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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신기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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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3-04-09 20:28:30

교환학생과 저 같은 유학생들이 많은 학교인만큼, 정말 다양한 문화권에서 오는 또래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대충 세어봐도 영국, 터키, 스위스, 네덜란드, 인도네시아, 독일, 중국, 태국, 캐나다, 미국, 프랑스, 핀란드

 

세계 곳곳에서 온 친구들이랑 대화하다보면 자연스럽게 문화의 차이를 느낄 수 있는데, 그중 가장 큰 차이는 당연히 결혼에 대한 인식입니다. 그 친구들의 결혼에 대한 인식이 한국의 그것과 꽤 다른 것 같아서 놀랐습니다. 

 

한국은 검색해보니 평균 초혼 연령이 22년도 기준으로 남성 33세, 여성 31세로 나오네요. 그런데 친구들 얘기를 들어보니, 대학교 졸업할 때 쯤만 되어도 부모님이 결혼 얘기를 꺼내신다고 하네요. 단순히 명절에 친척들 모여서 "넌 결혼은 언제 할거니~"같은 덕담 아닌 덕담이 아닌, 진지하게 미래의 배우자를 찾는 것을 생각한다고 합니다. 친하게 지내는 형은 만 25살인데 부모님이 결혼은커녕 여자친구도 없다고 들들 볶는다고 하네요. 터키에서 온 친구도 고작 저보다 한 살 많은 만 22살인데 똑같이 부모님이 결혼 얘기를 꺼내신다고 하고요.


가장 놀랐던 건 같은 동아리였던, 독일에서 온 교환학생이었습니다. 저랑 같은 나이인데 이미 약혼했고, 독일로 돌아가서 졸업하면 바로 결혼할 거라고 하네요. 이제 졸업반 시작했다고 했으니 1년이나 2년 지나면 결혼하겠군요.

 

당연히 이러한 차이에는 문화의 차이와 결혼에 대한 인식의 차이, 그리고 인플레이션으로부터 비롯된 경제 부담 등 수많은 요소들이 존재한다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이런 요소들을 깡그리 무시하고 비교를 할 수 없다는 것도 잘 알고 있고요. 단지 제가 직접 느낀 바로는 신기할 정도로 인식의 차이, 그리고 실제로 결혼하는 나이가 차이가 크네요. 통계 찾아보니 다른 나라들도 30대 전후로 잡히긴 합니다. 일상과 통게의 괴리감이란...

 

당연히 결혼을 안 하는 선택도 흔하냐고 물어봤습니다. 다들 최소한 자기 주변에는 그런 선택을 한 사람은 없었다고 하네요. 설령 있다고 해도 그게 한국처럼 유행하는건 아니라고, 절대적으로 소수가 내리는 선택일 뿐이라고요. 


전 가끔 보수적일 정도라고 말을 들을만큼 고집을 부리는 경우가 있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가정입니다. 자녀가 있는 전통적인 가족 형태의 가정을 꾸리고 싶고, 결혼도 일찍 하고 싶어요. 나이가 그렇게 중요한건 아니지만, 대학 졸업 이후 취업을 한다면 바로 결혼하고 싶다고 꽤 오랫동안 생각했습니다. 좋은 부모님 밑에서 자랐기 때문일 수도 있겠네요.

 

이 마음을 아시는지 모르시는지, 이번 방학 때 부모님이 결혼 얘기를 꺼내시더라고요. "너 졸업할 때 쯤 되면 우린 이미 은퇴해서 다른 곳으로 이사할거니까 빨리 결혼해서 정착해라~"라고요. 그래서 안 그래도 일찍 결혼하고 싶다고 말씀 드리니까 취직하면 바로 결혼하시라고...

 

제 나이대 대학생 중에 부모님께 빨리 결혼하라는 얘기를 들은 사람은 아마 적을 것 같네요. 그만큼 결혼에 대한 인식이 바뀌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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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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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09 20:28:22

요즘 결혼에 대한 제 인식을 대변하는 좋은 댓글이 있어서 갈음해요. 스타크래프트 사이트에서 가져온 것입니다.

‘정확하게 말하면 이 맵에서 노배럭 더블커맨드가 프로들 사이에선 정석일겁니다. 그런데 그건 프로수준의 상황대처 및 수비능력이 있으니까 가능한거죠.

앞마당은 빨리 활성화할수록 좋으니 능력있으면 지어야죠. 근데 아무나 할 수 있으면 다 쌩더블하지 왜 배럭을 지을까요. 모두가 주제파악을 못 하는 시대입니다. 배럭더블은 커녕 팩더블도 무리인 사람들이 왜 나는 쌩더블 안되냐고 하고 있으니.

까놓고 지금 비혼이란 사람들의 인터넷상 주장을 자세히 살펴보면 백마 탄 왕자, 호박마차 탄 공주 오면 한다는 겁니다. 당연히 이건 본인들의 수준에 비해 눈이 높을 뿐인거고요.’

WR
1
2023-04-09 20:35:58

제가 스타크래프를 해본적은 없어서 제대로 이해한게 맞나 싶지만, 대충 요즘 많이 보이는 '본인 수준의 맞지 않는 결혼'에 대한 비유군요. 좋은 댓글 감사합니다.

2
2023-04-09 21:29:09

눈이 높은데 그걸 따라갈 능력이 안되니까 포기하는거죠... 눈이 높은데 억지로 눈을 낮춰서 해야할까요? 그러면 행복해질까요?

2
2023-04-09 21:32:54

결혼한 분들에게 실례되는 말씀이라 생각해요. 그 분들도 똑똑하고, 자신들이 생각하는 이상향이 있을 건데, 당시 그 옆에 있는 분과 있으면 잘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과, 옆에 있음으로 인해 행복해서 결혼한 거라고 확신해요.

2
Updated at 2023-04-09 21:59:04

네 맞습니다.
와이프 만나고 이사람이면 자신이 있었고 평생 웃게 만들고 싶단 생각이었어요. 그래서 이젠 이상형이 와이프가 됐어요. 그래서 결혼했어요.
와이프 만나기전엔 손예진 or 한지민 누나

2
2023-04-09 22:07:31

저는 이상향이라고 말씀드린 거,, 였습니다

2023-04-09 22:12:51

아...다시보니 이상향이네요
이상향이든 이상형이든 다 와이프가 되버렸으니 패스하는걸로

2023-04-09 22:01:13

눈이 높아서 문제가 생기는 것이 사실인 것이
모 전문직 사이트에 들어가보면
다들 연봉 1억이상은 기본으로 깔고 가는데도
돈없어서 결혼 못하겠다 이런 글이 수두룩 합니다.

2023-04-09 20:35:36

결혼 하시면 되죠 상대도 있으신데

WR
1
2023-04-09 20:36:24

아... 아니... 꼭 염두에 두고 적은건 아닙니다만 

2023-04-09 20:37:01

하시죠 바로 그냥

8
2023-04-09 21:37:44

우리나라 사람들이 공식화된걸 싫어하면서도 공식을 잘 따라서 생기는 문제가 아닐가합니다.
1. 좋은 예식장 2. 해외 신혼여행 3. 명품 예물 4. 최소 아파트 시작 4. 육아를 위한 suv급 큰차 5. 양쪽모두 안정적인 직업

대충 적어도 이정돈데 이정도가 준비가 안되면 결혼준비가 안돼있다고 생각들 하더군요. 부모도움 없으면 30대 중반쯤 완성되기도 힘든 조건인데요.

결혼 연령이 늦어지고 출산율이 박살나는건 사람들 인식때문이 큰거같아요. 아무리 지원책이 늘어도 저 공식이 사람들 인식에서 사라지지않는 이상 답이 없는듯합니다

4
2023-04-09 21:41:25

지극히 공감하는 바입니다.
부모님 세대도 살펴보면 전월세 시작에 빠르면 30후반에서 40대 중후반에 자가 아파트 얻으며 안정이 되었는데 뭘 그렇게 다 갖추고 시작하려는지 모르겠어요. 이건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SNS가 한 몫했다고 생각합니다.

2023-04-09 22:00:12

 예식장은 생각보다 싸더라구요. 동생 결혼식 비용 보면서 놀랐습니다. 우리나라 예식장은 뭐랄까 일종의 박리다매느낌입니다. 시간단위로 계속 예식 행사를 하면서 (뷔페도 계속 돌아가고) 행사 규모에 비해 가격을 상당히 다운시킨(대신 빨리빨리 끝내야하는) 공장형 행사장에 가깝더라구요. 

 

 제가 볼때 우리나라사람들이 결혼에 들어가는 비용문제때문에 20대에 결혼을 안하는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2023-04-09 23:33:21

아파트와 직업이 꼭 비용은 아니죠. 제일 중요하게들 생각하는 부분들이구요.

2023-04-09 23:44:37

지극히 동의합니다. 사실 저렇게 따지다보면 완벽한 준비란 없는건데.. 말씀하신 인식의 차이가 나라와 문화 별로 너무 달라요. 특히 서울은 숨막힙니다. 다른 나라는 모르겠지만 미국은 확실히 선택권이 많고 자유로운거 같아요. 미국에 사는 한인들만 해도(2세 말고 유학생인 1.5세나 1세 정도) 다르더라구요.

WR
2023-04-09 23:59:01

마지막 두 문장은 저도 크게 동의합니다. 작은 투룸에서 시작해서 같이 저축하고 꾸려나가는 경우가 꽤나 많은 것 같습니다. 외부자의 시선에서 본거라 정확하지 않을 수도 있겠습니다만...

2023-04-10 01:04:01

한국은 서울 또는 수도권에 살아야한다는 것을 기준으로 시작하는 반면 미국은 직장과 학교를 먼저 중점으로 두고 그것을 기준으로 맞춰가는게 제일 큰 것 같아요.

2023-04-10 07:37:53

한국도 정확히 직장과 학교문제입니다
5천이상 주는 대부분의 직장이 수도권에 깔려있고 자녀 교육이단 본인 교육이던 학교 또한 수도권 위주로 깔려있죠

1
2023-04-09 21:53:45

부럽습니다. 이런 생각을 할 수 있고 그걸 실현하실 수 있다는 것이요. 응원합니다.

WR
2023-04-09 23:59:28

실현... 할 수 있으면 좋겠네요! 감사합니다 

Updated at 2023-04-09 22:09:19

  우리나라도 20년 전에 딱 저랬습니다. 30살의 김삼순이 노처녀로 나왔었거든요. 올드미스 다이어리의 주인공들 나이도 31살이었죠. 근데 올드미스였습니다. 

 

 우리나라는 뭐랄까... 새로운 환경에 대한 변화가 굉장히 빠른거 같아요. 

 

 본문에도 쓰셨지만 사실 통계상으로는 유럽국가들이나 우리나라나 결혼연령이 크게 차이 안 난다는데서 다 무의미한 이야기지만. 

2023-04-10 08:03:39

눈이 높은 것 같아요. 꼭 경제적인 의미가 아니라 전 직업도 비슷하고 생각도 바르고 취미도 같은 사람이 좋은데...참 비슷한 사람 찾기가 어렵더라구요. 그런 의미로 딱 맞는 사람이 아니면 굳이 결혼하고 싶지 않은 거죠. 이젠 그냥 포기하고 친구들이랑 놀면서 살고 있는데 더 문제인 건 30대 중반인 저랑 놀아주는 미혼 친구들이 아직도 많다는 거예요...

2023-04-10 09:27:16

 눈이 많이 높죠~SNS 영향 분명히 있습니다~제 주변에 대학 다닐때 돈없어서 편의점 야간알바 내내 하던 후배가 성형 후 정말로 돈많은 남자랑 결혼해서 결혼기념일 선물로 S클래스 받고 반대로 과탑 후배는 전국고시탑 찍어도 취업이 안되서 빡쳐서 공무원되고~ 여자들은 제가 생각해도 판을 바꿀 찬스가 많은데 웬만해선 결혼안할거 같아요~여초과 8년? 정도 다녔는데 진짜 여자들 인생은 금방금방 바뀌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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