.
펄츠가 팀의 미래를 함께할 선수인지 개인적으로 의문을 삼았던 이유도 3점 성공률 때문이었습니다. 펄츠의 플레이메이킹, 림어택, 대인수비 능력을 높이 평가하고, 또 펄츠만한 선수를 구하기가 어려운 것도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메인 볼핸들러의 3점 부재는 공격의 진형에서부터 손해를 보게 됩니다. 물론 펄츠가 이를 잘 타개해오기는 했습니다.
그보다 더욱 큰 문제는 팀의 핵심코어 중 하나가 파올로 밴케로(시즌 3점 성공률 29.8%)라는 점입니다. 메인 옵션을 수행하는 선수 둘이 너무 3점 성공률이 저조하기에, 둘을 계속 데려가기에는 무리수가 다소 보였습니다. 당장 이번 시즌도 둘이 같이 나올 때는 코트가 비좁아져서 림어택을 할 때 서로가 고생했었습니다(특히 밴케로가).
순서대로 3월 31일, 4월 4일, 4월 8일입니다. 첫 장면에서는 타점이 조금 높아지고 자세가 부드러워진 듯했는데, 오히려 다음 장면에서는 어째 도루묵이 된 느낌입니다. 그러다가 다음 장면에서는 퀵샷을 시도하면서 또 나아지는 모습이 보입니다. 여기까지의 변화라면 굳이 글로 남길 필요가 없었을 겁니다.
정말 중요한 점은 3월 31일 경기(추정 ; 기억이 잘 안남...)에서 파울 이후 장면이기는 했지만 펄츠가 정상적으로 풀업 3점을 던지는 장면이 나왔었습니다. 그리고 그 이후로 풀업 3점을 계속 던지고 있습니다.
3월 31일(추정) 이후로 실제 경기(4월 2일) 상황에서도 풀업 3점을 적용하는 모습이 보입니다. 미드레인지 구역에서의 풀업점퍼와 자세가 유사합니다.
다만 캐치앤슛과 풀업점퍼 때의 자세가 오락가락하고 있는 점은 우려가 됩니다. 일단은 풀업점퍼만은 타점 높게 3점을 던지기 시작했다는 것에 의의를 둘 만합니다. 어깨 부상이 꽤 오래되었음에도 그동안 진전이 하나도 없어서 기대를 전혀 안했는데, 조금이나마 개선의 여지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다만 그 시점이 하필 시즌 말미였다는 점이 의뭉스럽긴 합니다.
어쨌든 시즌 마지막 경기였던 4월 9일에는 마음먹고 풀업 3점들을 시도했었습니다. 다리까지 잘 잡아주면서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감각이 잡힌 모습입니다.
시즌 막바지에 다다르면서 펄츠의 컨디션이 많이 좋아진 것은 분명해보입니다. 본래도 운동능력이 좋고 팔이 길어서 시원하게 덩크를 찍어냈던 펄츠인데, 막판 경기들에서 보여준 덩크는 붕붕 찍어내는 느낌까지 들었습니다. 부상이 이어졌던(어깨-발가락-ACL) 선수이니 오히려 체력 소모보다도 부상 회복으로 인한 컨디션 상승이 더 클 수도 있겠습니다.
밴케로의 궁합도 나아질 기미가 있는 것이, 밴케로도 나아질 기미가 분명히 있고 실제로도 나아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벌써부터 미드레인지 풀업점퍼를 활용할 정도로(아직 성공률이 좋은 편은 아니지만) 슛에 대한 감각은 분명히 있습니다.
10월과 11월에 29%, 25%의 3점 성공률을 보였던 밴케로가 12월과 1월에는 33.9%와 32.9%로 조금 나아졌었습니다. 다만 2월에 3점을 33개 중에 1개만을 성공시키는 대참사(...)를 일으키면서 3점 성공률이 폭삭 주저앉았습니다. 다행히 그 이후에 성공률이 38.7%(3월, 4월 통합)로 꽤 준수했습니다. 단기 성공률을 크게 믿을 것은 아니지만, 전체적으로 봐도 2월을 제외하면 나쁘지 않은 성공률(33.3%)을 보입니다.
종합해보면 펄츠와 밴케로가 모두 성장해준다면 궁합이 안 맞지는 않을 것이고, 장기적으로 서로를 코어로 삼아도 될 만할 겁니다. 물론 둘보다도 프란츠 바그너를 개인적으로는 더 높게 평가합니다. 여하튼, 지금도 펄츠와 밴케로는 서로가 투맨 게임을 하기보다는 각기 독립된 공격 옵션으로 활용되고 있는 만큼, 둘이 꼭 찰떡궁합일 필요도 없습니다. 각기 영역을 침범하여 방해하지 않을 정도만 되면 됩니다. 그 사이는 바그너와 웬델 카터 주니어가 잘 메워줄 겁니다.
올해 들어와서 너무 바쁘고 치여 사느라 여유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시즌은 올랜도 매직의 경기를 얼마 못 봤고, 무엇보다도 글을 제대로 올리지 못해서 너무 아쉽습니다. 상황이 조금 나아져서 여유를 찾으니 시즌이 끝나서 너무나 아쉽습니다. 타이밍이 참... 모쪼록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펄츠 올 시즌 확실히 살아나 보였습니다.
개인적으로 펄츠는 키드, 폴 뒤를 잇는 정통 포카로 성장해줬으면 하는 바램이 있네요. 재능도 충만해 보이구요.
매직 내년 시즌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