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신기하네요
교환학생과 저 같은 유학생들이 많은 학교인만큼, 정말 다양한 문화권에서 오는 또래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대충 세어봐도 영국, 터키, 스위스, 네덜란드, 인도네시아, 독일, 중국, 태국, 캐나다, 미국, 프랑스, 핀란드
세계 곳곳에서 온 친구들이랑 대화하다보면 자연스럽게 문화의 차이를 느낄 수 있는데, 그중 가장 큰 차이는 당연히 결혼에 대한 인식입니다. 그 친구들의 결혼에 대한 인식이 한국의 그것과 꽤 다른 것 같아서 놀랐습니다.
한국은 검색해보니 평균 초혼 연령이 22년도 기준으로 남성 33세, 여성 31세로 나오네요. 그런데 친구들 얘기를 들어보니, 대학교 졸업할 때 쯤만 되어도 부모님이 결혼 얘기를 꺼내신다고 하네요. 단순히 명절에 친척들 모여서 "넌 결혼은 언제 할거니~"같은 덕담 아닌 덕담이 아닌, 진지하게 미래의 배우자를 찾는 것을 생각한다고 합니다. 친하게 지내는 형은 만 25살인데 부모님이 결혼은커녕 여자친구도 없다고 들들 볶는다고 하네요. 터키에서 온 친구도 고작 저보다 한 살 많은 만 22살인데 똑같이 부모님이 결혼 얘기를 꺼내신다고 하고요.
가장 놀랐던 건 같은 동아리였던, 독일에서 온 교환학생이었습니다. 저랑 같은 나이인데 이미 약혼했고, 독일로 돌아가서 졸업하면 바로 결혼할 거라고 하네요. 이제 졸업반 시작했다고 했으니 1년이나 2년 지나면 결혼하겠군요.
당연히 이러한 차이에는 문화의 차이와 결혼에 대한 인식의 차이, 그리고 인플레이션으로부터 비롯된 경제 부담 등 수많은 요소들이 존재한다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이런 요소들을 깡그리 무시하고 비교를 할 수 없다는 것도 잘 알고 있고요. 단지 제가 직접 느낀 바로는 신기할 정도로 인식의 차이, 그리고 실제로 결혼하는 나이가 차이가 크네요. 통계 찾아보니 다른 나라들도 30대 전후로 잡히긴 합니다. 일상과 통게의 괴리감이란...
당연히 결혼을 안 하는 선택도 흔하냐고 물어봤습니다. 다들 최소한 자기 주변에는 그런 선택을 한 사람은 없었다고 하네요. 설령 있다고 해도 그게 한국처럼 유행하는건 아니라고, 절대적으로 소수가 내리는 선택일 뿐이라고요.
전 가끔 보수적일 정도라고 말을 들을만큼 고집을 부리는 경우가 있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가정입니다. 자녀가 있는 전통적인 가족 형태의 가정을 꾸리고 싶고, 결혼도 일찍 하고 싶어요. 나이가 그렇게 중요한건 아니지만, 대학 졸업 이후 취업을 한다면 바로 결혼하고 싶다고 꽤 오랫동안 생각했습니다. 좋은 부모님 밑에서 자랐기 때문일 수도 있겠네요.
이 마음을 아시는지 모르시는지, 이번 방학 때 부모님이 결혼 얘기를 꺼내시더라고요. "너 졸업할 때 쯤 되면 우린 이미 은퇴해서 다른 곳으로 이사할거니까 빨리 결혼해서 정착해라~"라고요. 그래서 안 그래도 일찍 결혼하고 싶다고 말씀 드리니까 취직하면 바로 결혼하시라고...
제 나이대 대학생 중에 부모님께 빨리 결혼하라는 얘기를 들은 사람은 아마 적을 것 같네요. 그만큼 결혼에 대한 인식이 바뀌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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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결혼에 대한 제 인식을 대변하는 좋은 댓글이 있어서 갈음해요. 스타크래프트 사이트에서 가져온 것입니다.
‘정확하게 말하면 이 맵에서 노배럭 더블커맨드가 프로들 사이에선 정석일겁니다. 그런데 그건 프로수준의 상황대처 및 수비능력이 있으니까 가능한거죠.
앞마당은 빨리 활성화할수록 좋으니 능력있으면 지어야죠. 근데 아무나 할 수 있으면 다 쌩더블하지 왜 배럭을 지을까요. 모두가 주제파악을 못 하는 시대입니다. 배럭더블은 커녕 팩더블도 무리인 사람들이 왜 나는 쌩더블 안되냐고 하고 있으니.
까놓고 지금 비혼이란 사람들의 인터넷상 주장을 자세히 살펴보면 백마 탄 왕자, 호박마차 탄 공주 오면 한다는 겁니다. 당연히 이건 본인들의 수준에 비해 눈이 높을 뿐인거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