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켈 펄츠의 파올로 밴케로&모 바그너 활용법
올랜도 매직이 최근 9경기에서 8승 1패를 달리고 있습니다. 연승 직전에 패배했던 밀워키 벅스와의 경기도 내용이 꽤 좋았던 점을 감안하면 최근 10경기의 기세가 매우 매섭습니다.
반등의 가장 큰 요인은 바로 마켈 펄츠의 복귀와 활약입니다. 펄츠가 돌아오면서 팀의 1옵션과 2옵션인 프란츠 바그너와 파올로 밴케로가 경기 조립이라는 커다란 부담을 덜게 되었고, 덕분에 공격 효율과 플레이메이킹 위력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프란츠 바그너는 본래의 장기인 속공, 컷인, 스팟업의 기회가 확연히 늘어나고 집중할 수 있게 되면서 공격 효율을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펄츠의 1차 세팅 이후에 바그너가 두번째 옵션을 맡아주면서 원투펀치를 형성하고 있기도 합니다.
반면 밴케로는 펄츠에 종속되는 경향이 보입니다. 팀 오펜스 조립이 가능한 가드가 옆에 붙어있으니 밴케로가 직접 탑에서부터 공격 작업을 시작하는 비중이 줄었고, 공을 받으면서 공격을 시작하는 경우가 늘었습니다. 펄츠가 어시스트를 가장 많이 건넨 선수가 바로 밴케로입니다.
또한 모 바그너의 림 대쉬 능력과 작전수행 능력을 펄츠가 200% 활용하면서 팀 오펜스가 짜임새를 갖추게 되었습니다.
프란츠 바그너는 본래 잘하던 것들의 효율이 늘어났으니 오늘 글에서는 다루지 않고, 펄츠와 밴케로 그리고 모 바그너에 대해서 적어보려고 합니다. 때문에 아래에서 이름 없이 바그너만 쓰면 프란츠 바그너가 아닌 모 바그너입니다.
펄츠의 플레이메이킹이 뛰어난 이유는 골밑 깊은 곳까지 스스로 진입할 수 있고 드리블을 유지하면서 다양한 방식으로 패스를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수비를 끝까지 읽어내고 공을 빼는 인내와 감각이 탁월합니다. 게다가 상체가 두꺼워서 어지간한 매치업은 힘으로 밀어내면서 공간까지 확보할 수 있습니다. 팔까지 길어서 맨 마지막 장면처럼 패스 각도도 좀 더 다채롭습니다.
그리고 이를 바그너가 제대로 보조하고 있습니다. 볼핸들러와 동시에 들어가야 할지 아니면 뒤따라서 들어가야할지 판단이 뛰어나고, 볼캐치 및 마무리 능력까지 탁월합니다. 골밑에서 점으로서 잘 받아먹으면서도 돌진 거리를 길게 잡는 선이 긴 플레이에도 능합니다. 개인적으로 종으로 선이 긴 플레이가 자주 나올수록 팀 오펜스의 위력이 살아난다고 생각합니다.
위처럼 펄츠와 바그너의 호흡으로 픽앤롤 기동이 제대로 돌아가기 시작했고, 덕분에 팀 오펜스가 탄탄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펄츠의 페인트존 진입과 바그너의 마무리 능력은 비단 픽앤롤에서만이 아니라 컷인으로도 자주 발현되고 있다는 점도 고무적입니다. 여기에 바그너가 3점이 가능하니 3점이 없는 펄츠에게는 너무나 든든한 파트너일 겁니다.
게다가 어제 막 복귀한 웬델 카터 주니어도 동일 역할을 그 이상으로 수행할 수 있으니, 앞으로가 더욱 기대됩니다. 공격도 공격이지만 수비 안정성에서 차이가 꽤 크기 때문입니다.
펄츠의 페인트존 진입 및 플레이메이킹 능력은 자연히 그래비티를 형성하게 됩니다. 그리고 수비를 끌어모은 펄츠는 킥아웃 패스를 높은 비중으로 수행하고 있는데, 이 점이 프란츠 바그너와 밴케로와 가장 구별되는 지점일 겁니다. 아무래도 프란츠 바그너와 밴케로는 마무리에 더 집중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어쨌든 펄츠가 페인트존으로 진입할 때에 상대 팀은 3점 성공률이 가장 떨어지는 밴케로를 먼저 버리고 도움 수비를 가는데, 펄츠가 이 틈을 놓칠리가 없습니다. 그리고 밴케로의 캐치앤슛 성공률이 펄츠의 복귀 이후로 수직상승하고 있습니다(33.3%→41.2%).
밴케로가 펄츠로부터 받는 가장 기본적인 수혜는 팀 오펜스를 본인이 직접 구동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일 겁니다. 밴케로가 아예 탑에서부터 공을 잡고 공격을 시작하는 것과, 플레어 형식으로 공을 받으면서 사이드를 전환하여 공격을 진행하는 것에는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선택과 집중이 가능하다는 점 때문입니다.
자유투 시도 수가 리그에서 8번째로 많은 밴케로인 만큼, 림 드라이브를 장려할 필요가 있기도 합니다. 레이업, 풀업점퍼, 플로터 등으로 마무리 방식도 다양하니 루키가 벌써부터 평균 21.7득점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15득점 미만 경기 수가 1경기(9득점)에 불과할 정도로 기복마저 적은 재능인데 주목도가 떨어지는 느낌마저 듭니다.
펄츠의 페인트존 진입 및 플레이메이킹 능력, 바그너의 스크린과 돌진 능력, 밴케로의 캐치앤슛(?)이 어우러지니까 그간의 올랜도스럽지 않은 오펜스를 보여주고 있는 요즘입니다.
드와이트 하워드가 떠난 이후로는 스타급 재능 없이 10년을 지냈는데, 이제는 둘이나 생긴 느낌입니다. '하워드 보고 있나... 자넬 능가하기는 어렵겠지만 그만큼 뛰어난 인재가 여기 있네. 그것도 둘이나...'라는 생각까지 괜히 듭니다.
펄츠가 두 선수와 참으로 어울리는 선수라는 생각은 드는데, 건강이 참 아쉽습니다.
보여주신 움짤들만 보면 펄츠에 대한 새깅이나 고 언더 수비가 별로 안보이는데, 펄츠가 3점은 별로여도 미들은 꽤 위협적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