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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심에서 시작 된 출산 이야기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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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2-18 20:32:50

선생님이 저를 닥달(?)합니다.
“ 지금은 애기 머리가 껴서 수술도 못합니다!
애기 못낳아요 애기도 죽을거예요”

진통하면서도 기겁을 했네요...
“ 네????? 애기 못 낳나요???? ”
“ 아니요 힘좀 주라고요! ”
암튼 참 좋지 않은 기억입니다....ㅋㅋㅋ
그렇게 병원 도착 40여분 만에 응애~ 하고
소듕하디 소듕한 딸이 태어났어요~!
생각보다 예쁘지는 않았지만 ㅋㅋ
그래도 딸이라는 것에 너무 행복했습니다.
나중에 후처치 하는동안 선생님이
사과아닌 사과...(?)를 하더군요
“ 아기 고개가 옆으로 돌아가있더라고~ ...”
아기는 출산할때 바닥쪽을 보고 나옵니다.
실제로 역아(태아 머리가 엄마 심장쪽을 향함)
가 아니더라도 초음파 상으로
아기가 하늘을 보고 있으면
제왕절개를 권하기도 한다더군요.
나오기 힘들어 한대요.
여튼 우리 딸의 고개가 옆을 향하고 있어서
나오기가 조금 힘들었던것 같아요.
분명 사과가 아니었지만 제가 그냥 사과라고
생각했습니다.

우리 신랑은 하나뿐인 딸의 탯줄을 자르려고
오매불망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지만 ..
탯줄은 커녕 쌔앵~ 하고 지나가는 아기침대만
바라보았다고 합니다.. ㅜㅜ
후에 병실을 같이 쓰던 이병원 3회출산 산모가
이야기 해주던데, 탯줄 자르겠냐고 당연히 묻지도
않고 산모측에서 탯줄을 자르고싶다고 이야기해야
자르는 기회(?)를 준다고 하더라고요.
이 무슨 시대를 거슬러올라가는 서비스(?)인가
싶었습니다.
탯줄을 자르는 걸 꼭 하진 않더라도
먼저 산모측에 의사를 물어보는게 좋지 않나
싶더라고요
물론 우리야, 셋째니까 덜 서운하지만
첫짼데 못 자른 사람은 좀 서운할수도 있겠다
싶었어요...
어떻게 보면 아기를 환영하는
아빠만의 이벤트 인데 말예요 ㅋ


딸이 태어난 날은 굉장히 의미 있는 날이었어요.
남편의 어릴적 부터 친하게 지내왔지만
안타깝게 일찍 보내야 했던 친구의 생일이었거든요.
그날은 비가 왔고 이전까지 슬픈 날이었지만
우리는 그친구를 또 한번 더 기억에 새길 날이
된 것에 마음으로 기뻐했어요.

게다가 드로우 당첨도.......ㅋㅋㅋㅋㅋㅋㅋㅋ

남편은 제가 회복실로 나오는 것을 보고
아이들을 위해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저는 회복실에 누워있는데..
배가 너무너무 허기진거예요.......ㅜㅜ
진짜 내생에 이렇게 배가 고픈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물로 허기를 채워가며
간호사에게 밥은 언제 주냐고 물어봤어요.
“7시는 되야 아침이 나오는데요,
병실로 올라가서 드시겠어요?”
“ 오우 아니요 아니요 그냥 주세요.
먹고 가야겠어요...ㅜㅜ ”

회복실에서는 첫 소변을 제대로 한번 하고
방광이 비어있는걸 확인하고 나면
병실로 올라갑니다.
그러나 저는 밥먹고 올라가려고 보류 ㅋㅋ
그리고 일어날때 약간의 기립성 빈혈이 올 수 있기
때문에 화장실을 가거나 할때 조심해야 해요.
아기를 보러 가고 싶다고 했더니
간호사가 휠체어를 가지고 와주셨습니다.
커튼 사이로 나오는 우리 딸 ㅋㅋ
삐쭉삐쭉 앞머리가 서있는데도
너무 귀엽습니다 ㅎㅎㅎ
그냥 딸이라는 이유로요 ㅋㅋ
제 경험으로는요...
사실 신생아는 아들이 예쁜것 같아요 ㅋㅋㅋㅋㅋ
거짓말이아닙니다 ㅋㅋㅋ
정말 딸보다 아들들이 다 예뻤....ㅋㅋㅋ

귀여운 우리 딸 사진을 보고 또보고 또보다가
기다리고 기다리던 아침 식사를 ..
정말 밥한톨 남기지 않고 깨끗하게 비우고
병실로 올라갔어요.


갑자기 첫째 임신때 있었던
한가지 에피소드가 생각났습니다.
오늘 초콜렛을 먹다가요...ㅋㅋㅋㅋㅋ

그때는 겨울이었는데 아마 12?16주쯤이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아침부터 바빠서 아무것도 못먹었어요.
무슨날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냥 바빴습니다.
백화점으로 뭔가를 사러 갔어야 했는데
남편은 일이 있어서 저를 지하철 역까지만
데려다주고 갔거든요.
그때부터 배가 좀 고파옴을 느꼈던것 같아요
그냥 막연히 백화점 도착하면 뭐라도 사먹어야지
하는 마음으로 갔습니다.
그런데 지하철이 도착하고
백화점으로 가는데 급격하게 체력이 떨어지기
시작하는 겁니다...
약간 현기증이 나는 것 같기도 했고요.
그래서 급하게 지하에 온갖 음식들이 있는 코너로
빨리 걸어갔습니다.
공차에 서서 버블티를 주문을 하고 섰는데
생각보다 사람들이 많이 서있더군요..
이제는 약간 식은땀도 나기 시작합니다..
앞사람이 하나 하나 줄어드는데
그 시간이 몇시간 만큼이나 길게 느껴졌어요.
갑자기 귀도 안들리기 시작합니다...
이제 앞에 한사람마저 가고
내 눈앞에 내음료가 나오는 듯 하는데
눈 앞도 점점 뿌옇게 흐려지면서
몸에 힘이 빠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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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1
2023-02-18 20:41:09

어여쁜 따님 출산 하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
이제 넷째 다섯째 아드님들만 남았군요

WR
1
2023-02-18 20:51:36

기억을 되짚으려 하니 쉽지가 않네욬ㅋㅋ
되짚다보면 다른 애들과 헷갈리기도 하고 ㅜㅜ

1
2023-02-18 21:13:48

소듕한 따님의 탄생이 드디어

WR
1
2023-02-18 21:23:52

그날 정말 행복했던 것 같아요 ~

1
2023-02-18 22:28:25

생각만 해도 웃음이 지어지네요.
저도 최근 처가쪽에 아기가 태어나서..
아이들은 축복이 맞는 것 같습니다.

WR
2023-02-18 22:58:50

그날 새벽3시쯤 출산하고
배도고프고 피곤했는데도
하루종일 잠이 안오고 여기저기 사진뿌리던 제가 생각나요..

1
2023-02-18 23:34:15

영상으로 기록해놓으신게 아닐까 싶을정도로 

기억을 잘하고 계시네요!! 

나중에 아이들에게 이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대화를 나누면 정말 즐거우실 것 같습니다. 

WR
2023-02-19 12:00:40

제가 기억력이 좀 좋은 편이에요...ㅎㅎ
그런데 몇명 낳고 나니 이제 좀 헷갈리네요 지금도 아이들에게 이야기해주면 엄청 좋아합니다 ㅎㅎ둘째를 가장힘들게 낳았다는걸 우리아이들 모두 잘 알고 있어욬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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