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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임동섭의 경기와 인터뷰를 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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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1-10-13 23:51:29

많은걸 느꼈습니다. 과거 임동섭 데뷔시즌부터 시작해서 16-17 시즌 그의 최전성기 구간과 현재까지의 하락세가 마치 주마등(식상한표현)처럼 다가오더군요.

군전역 시즌부터 지금까지 총3시즌을 지켜보면서 그간 가장 크게 느껴졌던건 '절실함이 느껴지지 않았다는것'이었습니다. 이제는 어느정도 팀의 중고참이고, 더이상 과거의 주희정이라든가 이관희 등 삼성을 거쳐간 팀의 육체적, 정신적 리더들에게 의지하는 위치가 아닌 정말로 삼성을 이끌어나가야하는 코어로서의 역할을 기대해왔기에, 그리고 짧지만 강렬했던 국가대표선수의 자격도 검증해왔기에 그에게 많은것들을 기대해왔던게 사실이었습니다.

김준일, 이관희, 그리고 임동섭까지
자의던 타의던 삼성을 대표하는 프랜차이즈 스타들의 부진이 극에달했던 지난시즌 결국 둘은 팀을 떠났고 남은건 임동섭 하나였습니다. 이상민 감독은 끝까지 임동섭을 지키려 애썼고 활약 대비 큰계약을 그에게 안겨주었죠. 저뿐만 아니라 모든 삼성팬들이 아마 아무것도 하는게 없는 그에게 또한번의 모험과 기약없는 기대를 걸어야한다는 사실에 다시 한번 지쳤을겁니다. 삼점슛 원툴이었던 임동섭이 삼점슛을 못넣는다는 단편적인 문제를 떠나서 삼성의 경기 내외적인 복합적 문제에 대해서 중고참인 임동섭이 그 문제를 해결하기위해 솔선수범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았던게 가장 크게 다가왔던것 같습니다.

삼성경기들 보면 거의 대부분의 선수들에게서 경기를 이기고자하는 끈끈함이 보이질 않았었습니다. 열심히 뛰려는 의지가 그나마 보였던 선수들이라고해봤자 이관희나 이동엽 정도가 일정수준 이상의 허슬을 몸에 익힌 선수들이었고,애초에 임동섭 자체가 악바리 근성과는 거리가 꽤나 먼 이미지였기에 허슬보다는 승부에서의 모멘텀을 가져오는 키플레이어이자 경기장 바깥에서는 팀을 이끄는 라커룸 리더의 역할을 해주길 기대해왔던게 사실이었고..

제 기대와는 너무나 거리가 먼 그의 퍼포먼스에 사실 지칠대로 지쳤기에 그동안 과도한 비난을 서슴지 않았던것도 사실이었습니다.

하지만 오늘의 퍼포먼스에 앞서 그의 인터뷰를 통해 임동섭 역시 일개 팬 나부랭이일뿐인 저 이상으로 개인과팀의 발전을 위해 많은 신경을 쓰고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었구나하는것을 깨달을수 있었습니다. 그간 팀에 존재하지 않았던 위닝 멘탈리티를 솔선수범하여 주입하고자하는 시도에대해 언급할때는 정말 충격적이었습니다. 그동안 내가 알고있던 임동섭이 맞나 할정도로..

사실 지금도 저는 삼성의 경기, 1승과 1패어 일희일비하지 않습니다. 지는것에 너무나 익숙해져있고, 이상민의 7년이라는 세월이 주는 익숙함은 어느덧 떨쳐내기에는 쉽지가 않습니다. 이미 많은 전문가들과 기자들이 삼성의 10위를 예측한 지금 그저 경기에 지더라도선수들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보고싶을 뿐이었습니다.

그러나 3경기를 치러낸 지금
올해만큼은 이팀을 100% 응원만 하고싶어집니다. 선수들의 눈빛이 달라졌으며, 드디어 공격과 수비라는것을 하는 모습이 보입니다. 팀의 고참들과 새내기들이 경기에서 반드시 이루고자하는것을 성취하려는 진심어린 눈빛이 보이며, 삼성에는 없었던 과도한 벤치 리액션이라는게 새삼 보이기까지 합니다. 결국 팀의 고참인 임동섭이 몸소 실천해야 이루어질수 있는 부분들이 하나둘씩 맞춰지게 되는것 같습니다.

사실 임동섭을 너무나 격하게 아껴왔고, 그의 유니폼들이 아직까지 제겐 가장 소중한 물건인만큼 그에게 거는 기대감이 너무나 컸는지 모르겠습니다. 기대가 큰 만큼 실망감과 배신감이 따라왔던게 사실이고, 그 배신감이란 '슛을 너무 못넣잖아'가 아니라 '쟤는 열심히 안뛰어. 간절함이 없어'에 기인했던것 같습니다.

오늘의 퍼포먼스가 앞으로의 임동섭의 농구인생에 또다른 터닝 포인트가 되길 소망해 봅니다. 아울러 그동안 임동섭 선수를 과도하게 비난했던 저를 뉘우쳐 반성하며 그간 불편하게 느끼셨던 분들께도 사과의 말씀 전합니다. 이번 시즌 격하게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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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2021-10-14 02:36:03

정말 임동섭을 아끼는 팬의 마음이 묻어나서 잘 읽었습니다. 부디 임동섭의 이 변화를 시즌 내내 보여줄 수 있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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